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할 사람이 그렇게도 없나?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예후가 나와서 그 주의 신복들에게 이르니 한 사람이 묻되 평안이뇨 그 미친 자가 무슨 까닭으로 그대에게 왔더뇨 대답하되 그대들이 그 사람과 그 말한 것을 알리라 무리가 가로되 당치 않은 말이라 그대는 우리에게 이르라 대답하되 저가 이리 이리 내게 말하여 이르기를 여호와의 말씀이 내가 네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 왕을 삼는다 하셨다 하더라 무리가 각각 자기의 옷을 급히 취하여 섬돌 위 곧 예후의 밑에 깔고 나팔을 불며 가로되 예후는 왕이라 하니라 이에 님시의 손자 여호사밧의 아들 예후가 요람을 배반하였으니 곧 요람이 온 이스라엘로 더불어 아람 왕 하사엘을 인하여 길르앗 라못을 지키다가 아람 왕 하사엘로 더불어 싸울 때에 아람 사람에게 상한 것을 치료하려 하여 이스르엘로 돌아왔던 때라 예후가 이르되 너희 뜻에 합당하거든 한 사람이라도 이 성에서 도망하여 이스르엘에 전하러 가지 못하게 하라 하니라 예후가 병거를 타고 이스르엘로 가니 요람이 거기 누웠음이라 유다 왕 아하시야는 요람을 보러 내려왔더라 [개역, 열왕기하 9:11~16]

우리나라의 유수한 재벌의 따님이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기사가 났었습니다. 그런데 교통사고가 아니고 들리는 말에 의하면 자살이라는 겁니다. 재벌의 딸이 뭐가 부족해서 그랬을까요?

그 언니가 미국에 가서 아버지 마음에 맞지 않는 남자를 만나서 결혼을 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집안에 난리가 났었죠. 그래서 허용을 하는 대신에 그 남자를 여자 집안에 맞을 만큼 키워서 결혼을 시켰답니다. 둘째 딸이 나가서 또 그런단 말이에요. 이번에는 집에서 결사적으로 반대를 했던 모양이죠. 그래서 결국 그렇게 죽은 모양입니다.

‘우리 집안이 어떤 집안인데 그런 남자와 짝을 맺을 수 있느냐?’ 그 말이죠. 흔히 하는 말로 급수가 안 맞는다는 말이죠. 좀 비슷하게 맞아야 되지 않느냐? 우리 집안이 어떤 집안인데? 이러다가 결국은 딸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런 얘기들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성경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게 참 흥미롭습니다. 사람 사는 곳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만 특별히 성경에서 무슨 교훈을 주고 있는지 이 본문을 통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짧은 본문이지만 앞뒤로 상당히 긴 본문입니다. 이 본문에 여러 왕이 등장합니다. 예후, 요람, 하사엘이라는 아람 왕, 아하시야, 이 짧은 본문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전부 왕입니다. 이외에도 왕이 몇 명 더 등장합니다. 우상을 숭배하는 북쪽 이스라엘을 심판하기 위해서 이웃나라의 하사엘과 이스라엘의 군대장관이었던 예후를 사용합니다. 심판의 대상은 요람 왕입니다.

이스라엘과 유다에 요람이라는 왕이 여럿 있습니다. 이 본문의 요람은 아버지의 이름이 아합입니다. 어머니는 이세벨입니다. 아합 왕과 이세벨에 대한 심판을 그 아들 요람 때에 행하는 겁니다. 이 요람 왕을 심판하기 위해 사용한 인물이 하사엘과 예후입니다. 그러면 유다 왕 아하시야는 왜 죽임을 당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왕이 왕하고 놀아야지’ 하고 급수를 맞추다 보니까 하나님에게 징계 받을 요람과 가까이 지내다가 애꿎게 죽임을 당한 겁니다.

시대를 조금 거슬러 올라가면, 아합의 시대는 굉장한 위기의 때였습니다. 여호와 신앙이 거의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었죠.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던 레위인들이 거의 제거되고 그 자리를 바알과 아세라 신들이 차지하고 전국적으로 여호와 신앙은 뿌리째 뽑히고 바알과 아세라가 하나님을 대신할 만큼 위력을 떨치던 시대입니다. 그 시대에 분연히 일어나서 용감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겠다고 한 사람은, 하나님께서 70명을 숨겨 두셨다고 했지만, 바알과 아세라와 싸웠던 엘리야 한 사람 뿐이었습니다.

갈멜산에서 정말 멋진 싸움 한판을 벌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바알과 아세라는 다 사라지고 여호와 신앙이 회복되었습니까? 바로 그 직후에 엘리야는 이세벨의 협박에 두려움을 느끼고 도망쳐 버립니다. ‘하나님 이럴 바에는 차라리 나를 죽여주십시오’ 하고 기도했던 그 엘리야입니다. 그가 여호와의 산 호렙에 가서 하나님을 만납니다. 지진도, 아주 급한 바람이 불어치고 땅이 흔들리는 지진도 있었지만 하나님은 거기에 안 계셨고 세미한 음성 속에서 엘리야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세미한 음성 가운데 나타나셔서 세 사람을 세우라고 합니다. 이웃나라의 하사엘을 왕으로, 그리고 이스라엘의 군대장관으로 있는 예후를 이스라엘의 왕으로, 그리고 엘리사를 선지자로 세우라. 그래서 아람 왕 하사엘이 죽인 자 중에서 살아남은 자를 예후가 죽일 것이고 예후가 죽인 자 중에 살아남은 자를 엘리사가 죽이게 될 것이다.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숭배에 빠져버린 아합의 집안을 이 두 왕과 선지자를 통해서 완전히 멸망시키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엘리야가 승천하고 난 후에 그 사명과 능력을 물려받은 엘리사가 해야 할 일은 아합의 집을 깨끗이 청소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이웃나라 왕을 찾아갑니다. 그 당시 아람 왕은 벤하닷인데 병이 들어서 누워 있었습니다. 엘리사가 찾아가서 그 신복이었던 하사엘에게 ‘내가 보니 당신이 왕이 될 사람입니다’라고 합니다. 하사엘이 그 말을 듣고 들어가서 왕을 죽이고 자기가 왕이 됩니다. 이 하사엘이 나중에 이스라엘에 쳐들어오죠.

그 하사엘과 싸우려고 이스라엘의 요람 왕이 나갔다가 부상을 입고 전쟁터를 군대장관이었던 예후에게 맡겨 놓고 자기는 치료하러 후방으로 내려와 있었습니다. 왕이 전쟁터를 비우면 총사령관의 권한이 대단히 커집니다. 그런데 총사령관 예후가 반역을 일으켜 버린 겁니다. 왜 반역을 일으켰는지 아십니까? 엘리사 선지자가 생도를 보내서 예후에게 기름을 붓고 ‘네가 왕이 될 것이라’고 말을 전합니다. 그 말을 듣고 예후가 반역을 일으켜 버립니다.

예후가 하는 일을 보면 아주 주도면밀합니다. 반역이 일어났다는 말이 왕에게 전달되기 전에 그 길을 다 막아놓고 자기가 먼저 소문보다 더 빠르게 마차를 몰고 가서 왕을 쳐 버립니다.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도 있었습니다. 싸우러 보냈더니 적과 안 싸우고 군대를 뒤로 빼어서 아군과 싸웠던 일이 우리나라에 두 번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래 전에 이성계가 그랬고 최근에 전방에 있는 군대를 뒤로 빼서 정부를 엎었던 적이 한 번 더 있었습니다.

예후가 군대를 급히 몰아가서 요람 왕을 죽여버립니다. 그런데 단순하게 개인적인 욕심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닙니다. 예후가 요람 왕을 처치하면서 하는 말을 보면 예후는 하나님께서 아합 왕에게 했던 선지자의 말들을 다 기억하고 있어요. 21절을 보세요. ‘요람이 가로되 메우라 하매 그 병거를 메운지라 이스라엘 왕 요람과 유다 왕 아하시야가 각각 병거를 타고 가서 예후를 맞을 때 이스르엘 사람 나봇의 토지에서 만나매’ 요람이 달려오는 예후를 만나러 가는데 가다보니까 나봇의 포도원에서 만났습니다.

나봇의 포도원이 어떤 땅입니까? 나봇이 억울하게 죽었습니다. 선지자가 아합 왕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개들이 나봇의 피를 핥은 곳에서 네 몸의 피도 핥으리라. 바로 이 나봇의 포도원에서 만났습니다. 선지자가 아합의 죽음을 예언한 그 장소에서 아합의 아들 요람을 만났습니다. 예후가 이건 분명히 하나님의 뜻이라고 여기고 요람을 죽여서 시체를 나봇의 포도밭이 있던 곳에 던져버린 겁니다. 예후가 하나님의 말씀을 다 기억을 하고 있었단 말입니다.

그 후에 예후는 말을 몰아서 그의 모친이었던 이세벨을 치러 갑니다. 북쪽 이스라엘이 그렇게 우상숭배를 하도록 만들어 버린 장본인이 이세벨입니다. 예후가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는지를 본인은 잘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30절을 보십시다. ‘예후가 이스르엘에 이르니 이세벨이 듣고 눈을 그리고 머리를 꾸미고 창에서 바라보다가 예후가 문에 들어오매 가로되 주인을 죽인 너 시므리여 평안하냐’라고 묻는 겁니다. 자기가 죽게 될 상황을 분명히 인식하고 마지막으로 큰소리 한번 쳐 보는 겁니다.

바아사라는 사람이 왕을 죽이고 자기가 왕이 되었는데 그 바아사를 죽이고 왕이 된 사람이 시므리입니다. 그런데 딱 일주일 밖에 왕노릇을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예후를 보고 너 시므리여 하는 것은 너도 왕을 죽이고 왕이 된다 해도 시므리 꼴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거죠. 이세벨은 자기가 저지른 범죄 때문에 하나님의 심판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예후가 얼마나 악한 놈이냐 그것만 생각하고 이렇게 큰소리를 치고 있는 거죠.

여러 왕의 이름이 등장했습니다마는 예후의 반역은 하나님께서 엘리야에게 주신 말씀이 이루어져 가는 과정입니다. 엘리사가 하사엘이 왕이 되도록 사주를 하고 예후가 반역을 하도록 지시합니다. 하사엘이 침공해 와서 전쟁을 일으켰기 때문에 군사를 통솔할 수 있는 권한이 예후에게 주어졌던 겁니다. 이렇게 보면 예후나 하사엘이나 엘리사는 전부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도구입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는데 여기에 엉뚱한 사람이 한 사람 끼여 있었습니다. 아하시야입니다. 어느 나라 왕입니까? 북쪽 이스라엘과 아람이 싸우는 중에 북쪽 이스라엘에 내분이 일어났는데 여기에 끼여 있는 아하시야는 남쪽 유다 왕입니다. 왜 거기 올라가 있느냐 말입니다. 아하시야의 죽음을 16절에서 표현하고 있는데 이 말씀을 보면 ‘쓸데없이 왜 거기서 얼쩡거리냐?’는 느낌을 아주 강하게 줍니다.

요람이 예후를 마중 나갈 때 아하시야가 같이 나갔다가 반역이라는 것을 아는 순간에 기겁을 하고 도망을 칩니다. 반역이 일어난 것을 알았으면 당연히 남쪽으로 도망쳐야 될 텐데 얼마나 놀랬던지 남쪽으로 도망치지 않고 므깃도가 있는 곳, 북서쪽입니다. 반대쪽입니다. 반대쪽으로 도망을 치다가 결국은 잡혀서 죽고 말았습니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장례를 제대로 치른 것입니다. 요람이나 이세벨은 제대로 장례를 치르지 않았습니다. 엘리야가 ‘개들이 나봇의 피를 핥은 그 곳에서 네 피를 핥을 것이고 개들이 시체를 다 뜯어먹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굉장한 저주입니다. 그런데 그 말씀대로 요람이나 이세벨은 제대로 장례를 치르지 아니하였음에도 아하시야는 신하들이 그 시체를 수습해서 남쪽으로 내려와서 정중하게 장례를 치러주었습니다.

남쪽 유다도 북쪽 이스라엘과 교제하면서 바알을 숭배하는 바람에 이런 징계를 당하게 되기는 하지만 유다 왕을 징계하시는 것을 하나님께서 그렇게 즐겨하지 않으셨습니다. 다윗에게 네 위가 영원하리라고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 아하시야가 그렇게 죽임을 당하였음에도 그의 시체를 정중하게 장례를 치를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서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하시야는 예후나 하사엘을 통해서 징계하려는 대상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애꿎게 죽임을 당합니까? 하나님의 징계가 쏟아지는 요람 왕 곁에 왜 얼쩡거리고 있었느냐 말입니다. 인간적으로 볼 때 요람은 아하시야 왕의 외삼촌입니다. 외삼촌이 병들어 누웠는데 찾아가 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징계가 임할 때는 피하라는 얘깁니다.

인간적인 친분이나 관계나 의리나 도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서 있느냐 아니냐 하나님과의 관계가 어떠냐는 것을 먼저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상관없이 엉뚱한 길로 가는 사람과 너무 가깝게 지내지 마시기 바랍니다. 위험하다는 뜻입니다. 친구도 소중하고 부모공경도 참으로 중요합니다마는 하나님의 말씀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원래 유다와 이스라엘은 한 나라였지만 쪼개져서 으르렁거리며 살았습니다. 우리나라의 남과 북이 으르렁거리는 모습과 비슷합니다. 이렇게 사이가 안 좋았는데 누구 때문에 이 두 나라가 인척관계로 엉켜 버렸나요? 아하시야의 할아버지였던 여호사밧 때문입니다. 여호사밧이 성경에는 선한 왕으로 등장합니다. 이스라엘 역사에 선한 왕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북쪽 이스라엘은 전원 악한 왕입니다. 선한 왕이라고 평가받은 왕이 몇 안되는데 그 선하다고 평가받은 여호사밧이 아합하고 가깝게 지낸 겁니다.

하나님을 잘 섬긴다고 선한 왕으로 평가받은 여호사밧이 어떻게 해서 그렇게 우상숭배에 열을 올렸던 아합 왕과 친하게 지냈는지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가 잘 안되는 겁니다. 어쨌든 가깝게 지냈기 때문에 그 아합의 딸 아달랴를 며느리로 맞아들입니다. 며느리를 맞아 들이면 딸 하나만 집에 들어오는 게 아닙니다. 아달랴가 시집오게 되면서 그 뒤에 따라오는 게 참 많았습니다.

그 어머니가 열심히 섬겼던 우상들이 함께 들어오지요. 이 여자가 낳은 아들이 아하시야입니다. 북쪽 왕 요람은 아달랴와 남매지간입니다. 이 아달랴 때문에 남쪽 유다가 얼마나 피해를 많이 보는지 모릅니다. 아하시야가 예후 손에 그렇게 죽은 것을 알고 난 다음에 아달랴가 정말 끔직한 일을 합니다. 자기 아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아달랴가 흑심을 품고 왕자 70명을 한꺼번에 다 죽여 버렸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왕노릇을 합니다. 선한 왕으로 평가받은 여호사밧이 아합과 가깝게 지낸 결과입니다.

선한 왕이었던 여호사밧이 왜 이런 실수를 했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좋게 생각하면 남쪽과 북쪽은 어차피 형제나라니까 친하게 지내야 하지 않느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은 다른 나라를 쳐들어가야 할 때에 아합이 도와줄 수 있느냐고 요청을 했고 여호사밧이 기꺼이 돕겠노라고 따라나섰습니다. 정치적으로 보면 서로 이해관계가 맞을지 모릅니다. 이런 정치적인 관계 외에도 형제니까 아웅다웅 하지 말고 가깝게 지내자 그래서 가깝게 지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거기다가 또 하나는 왕족은 아무래도 왕족하고 교제를 해야 격이 맞지 않느냐 그래서 그렇게 교제하다가 하나님께서 그렇게 싫어하셨던 이세벨의 딸 아달랴를 며느리로 데리고 들어온 겁니다. 아무리 비슷하게 짝을 맞춘다 하더라도 그렇게 우상숭배에 빠져 있던 아합의 딸을 데리고 들어올 게 뭐냐 말입니다. 여러분, 우리도 이런 생각이 없는지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떻게 왕족이 평민하고 같이 지낼 수 있느냐? 그러다 보니까 이웃나라의 왕족을 찾게 되는 겁니다. 왕족은 왕족끼리 결혼해야 격이 맞는 것 아니냐 그런 생각이죠. 우리는 왕족이 아니니까 그럴 일이 없죠? 부자는 누구와 결혼해야 합니까? 좌우간 비슷해야 된대요. 권력 있는 사람은 권력이 있거나 돈이 있거나, 사회적 지위나 이런 걸 자꾸 맞춥니다.

이왕지사 급수를 맞추려면 뭘로 맞추어야 합니까? 혹시 여러분들은 이럴 때에 뭘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급수를 맞추어야 하는지 생각해 보세요. 신앙 아닐까요? 하나님께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 사람을 택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잘 안되더라구요. 친척보다 가까운 사람은 신앙을 함께 나누고 있는 믿음의 형제란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함께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들이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교제할 때 나하고 맞아야 교제할 것 아니냐? 맞습니다. 그럴 때 뭘 맞추어야 할 거냐 말이에요. 신앙을 맞추자는 얘깁니다. 하나님을 귀한 줄로 아는 사람을 귀하게 여길 줄 알아야 합니다. 믿는 형제를 더 사랑하고 더 귀한 줄로 아시기 바랍니다. 돈도 없다 능력도 없다 이렇게 판단하기보다는 함께 하나님을 섬기는 자면 이 땅에서 높낮이와 관계없이, 있고 없음에 관계없이 귀한 줄 알고 사랑하고 섬겨야 한다는 뜻입니다.

김후남 집사님댁 장례 때문에 많은 성도들이 영덕까지 왔다 갔다 하며 수고를 아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저도 참 감격스럽습니다. 수고하신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 교회가 어떤 교회인지 전혀 모르는 분이 내일 아침에 발인예배 할 때에 옆에서 지켜보면 효자제일교회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 큰 교회들이 주관하는 장례식에 한번 가 보세요. 수준이 우리보다 많이 떨어집니다. 큰 교회는 힘은 많지만 대충합니다.

그런데 효자제일교회요? 별로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갈 수 없는 사람까지 힘내서 가서 돕고 있습니다. 왜 그럽니까? 없는 힘 있는 힘 다 짜 내어서 함께 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한 영혼이 귀하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누가 졸라대고 체면 봐서 가는 겁니까? 한 영혼이 하나님 앞에 바로 서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냐를 알기 때문에 열심을 내서 예배를 드리려 하고 그들의 장례를 도우려고 하는 겁니다. 무엇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느냐의 차이입니다.

여호사밧이 아합과 사귀면서 한 일이라곤 딸 한 사람, 아달랴 한 사람을 데려왔을 뿐입니다. 그런데 들어온 딸 하나가 결국 유다 역사에 얼마나 큰 해악을 끼쳐버리는지 모릅니다. 이 한 사람이 들어옴으로서 거기에 묻어 들어온 것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비슷한 예를 든다면, 북한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못 가르칠 겁니다. 영어를 가르치면 아이들이 영어만 배우는 게 아닙니다. 그 영어라는 말속에 들어가 있는 개념들이 같이 들어갑니다.

북한에서 가장 경계하는 개념이 자유, 평등 아니겠어요? 그런데 영어를 배우면 영어 속에 묻어 있는 자유나 평등이나 인간존중의 개념이 아이들의 머리 속에 그대로 들어갑니다. 한국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안녕하십니까?’ 하고 인사하면 뭐라고 답변을 하지요? ‘오냐’ 이러지 않습니까? 제가 영어를 좀 배우고 나니까 문제가 생긴 겁니다. 외국 사람들은 아이나 어른이나 굿모닝 하면 어른도 똑같이 그렇게 대답을 해줍니다. 어느 것이 나아 보입니까? 영어에 익숙해지니까 한국식 표현이 어색해지는 겁니다.

제가 선생님이 되었는데 애들이 “선생님, 안녕하세요?” 그럽니다. 뭐라고 답해야 되지요? “그래, 오냐”가 안 나오는 거예요. 굿모닝이라고 답하는 게 좋더라는 인식이 어느 정도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애들에게 ‘그래 너도 안녕?’ 이러고 싶은데 잘 안되는 거예요. 이럴까 저럴까 하다가 때를 놓쳐 버리는 겁니다. 제가 그러고 있는 줄도 몰랐는데 나중에 아이들에게 그런 소리를 들었어요. ‘저 선생님은 인사를 잘 안 받는다’고.

‘왜 내가 아이들에게 인사를 잘 안 받는다는 말을 듣게 되었을까?’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일이 그렇더라는 거예요. 선생님이 되어서 아이들이 “안녕하세요!” 할 때 “그래 안녕” 하는 게 쉽지 않은 것은 영어를 공부하는 와중에 은연 중에 들어온 미국 사람의 사고방식 때문입니다. 한국인이면서 그런 방식이 몸에 배는 데까지 시간이 참 많이 걸렸습니다. 영어공부를 하면 미국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영향을 안 받을 수가 없는 겁니다.

다른 예를 하나 더 들면, 대학 후배 한 명이 바다에 들어갔다가 빠져 죽을 상황이 되었습니다. 동해 바닷가에는 밖으로 나오면 더 깊어지는 데가 있어요. 나오긴 나와야 되는데 자꾸 깊어지니까 ‘사람 살려’ 해야 하는데 그 말을 못한 겁니다. 뭐라고 그런지 아세요? 영어를 좀 배웠거든요. 아직은 정신이 말짱하거든요, 체면도 있거든요, 그래서 하는 소리가 ‘Help me’였습니다.

미국 사람이 그 말을 들었으면 바로 뛰어들어 갔을 겁니다. 그러나 어떡합니까? 그 말을 듣고 있는 동료들이 영어를 배웠어도 여전히 한국 사람이거든요. ‘저게 까불고 있어?’ 이러면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겁니다. 얼마쯤 후에 어푸 어푸 하면서 완전히 허우적거리는 겁니다. 그제서야 건져 내서 인공호흡한다고 눕혀 놓고 눌러가면서 뭐라고 한지 아십니까?

“야, 선배보고 헬프 미가 뭐냐? 헬프 미 프리즈라고 해야지! 아니면 우쥬 헬프 미라고 하든지.” 왜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판국에 ‘사람 살려’ 하지 않고 ‘헬프 미’가 나온 지 아십니까? 체면 때문입니다. 영어와 우리말이 머리 속에서 뒤죽박죽이 된 상태니까 이런 현상이 생기는 거죠. 영어를 배운다는 것은 미국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함께 묻어가기 때문에 북한에서 영어 가르치기가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제가 왜 이런 비유를 드느냐 하면 우리 아이들이 무슨 책을 많이 읽으며 무얼 좋아하는지 유심히 보세요. 그냥 가수 좋아하고 탤런트 좋아하고 그러면 좋아하는 것으로 끝나 보이죠? 단순하게 그 탤런트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그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나 그들의 얄팍한 도덕심, 이런 것들이 함께 묻어 들어옵니다. 그냥 인기인 좋아하고? 이 책 재미있고? 이런 정도를 넘어서 그런 인기인이나 책이 주는 얄팍함을 아이들은 자신들도 모른 채 배워 자신들도 그렇게 얄팍한 인간이 되어가는 겁니다.

이 아이들을 무게 있는 아이들로 키우려면 적극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쳐야 합니다. 여러분의 자녀들이 어떤 것을 소중하게 여깁니까? 양보할 줄 알고 이해할 줄 알고 그걸 아름답게 여기도록 가르쳐 주고 심어 주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뭘 좋아하고 뭘 더 귀하게 여기는지 보셔야 합니다.

여호사밧이 아달랴라는 딸 하나를 데리고 왔지만 이 딸을 따라온 것이 나중에 유다를 풍비박산 내버렸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귀하게 여기고 소중하게 여기는지 유심히 봐야 합니다. 아니 우리 아이들을 살펴보기 전에 부모된 우리가 정말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는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중요합니까, 학교 공부가 더 소중합니까? 학교 공부를 소홀히 하라는 얘기가 절대로 아닙니다. 공부할 때 열심히 공부해야 하지만 아니, 그리스도인들은 더 열심히 해야 하지만 하나님 앞에 나와야 할 때는 나와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아이들에게 이런 큰 비극을 겪지 않도록 예방하는 겁니다.

여호사밧은 왕이니까, 왕과 교제를 나누다 보니까 그랬고 우리나라 모 재벌은 워낙 돈이 많으니까 거기에 맞추려다 보니까 딸을 잃었습니다. 우리는 왕도 아니고 돈도 그리 많은 것 아니니 별로 문제될 것 없죠? 부자는 부자대로 문제가 있고 가난한 자는 가난한대로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고 무엇을 귀하게 여기는지를 면밀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소중하게 여기는 것 하나만 분명하면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소중하게 여기고 하나님 사랑하기를 귀하게 여길 줄 알아야 합니다. 정말 하나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희생하고 노력하고 봉사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에 이런 비극이 찾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을 그렇게 소중하게 여기고 사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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