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설치는 세상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다섯째 천사가 나팔을 불매 내가 보니 하늘에서 땅에 떨어진 별 하나가 있는데 저가 무저갱의 열쇠를 받았더라 저가 무저갱을 여니 그 구멍에서 큰 풀무의 연기 같은 연기가 올라오매 해와 공기가 그 구멍의 연기로 인하여 어두워지며 또 황충이 연기 가운데로부터 땅 위에 나오매 저희가 땅에 있는 전갈의 권세와 같은 권세를 받았더라 저희에게 이르시되 땅의 풀이나 푸른 것이나 각종 수목은 해하지 말고 오직 이마에 하나님의 인 맞지 아니한 사람들만 해하라 하시더라 그러나 그들을 죽이지는 못하게 하시고 다섯달 동안 괴롭게만 하게 하시는데 그 괴롭게 함은 전갈이 사람을 쏠 때에 괴롭게 함과 같더라 그날에는 사람들이 죽기를 구하여도 얻지 못하고 죽고 싶으나 죽음이 저희를 피하리로다 황충들의 모양은 전쟁을 위하여 예비한 말들 같고 그 머리에 금 같은 면류관 비슷한 것을 썼으며 그 얼굴은 사람의 얼굴 같고 또 여자의 머리털 같은 머리털이 있고 그 이는 사자의 이 같으며 또 철흉갑 같은 흉갑이 있고 그 날개들의 소리는 병거와 많은 말들이 전장으로 달려 들어가는 소리 같으며 또 전갈과 같은 꼬리와 쏘는 살이 있어 그 꼬리에는 다섯달 동안 사람들을 해하는 권세가 있더라 저희에게 임금이 있으니 무저갱의 사자라 히브리 음으로 이름은 아바돈이요 헬라 음으로 이름은 아볼루온이더라 첫째 화는 지나갔으나 보라 아직도 이 후에 화 둘이 이르리로다 [개역, 요한계시록 9:1~12]

계시록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무엇이 떠오릅니까? 혹시 재앙이 아닐까요? 이상한 괴물인가요? 그런 장면들이 더러 나옵니다만 많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과거나 현재나 앞으로나 변함없이 교회를 돌보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이 나옵니다. 그 다음에는 쏟아지는 재앙 속에서도 자기 백성을 돌아보시는 하나님의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뒤편에는 세상을 이기신 어린 양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마지막에는 장차 우리가 거하게 될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계시록이 전부 22장입니다. 재앙에 관한 이야기가 얼마쯤 있다고 생각하세요? 재앙이나 괴물 같은 이야기로 가득 찼다고 생각하는 재앙에 관한 이야기는 겨우 4장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 18장이 재앙과는 관계없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계시록 하면 왜 재앙만 생각하느냐는 거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고자 하는 중요한 이야기를 생각하는 것이 성경을 잘 읽는 것입니다. 재앙이 아니면 우리가 뭘 기억을 해야 합니까? 재앙을 쏟아 부으면서 자기 백성을 돌아보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읽어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 무슨 내용이 있나요? 황충 얘기가 나왔습니까? 하늘에서 떨어진 별도 있었죠? 무저갱을 열었더니 연기가 올라와서 해와 달을 가린 얘기도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우리에게 선명하게 들어옵니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그게 아닙니다. 황충이 나와서 권세를 받아서 많은 사람을 괴롭힙니다. 그러나 머리에 하나님의 인 맞지 않은 사람만 괴롭힙니다. 우린 그런 장면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 황충이 마음대로 설치는 것이 아닙니다. 다섯 달, 그 기한 내에서만 설치는 겁니다. 황충의 권세가 대단하지만 제한적이라는 것이 여러 군데 나타나 있습니다. 읽으면서 이 놈이 아무리 설치고 다녀도 제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손에 잡혀 있다는 것을 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 땅에 재앙을 내리시기도 합니다. 그러나 재앙만 내리시는 분은 절대로 아닙니다. 재앙 속에 하나님의 은혜가 녹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재앙을 내리시면서 한편으로는 은혜를 베푸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읽어야 합니다.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매를 들면서도 맞는 아이를 불쌍히 여기는 것이 부모 마음 아닙니까?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 이 땅에 재앙을 쏟아 부으실 때 하나님의 은혜도 거기에 함께 있다는 것을 읽어야 합니다. 아니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하나님의 마음을 읽어야 하는 것입니다. 성경을 읽을 때 이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노아 홍수 때 하나님께서 온 세상을 심판해 버리셨습니다. 시원하셨을까요? 얼마나 시원하셨을까요? 간신히 살아남은 노아의 가족들에게 하신 말씀 중에 그런 마음이 드러납니다. ‘내가 다시는 이 세상을 물로 심판하지 않겠다?’ 왜 그렇게 말씀하셨을까요? ‘이제 저 놈들이 반성을 잘 했을 거야?’ 그런 겁니까? 그랬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말씀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어려서부터 생각하는 것이 악하니 다시는 물로 심판하지 않겠다’ 무슨 뜻입니까? 구제불능인데 자꾸 손대면 어쩌겠다는 겁니까? 그러니까 손 떼겠다는 것 아닙니까? 다시는 심판을 안 하시는 이유가 일종의 포기입니다. 마음이 아프다는 얘기죠. 성경을 읽는다는 것은 이런 하나님을 마음을 읽는 것입니다.

계시록에 처음 나오는 재앙이 일곱 개의 인 재앙입니다. 일곱 가지 재앙이니까 길 것 같지만 6장에 이 일곱 개의 재앙이 다 들어 있습니다. 일곱 가지 인 재앙 다음에 일곱 나팔 재앙이 나옵니다. 일곱 나팔 재앙도 8장, 9장 안에 다 들어 있습니다. 그 다음에 일곱 대접 재앙이 나오죠? 그러면 계시록에 재앙이 전부 몇 가지죠? 열 아홉이 정답입니다. 일곱째 인 재앙이 일곱 나팔 재앙입니다. 그러니까 나팔 재앙은 일곱째 인 재앙 안에 들어가 있는 겁니다. 같은 방식으로 일곱째 나팔 재앙은 일곱 대접 재앙을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숫자로 굳이 따진다면 열 아홉 가지 재앙이 나옵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심판하든지 아니면 사탄을 심판하든지 한 방으로 끝낼 수 있는 것 아닙니까? 단 칼에 끝낼 수 있는데 무슨 재앙이 이렇게 많습니까? 왜 그랬을까요? 분명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성도가 살아가는 이 땅에 여러 가지 종류의 재앙이 내려온다는 것을 하나님께서 말씀하신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볼 것은 이런 재앙이 내릴 때마다 하나님의 은혜도 그와 함께 내려오더라는 것입니다.

그 많은 재앙 중에 오늘 우리가 읽은 9장은 다섯 번째 나팔 재앙입니다. 이 다섯 번째 나팔 재앙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굉장한 괴물이 하나 등장합니다. 우선 괴물에 대해서 생각해 보십시다. 1절, 2절입니다, ‘다섯 째 천사가 나팔을 부니 내가 보니 하늘에서 땅에 떨어진 별 하나가 있는데 저가 무저갱의 열쇠를 받았더라’고 합니다. 웬 별이 떨어집니까?

성경은 사탄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지 않습니다. 자세히 설명할 이유가 없는지도 모릅니다. 아니 하나님에 대해서 말씀하기도 바쁜데 사탄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겠습니까? 하나님을 섬기던 천사가 하나님께 반역했다는 정도밖에 말하지 않습니다. 자세히 말할 가치도 없다는 게 주된 이유일 것 같은데 그러나 분명하게 아는 것은 사탄은 하나님의 징계의 대상이라는 것과 결국에는 무저갱에 갇히게 될 자라는 것입니다.

이사야 14장 12절에 ‘너 아침의 아들 계명성이여 어찌 그리 하늘에서 떨어졌으며 열국을 엎는 자여 어찌 그리 땅에 찍혔는고’라는 말씀이 사실은 바벨론에 대한 예언인데 그것을 사탄에 대한 비유라고 해서 하늘에서 떨어진 별이라면 우리는 사탄을 연상합니다. 이 떨어진 별이 열쇠를 가지고 무저갱을 엽니다. 무저갱은 바닥이 없는 귀신들의 감옥입니다. 귀신들이 갇혀 있는 그 곳을 하늘에서 떨어진 별이 여는 겁니다. 고약한 죄수들이 갇혀 있는 감옥을 부수고 거기서 죄수들을 끌어내는 것과 좀 비슷할지 모릅니다.

무저갱을 열었더니 큰 연기가 솟아올랐다고 말합니다. 2절에, ‘저가 무저갱을 여니 그 구멍에서 큰 풀무의 연기 같은 연기가 올라오매 해와 공기가 그 구멍의 연기로 인하여 어두워지며’라고 말합니다. 가끔 제철 쪽으로 바라보면 거대한 연기가 올라가는 것을 봅니다. 그런 장면을 보면 이해가 되겠지요? 무저갱에서 나오는 세력이 온 천지를 뒤덮을 만큼 크다는 의미로 이렇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 해와 공기를 가리는 거대한 구름 속에 황충이 등장합니다.

황충은 메뚜기를 가리킵니다. 한국 사람들은 메뚜기를 별로 겁내지 않습니다. 그런데 메뚜기가 무섭다는 것을 아는 중동 사람에게 이 메뚜기는 무서운 겁니다. 불이 나서 온 들판을 태웁니다. 홍수가 나서 온 들과 시내를 휩쓸어 가 버립니다. 어느 것이 더 무서울까요? 둘 다 무섭죠!

산불이 크게 났을 때 불 끈다는 핑계로 산을 뛰어다녀 본 적이 있습니다. 산이 불과 연기로 뒤덮여 있는데도 올라가 보면 뛰어다닐 곳이 있습니다. 밑에서 보면 불이 온 산을 덮었는데도 올라가 보면 그 산속을 뛰어다닐 수 있습니다. 물은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 산불이 지나가면 남는 것이 있는데 물이 지나가면 남는 게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물이 불보다 무서운 겁니다.

물이 휩쓸고 지나가도 조금 남는 것이 있습니다. 푸릇푸릇한 것이 모래 속에 파묻혀서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메뚜기가 지나가면 그것마저도 없습니다. 메뚜기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영화나 소설의 그런 장면을 보시는 게 도움이 될 겁니다. 펄 벅 여사가 쓴 ‘대지’에 보면 메뚜기 습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늘을 새까맣게 덮어버립니다. 푸르다는 것은 모조리 갉아버립니다. 메뚜기 떼가 달려들어서 갉아버리고 나면 남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물이 휩쓴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이 메뚜기 떼랍니다.

그런데 4절을 보세요. 보통 메뚜기 떼와는 조금 다릅니다. ‘저희에게 이르시되 땅의 풀이나 푸른 것이나 각종 수목은 해하지 말고 오직 이마에 하나님의 인을 맞지 아니한 사람들만 해하라 하시더라’ 사람들만 골라서 해하는 것이니까 이 메뚜기는 정상적인 메뚜기가 아닙니다. 영적인 현상을 메뚜기에 비유해서 설명하고 있는 거죠. 이 메뚜기는 영적인 존재, 어떻게 본다면 사탄의 하수인격인 모습을 보여주는 겁니다. 특별히 다섯 번째 나팔 재앙은 그 이전의 다른 재앙과 달리 사람들에게 직접 해를 가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뒤로 가면 심지어 사람까지 죽입니다. 점점 재앙이 심해져 가는 것을 볼 수 있죠.

참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다고 말은 하지만 옛날과 비교했을 때 세상은 점점 악해져 가고 있다고 합니다. 옛날 전쟁은 낭만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사람이 많이 죽지요. 그러나 요즘 전쟁과 비교하면 별로 안 죽은 셈입니다. 전쟁터에서 총을 쏘아 대면 사람들이 막 죽는 것 같지요. 총을 쏘아도 사람이 잘 안 죽습니다. 자동으로 해 놓고 쏘아도 맞는 것 별로 없고 다 하늘로 올라가 버립니다. 잘 안 죽어요. 그런데 요즘 전쟁은 사람을 정말 많이 죽입니다. 세상이 점점 더 험악해져 가고 있는 모습을 이 재앙들을 통해서 잘 보여주고 있는 듯합니다.

5절 보십시다. ‘그러나 그들을 죽이지도 못하게 하고 다섯 달만 괴롭게 하게 하시는데 그 괴롭게 함은 전갈이 사람을 쏠 때 괴롭게 함고가 같더라’ 전갈에 쏘이면 얼마나 아픈지 아세요? 저도 모릅니다. 쏘인 적이 없으니. 얼마나 아픈지 저희들로서 알 재간이 없고 그냥 짐작할 뿐입니다. 어느 정도로 아플까요? 답은 6절에 있습니다. ‘그 날에는 사람들이 죽기를 구하여도 얻지 못하고 죽고 싶으나 죽음이 저희를 피하리로다’ 전갈에 쏘이면 죽고 싶을 만큼 아프다는 겁니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인간의 고통이 줄어들었느냐 하면 그건 절대로 아닙니다. 잘 먹고 잘 살게 되니까 다른 고통이 더 다가오는 겁니다.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아픔들이 옛날에 우리 못 먹고 살던 때의 고통보다 더 낫다고는 절대 말하지 못합니다.

실제로 어느 나라가 가장 행복하냐는 조사를 해 보면 잘 먹고 잘 사는 나라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우리가 보기에 제일 가난하고 제일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자기들은 가장 행복하다고 말을 합니다. 그것은 물질 문명이 발달해서 우리의 먹고 사는 이것이 우리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하지 못한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몸은 편해졌는데 영혼이 당하는 그 절망과 괴로움은 이겨내지 못한다는 뜻이죠.

영적으로 만족을 누리지 못하면 우리에게 다가오는 아픔은 점점 더 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날 ‘이래서 못살겠다. 죽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못 먹고 못 살아서 그런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하나님으로 말미암은 영적인 만족을 누리지 못하면 전갈이 쏘아대는 그 아픔이 죽고 싶을 만큼 아픕니다. 그런데 묘한 것은 아무리 죽으려고 해도 죽음이 피해서 도망가 버립니다. 죽지도 못한 채 죽고 싶다는 고통을 느끼는 이것이 황충이 주는 괴로움입니다.

죽고 싶은데 죽음이 피해서 도망을 쳐 버립니다. 그럼 어떻게 됩니까?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운데 도무지 죽지를 못하는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돼요? 간단합니다. 빨리 회개하고 예수 믿어야지요 그게 방법입니다. 여러분들은 이미 이 복음을 받아들이고 이런 고통 없이 사는 사람들이니 얼마나 행복한 사람들인지 모릅니다. 예수 믿고 사는 사람인데도 극심한 고통 속에 살아간다고 생각하면 자신을 다시 한 번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정말 제대로 믿는 사람이 맞는가를!

황충이 엄청난 세력을 지니고 사람들을 이렇게 괴롭히는데도 제 마음대로 하지는 못합니다. 제한적입니다. 일정한 기간, 일정한 범위 내에서만 활동하게 하면서 사람을 죽이지 못하게 합니다. 왜 그럴까요? 사람들에게 회개할 기회를 주기 위함입니다. 20절, 21절에 보시면 각 절 끝부분에, ‘회개치 아니하더라’는 말을 합니다. 사람들이 이런데도 회개치 아니하더라? 그 말은 뒤집어서 생각해 보면 ‘그 고통 가운데서도 죽지 않고 살도록 해 놓은 것은 회개하도록 기회를 주는 건데 그런데도 회개치 아니하더라.’ 그런 느낌을 줍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종말이 어디 있느냐? 예수님 때부터 종말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종말이 어디 있느냐? 큰소리 치고 있습니다. 큰소리 칠 일이 아닙니다. 빨리 회개하고 돌아서야 합니다. 회개하고 돌아오라고 미뤄지고 있는데도 간이 배 밖에 나와서,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게 한 것은 회개하라고 기회를 주신 건데도 큰소리 치고 있는 겁니다. 우리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그 날이 진정으로 고통을 당하는 날이기 때문에 그 이전에 돌아서야 합니다. 죽음이 끝이 아닙니다. 정말 우리 주님이 다시 오시는 그 날이 되면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한 채 고통 가운데 살아야 합니다. 이것을 영벌이라고 합니다. 예수 믿는 사람은 영생을 누리는 반면에 이 복음을 거부한 사람에게는 영벌이 있다는 겁니다.

7절 보십시다. ‘황충들의 모양은 전쟁을 위하여 예비한 말들 같고’ 전쟁을 위하여 준비한 말들이면 기마병들이 타고 있는 말 아닙니까? 말이니까 덜 무서운데 메뚜기가 그러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메뚜기가 말만 합니다. 말만한 메뚜기들이 전쟁을 위해서 일렬로 쫙 늘어서 있습니다. 이빨은 사자 이빨이고 철 흉갑으로 단단하게 무장을 했습니다. 갑옷을 입었다는 것입니다. 무서운 소리에 전갈의 꼬리 같은 꼬리를 달고 있는 메뚜기입니다. 상상이 잘 안됩니다마는 엄청나게 무서운 모습으로 정돈해 있는, 싸움 준비를 하고 있는 이 메뚜기 떼는 온 세상을 휘젓고 있는 악한 영의 실체를 잘 보여주는 표현입니다.

그러나 성도는 이런 모습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면 알 필요도 없는 것을 왜 기록했겠습니까? 이런 악한 영들의 능력은 우리도 알아야 합니다. 이들이 성도를 해할 수 없다고 하는 말씀도 기억해야 하고 이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더군다나 이 메뚜기의 얼굴을 ‘사람 같더라’고 합니다. 얼굴이 사람 같더라고 하는 것은 사람의 지혜를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생물학적으로 사람은 그렇게 강한 동물이 아닙니다. 여러분하고 조그만한 개하고 누가 이빨이 셉니까? 개가 이빨이 훨씬 셉니다. 귀는 누가 밝습니까? 개가 훨씬 밝습니다. 코는 누가 밝습니까? 개가 훨씬 밝습니다. 달리기는 누가 더 잘합니까? 개가 훨씬 잘 합니다. 그럼 여러분은 뭐예요? 생물학적으로 비교하면 사람이 그렇게 강한 짐승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가끔 영화에 어마어마한 괴물과 맞서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죠? 그런 짐승보다 나은 게 딱 하나, 지혜가 있다는 겁니다. 머리를 써서 이겨내는 겁니다.

그런데 이 괴물은 사람의 지혜를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는 메뚜기 떼라면 이겨낼 방법이 없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바로 이런 짐승들이 설치고 있는 세상입니다. 우리 능력으로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이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본문이 말하는 겁니다. 왜 그렇습니까? 엄청난 권한을 지녔지만 그의 권한은 제한적입니다. 무제한적으로 자기 마음대로 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가 해할 수 있는 대상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이마에 인 맞지 아니한 자에게만 힘을 발휘합니다.

가끔 모기나 빈대가 덤비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도 그런 유형에 해당되는데 두 사람만 함께 잠을 자면 모기를 걱정하지 않습니다. 저한테는 안 덤비고 옆에 있는 사람에게만 가요. 그래서 모기 때문에 깨는 것이 아니고 모기 잡는다고 난리를 떠는 바람에 깹니다. 깨보면 좀 허무해요. 모기가 어디 떼거리로 덤빈 것도 아니고 모기장에 한 마리 들어온 것 가지고... ‘야, 좀 물려주고 자면 되지...’ 이상하게 저한테는 잘 안 덤벼요, 재미있습니다.

사탄이 아무리 힘을 쓰고 용을 써도 ‘너나 걱정해라!’ 난 걱정할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재미있습니다. 세상이 험하다고 오만 비명을 다 질러대도 성도는 재미있는 겁니다. ‘너나 고함지르고, 너나 물려라!’ 그런 얘깁니다. 그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 출애굽 때 애굽 전역에 내렸던 그 재앙들 아닙니까? 처음에는 다 당했지만 나중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살고 있는 고센 지방에는 재앙이 내리지 않았습니다. 애굽 전역에 재앙이 쏟아질 때 고센 땅에서 평화롭게 지냈던 그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이 세상이 아무리 험하고 머리 아프고 온 세상 사람들이 비명을 지른다고 하더라도 그 속에서 평안하시기를 바랍니다.

계시록이 우리에게 주는 말씀은 기간도 다섯 달 동안으로 제한되어 있고 아무리 고통을 가해도 죽이지는 못하도록 제한되어 있는 겁니다. 메뚜기가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사탄의 권세라는 것도 엄밀히 따지면 하나님의 더 큰 주권 안에서 제한적으로 허용된 겁니다. 세상에 이런 저런 일들을 하나님이 하신 일이냐 사탄이 한 짓이냐 좁게 보면 사탄의 짓이고 넓게 보면 그것마저도 하나님의 주권 안에 들어있는 것입니다.

불신자들이 자유롭습니까? 여러분들이 자유롭습니까? 어떻게 보면 불신자들이 자유로운 것 같죠? 자기들이 하고 싶은 것을 다 하잖아요? 예수 믿는 사람들은 뭘 하려고 하니까 걸리는 것이 참 많죠? 누가 자유롭습니까? 자세히 보시면 그리스도인들이 자유롭고 불신자들이 온갖 일에 구속을 당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인간은 하나님 없이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하나님 없는 자유를 굳이 비유를 든다면 ‘자유를 찾아서 어항을 튀어나온 힘이 넘치는 붕어의 탁월한 선택’ 이런 류의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붕어는 어항을 튀어나올 힘이 없는데 어쩌다 튀어나올 힘이 넘치는 붕어가 있다면, 그리고 힘이 넘쳐서 탁월한 선택, 자유를 향해서 뛰쳐나왔다면 그게 뭡니까? 죽음이죠. 어항 속에서 사는 붕어는 어항 속에 그대로 있는 것이 자유로움입니다. 뛰쳐나오면 죽음입니다.

자기 마음대로 살고 싶다고 해서 부모의 재산을 받아서 먼 곳으로 갔지만 그건 행복이 아닙니다. 언젠가는 다 털어먹고 거지꼴이 되어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그게 둘째 아들의 자유입니다. 불신자들이 자기 마음대로 사는 것 같습니까? 제가 들은 것 중에 참 가슴 아픈 것은 점쟁이가 한마디 하는 바람에 사랑했던 사람들과 헤어져야 했던 이야기 ‘무슨 살이 끼여서 저 여자하고 결혼하면 너 일찍 죽게 돼!’ 이 말 한마디에 눈물 뿌리며 헤어지는 장면들이 더러 있었습니다.

특히 관혼상제 때 상주가 뜻대로 일을 처리해 냅니까? 못 합니다. 정해준 날짜, 정해준 시간, 정해준 방향, 아무 것도 자기 뜻대로 되는 것이 없습니다. 이사도 그렇고, 결혼날 잡는 것도 그렇고... 안 믿는 사람들의 이삿짐 함부로 건드리지 마시고 꼭 물어보고 거드세요. 이사하는 집에 가서 짐 내리는 것 함부로 거들다가는 난리납니다. 제일 먼저 들고 들어가는 것이 지방마다 다르더라구요. 어느 지방은 솥을 가장 먼저 들고 들어가야 되는데 다른 것을 먼저 들고 들어가면 큰일납니다. 자유로워 보이지만 결단코 자유롭지 않습니다.

안 믿는 친구들이 “교회 다니면서 무슨 재미로 사냐?”고 물을 때 진정한 즐거움과 진정한 자유로움이 어떤 것인지 우리 삶을 통해서 보여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사탄이 제 마음대로 설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허용한 그 범위 내에서만 움직입니다. 열쇠를 하나 받아들고 무저갱을 열었습니다. 사탄이 열쇠를 누구에게 받은 거죠? 하나님께서 주신 겁니다. 그것도 나팔소리가 울릴 때에야 가서 여는 겁니다. 사탄이 마음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는 얘깁니다. 이 황충의 권세가 아무리 대단해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황충이 성도는 못 건드린다고 했는데도 성도들이 어려움을 당하기도 하고 심지어 죽임을 당하기도 합니다. 이런 어려움이 현실적으로 다가오지만 그런 고난 가운데서도 하나님께서 이렇게 역사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고 성도가 그런 고난을 이겨내라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잘못하지 않아도 이 세상에는 이런 어려움들이 넘쳐 납니다. 우리가 잘못하거나 우리가 게으르거나 우리가 쓸데없는 자존심을 부리다가 사탄을 도와주는 상황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정말 분통터지는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사탄에게 왜 이런 권한을 허용하시는지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성경을 통해서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사탄은 분명히 하나님의 심판의 대상입니다. 사탄이 하나님을 잘 알아요. 하나님을 잘 알아도 하나님을 잘 모르는 제자들보다 더 야단맞습니다. 예수님 따라 다녔던 제자들은 예수님에 대해서 잘 몰랐습니다. 돌아가실 때까지도 그 분이 살아나리라고 믿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가는 곳마다 귀신들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여, 때가 되지 않았는데 우리를 멸하러 오셨나이까?’ 하고 고함을 지른단 말이에요.

귀신들은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인 것을 금방 알아냅니다. 제자들은 몇 년을 따라다니면서도 모릅니다. 누가 칭찬 듣습니까? 귀신들이 하나님을 아무리 잘 알아도 그들은 심판의 대상이고 반복해서 가르쳐 줘도 모르는 제자들은 사랑의 대상입니다. 귀신을 하나님께서 어떻게 심판하십니까? 우리 생각 같으면 한 칼에 끝내 버리면 쉬울 것 같은데 안 그러시는 이유는 하나님의 마음인 걸 어떻게 합니까?

하나님을 배반해서 하나님의 일을 훼방하고 있는 사탄을 처치하기보다는 그냥 놔둡니다. ‘마음대로 해라!’ 그러면서 하나님의 귀한 사랑을 다른 데에 쏟고 계시는 겁니다. ‘하나님이 사랑을 쏟으면 어떻게 되는지 한번 봐라!’ 그러면서 놔두는 겁니다. 사탄은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어떻게든 훼방하려고 용을 씁니다. ‘그래 용 한번 써봐라!’ 그러면서 하나님은 계속해서 사랑을 쏟아 붓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온전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 단칼에 베어버리는 것보다 더 혹독한 심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탄이 여인을 유혹해서 하나님의 귀한 사업을 무너뜨렸습니다. ‘네가 무너뜨렸지?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하나님께서 그를 징계하는 방법이 ‘여자의 후손을 보내어 사탄의 머리를 박살내겠다.’는 것입니다. 사탄을 징계하고 심판하시는 하나님의 방법은 그냥 놔두고 우리에게 사랑을 쏟는 겁니다.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하나님의 백성을 키우시는 것이 사탄을 징벌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 일이 완성되고 난 다음에 사탄을 무저갱에다가 감금시켜 버리겠다. 그게 하나님의 의도입니다.

그렇게 되면 ‘하나님은 질투하는 하나님이시다!’라는 말이 이해가 됩니다. 하나님은 질투가 대단하신 분입니다. 그런 방식으로 하나님을 배반하고 대항했던 사탄을 심판하시려고 어느 정도 사탄의 활동을 묵인하고 허용하고 계시는 듯합니다. 그것도 모르고 깨춤 추고 쫓아다니면 마지막 심판 때에 영락없이 망하는 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런 생각을 품으시고 우리에게 이 큰 사랑을 쏟고 계심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오늘 집안에 장례식이 있어서 대명공원에 갔었습니다. 납골묘를 수북이 써 놨는데 ‘그리스도의 제자 잠들다.’ 하는 묘지가 하나 있기에 유심히 보았습니다. 1955년생이더라구요. 나하고 나이가 똑같잖아? 죽는 사람이 나이가 많고 적은 게 문제가 아닌 건 알지만 막상 들여다 보니까 느낌이 이상하더라구요. 이렇게 팔팔하게 살아있는 게 감사해지더라구요. 그래서 같이 있는 사람들에게 ‘아니 50년대 생들이면 나이가 그리 많지 않은데 왜 이렇게 단체로 누워있어?’ 하니까 ‘저기 보세요. 저긴 학생도 있는데!’ 아, 그건 그렇죠.

올 때는 순서대로 왔어도 갈 때는 순서가 없습니다. 이 세상이 그만큼 힘들고 혼란스럽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공동묘지에 한 번씩 가 보세요. 가셔서 생년월일 꼭 보세요. 나보다 젊은 사람도 상당히 많습니다. 세상은 그런 곳입니다. 하늘에서 떨어진 별로 인하여 연기로 가득차고 어마어마한 황충들이 설치고 다니는 이런 세상입니다. 이런 세상에서 우린 어떻게 하면서 살아야 합니까?. ‘하나님 이 고통을 없애주세요!’ 하고 비명 지르지 말라는 얘깁니다.

예수님께서 기도를 가르칠 때 시험을 없애달라고 기도를 가르친 것이 아니고 시험에 들지 않게 기도하라고 가르쳤습니다. 시험은 있어야 된다는 뜻입니다. 군에 간 아들 녀석이 휴가 와서 “아빠, 나 군대 못 가겠어, 못 살겠어. 고참이라는 게 있잖아...” 자꾸 이러면 어떡하시죠? 빽을 동원해서 빼냅니까? 부대를 바꿔줍니까? 아니면 어떻게 해요? 요즘도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옛날에 시집 간 딸이 집에 와서 “나 안 갈래” 그러면 쫓겨나갔죠. “그 집에 가서 죽어라!” 그런 것 아닙니까? 요즘은 많이 부드러워져서 달래서 보내는 모양입니다.

계시록이 우리에게 주는 말씀은 세상이 그렇게 고통스럽고 혼란스럽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이렇게 돌아보고 계시니 ‘이겨내라, 힘내라, 내가 있잖아!’ 하시는 겁니다. 이게 계시록입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죽음의 위협에 처해 있을 때 계시록을 보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발견하고 용기를 내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고통들은 이들이 당했던 고통과 비교하면 큰 게 아닙니다. 담대하게 맞서서 믿음으로 승리하는 여러분들이 다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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