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연이 성도의 기도와 함께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일곱째 인을 떼실 때에 하늘이 반시 동안쯤 고요하더니 내가 보매 하나님 앞에 시위한 일곱 천사가 있어 일곱 나팔을 받았더라 또 다른 천사가 와서 제단 곁에 서서 금 향로를 가지고 많은 향을 받았으니 이는 모든 성도의 기도들과 합하여 보좌 앞 금단에 드리고자 함이라 향연이 성도의 기도와 함께 천사의 손으로부터 하나님 앞으로 올라가는지라 천사가 향로를 가지고 단 위의 불을 담아다가 땅에 쏟으매 뇌성과 음성과 번개와 지진이 나더라 일곱 나팔 가진 일곱 천사가 나팔 불기를 예비하더라 첫째 천사가 나팔을 부니 피 섞인 우박과 불이 나서 땅에 쏟아지매 땅의 삼분의 일이 타서 사위고 수목의 삼분의 일도 타서 사위고 각종 푸른 풀도 타서 사위더라 둘째 천사가 나팔을 부니 불붙는 큰 산과 같은 것이 바다에 던지우매 바다의 삼분의 일이 피가 되고 바다 가운데 생명 가진 피조물들의 삼분의 일이 죽고 배들의 삼분의 일이 깨어지더라 세째 천사가 나팔을 부니 횃불같이 타는 큰 별이 하늘에서 떨어져 강들의 삼분의 일과 여러 물샘에 떨어지니 이 별 이름은 쑥이라 물들의 삼분의 일이 쑥이 되매 그 물들이 쓰게 됨을 인하여 많은 사람이 죽더라 네째 천사가 나팔을 부니 해 삼분의 일과 달 삼분의 일과 별들의 삼분의 일이 침을 받아 그 삼분의 일이 어두워지니 낮 삼분의 일은 비췸이 없고 밤도 그러하더라 내가 또 보고 들으니 공중에 날아가는 독수리가 큰 소리로 이르되 땅에 거하는 자들에게 화, 화, 화가 있으리로다 이 외에도 세 천사의 불 나팔소리를 인함이로다 하더라 [개역, 요한계시록 8:1~13]

계시록을 이상한 이야기가 나오는 책 혹은 두렵고 읽기가 무서운 책이라고 생각하시면 잘못 생각하시는 겁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고난 가운데 있을 때에 그 성도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서 주신 책이 바로 이 계시록입니다. 그래서 힘들고 어려운 가운데 있는 성도가 계시록을 읽으면 위로를 받고 행복해야 제대로 읽은 것입니다.

오늘 읽은 본문 가운데서도 여러분들이 읽으면서 행복하다는 느낌을 어디서 발견하셨는지 확인해 보고 싶습니다. 짧은 본문이지만 이 본문을 읽으면서 두렵고 무서운 것이 아니라 내가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라는 느낌을 가졌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구절은 잘 안 보이고 무섭고 두렵기만 하다면 계시록을 잘못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오늘 이 본문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일곱 나팔 재앙이 내려오는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 재앙이 어떻게 해서 내려오게 되었는가를 보는 것입니다. 본문의 대지를 둘로 나누어 올라가는 기도와 내려오는 재앙 이 두 가지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올라가는 기도 때문에 재앙이 내려오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관심을 가질 것은 하나님께 올려지는 성도의 기도입니다. 성도의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께 관심을 두는 것이 옳지 그 하나님께서 천사를 통해서 이 땅에 내려보내는 재앙에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계시록을 보면 재앙이 내리려고 하다가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종종 나옵니다. 가령 6장에서 인 재앙이 나왔거든요 그러면 당연히 7장에 나팔 재앙이 나와야 할 텐데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가 읽은 8장에 나팔 재앙 이야기가 나왔으니 9장에서는 대접 재앙이 나와야 되지 않겠습니까? 물론 나옵니다마는 한 두 개 나온 다음에 또 훌쩍 건너 뛰고는 나머지 대접 재앙은 16장에 가서야 나옵니다. 재앙을 내릴 듯하면서 다른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다는 겁니다. 핵심이 재앙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재앙 얘기를 할듯할듯 하면서 좀 다른 이야기를 하며 자꾸 넘어가는 것은 옛날 우리 어릴 때 보았던 약장수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뭔가를 보여 줄 것처럼 사람들을 많이 모읍니다. 뭔가를 보여줄 듯 보여줄 듯하면서도 안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사이사이에 약을 팔죠? 목표가 약 아닙니까? 계시록을 그렇게 비교하는 것이 썩 좋은 표현은 아니겠습니다마는 하나님께서 재앙 얘기를 하시다가 다른 얘기를 자꾸 하시는 것은 우리가 주목해야 할 얘기는 재앙 이야기가 아니라는 겁니다.

재앙 가운데서도 하나님께서 성도를 돌아보시며 성도를 지키시는 이야기들을 사이사이에 다 끼워 놓습니다. 우리가 그걸 보고 하나님의 위로를 받으며 행복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상하게 그것을 안 읽고 재앙이나 괴물 같은 것들에 주목하는 겁니다. 8장 1, 2절에 보시면 나팔 재앙이 내리려고 하는 순간에 다른 이야기를 하나 끼워 놓았습니다. 천사가 금향로를 가지고 하나님께 올려 드리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성도의 기도를 하나님께 올려 드리는 천사가 있고 그런 후에 이 땅에 재앙을 내리는 천사가 나옵니다.

왜 이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하나님께서 재앙보다는 이 땅에 있는 성도들에게 특별한 관심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 땅에 재앙이 내리지만 이 재앙이 기도하는 성도들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미리 말씀해 주시는 겁니다. 성도들이 이 땅에서 하나님께 기도를 올려 드립니다. 그러면 천사가 이 땅에 불을 던지는 겁니다. 그게 재앙입니다.

성도가 어떻게 이 땅에 내리는 재앙이나 환난을 이깁니까? 7장에서는 하나님의 인을 친 자를 제외하고 땅에 재앙을 내립니다. 하나님의 인을 받은 하나님의 백성은 재앙을 이겨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8장에서는 하나님께 기도하는 성도들의 기도 때문에 성도들은 이 재앙을 이겨낸다고 말합니다.

7장, 8장을 합쳐서 말한다면 하늘에는 하나님의 뜻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을 보호하려는 하나님의 작정하심이 있고 이 땅에는 하나님께 ‘우리를 구해 주십시오’ ‘하나님 우리의 억울함을 풀어 주십시오’ 하는 우리의 기도가 있습니다. 하늘에 하나님의 작정하심과 이 땅에 있는 성도들의 기도가 어우러져서 놀라운 역사를 이루어냅니다.

하나님께서 다 알아서 하시겠지 하고 우리가 할 일이 전혀 없습니까? 아니면 우리 기도 때문에 일이 되는 겁니까? 하늘에는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와 작정하심이 있고 이 땅에는 성도의 기도와 헌신이 있습니다. 이것들이 합쳐져서 놀라운 역사를 이루어 갑니다. 거듭 말씀드립니다마는 계시록은 참 이상하고도 기괴하고 두려운 얘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일곱 머리 짐승이 나오고... 그러지 마세요.

요한을 통해서 우리에게 이 말씀을 주신 것은 이런 환난 가운데서도 하나님께서 성도들에게 특별히 관심을 갖고 계시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함입니다. 한마디로 이 땅에 임하는 모든 재앙도 사실은 성도들이 하나님께 올려드린 기도의 응답이라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심판은 우리 성도와는 별 상관이 없는 겁니다. 심판이 없다고 주일학교 때부터 노래를 불렀습니다. 성도에게는 심판이 없습니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님의 특별한 관심이 우리에게 머물러 있다는 것입니다.

본문 1, 2절입니다. ‘일곱째 인을 떼실 때에 하늘이 반시동안쯤 조용하더니 내가 보니 하나님 앞에 시위한 일곱 천사가 있어 일곱 나팔을 받았더라’고 합니다. 앞에서 인을 뗄 때마다 우레 같은 큰 소리가 났습니다. 마치 연극이나 영화를 시작할 때 징을 치거나 벨을 울리던 것처럼 인을 뗄 때마다 큰 소리가 났습니다. 하늘나라는 조용한 곳이 아닙니다. 온갖 천사들, 장로들, 짐승들이 하나님 앞에 서서 날마다 밤낮없이 찬송하는 것이 하늘나라입니다.

그런데 여기 본문을 보면 ‘반시동안쯤 고요하더니’라고 말합니다. 찬송이 울려 퍼지고 재앙이 내릴 때마다 우레 같은 소리가 터지던 그 곳이 왜 갑자기 고요해졌을까요? 3절에, ‘또 다른 천사가 와서 제단 곁에 서서 금향로를 가지고 많은 향을 받았으니 이는 모든 성도들과 기도와 합하여 보좌 앞 금단에 드리고자 함이라’ 뭐하는 순간이라고요? 성도들의 기도가 하나님께 드려지는 순간이기 때문에 찬양과 우렛소리로 시끄럽던 하나님 나라가 고요해졌다는 겁니다. 성도들의 기도가 하나님께 드려진다 그래서 조용해졌다는 뜻입니다.

성도의 기도는 엄청난 위력을 지녔습니다. 특별히 고통 가운데서 부르짖는 성도의 기도는 하늘나라의 찬송마저도 중지케하고 하나님께 올려지고 있습니다. 환난 가운데, 고통 가운데 부르짖던 성도들이 그 고통이 쉬 사라지지 아니할 때 ‘도대체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듣고 계시는가?’ 이런 의심이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요한은 뭐라고 말합니까? 성도의 기도가 드려질 때에 찬송마저도 중지시켜 놓고 하나님께서 그것을 듣고 계신다고 말하는 겁니다.

우리가 얼마나 철없는 기도를, 또 얼마나 정신없는 기도를 했을는지 몰라도, 그 기도를 우리는 잊어버렸을지라도 하나님께서는 분명하게 기억하고 계십니다. 예수 믿는 재미가 뭡니까? 내가 하나님께 이런 기도를 드렸었는데 지나고 보니까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이렇게 들어주셨구나라는 고백이 없다면 우리가 이 땅에서 무슨 재미로 예수 믿습니까? 그런 경험이 꼭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 간절하게 기도를 드리고 그 기도가 아 이렇게 이루어졌구나 하는 체험적인 신앙을 다 소유하기를 원합니다.

내 기도가 당장에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하나님이 안 계신 듯싶어도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듣고 계신다는 확신을 갖고 있어야 우리가 이 땅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들을 얼마든지 이겨내는 것입니다. 환난 가운데 부르짖는 성도의 기도를 하나님께서 이렇게 소중하게 듣고 계신다고 우리에게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이것이 얼마나 초대교회 성도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었겠습니까?

그런데 3절을 다시 보시면 하나님께 드려지는 것이 뭡니까? 건너뛰면서 읽어보겠습니다. ‘또 다른 천사가 와서 제단 곁에서 금향로를 가지고 많은 향을 받았으니 이는’ 조금 건너뛰세요. ‘보좌 앞 금단에 드리고자 함이라’고 되어 있죠? 많은 향을 받아서 이 향을 하나님 보좌 앞에 드리려고 하는 겁니다. 향을 드리려고 합니다. 그런데 뭐와 함께요? ‘성도의 기도들과 합하여’ 그러면 성도의 기도들과 이 향은 별개네요!

하나님께 드려지는 것은 향 혹은 향연입니다. 성도의 기도가 그 향연과 함께 하나님께 드려집니다. 우리가 열심히 기도를 하긴 하지만 우리가 하는 많은 기도 중에 제대로 된 기도가 얼마나 될까요? 기도하러 가면 졸려서 졸다가 간다? 졸 바에는 나오지 말아야 합니까? 졸더라도 나와야 합니까? 나오셔요. 왜요? 어차피 우리가 청산유수같이 기도하는 그 기도나 정신없이 드리는 기도나 하나님 보시기에는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은커녕 ‘내가 답답한데?’ 하고 울고불고 하는 기도가 뭐 그리 대단하겠습니까?

이런 기도나 저런 기도나 그 자체로 하나님께 드려질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아무리 잘 하고 아무리 정성을 다 해도 그게 하나님이 받으실만 하겠습니까? 잘 한 기도나 못 한 기도나 비교해보면 그게 그거일는지 모르지만 이 기도가 하나님께 드려지는 향연에 보태서 드려지는 겁니다. 그러니 기도 좀 잘 못했다고 해도 걱정하지 마세요. 하나님께서 진짜 받으시는 향연에 꼽사리 끼여 하나님께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요즘도 그런 게 있는가 모르겠는데 옛날 신원보증 얘기는 참 눈물겨운 겁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은행에 붙었습니다. 요즘의 사법고시는 유도 아닙니다. 그렇게 축하하고 기뻐하던 일입니다. 문제는 신원보증을 누가 서줘야 합니다. 이게 없으면 합격이 안되는 겁니다. 그 때 신원보증은 ‘이 학생이 취직을 해서 만약에 몇 억을 날리면 그거 다 대신 갚아주겠다’는 보증입니다. 무서운 겁니다. 함부로 누가 써줍니까? 자기 재산이 없으면 서주고 싶어도 못 서줘요.

천애고아 같은 녀석이 공부는 잘 해서 합격은 했는데 신원보증서를 내야 한단 말입니다. 누가 해 줍니까? 어떤 친구가 하다 하다 안 되니 이걸 들고 전혀 알지 못하는 포항시장을 찾아간 겁니다. “나 이거 이렇게 되었는데 누가 써주지 않으면 안됩니다. 시장님이 써 주세요.” 그냥 들이미는 거예요. 이렇게 써 간 아이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사관학교 가게 되면 또 대령 이상이라 했는지 별 이상이라 했는지 추천서가 따라 붙어야 합니다. 이거 쉽지 않습니다. 포항에 별이 어디 있습니까? 시골에서 아무 것도 없는 아이들이 막무가내로 쳐들어간 겁니다. 해병대 사령관도 찾아가고 여기서 조금 나가면 기계라는 곳에 별이 많이 났습니다. 안면이 전혀 없는 분에게 들이밀어 가지고 써 달라고 해서 들어간 친구도 있었습니다. 아무리 공부 잘 해도 누군가가 신원보증을 서주지 않으면 불가능했던 겁니다.

우리가 열심히 기도하면 소원대로 됩니까? 그 기도의 능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 드려지는 향연이 있는데 거기에 덧붙여서 하나님께 올려지는 겁니다. 제단에서 나온 이 향, 이 향연이야 말로 하나님께서 기뻐받으시는 예수 그리스도십니다. 성도의 기도는 흠 없이, 죄 없이 고난당하신 예수님의 희생에 덧붙여져서 하나님께 올려지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사람들이 기도할 때 제일 마지막에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얼마나 귀하고 감격스러운 말씀인지 모릅니다.

여러분이 신원보증이 필요한 천애고아 같은 사람이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신원보증서에 도장 한번 찍어준 사람은 평생의 은인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애쓰고 노력해도 이 기도가 하나님께 드려지지 않는데 그 밑에 보증서 한 줄 딱 써 주었습니다. 누가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게 얼마나 감격스러운 문구인지 모르겠습니다. 얼마나 귀한 표현인지 모릅니다.

예수님께서 ‘너희가 내 이름으로 무엇을 구하든지 내가 시행하리니 이는 아버지로 하여금 아들을 인하여 영광을 얻으시게 하려 함이라 내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내게 구하면 내가 시행하리라(요한복음 14:13)’ 예수님의 약속입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구하면 예수님께서 다 시행하시겠다고 약속하신 겁니다. 이것이 얼마나 소중하면 금향로에 담아서 보좌 앞의 금단에 드린다고 말합니까?

예수님의 희생이 귀하고 아름답기 때문에 거기에 살짝 묻어서 올라가는 기도를 하나님께서 찬양까지 중지시켜 놓고 듣고 계십니다. 그런데 계시록 5장 8절에는 이 향이 성도의 기도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넓게 본다면 이 제단의 향과 성도의 기도가 함께 드려지는 것이니 성도의 기도도 하나님에게 향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넓게 보면 그렇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것을 오늘 이 본문은 세밀하게 보여주는 겁니다. 성도의 기도가 어떻게 해서 하나님께 향이 되는지 설명해 주는 말씀입니다.

고통 가운데 신음하는 초대교회 성도들에게 요한의 이 글이 어떻게 위로가 되었겠습니까? 4절, 5절에, ‘향연이 성도의 기도와 함께 천사의 손으로부터 하나님 앞으로 올라가는지라 천사가 향로를 가지고 단 위에 불을 담아다가 땅 위에 쏟으매 뇌성과 음성과 번개와 지진이 나더라’고 합니다. 성도들의 기도가 하나님께 엄숙하게 상달될 뿐 아니라 그 기도를 인해서 하나님의 징벌이 이 땅에 임합니다. 자신들이 하나님께 올려드린 그 기도를 들고 간 그 천사가 이 땅에 불을 쏟는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성도의 기도를 듣고 응답하신다는 뜻입니다.

일곱 나팔 재앙마저도 성도의 기도에 대한 신원, 억울함을 풀어주는 응답이라는 말씀입니다. 계시록 8장을 읽으면서 진짜 감격하고 기뻐해야 될 대목은 혹은 초대교회 성도들이 고통 가운데에서 정말 감격하며 기억해야 될 부분은 이 부분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이렇게 듣고 계시며 이렇게 하나님께서 응답하신다’ 이게 중요한 겁니다. 그 다음에 나오는 재앙의 내용은 거기에 비하면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내려오는 재앙 이야기는 좀 가볍게 지나가려고 합니다.

두 번째 대지는 ‘내려오는 기도의 응답’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이것이 나팔 재앙의 시작입니다. 나팔의 용도는 주로 경고용입니다. 전쟁에 소집할 때도 나팔을 불었습니다. 여기서는 재앙이 부분적인 것을 보아서 예비적 성격의 경고성이 강한 재앙입니다. 경고성이 강한 재앙이라는 것은 이 재앙 뒤에 진짜 재앙이 온다는 뜻입니다. 첫 번째 나팔이 7절에 있습니다. ‘첫째 천사가 나팔을 부니 피 섞인 불이 나서 땅에 쏟아지매 땅의 삼분의 일이 타서 사위고 수목의 삼분의 일이 타서 사위고 각종 풀도 타서 사위더라’고 합니다.

첫 번째 나팔은 어떻게 본다면 인간이 저지르고 있는 자연재해로 이해하면 좋을 듯합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에게는 단순한 예언에 속한 것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오늘 우리에게는 현실로 눈에 보이는 겁니다. 인간이 저지르는 짓으로 인해서 이 땅에 얼마나 무서운 재앙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아시지 않습니까? 방사선 낙진, 전쟁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 산성비로 인한 자연파괴 이런 것들입니다.

우리 어릴 때는 눈이나 비 맞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었지 않습니까? 요즘은 비나 눈 맞으면 대머리 된다고 그러죠? 여자들은 안심해도 될는지 모르지만 대머리 된다고 절대 못 맞게 합니다. 요즘 참 신기한 것 중에 하나가 한국 사람이 물 사 먹는 것입니다. 제가 군에 있을 때만 해도 행군하다가 개울물을 그냥 마셔도 괜찮았습니다. 언젠가 보니까 물을 사 먹더라고요. 물값하고 휘발유 값하고 어느 게 비쌉니까?

누가 묻기에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 휘발유는 저 먼 중동에서 사 와서 공장에서 정유해서 걸러서 낸 것 아니냐? 물은 땅속에 파이프 박아서 그냥 빼 올린 것 아니냐?”고 그랬거든요. 어느 게 비싼 것 같아요? 제가 처음에 계산할 때는 물 값이 휘발유 값보다 비쌌습니다. 지금은 가격변동이 좀 있어서 비슷한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아무리 그렇더라도 생각해 보세요. 이 좋은 금수강산의 물을 제대로 못 먹어서 사 먹어야 한다고요? 누가 망쳐 놓은 겁니까? 사람들이 다 망쳐 놓는 겁니다.

8절도 봅시다. ‘둘째 천사가 나타나니 불붙는 큰 산과 같은 것이 바다에 던지우매’ 바다에 대한 오염 얘기입니다. 인간의 잘못으로 인해서 바다가 얼마나 재앙을 당하는지 모릅니다. 흔히 잘 나타나는 적조현상이나 유조선이 기름을 싣고 가다가 좌초해 버리면 재앙도 보통 재앙이 아닙니다. 한 두 사람이 실수해 버리면 이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 수 많은 사람을 동원해도 불가능한 경우가 종종 생겨납니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실수를 해도 이렇게 엄청난 실수가 없었습니다마는 지금은 한 사람이 작은 실수를 해도 바다 전체를 완전히 망치는 이런 위험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10절 봅시다. ‘셋째 천사가 나팔을 부니 횃불같이 타는 큰 별이 하늘에서 떨어져 강들의 삼분의 일과 여러 물 샘에 떨어지니’ 여기는 강들과 물 샘에 대한 재앙을 말합니다. 사람들이 물 샘을 어떻게 망쳐 놓았는지 잘 아시지 않습니까? 강물 오염은 말할 것도 없는데, 더 무서운 것은 지하수 오염입니다. 지표에 아무리 오염된 물이 흐른다고 해도 지하수는 오염이 안됩니다. 다 걸러져서 깨끗한 겁니다. 땅속 몇 백 미터의 깊이는 절대로 오염이 될 수 없는 곳입니다. 항상 깨끗한 물이 흘러 갈 수밖에 없는 곳인데 거기에 사람들이 구멍을 뚫어요.

포항에만 해도 뚫어놓은 지하수 구멍이 몇 개나 될까요? 뭐 괜찮다는 목욕탕마다 다 뚫어놓았습니다. 그리고 좀 있다는 집에 지하수를 뚫어 놓았습니다. 지하수 개발을 한다고 뚫어놓은 구멍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렇게 뚫어놓고 관리를 제대로 안 하고 내버려둡니다. 그러면 그 구멍을 타고 오염된 물이 내려가면 결코 오염되지 않을 물에 직통으로 오염물을 쏟아부어 버리는 겁니다. 지하수가 그렇게 오염됩니다.

자연적으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을 사람들이 하고 있는 겁니다. 고칠 능력은 없으면서 부수는 능력은 가진 아이들이 가끔 있지요. 뜯는 데는 일가견이 있어요. 그런데 조립을 못하는 거예요. 애들 얘기가 아닙니다. 자연계에 내린다고 했던 그 재앙을 사람들이 불러들이고 있는 겁니다.

12절을 봅시다. ‘넷째 천사가 나팔을 부니 해 삼분의 일과 달의 삼분의 일과 별들의 삼분의 일이 침을 받아 그 삼분의 일이 어두워지니’ 해 달 별이 재앙을 당한다는 겁니다. 해 달 별이 왜 흐려집니까? 아마도 대기오염에 대한 경고가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별이 흐려진 것은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네 자손이 하늘의 별과 같이 많아질 것이라고 하셨는데 우리 아이들은 그 말을 듣고도 별로 감동이 안될 겁니다. 하늘을 쳐다보세요. 별이 많은가? 별로 없어요. 몇 년 전에 아이들을 데리고 울진에 가서 야영을 했는데 밤에 하늘을 쳐다보니 별이 많더라구요. 울진 하늘에는 별이 많은데 왜 포항 하늘에는 별이 없어요? 무슨 차이입니까? 대기의 차이지요.

몽고에 다녀오신 문 집사님에 따르면 몽고 하늘에는 별이 그렇게 많더랍니다. 하늘이 노랗더래요. 상상이 잘 안 돼요. 그 많은 별이 다 어디 가고 포항 하늘은 보일 듯 말듯 왜 그렇습니까? 사람들이 대기를 얼마나 오염시키는지요. 오존층에 구멍 난 것은 오래 전 아닙니까? 우리 어릴 때는 보지도 못했던 아토피 피부가 왜 그렇게 많습니까? 천식 환자는요? 아토피, 천식 둘 다 문명병이라고 합니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많아진 병이라는 거죠. 전부 대기오염과 관련이 있을 거라는 얘깁니다.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다 적용을 한다는 것은 무리겠지만 이 네 재앙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자연계에 대한 재앙입니다. 그런데 부분적입니다. 전체적인 재앙은 아닙니다. 자연계에 대한 부분적인 재앙이라는 것은 나중에 진짜 심판이 따로 있다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나팔재앙은 일종의 경고성 재앙입니다. 하나님의 최종적인 심판이 정말 온다는 경고죠. 우리 주변에 보이는 세상이 이렇게 변해가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진짜 하나님의 심판이 온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짓궂은 질문입니다마는 하나님께서 이렇게 자연계를 심판하려고 한다면 우리가 굳이 자연보호를 열심히 해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 이 심판이 하나님의 본심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가령 아버지께서 동생을 마구 야단치고 있는데 아버지께서 하시는 일이니까 거들어야 되지요? 그러니까 나도 옆에서 동생 쥐어박아 가면서 “아버지한테 그러면 되느냐?”고 같이 야단쳐야죠? 그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경고로 이런 재앙을 주신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최후 심판이 있을 때까지 자연을 잘 보호해야 합니다. 여기에 임한 이런 재앙이 하나님의 경고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이걸 보존해야 합니다. 자연에 대한 심판은 인류를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경고 사인이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우리는 자연을 보호해야 하는 것입니다.

13절 보십시다. ‘내가 또 보고 들으니 공중에 날아다니는 독수리가 큰소리로 이르되 땅에 거하는 자들에게 화 화 화가 있으리로다 이외에도 세 천사의 불나팔소리가 임하리라 하더라’ 독수리가 날아가면서 땅에 거하는 자들에게 화가 있으리라고 합니다. 끔찍한 일이에요, 아니면 아무렇지도 않아요? 여러분, ‘땅에 거하는 자’ 이러거든 ‘아 이거 나하고 관계없는 일이구나’라고 생각하세요. 우리가 땅에 살고 있습니다마는 우리는 땅에 속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요한은 재앙을 얘기하면서도 이 땅에 거하는 자기 백성들을 늘 돌보시는 하나님을 이야기 합니다. 가령 일곱 나팔 재앙이 있으니까 여기서 네 나팔이 불려졌으면 나머지 세 나팔은 어디 나올까요? 9장에 바로 나와야 정상인데 9장에 두 개만 나옵니다. 또 다른 얘기를 한참 하다가 나머지 한 나팔은 16장에 가서 나옵니다.

왜 재앙 얘기를 하면서 건너뜁니까? 핵심이 재앙이 아니라 그 재앙 가운데서도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이렇게 돌보고 계신다는 얘기를 하는 겁니다. 그래서 ‘땅에 거하는 자에게 화가 있으리라’고 하면 ‘맞아, 땅에 거하는 자에게 화가 미치지만 하늘에 속한 자는 행복한 자야’ 예수 그리스도인들은 그렇게 확신을 가지고 살라는 겁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최후의 종말이나 종말의 징조에 너무 예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내일이라도 주님 오실 것처럼 그렇게 살면 됩니다.

강도가 작대기를 들고 있으면 무서운 겁니다. 그러나 아버지가 칼을 들고 서 있으면 무서운 것 아니잖아요? 이 땅에 아무리 무서운 재앙과 심판이 떨어진다고 해도 그 재앙과 심판이 우리 아버지의 손에 있는 건데요. 그리스도인들이 이 땅에 임하는 재앙이나, 심판의 소리가 들려도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라 하면서 ‘1999년 지구최후의 날’이란 책이 퍼진 때가 있었습니다. 겁내는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런 책이 또 나온다고 해도, 아니 세상이 내일 당장 뒤집힌다 해도 그리스도인들은 흔들릴 이유가 없습니다.

세상의 종말에 관한 영화들이 가끔 나왔지 않습니까? 아마겟돈이 있었고 딥임팩트라는 영화도 있었습니다. 안 보셨으면 한번 보세요. 지구 종말에 대한 두려움이 영화에 참 잘 나타나 있어요. 그냥 보고 즐기세요. 영화니까 끝은 안 나지요? 항상 끝은 안 납니다.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생긴다고 해도 온 세상 사람들이 두려워하며 운석의 충돌을 바라볼지라도 그리스도인들은 ‘주님 오시나보다’ 하고 평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8장에 묘사된 여러 가지 재앙들은 초대교회 성도들의 입장에서 볼 때는 예언일지 몰라도 오늘 우리가 볼 때는 현실이라고 봐야 할 때가 참 많습니다. 그러나 과학이 발달하면서 이 모든 어려움들을 하나씩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것 아닙니까? 혹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까? 과학이 발달하면서 사람이 더 행복해 지지는 않았습니다. 더 편리해졌다고 말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더 행복해졌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앞으로 과학이 더 발달하고 문명이 더 발달하면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재앙도 더 커지고 있습니다. 고층 빌딩을 높이 지어서 주택난을 해결한다고 감탄하며 쳐다보지만 위험은 더 증가하고 있습니다. 옛날 우리나라의 유명한 화재 중에 대연각 화재 있지 않습니까? 그걸 보고 미국 사람들이 영화를 한편 찍어냈습니다. 타워링이라는 영화입니다.

초고층 건물에 불이 납니다. 소방관들이 그 불과 싸우는 얘기인데 마지막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재주 있다고 높이 높이 올리는 것은 좋은데 불 끄는 우리는 어떻게 하란 말이냐?”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 겁니다. 높은데 살면 전망도 좋고 얼마나 좋습니까마는 정전이 되면 어떻게 할래요? 편리하기 그지없지만 한순간 잘못되면 얼마나 끔찍한 화를 가져올지 모르는 것이 오늘의 우리 과학이고 문명입니다. 자동차 좋지 않습니까? 그러나 기억하셔야 합니다. 자동차 사고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전쟁에서 죽는 사람보다 낫습니다. 절대 자동차 용감하게 타지 마세요. 조심해서 타시기 바랍니다.

말씀을 맺겠습니다. 계시록의 재앙이 아무리 끔찍하다 해도 이것은 성도들에게 보라고 한 것이 아니라 세상에 속한 자들에 대한 경고입니다. 그리스도인들과는 분명히 상관없는 겁니다. 이런 것을 무시하고 계시록을 가지고 선량한 성도들에게 겁을 주거나 위협한다는 생각이 들거든 사이비라고 생각하세요. 계시록을 공부도 잘 안 하고 읽지도 않으니까 주로 사이비들이 계시록을 들고 설치는 겁니다.

성도는 말세의 징조를 보더라도 두려워해야 할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경외할 따름입니다.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서 하나님을 사랑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심판하시는 하나님, 징계하시는 하나님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징계하시지만 자기 백성을 그렇게 돌보시는 하나님을 사랑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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