기억하라는 것은 기억 않고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온 땅의 구음이 하나이요 언어가 하나이었더라 이에 그들이 동방으로 옮기다가 시날 평지를 만나 거기 거하고 서로 말하되 자, 벽돌을 만들어 견고히 굽자 하고 이에 벽돌로 돌을 대신하며 역청으로 진흙을 대신하고 또 말하되 자, 성과 대를 쌓아 대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하였더니 여호와께서 인생들의 쌓는 성과 대를 보시려고 강림하셨더라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이 무리가 한 족속이요 언어도 하나이므로 이같이 시작하였으니 이후로는 그 경영하는 일을 금지할 수 없으리로다 자, 우리가 내려가서 거기서 그들의 언어를 혼잡케 하여 그들로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하자 하시고 여호와께서 거기서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신 고로 그들이 성 쌓기를 그쳤더라 그러므로 그 이름을 바벨이라 하니 이는 여호와께서 거기서 온 땅의 언어를 혼잡케 하셨음이라 여호와께서 거기서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셨더라 [개역, 창세기 11:1~9]

노력은 하는데 성적은 잘 안 나오는 아이들이 더러 있죠? 아이들이 없으니까 하는 얘기인데 부모를 잘못 만나서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아이들 있을 때 그런 얘기 하면 안됩니다. 부모가 옛날에 공부를 못했는데 ‘나는 그랬더라도 너희들은 잘 해야 되지 않느냐?’는 말은 별로 힘이 없습니다.

그 외에 또 다른 이유는 집중력이 떨어지는 수도 있습니다. 놀 때는 숙제 걱정하고, 공부시간에는 딴 생각을 하고 있는 겁니다. 정말 잘 하는 아이들은 선생님께서 설명할 때 집중해서 머릿속에 넣어버립니다. 그래서 늘 노는 것 같아도 놀 때는 확실하게 놀지만 새겨들을 때는 확실하게 듣습니다. 이걸 거꾸로 하면 학교는 잘 다니는 것 같은데 점수는 시원찮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또 이런 아이들의 특징 중에는 준비는 참 열심히 합니다. 계획은 열심히 짭니다. 책상에 오래 앉아 있습니다. 그런데 정돈하고 준비하고 계획하는 데는 시간을 많이 쓰면서 정작 공부하는 시간은 별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점수가 잘 안 나오죠. 이런 아이들의 또 한 가지 특징은 시험에 나올 거는 잘 안 외우고 시험에 안 나올 거는 잘 외우기도 합니다. 외워야 할 것은 안 외우고 외우지 않아도 되는 것은 참 잘 외우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공부 못하는 아이들만 그런 줄 아십니까? 우리 성도들 중에도 비슷한 사람이 참 많습니다. 설교 실컷 듣고 재미있는 예화만 기억합니다. “목사님이 그 얘기를 왜 했지?” 하고 물으면 그건 잘 몰라요. 뭔가를 설명하기 위해서 예화를 들었을 텐데 하고자 하는 얘기는 다 까먹고 그 예화만 기억합니다. 언제부터 사람이 이렇게 되었을까요? 아마 바벨탑 시절부터 그렇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바벨탑을 쌓았던 우리 선조들이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님께서 다시는 물로 심판하지 않겠다’고 하신 말씀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걸 잊어버리고 하나님께서 홍수로 덮어서 모든 사람이 죽어버린 것만 기억하고 있는 겁니다. 만약에 이런 일이 또 생기면 어떻게 하지? 그 때를 대비해서 뭔가를 해야 되지 않느냐? 그래서 탑을 쌓기 시작한 겁니다. 이건 하나님에 대한 일종의 도전입니다. 하나님께서 ‘다시는 물로 심판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잊어버렸습니다. 단지 이런 사건이 있었다는 것만 기억하는 겁니다.

이 사람들이 왜 홍수 사건이 일어났는지 그 이유를 기억한다면 이런 엉뚱한 짓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 학생이 기억할 것은 기억하지 않고 엉뚱한 것만 생각하고 있으면 성적이 떨어집니다. 성도가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지 않고 엉뚱한 것만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으면 바벨탑을 쌓게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만을 기억해야 할 성도가 하나님 말씀 대신에 엉뚱한 것만 생각하는 분이 힘을 내서 뭔가 열심히 하면 그게 바벨탑이 됩니다. 바벨탑이 무엇이 문제가 되었는지를 한번 살펴보려고 합니다.

4절을 봅시다. ‘자, 성과 대를 쌓아 대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의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이게 성을 쌓게 된 이유입니다. 첫 번째 문제점이 뭐냐 하면 ‘대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자’는 겁니다. 하늘 꼭대기까지 올라갈 탑을 쌓자는 겁니다. 왜 탑을 하늘 꼭대기까지 쌓자고 했을까요? 얼핏 생각해 보면 하나님에게까지 높아지고자 하는 생각 아닐까요? 그런 의미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벨탑 사건은 홍수 사건이 일어난 후에 그다지 오래 되지 않아서 일어났습니다. 이 사람들이 홍수 사건을 기억하고 있는 겁니다. 홍수 사건을 기억하면서 ‘만약에 다시 홍수가 난다면 하늘로 도망가자’ 이런 의미가 담겨져 있는 것 같습니다. 뒤편에 ‘흩어지지 말자’고 한 부분을 보면 그렇게 짐작을 해 볼 수 있습니다. 홍수로 온 세상을 멸해버리고 난 후의 하나님의 마음을 우리는 꼭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게 혼이 났으니 노아의 후손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 잘 하며 살 것이라고 하나님께서 생각했을까요? 그 후손들이 하나님을 잘 섬기지 않으리라는 것을 하나님은 알고 계셨습니다. 8장 21절에, ‘여호와께서 그 향기를 흠향하시고 그 중심에 이르시되 내가 다시는 사람으로 인하여 땅을 저주하지 아니하리니’ 심판 안 하겠다는 얘기죠? ‘이는 사람의 마음의 계획하는 바가 어려서부터 악하니라’ 어려서부터 악하기 때문에 더 이상 심판을 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구제불능이라는 겁니다. 어려서부터 악한데 일일이 심판하다가는 씨도 안 남겠다는 겁니다. 일종의 포기입니다.

이게 무슨 얘기인지 우리 주변의 가정사에서 있을 수 있는 일로 생각을 해보세요. 도저히 구제불능이라고 생각되는 자식을 정말 마지막이라고 세게 팼습니다. 다시는 매를 들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요? 당시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왜 심판하셨으며 어떤 마음으로 다시는 심판을 하지 않겠다고 하시면서 무지개를 두셨는지 잘 기억했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오죽하면 그러셨을까?’ 하는 사람은 그래도 하나님의 마음을 좀 아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사랑의 하나님이라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누가 그렇게 말한다면 하나님을 전혀 모르는 사람입니다.

혹시 자녀가 “엄마, 엄마, 목사님이 날 막 때렸어” 하는데 “뭐? 목사님이 때렸어?” 하고 찾아왔다면 그 분은 그 아이를 팬 저를 전혀 모르는 분입니다. 자녀들이 집에 와서 나에게 맞았다고 하면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예배 시간에 딴 짓을 하는 아이들이 더러 있습니다. 제가 공갈을 뭐라고 치는지 아십니까? “나한테 맞고 집에 가서 하소연할 데 없는 사람은 조용해!” 대표적인 케이스가 홍 씨들입니다. 아이들은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진짜 시끄러우면 딱 집어내서 “너 나한테 한대 맞으면 아빠한테 일러바칠 수 있어? 없어?” 하면 “없어요.” 그래요. “그러면 조용히 해” 이런 식입니다.

홍수 사건을 기억하면서 ‘사랑의 하나님이 오죽했으면 그랬겠느냐?’고 생각하는 것이 제대로 기억하는 것입니다. 자식에게 매를 드는 엄마의 마음이 편하지 않잖아요? 매를 든 엄마와 매를 맞은 아이 중에 누가 더 아픕니까? 엄마가 더 아픕니다. 누가 오래 기억합니까? 아이는 금방 잊어요. 엄마는 그 아픔이 오래 갑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아이들은 왜 맞았는지를 기억 안합니다. 맞았다는 것만 기억합니다. 자기가 잘못해서 맞았다는 것은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니 잊어버려요.

그런데 언제쯤 ‘나를 때린 엄마가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이렇게 생각하겠어요? 많이 자라난 이후에나 가능한 일입니다. 홍수 사건을 보면서 우리 성도님들은 하나님의 마음을 읽은 다 큰 아이와 같이 성숙한 그리스도인들이 다 되시기 바랍니다. 그걸 몰랐기 때문에 탑을 쌓아서 하늘에까지 올라가자 그랬단 말입니다.

두 번째는 ‘우리 이름을 내고’ 입니다. 우리 이름을 내고? 이게 참 무서운 말입니다. 누구 이름이 드러나야 합니까? 하나님의 이름이 드러나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이름을 내자는 겁니다. 오래 전에 이 말씀을 드렸습니다마는 북한의 나진 선봉에 한국의 기술자들이 많이 갔을 때 어떤 분들이 북한 당국자들과 여러 번 시도해서 교회를 짓도록 간신히 허락을 받았습니다. 십자가 달지 말고, 교회 간판 없다는 조건으로 교회를 지어도 좋다는 허락을 받은 겁니다.

이 분들이 정말 어렵게 어렵게 허락을 받아 가지고 교회를 짓겠다고 도와달라고 교회마다 두드렸는데 아무도 안 도와주더랍니다. 돈은 넘칠만큼 가지고 있으면서도 더군다나 북한 선교를 하겠다고 돈을 모아놓은 교회들이 한 푼도 도와주지 않더라는 겁니다. 왜 그런지 아세요? 자기 이름이 드러나지 아니하는 곳에 돈 쓸려고 하지 않더라는 겁니다. 당당하게 가서 우리 교회의 이름을 내고 십자가를 달고 교회를 세우겠다고 생각하지 십자가도 없고 교회 이름도 없는 그런 건물은 못 도와주겠다는 겁니다.

개척교회를 세운다고 하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해야 합니까? 돈부터 모아야지요? 돈 모아 가지고 땅 사고 건물 지어 놓으면 개척교회 하나 세운 거죠? 사람을 키워야 하는데 참 안타까운 이야기입니다. 지난 주 부활절 연합집회에서 김장환 목사님께서 자기 이야기를 조금 했습니다. 어떤 미군이 어린 소년을 미국에 데려 가서 10년간 공부를 시킨 겁니다. 김장환 목사님은 거기서 잠깐 이야기를 했습니다마는 제가 언젠가 신문에서 봤는데 김장환 목사님을 미국에 데려가서 공부를 시킨 분은 어부라고 하더군요.

전쟁에 참가하러 한국에 왔다가 그 어린 소년을 데려가서 10년 동안 공부를 시켰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목사 되라고 공부를 시킨 것은 아니었는데 목사님이 되어서 이 땅에 아니 교회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일을 했습니까? 한 사람을 데려가서 10년 동안 공부를 시킨 결과가 어떻게 되었느냐 말입니다. 그 돈 가지고 교회를 짓고 건물을 지었으면요? 어떤 것이 진정한 투자인지 생각해 보자는 겁니다.

제가 신대원에 올라가서 정말 귀한 교수님들을 여러 분 만났습니다. 정말 귀한 분들이에요. 아직은 젊은 분들인데 어떻게 공부를 해서 저렇게 되었을까 하는 감탄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까 이런 겁니다. 서울에 어떤 교회들이 이 분들을 젊은 시절에 유학을 보낸 겁니다. 유학을 보내서 학비, 생활비를 전부 부담한 겁니다. 담임 목회자보다 유학생 한 사람에게 더 많은 경비를 썼다고 합니다. 그 분들이 돌아와서 신학교 교수가 되어 얼마나 귀중한 일을 감당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제대로 된 목사를 세우는 것이 땅 사고 집 사고 건물을 세우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런 일을 하는 교회가 그리 많지 않아요. 왜 그렇습니까?

만에 하나라도 ‘우리가 개척교회를 몇 개 세웠다’ 이런 자랑거리를 위해서 개척교회를 세워 나간다면 위험하지 않을까요? 정말 목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한 사람을 위해서 교회가 뒷바라지를 한다면 이름이 안 날지도 모릅니다. 빛도 안 날지 모릅니다. 그러나 빛도 안 나고 이름도 안 나지만 그렇게 해서 사람을 키우는 것이 튼튼한 교회를 세우는 아주 바른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가 선교사들을 많이 돕습니다. 그런데 선교사를 돕는다고 재정 지원을 많이 했는데 선교 보고를 들어보니까 마음에 안 들더라는 거죠. 그래서 선교비를 끊어버렸습니다. 외국에 나간 선교사를 지원하다가 그냥 끊어버리면 어떻게 됩니까? 죽으라는 얘깁니다. 그런 얘기들을 들을 때에 참 염려스럽고 걱정스럽습니다. 그렇게 일을 함부로 하는 경우를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내 이름을 내고자 하는 욕심이 깔려 있는 것을 부인하지 못합니다.

내 얼굴 안 드러나고 내 이름 좀 안 드러나도 일할 수 있는 것이 참다운 그리스도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믿지 않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그런 분들이 더러 있습니다. 믿는 우리들은 훨씬 더 그런 일에 익숙하고 능숙해야 합니다. 내가 이 만큼 노력했으면 이번 선거에 표가 나오겠지? 국회의원 선거라면 그래도 괜찮습니다. 교회 선거에서 그렇다면 그것은 바벨탑을 쌓는 일입니다. 물론 선한 일에 선전을 조금 하는 것은 필요한 일입니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는 것은 좋은데 목표가 이름 내는 것이라면 이건 정말 바벨탑 쌓는 일이나 다를 바가 없습니다. 부디 우리 교회에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없으리라고 믿습니다.

그 다음 4절 뒤편에,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라는 말을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땅에 충만하라’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온 땅에 흩어져서 이 땅을 다스리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흩어지기 싫은 겁니다. 우리끼리 똘똘 뭉쳐서 하나님께 대항하자는 겁니다. 어떻게 청개구리도 청개구리도 이렇게 거꾸로 노는지 모르겠습니다. 성도는 이 세상에서 도피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이 세상에서 닥쳐오는 모든 어려움들을 꿋꿋하게 싸워 이겨나가면서 세상을 정복해 나가야 하는 것이 사명입니다. ‘도저히 직장생활 못 하겠다. 때려치우고 신학교나 갈까?’ 택도 없는 소리입니다. ‘이 대학, 저 대학 해도 안되는데 에라 낮은 신학교나 가볼까?’ 있을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성도는 이 땅을 정복하고 다스려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우리끼리 똘똘 뭉쳐서 잘 먹고 잘 살자 그게 아니라는 겁니다. 모여서 예배드리고 은혜 받지만 분명히 흩어져 나가서 거기서 전투적 삶을, 승리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처음 인간을 창조하셨을 때는 땅의 모든 생물들을 다스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정복해야 할 세상은 어디 입니까? 연약한 성도가 정복해야 할 대상입니다. 조금 더 나가면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불신자들이 우리가 정복해야 할 대상입니다. 뭘로 정복합니까? 사랑으로!

사랑으로 정복해야 할 대상들이 우리의 이웃, 불신자여야 합니다. 우리의 힘으로 정복해서는 안됩니다. 교회가 모여서 데모하고 위력을 과시해서 뜻을 관철시키려고 하는 것은 교회의 사명과 전혀 맞지 않는 일입니다. 복음을 들고 사랑으로 우리 이웃들을 정복해 나가는, 그래서 사랑으로 땅에 충만하게 하는 것이 성도들의 사명입니다. 땅에 충만하라고 했는데 ‘흩어지지 말고 우리끼리 똘똘 뭉쳐보자’ 이것이 바벨탑 사건이라는 말입니다.

사람들이 하는 일이 늘 이 모양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래 믿었다고 괜찮을 것 같습니까? 목사는 괜찮고 장로는 괜찮은지 아십니까? 목사님들, 장로님들 모인 자리에 듣기 거북한 얘기들이 왜 그렇게 많이 나오는지요? 기억해야 할 하나님의 말씀을 잊어버린 탓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읽어내지 않고 내 생각이 앞서고 내 주장이 앞서 있으면 사람은 믿을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든 모두가 다 이 모양이 되더라는 겁니다.

죄송합니다마는 주변의 교회들 소식을 참 많이 듣습니다. 참 안타까워요. 정말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하나님의 마음이 어떠한지를 기억한다면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을텐데... 그 생각이 참 많이 듭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치 않고 하나님의 마음을 진지하게 읽어내지 아니하고 우리가 열심을 내면 우리가 하는 많은 일들이 바벨탑이 되고 맙니다. 하나님 말씀에 귀 기울이지 않고 열심히 하는 것은 무서운 일입니다.

사람이 잘 한다고 해 놓은 일들이 결과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고 자연을 얼마나 파괴시켜 나갔는지 한번 살펴보세요. 지난 주에 들었습니다. 호주에는 피부암이 그렇게 많답니다. 오존층에 구멍이 나서 그렇게 피부암이 많이 발생한다는데 오존층에 누가 구멍을 냈습니까? 북반구 사람들이 다 내었다는 거예요. 북반구 사람들이 이산화탄소를 너무 많이 발생시켜서 호주 쪽에 구멍이 났답니다. 냉장고, 에어컨에 들어가는 가스를 만들어 쓸 때는 참 좋았습니다마는 그게 하늘에 구멍을 내놓고 있답니다.

이런 것이 하나 둘이 아닌데 사람이 하는 일이 늘 그랬다는 거예요. 일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는 것이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한다는 것이 곧 하나님의 마음을 읽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기억하는 것이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이 모여서 이런 짓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 거기에 강림하신 하나님은 무슨 일을 하십니까? 사람이 뭔가를 한다고 하는 일은 늘 하나님을 대항하는 일이지만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은 항상 거기에 사랑이 묻어 있습니다. 내려와 보셨더니 사람들이 힘을 합쳐서 열심히 탑을 쌓고 하나님께 도전장을 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일을 어떻게 중지시켜야 되겠습니까? 지진을 일으키거나 아이들 만화에 나오듯이 입김으로 확 불어버리면 간단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하나님은 정말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이 일을 막아버립니다. 언어의 혼란이죠.

홍수로 인해서 그 많은 사람이 죽어야 했던 안타까운 하나님의 마음이 여기에 잘 묻어 있습니다. 지진을 일으키든지 불어서 그냥 뭉겨버리면 간단한 방법인데 대신에 사람이 죽잖아요? 하나님께서 다시는 홍수로 심판하지 않겠다는 그 의도 속에는 다시는 사람이 죽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사람은 전혀 다치지 않고 일을 중지시키는 방법에 이것 이상 없는 겁니다. 사람이 연구하는 것과는 참 대조적입니다.

아주 오래 전에 나온 얘깁니다. 지금은 좀 진전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소위 중성자탄을 만든다고 했습니다. 그걸 도시에 터뜨리면 건물은 파괴되지 않습니다. 사람만 죽게 하는 겁니다. 그런 걸 연구한다고 그랬는데 사람들이 하는 짓은 그런 겁니다. 하나님은 거꾸로, 사람은 전혀 다치지 않고 공사만 중지되게 하는 이 언어의 혼란이라는 방법을 쓰셨습니다. 이게 얼마나 기막힌 방법인지 좀 설명을 하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언어를 혼잡케 해서 다 흩어버린 것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아십니까? 과거에 온 세계를 한 손에 틀어쥐려고 온 민족들을 다 정복했던 그 나라들이 끝내 무너지고 쪼개지는 가장 큰 원인은 언어 때문입니다. 언어가 하나로 통일이 되지 않는 한 대제국을 이루었다고 해도 그 제국들은 결국은 쪼개졌습니다. 과거에 등장했던 바벨론, 페르시아, 로마 다 마찬가지입니다.

온 세상을 한손에 틀어쥐려고 했던 독재자들이 다 실패했습니다. 대제국을 건설해도 결국은 다 무너지는 것은 언어가 혼잡케 되었기 때문에 안되는 겁니다. 터키나 이란에 흩어져 있는 쿠르드족은 자기 땅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일부는 터키에 있고 일부는 이라크에 있고 일부는 이란에 있습니다. 이 세 나라에서 다 핍박을 받는 겁니다. 그래서 산 속에 숨어서 불행하게 살고 있습니다. 아니 터키에 살면 터키 사람이 되면 안됩니까? 안되는 이유가 그들의 언어가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언어가 살아있기 때문에 세 나라에 흩어져 있으면서도 그 나라에 동화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언어가 같으면 나라가 둘로 쪼개져 있어도 언젠가는 합쳐져서 하나가 됩니다. 쉽게 통일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 나라라고 할지라도 언어가 다르면 무슨 알력이 생기거나 계기가 되면 쪼개집니다. 이만큼 언어라는 것이 뭉쳐 있지 말고 흩어지라는 것에 아주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아주 기막힌 방법이라는 거죠. 이런 아이디어를 누가 냈겠습니까? 적어도 창세기가 지금부터 3500년 전에 기록된 말씀이라고 할 것 같으면 그 때 어떤 사람이 이런 생각을 했겠습니까? 아니면 무심코 해본 소리겠어요? 하나님만이 말씀하실 수 있고 하나님만이 사용하실 수 있는 아이디어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1980년대 초반에 우리나라에서 많이 팔린 책이 한권 있습니다. 책 제목이 1984입니다. 조지오웰이라는 분이 쓴 책입니다. 조지오웰은 잘 모르셔도 동물농장이라는 동화는 잘 아실 것입니다. 제가 국민학교에 다닐 때 책에 있었거든요. 그 얘기는 유신시절에 판매 금지된 책입니다. 그런 얘기가 국민학교 책에 어떻게 실렸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아주 대단한 이야기입니다.

이 분이 1984라는 책을 썼는데 우리나라에서 80년대 굉장히 많이 팔렸습니다. 제가 선전 문구에 잘 안 속는데 ‘언어조작을 통해서 사회를 통제할 수 있다는 사상에 관심이 있는 언어학도는 보세요’ 하는 말에 끌려 그 책을 보게 된 겁니다. 그 책에 나오는 모습이 그 당시의 북한 사회와 너무나 흡사한 데다 ‘1984년에 북한에 무슨 일이 일어날 건지 관심이 있는 사람은 보세요’ 이래 놓으니까 한국 사람들에게 많이 팔렸습니다.

그 책에서 나온 단어 하나가 지금도 신문이나 사설에 종종 나옵니다. 알아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며칠 전에 미국의 힐러리 여사가 신문에 나왔는데 제목이 ‘힐러리가 빅 브라더라고?’였습니다. 거기에 나오는 빅 브라더라는 말이 1984에서 나온 말입니다. 우리말로 굳이 번역을 하면 큰형님쯤 되나요? 온 국민을 철저하게 감시 통제하는 국가의 수장이 빅 브라더입니다. 말은 아주 부드러워요. 그러니까 빅 브라더는 김일성보다 더 지독한 전제군주입니다.

그 책의 내용 중에 주인공은 언어를 조작함으로서 전 국민의 사상이나 생각을 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장황하게 이 책을 얘기하는 이유는 언어를 조작해서 사람들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그걸 글로 옮긴 최초의 작가가 이 조지오엘이라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영국의 유명한 작가입니다. 20세기에 그런 작품이 처음 나왔습니다. 20세기에 아주 초보적인, 그것도 아주 초보적입니다.

언어 조작을 통해서 사회를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이, 그것도 아주 초보적인 단계인 생각이 20세기에 처음 나왔는데 성경은 3500년 전에 언어를 통제해서 사람들을 흩어버리고 일을 중지시켰다는 기록이 나왔으니 이게 사람의 생각이었겠느냐는 겁니다. 이게 누구의 아이디어였겠느냐? 저는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고 확실히 믿습니다. 정말 놀라운 방법을 동원해서 이 일을 중지시켜 버렸습니다. 이유는 사람을 다치지 않게 하고 흩어버리겠다는 겁니다. 사랑이 흠뻑 담긴 방법입니다.

성경의 이런 기록을 무시하는 사람은 언어도 진화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몇 가지 이유를 들어서 인정할 수가 없습니다. 지구상의 언어는 종류가 너무 많습니다. 성경 번역 성공회 GBT에서 성경이 번역되어야 할 언어 조사를 해 놓은 것이 있는데 7000개 정도가 나와 있습니다. 사용하는 인구수가 적어서 번역할 필요가 없다는 언어를 빼고도 그렇습니다. 그것까지 다 포함시키면 이 지구상의 언어가 9000개 정도 될지 모릅니다. 말이 9000개지 국가가 몇 개입니까?

저희들 고등학교 다닐 때는 유엔 회원국이 130개 정도였던가 기억하고 있는데 요즘은 200개 나라가 넘는다고 그럽니다. 언어가 7000에서 9000개면 한 나라당 언어가 몇 개란 말입니까? 인도만 해도 50개가 넘는다고 그래요. 세월이 차츰차츰 지나다 보니까 언어가 갈라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만에 하나 그렇다면 단어는 다르고 모양새는 다르더라도 비슷한 점이 있어야 하는데 언어를 비교해 보면 완전히 별개입니다. 별개일 뿐만 아니라 언어가 섞이지 않도록 교묘한 장치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동서남북이라고 하잖아요? 미국 사람들은 그걸 왜 거꾸로 하는지 모르겠어요. 우리는 신사숙녀라고 하잖아요? 미국 사람은 그것도 꼭 거꾸로 합니다. 우리가 영어공부 한다면 얼마나 어려워요? 힘든 것 중에 동사변화 외우는 것 있죠? 잘 쓰지 않는 단어들은 규칙 변화를 합니다. 그냥 ed붙여 나가면 됩니다. 평소에 많이 쓰는 단어는 불규칙 변화입니다. 많이 쓰는 것일수록 불규칙이 심합니다. 배우는 우리 입장에서는 잘 쓰는 단어는 규칙변화, 안 쓰는 단어는 불규칙 변화 이러면 얼마나 편합니까? 아마 하나님께서 일부러 거꾸로 해 놓은 것 같아요.

우리는 외운다고 그렇게 힘들어 하지만 정작 영어를 쓰는 사람은 그 불규칙이 불편합니까? 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 배우는 우리만 힘들고 어렵습니다. 영어만 그런가요? 미국 사람들이 우리말 배울 때 얼마나 어렵겠느냐 생각하면 정말 깨소금 맛입니다. 미국 사람들은 put on하면 다 되는 말이 우리말에서는 다 다릅니다. 모자는 ‘쓰다’ 그러죠? 귀고리 ‘달다’, 장갑 ‘끼다’, 시계 ‘차다’, 허리끈 ‘매다’, 머리핀 ‘꽂다’죠? 동사가 다 다릅니다. 미국 사람들이 이거 얼마나 헷갈리겠습니까? 이게 헷갈리면 ‘시계 꽂다’, ‘양말 매다’ 이런 소리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걸 외우면서 얼마나 골치 아파 할런지 생각해 보세요. 이것보다 더 골치 아픈 게 있어요.

영어는 복수인 경우 끝에 s만 붙여주면 됩니다. 우리말은 다 다르잖아요? 소 한 마리, 말 한 필, 공책 한 권... 말마다 뒤에 붙는 말이 다 다릅니다. 개는 한 마리 하는데 사람은 한 명, 연세가 좀 많으면 한 분, 성질이 좀 고약하고 기분이 나쁘면 한 놈... 이게 다 다르거든요. 미국 사람이 우리말을 배우면서 이게 헷갈리면 기절하는 겁니다. 그래서 유명한 얘기가 있어요. 옛날에 선교사가 장로 장립식에 나서서 축도한다고 한 말이 있습니다. ‘오늘 장로 세 마리 하고 집사 두 마리...’ 뒤집어 지는 것 아니겠어요? 그 사람들에게는 이게 그렇게 어려운 겁니다. 우리는 아무리 머저리 천치라도 안 헷갈리는 말입니다.

말이 함부로 섞이지 않도록 하나님께서 언어를 혼잡시킬 때 일부러 그렇게 꼬아놓은 느낌이 듭니다. 언어가 저절로 그렇게 된 게 아니고 하나님께서 그렇게 비틀어 놓았다는 느낌이 드는 겁니다. 옛날 말이 복잡할까요? 현대말이 복잡할까요? 고대 언어가 더 복잡합니다. 단어는 지금보다 더 적을지 몰라도 문법체계가 고대로 올라갈수록 복잡합니다. 우리나라 한글 자모가 23개입니다. 세종대왕이 창제할 때는 28자였습니다. 다섯 자가 줄었습니다. 고대 언어가 훨씬 더 복잡합니다. 진화라는 것은 점점 더 복잡해 가는 것을 말합니다. 언어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늘날 이렇게 많은 언어가 있고 서로 섞이지 않고 존재해서 사람들이 하나로 뭉쳐지는 것을 불가능하도록 만들어 놓으신 것은 하나님의 방법입니다. 바벨탑 사건이 힘을 합쳐서 하나님께 대항하겠다는 인류의 못된 의지를 꺾어놓은 하나님의 방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은 장차 하나님의 나라에 갔을 때에 이런 언어의 혼란이 없을 것임을 예시로 보여 줍니다. 사도행전에서 제자들이 성령을 받고 나니까 의사소통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우리가 장차 천국에 갔을 때는 그런 현상이 생길 겁니다.

누구는 한국말을 쓰고 다른 사람은 중국말을 쓰더라도 아무 문제없이 다 통할 것입니다. 천국 갔더니 전부 한국말 쓰고 있더라? 택도 없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말이 안된다는 거죠. 이거 참 웃어야 할 일인지 울어야 할 일인지 모르지만 천국 언어를 배우겠다고 한국에 어학연수를 오는 분들이 많이 있어요. 어디예요? 천안의 선문대학으로 옵니다. 사람들이 하나님을 대항하다가 당한 언어의 혼란은 하나님의 나라에서 온전히 해결이 될 것입니다.

말씀을 맺겠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잘 기억하십시다. 하나님의 말씀을 잘 기억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마음을 잘 기억한다는 뜻입니다. 바벨탑 사건이 왜 터졌습니까? 기억해야 할 것을 제대로 기억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대신 엉뚱한 것, 홍수가 있었다는 것만 기억하고 있는 겁니다. 바벨탑을 쌓지 않으려면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읽지 않고 그저 내 열심으로 충성하고 노력해서 큰 교회를 이루었다고 해도 그건 바벨탑일 수 있습니다. 수 많은 사람들에게 열심히 복음을 전했는데 그것이 바벨탑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사도 바울이 그렇게 말했습니다. 고린도전서 9장 27절에 ‘내가 내 몸을 쳐서 복종하게 함은 내가 남에게 전파한 후에 자기가 도리어 버림이 될까 두려워함이라’ 열심히 복음을 전했는데 내가 왜 버림을 당합니까? 많은 사람에게 복음을 전했다고 하더라도 바벨탑만 쌓고, 내 욕심으로만 일했으면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가 노력하고 충성해서 참으로 아름다운 교회를 세우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런 노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왜 그렇게 해야 하느냐는 겁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하나님의 뜻에 맞추어서 그렇게 노력하자는 뜻입니다. 기억할 것을 기억하지 않고 엉뚱한 것만 자꾸 기억하면 성적이 떨어집니다. 성도가 만약에 그렇게 하면 큰 교회를 세워 놓았어도 그게 바벨탑밖에 되지 않습니다. 열심히 말씀을 배우고 열심히 읽고 그걸 통해서 하나님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여러분들이 다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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