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하라 피차 사랑하라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그러므로 너희 마음의 허리를 동이고 근신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나타나실 때에 너희에게 가져올 은혜를 온전히 바랄지어다 너희가 순종하는 자식처럼 이전 알지 못할 때에 좇던 너희 사욕을 본 삼지 말고 오직 너희를 부르신 거룩한 자처럼 너희도 모든 행실에 거룩한 자가 되라 기록하였으되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 하셨느니라 외모로 보시지 않고 각 사람의 행위대로 판단하시는 자를 너희가 아버지라 부른즉 너희의 나그네로 있을 때를 두려움으로 지내라 너희가 알거니와 너희 조상의 유전한 망령된 행실에서 구속된 것은 은이나 금같이 없어질 것으로 한 것이 아니요 오직 흠 없고 점 없는 어린 양같은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로 한 것이니라 그는 창세 전부터 미리 알리신 바 된 자나 이 말세에 너희를 위하여 나타내신 바 되었으니 너희는 저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시고 영광을 주신 하나님을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믿는 자니 너희 믿음과 소망이 하나님께 있게 하셨느니라 너희가 진리를 순종함으로 너희 영혼을 깨끗하게 하여 거짓이 없이 형제를 사랑하기에 이르렀으니 마음으로 뜨겁게 피차 사랑하라 너희가 거듭난 것이 썩어질 씨로 된 것이 아니요 썩지 아니할 씨로 된 것이니 하나님의 살아 있고 항상 있는 말씀으로 되었느니라 그러므로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이 풀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 [개역, 베드로전서 1:13~24]

사도 베드로께서 흩어져 있던 성도들에게 편지를 쓰면서 ‘우리 인생은 나그네 길이라서 시련도 많고 어려움도 많다. 불같은 시련이 있을 수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진정으로 기뻐해야 할 이유가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 인생이 어차피 힘들고 어려운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인데 그 속에서 우리가 기뻐할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8절을 보겠습니다. ‘예수를 너희가 보지 못하였으나 사랑하는도다 이제는 보지 못하나 믿고 말할 수 없는 영광에 기뻐하노니 믿음의 결국 곧 영혼의 구원을 받음이라’ 이 땅에서 살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정말 기뻐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놀라운 구원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비록 나그네 길이고 시련이 많다고 할지라도 이 땅에서 기뻐할만한 일이라고 성도들을 격려하고 있는 겁니다.

이 땅에 사는 동안에 기뻐하고 즐거워할 일이 많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일, 저런 일로 기뻐할 수 있죠. 그런데 그게 오래 가지 않습니다. 힘들고 어렵다 할지라도 이 땅에서 우리를 튼튼하게 세우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 준 이 놀라운 구원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이렇게 놀라운 구원을 베풀어 주셨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고 감격스럽습니까? 사도 베드로는 이것이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인지 이렇게 설명을 합니다. ‘하늘에 있는 천사도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고 하여 살펴보기를 원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천사들이야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다 알 것 아니에요? 그런데도 천사들이 놀래서 어째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해서 살펴보는 일이 너희에게 임했다는 거죠. 우리에게 이런 감격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평생에 이런 일, 저런 일로 해서 감격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 감격이 가장 큰 것임을 느끼며 살아야 합니다.

13절은 ‘그러므로’라고 시작합니다. 그러므로, 즉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이 놀라운 은혜를 베풀어 주셨으니 너희는 이제는 거룩하게 살아라’고 말씀하십니다. 무엇이 거룩입니까? 저도 한 때 ‘거룩이 뭐냐?’ 하고 엄청나게 고민을 한 적이 있기는 있었습니다. 지나고 나니까 참 우습기도 하지만 ‘거룩하라’면 무슨 생각이 납니까? 긴 가운을 입고 점잖게 걷고 말도 느릿하게 하고 배고픈 척 하지 않고 슬픈 척 하지 않고 없어도 없는 척 하지 않고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거룩이냐는 말입니다.

체면이나 체통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거룩이라고 한다면, 그렇게 폼 잡고 있다가 설사라도 만나면 어떻게 되지요? 그런 것이 거룩이라면 우리는 거룩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한 두 끼 굶으면 못 견딥니다. 아무리 강심장이라고 해도 놀라운 소식을 들으면 정신을 못 차리는 게 우리 인생인데 이런 우리에게 거룩하라고 말하면 우리는 거룩할 재간이 없는 겁니다. 잠깐 동안 거룩한 척은 할 수 있을지 몰라도 거룩해질 수 없는 겁니다. 도무지 거룩해질 수 없는 육체가 우리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점잖고 우아하게 또 거룩하게 살아왔다고 하더라도 도저히 거룩할 수 없는 상황이 더러더러 있습니다. 여러 가지 상황이 있을 수 있지만 제가 생각할 때는 수술을 받을 때가 아닌가 싶어요. 큰 수술을 받아 본 사람은 아실 겁니다. 수술대 위에 누워 있으면 ‘내가 인격적인 존재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수술을 받게 되면 하루 전날 위, 창자 다 씻어 냅니다. 비눗물로 씻어 냅니다. 점잖게 말하면 관장이라고 합니다. 뱃속에다가 비눗물을 한 바가지 집어 넣으면 배가 아파 죽겠는데 화장실을 못 가게 합니다. “지금 가면 안됩니다, 그러면 다시 넣어야 합니다.” 이게 무슨 꼴입니까? 수술부위 근처의 털을 다 밀어 내더니 몸에다 호스를 몇 개 꽂아 놓습니다. 홀랑 벗겨 놓고, 호스를 몇 개 꽂힌 채 실려 가면 인격이나 존엄이 어디 있나요?

특히 여자분들은 애기 낳을 때가 좀 그래요. 여기 점잖고 우아하신 분들은 애기 낳을 때 점잖게 낳았죠? 어느 분이 제왕절개 수술한다고 우여곡절 끝에 후다닥거리다 수레에 실려서 가는데 춥더랍니다. 아무 것도 안 덮어 놨어요. 그 정신없는 와중에도 한마디 고함을 질렀답니다. “뭐라도 덮어줘야 할 것 아냐?” 했더니 시트 하나 달랑 덮어 주더랍니다.

또 다른 분 얘깁니다. 수술하려고 들어갔는데 신랑이 밖에 있다가 “나오기만 해 봐라 이혼할 거다” 하고 고함을 지르더랍니다. 하필이면 특이한 상황이라서 실습생들이 관찰 대상이라고 우~ 들어가더랍니다. 밖에서 신랑이 펄쩍펄쩍 뛰는 거예요. 고함을 질러대더니만 나오니까 그렇게 잘해 주더라네요.

수술하는 의사 선생님에게 물어봤어요. ‘사람은 존귀한 존재라는데 이 존귀한 존재를 이렇게 눕혀 놓고 칼을 그어대고 있으면 어떤 느낌이 드세요?’ 그랬더니 의사 선생님이 하신 얘기가 토끼 배 가르는 것과 똑같습니다. 가만 생각해 보니까 그래야 마음 놓고 수술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들어요. 의사 선생님이 보기에는 토끼 배 째는 거나 사람 배 째는 거나 비슷하다는 겁니다. 우리가 우리 몸을 가지고는 아무리 거룩하려고 해도 될 수가 없는 겁니다.

점잖은 척 하는 것이 성경이 말하는 거룩이 아닙니다. 본문 15절부터 보십시다. ‘오직 너희를 부르신 거룩한 자처럼 너희도 모든 행실에 거룩한 자가 되라 기록하였으되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찌어다 하셨느니라’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는 말씀은 레위기 11장에 있는 말씀입니다. 레위기 11장에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 백성들이 먹어도 되는 것과 먹어서 안되는 것을 쭉 언급한 끝에 하신 말씀입니다. 레위기에서 거룩은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서 구별되게 사는 것입니다. 먹어야 할 것이 있고 먹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고 가르치는 겁니다.

술 먹는 사람들이 가끔 쓰는 문자 중에 청탁불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좋은 말은 아닙니다. 맑은 것이든지 탁한 것이든지 술이라면 가리지 않고 먹는다는 뜻입니다. 이게 조금 비유적인 의미로 돈 되는 일이라면 좋은 일이든지 나쁜 일이든지 구분하지 않고 주워 먹는다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돈에 목숨을 걸고 사는 사람은 그 돈이 어디서 나온 돈인지 어떻게 생긴 돈인지 관계없다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거룩하게 산다는 것은 먹을 수 있는 것인지 먹을 수 없는 것인지를 구별할 줄 안다는 말입니다.

이스라엘이 특별히 다른 민족과 구별되게 사는 것 중의 대표적인 것이 안식일 문제입니다. 안식일에는 일을 쉬고 하나님을 섬겨야 합니다. 이 땅에 사는 사람들 중에는 시도 때도 상관없이 그저 일에만 몰두하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그렇게 썩 좋은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보람 있는 삶인지 생각도 없이 그저 일에만 파 묻혀 사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마는 영혼을 돌아보지 않고 그저 먹고 살기에만 혈안이 되었다면 하나님께서 만드신 인간과는 상당히 거리가 멉니다.

안식일이 되면 자녀들에게도 일을 시키지 말고 종들에게도 일을 시키지 말고 심지어 짐승들마저도 일을 시키지 말라고 하심으로 하나님의 백성은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게 살라고 하시는 겁니다. 그러니까 레위기에서 말하는 거룩이란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구별되게 산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구별되게 산다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서 구별되는 것이지 자기 욕심이나 이기심 때문에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표를 내고 살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 하면 티를 내라는 거죠. 하나님의 백성인 티를 내라는 겁니다. 티를 내야 티나게 하나님께서 복을 주십니다. 하나님을 믿는 백성이 하나님을 믿는 티를 내야 하나님께서 복을 주시면 하나님 때문에 받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되는 겁니다. 다니엘은 분명히 하나님을 믿는 티를 냅니다. 그가 하나님의 놀라운 구원을 경험하게 되니까 왕이 ‘다니엘의 하나님을 찬양하라’ 그러잖아요?

하나님을 믿는 티를 내야, 거룩하게 살아야 복을 주실 때도 티가 나도록 복을 주시는 겁니다. 이것이 거룩입니다. 교회가 세상과 구별되어 있을 때는 핍박을 받았습니다. 핍박을 받으면서도 교회는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교회가 영혼을 구원해 냈습니다. 그런데 교회가 세속적인 힘을 보유하게 되고 세속적인 방법으로 성장해 갈 때는 겉으로 보면 커가는 것 같지만 영혼을 구원하는 힘을 잃어버렸습니다. 교회가 왕성해 가고 교회 수가 많아지고 교인 수는 많아지는 것 같은데 실제적으로 교회가 힘을 잃어버리는 때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세상은 돈의 힘으로 무언가를 하려고 애를 많이 씁니다. 그런데 어느 날 교회가 그런 일을 하고 있더라는 겁니다. 이게 구별이 안되는 겁니다. 안 믿는 사람들이 교회를 향해서 핍박하는 말이 ‘회사나 교회나 돈 벌려고 하는 것은 마찬가지 아니냐?’ 이런 얘기가 간혹 들리기도 합니다. 교회가 그들의 눈에 그렇게 비춰지게 되면 교회가 교회로서의 힘을 잃어버리게 되는 겁니다.

성도가 그렇게 구별이 될 때 하나님께서도 표가 날만큼 복을 주시리라고 믿습니다. 만약에 여러분들이 하나님을 믿는 백성이라는 티를 내고 사고를 치면 어떻게 되지요? 머리 아파집니다. 그래서 거룩이란 구별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또 한 가지를 가르쳐 줍니다. 17절 보십시다. ‘외모로 보지 않고 각 사람의 행위로 판단하시는 자를 너희가 아버지라 부른즉 너희의 나그네로 있을 때를 두려움으로 지내라’ 말하자면 아버지를 두려워할 줄 알아라라는 뜻입니다. 이걸 우리는 다른 말로 하나님 경외라고 합니다.

거룩이란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어야 거룩한 삶을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결국 우리는 아버지가 있는 자녀들입니다. 우리말에 ‘애비 없는 자식’이란 말이 있죠? 나쁜 말로 쓰입니다. 그게 욕처럼 쓰일 때는 ‘호로 자식’이라고 하는데 아마 홀로 된 자식이라는 말에서 온 것 같습니다. 욕으로 쓰이는 말입니다. 아버지가 안 계시니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 교양도 없고 체면도 없다는 나쁜 말로 쓰입니다.

우리는 내 욕심대로, 내 마음대로 사는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아버지가 계시단 말입니다. 그 아버지를 경외하면서 사는 것이 거룩이라는 것입니다. 아버지께서 우리를 돌아보시며 아버지의 뜻을 따라 살라고 하십니다. 조금 앞으로 가서 13절부터 보십시다. ‘그러므로 너희 마음에 허리를 동이고’라고 하죠. 뭔가를 할 때 마음을 단단히 준비해서 하라는 겁니다. 달리기 할 때 허리끈을 매지 않고 달려보세요. 여간 불편한 게 아닙니다.

하나님을 모시고 사는 하나님의 자녀는 마음을 단단하게 조이고 그 다음에 ‘근신하여’라는 말을 쓰죠? 말이나 행동을 조심스럽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기분 내키는 대로, 내 마음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어른 앞에서 행동이나 말을 조심스럽게 하는 것처럼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그 뒤편에 보시면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에 너희에게 가져올 은혜를 온전히 바랄지어다’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 때 가져올 그 은혜를 소망하며 사는 사람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장차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을 하나님의 자녀라는 겁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는다는 것은 하나님의 상속자요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왕의 아들은 왕자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은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 모르지만 왕자보다 훨씬 셉니다. 일국의 왕자라도 체면 차릴 줄 알고 얌전하게 있어야 할 줄 안다면 우리는 하나님의 아들이요 하나님의 나라를 상속받을 사람들 아니냐? 그러니까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하나님을 경외하며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것이 거룩이라는 겁니다.

14절 보십시다. ‘너희가 순종하는 자식처럼 그렇게 해서’ 16절에 ‘거룩하라’로 연결이 됩니다. 순종하는 자식이 되라는 거죠.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하나님께 순종해야 합니다. 하나님께도 순종하는 자식이 예쁩니다. 아이들 키워보면 다 같은 자식이라도 느낌이 좀 다르지 않습니까?

우리말에 열 손가락 깨물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고 그러죠? 손가락 깨물면 다 아픕니다. 그래서 자식이 귀하다고 말을 하지만 뒤집어서 생각해 보세요. 깨물면 다 아프지만 그래도 열 손가락이 다 아픈 것은 아닙니다. 이 중에 더 귀하고 더 용도가 많고 더 예쁜 손가락이 따로 있습니다. 깨물면 다 아픕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더 귀하게 더 많이 쓰는 손가락이 있다는 말입니다.

어떤 자식이 가장 예쁠까요? 우리도 부모 말에 어떻게든 순종하는 자식이 예쁘다면 하나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라면,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른다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런데 순종 중에 가장 큰 순종은 아버지를 닮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버지가 해 오던 일을 가업이라고 생각하고 물려받겠다고 아들이 나서면 아버지로서는 그것보다 더 기쁜 일이 없을 겁니다.

아버지가 좋아하는 것을 아들이 좋아하면 기쁘지요? 옆집 아저씨야 무슨 일을 좋아하든지 우리가 별로 관심없어 하지 않습니까? 그 분이 축구를 좋아하든지 꽃 기르는 것을 좋아하든지 아니면 주일마다 여행을 다니는 것을 좋아하든지 그건 우리와 별 관계없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이런 취미를 가지고 있는데 아들이 “아버지 그게 뭡니까?” 하고 영 딴 짓을 하고 있으면, 취미를 강요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아버지 마음이 편치 않을 겁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양자가 되었다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을 우리도 기뻐하고 하나님이 좋아하시는 것을 우리도 좋아하는 것이 맞습니다. 우리는 한평생 하나님 말씀에 순종해야 합니다. 그래야 복된 것이고 그래야 그것이 거룩한 삶입니다마는 사실 그게 쉽지 않습니다. 우리의 욕심이, 하나님의 뜻과 다른 갈등이 우리에게는 늘 있습니다. ‘난 이렇게 하고 싶은데 하나님께서 이렇게 하라고 하시는 겁니까?’ 하고 갈등하다가 ‘알겠습니다. 아버지의 뜻이 그렇다면’ 하고 따라갈 때 하나님께서 기뻐하십니다. 그것이 거룩이요 하나님께 복 받는 길이기도 합니다.

성경에 정말 순종하는, 순종의 표본같은 자식이 있습니다. 이삭입니다. 세상에! 아버지가 죽이려고 하는데도 태연히 죽으려고 누워 있는 그 이삭의 삶은 아주 평탄했습니다. 성경에 나온 인물 중에 야곱이 얼마나 고생을 많이 했습니까? ‘나그네 인생길이 130년밖에 안됐지만 참 험악한 인생을 살았습니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삭을 보세요. 해 놓은 것도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참 평온한 삶을 살았습니다.

죽으라고 하는 아버지 말에 죽기까지 순종했던 이런 모습이 오늘 우리로 하여금 그렇게 닮아가는 것이 복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겁니다. 무엇이 거룩입니까?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서 구별되게 사는 것,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 이것이 거룩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향해서 그렇게 거룩하게 살게 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거룩의 모습이 또 하나 있습니다. 22절을 보겠습니다. ‘너희가 진리를 순종하므로 너희 영혼을 깨끗하게 하여 거짓이 없이 형제를 사랑하기에 이르렀으니 마음으로 피차 뜨겁게 사랑하라’ 형제를 뜨겁게 사랑하는 것이 또한 거룩입니다. 마음으로, 진심으로 사랑하라는 것이죠. 피차 사랑하라고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형제를 이렇게 사랑하셨으니 우리도 그 형제를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겁니다. 혹시 나 때문에 내 주변에 있는 우리 형제들이 불안해하거나 힘들어 하거나 어려워한다면 내가 조심해야 합니다. 어떤 구역이나 어떤 기관은 모일 때마다 즐겁습니다. 그런데 또 어떤 구역은 어딘가 모르게 불편하고 어색합니다. 혹시 그게 나 때문이라면 내가 거룩하게 살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내 생각과 다르고 내 뜻과 좀 다르다고 다른 성도들을 힘들고 어렵게 만든다면 스스로를 돌아보며 반성하고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잘 해 보자고 했는데도 그것 때문에, 그 일 때문에 분위기가 어색하고 서로가 힘들어 한다면 말과 행동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내 열심을 가지고 내 생각만 주장하면 형제를 힘들게 하고 어렵게 만듭니다. 자신을 한 번 돌아봐야 합니다.

교회 일은,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형제사랑입니다. 함께 오랫동안 일을 했는데 ‘아, 속 시원하다 내년부터는 보지 말자’ 이러고 헤어진다면 그 일 년 동안 한 일은 전부 무효입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무슨 업적을 남겼을는지 몰라도 하나님 보시기에는 잘못한 겁니다. 우리가 남기는 업적은 형제사랑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내가 진정으로 저 형제들을 사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무슨 제안이나 의견도 내놓지 마시기 바랍니다.

즐겁게 잘 하고 있는데 내가 한마디 했더니 분위기가 싹 식어버렸다? 크게 잘못하는 겁니다. 진심으로 사랑하자는 뜻입니다. 일은 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일을 하면서 형제를 더 사랑하게 되고 더 가까워져야 합니다.

‘효자제일교회가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은데 참 대단한 교회다’ 그런 말을 가끔 하죠? 그런데 이 말은 조심해야 합니다. 간혹 이 말을 이런 뜻으로 쓰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렇게 대단한 사람들이 모인 대단한 교회니 나같이 별 볼일 없는 사람은 여기에 적합하지 않겠구나’ 하고 사라지는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대단한 티를 내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대단하다, 우리 교회가 대단하다? 그래서 대단하지 못한 사람이 어울리지 못하고 떨어져 나가야 한다면 그건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럴 때는 차라리 바보가 되어야 합니다.

이럴 때 우리는 흔히 바보라 하지 않고 푼수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그 형제를 사랑해서, 그 형제가 신앙의 길로 잘 갈 수 있도록 내가 푼수짓을 하면 이게 뜨거운 형제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낯선 교인을 만났을 때, 교회 처음 온 형제를 만났을 때 어떻게 뜨겁게 사랑합니까? 그것이 바로 푼수짓을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우리 교회가 얼마나 점잖은지 아시죠? 우리 아이들부터도 그래요.

애들이 아침에 만나면 인사할 줄 몰라요. 아는 척도 안 해요. 말없이 와서 앉았다가 찬양하고 말없이 사라지고 그럽니다. 아이들만 그런 것이 아니고 어른들도 많이 그래요. 낯선 사람이 오면 호들갑을 떨고 어디서 왔습니까? 하고 반갑게 아는 체 하면 그게 뜨겁게 사랑하는 게 아닐까요? 점잖고 한없이 무게를 잡아야 할 사람이 형제 앞에서 그렇게 푼수짓을 하는 게 진짜 위대한 형제사랑입니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생각나는 사람이 없습니까?

‘전도를 위해서 제가 푼수짓을 얼마나 많이 하는지 아십니까?’ 얼마 전에 다녀갔던 이화선 집사님이 그랬습니다. 원래 그 분이 푼수끼가 좀 심한데 그 푼수끼가 엉뚱한 데서 그렇게 빛을 발해버렸네요. 다른 형제 앞에서, 아니 불신자들 앞에서 그렇게 점잖고 무게 잡지 말고 푼수짓을 하면서 사십시다. 초신자는 교회 와서 입도 무겁고 점잖게 지내도 됩니다. 그러나 적어도 수요예배에 참석하시는 여러분들은 푼수가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형제사랑이요 그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 거룩입니다.

우리가 왜 그렇게 거룩해야 합니까? 그런 짓을 왜 해야 합니까? 성미에 맞지도 않는 짓을! 18절 봅시다. ‘너희가 알거니와 너희 조상이 유전한 망령된 것에서 구속된 것은 은이나 금같이 없어질 것으로 한 것이 아니요 오직 흠없고 점없는 어린 양같은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로 산 것이니라’ 이러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배로운 피를 흘려 우리를 구속하셨기 때문입니다. 성경 쓴 사람이 잘 모르고 썼는가 싶은 말이 있어요. ‘은이나 금같이 없어질 것’ 여기 없어질 것은 밑에 주가 붙어있습니다마는 ‘썩어질 것’이란 뜻입니다.

은이나 금이 썩습니까? 성경에 무슨 이런 말이 있나 싶어요. 금이 귀한 이유는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아무리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금이 비싸고 좋은 거거든요. 그런데 베드로는 금이 없어질 것, 썩어질 것이라고 말하잖아요. 여러분, 이 땅에서는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고 존재하는 것이 금이고 은입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에 비하면 하찮은 것이라는 뜻이죠. 이 땅에서 가장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 금조차도 예수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에 비하면 하찮은 것이라는 겁니다.

역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것이냐 그 귀한 보배피를 너희를 구속하기 위해서 흘리셨다고 말하는 겁니다. 그러니 하나님 앞에서 거룩하게 살아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것이죠. 금이나 은이 우리가 사는 동안에는 귀하고 소중한 것입니다. 그러나 영혼을 구원하는 것이 그 금이나 은보다 훨씬 더 귀하다는 것입니다. 영혼은 영원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금이나 은이 아무리 오래 간다고 해도 이 땅에 속한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가 진정으로 관심을 가지고 귀하게 여겨야 할 것은 한 영혼의 가치를 제대로 판단하고 한 영혼을 살리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거룩해야 할 이유는 우리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이 보배로운 피를 흘리셨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이유가 20절부터 나옵니다. ‘그는 창세 전부터 미리 알리신 바 된 자나 이 말세에 너희를 위하여 나타내신 바 되었으니 너희는 저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시고 영광을 주신 하나님을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믿는 자니 너희 믿음과 소망이 하나님께 있게 하셨느니라’ 예수 그리스도는 창세전부터 알려졌다고 말합니다. 창세전에 알려졌으면 누구에게 알려졌습니까? 예수 그리스도께서 장차 이 땅에 오셔서 우리를 위해서 피 흘리고 돌아가실 것 그게 창세전에 알려진 일입니다. 누구에게요? 한 분 하나님 뿐입니다.

이 표현을 뒤집어서 생각해 보면 ‘하나님은 이미 창세전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렇게 우리를 위해 돌아가실 것을 알고 계셨고 그 분이 오늘 우리에게 나타나셨다’고 말하는 겁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피 흘리게 된 일은 어느 날 어떻게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 아니고 창세전에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이루어진 일이라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해 오신 일을 우리가 어떻게 함부로 할 수 있겠느냐는 말입니다.

거룩해야 할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배로운 피를 흘리셨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그 일이 어쩌다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창세전부터 하나님께서 준비하시고 계획하시고 지금까지 이루어 가고 계시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걸 안다면 어떻게 그 아버지의 뜻을 따라서 살지 않을 수 있느냐는 겁니다.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에 우리는 온갖 유혹이나 핍박을 견뎌내야 합니다. 때론 우리를 유혹하는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마는 유혹에서 이겨내려면 흔히 하는 말로 분명한 가치관이 있어야 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믿음이나 신념이나 소신이나 이런 게 분명해야 우리가 흔들리지 않고 이 땅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내가 누구냐라는 거죠? 내가 누구며 어떠한 존재인가를 분명히 알고 있어야 이 땅에서 흔들리지 않고 신앙을 지켜 나갈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은 절대 비겁한 짓을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아들이다, 우리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냐는 것을 확실하게 안다면 함부로 흔들리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나그네로 산다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나그네 인생이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다가오는 여러 가지 시련과 유혹들을 넉넉히 이겨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거룩하신 하나님의 아들이며 장차 모든 것을 이어받을 하나님의 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걸 우리가 염두에 두고 그걸 바라보면서 살아갈 때에 우리는 이 땅에서 그나마 거룩한 삶을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볼 때는 늘 이것밖에 안되나 싶죠? 잠이 좀 모자라도 빌빌거리고 조금만 아파도 어쩔 수 없고... 우리 삶이 늘 그 모양 아닙니까? 이런 자신을 바라보면 우리는 늘 절망하고 실망할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우리는 원래 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기억해야 될 것은 그런 모습이 아니고 이런 나를 위해서 하나님의 아들이 보배로운 피를 흘리셨다는 감격입니다. 나를 하나님께서 아들이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느냐? 거기에서 힘을 얻고 노력하노라면 그것이 우리의 삶을 거룩하게 만들어 갈 것입니다.

성도는 그렇게 한 발짝, 한 발짝씩 거룩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입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으니 그 아버지를 닮아가는 것이 아버지를 가장 기쁘시게 하는 겁니다. 구별된 삶이요, 말씀에 순종하는 삶이요, 동시에 형제를 뜨겁게 사랑하는 삶이어야 합니다. 형제 앞에서 얼마나 푼수짓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이런 아름다운 교제가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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