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닭없이 잡혀간 내 백성?

효자제일교회 강도사:홍 순관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너희가 값없이 팔렸으니 돈없이 속량되리라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내 백성이 이왕에 애굽에 내려가서 거기 우거하였었고 앗수르인은 공연히 그들을 압박하였도다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내 백성이 까닭없이 잡혀갔으니 내가 여기서 어떻게 할꼬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그들을 관할하는 자들이 떠들며 내 이름을 항상 종일 더럽히도다 그러므로 내 백성은 내 이름을 알리라 그러므로 그 날에는 그들이 이 말을 하는 자가 나인 줄 알리라 곧 내니라 좋은 소식을 가져오며 평화를 공포하며 복된 좋은 소식을 가져오며 구원을 공포하며 시온을 향하여 이르기를 네 하나님이 통치하신다 하는 자의 산을 넘는 발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고 들을지어다 너의 파수꾼들의 소리로다 그들이 소리를 높여 일제히 노래하니 이는 여호와께서 시온으로 돌아오실 때에 그들의 눈이 마주 봄이로다 너 예루살렘의 황폐한 곳들아 기쁜 소리를 발하여 함께 노래할지어다 이는 여호와께서 그 백성을 위로하셨고 예루살렘을 구속하셨음이라 여호와께서 열방의 목전에서 그 거룩한 팔을 나타내셨으므로 모든 땅 끝까지도 우리 하나님의 구원을 보았도다 너희는 떠날지어다 떠날지어다 거기서 나오고 부정한 것을 만지지 말지어다 그 가운데서 나올지어다 여호와의 기구를 메는 자여 스스로 정결케 할지어다 여호와께서 너희 앞에 행하시며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너희 뒤에 호위하시리니 너희가 황급히 나오지 아니하며 도망하여 행하지 아니하리라 [개역, 이사야 52:3~12]

세상에서 가장 비싼 사나이

제가 어릴 때, 세상에서 제일 몸값이 많이 나가는 사람은 600만 불의 사나이였습니다. 600만 달러가 얼마나 되죠? 감이 잘 잡히지 않아서 계산을 해보니 60억이네요. 이 정도면 엄청난 몸값이지요. 박찬호 선수는 얼마나 될까요? 600만 불의 사나이보다 더 나갈까요? 1년에, 1년에 1000만 달러랍니다! 600만 불의 사나이가 울고 갈 지경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엄청난 값을 지니게 되었을까요? 자신에게 그만한 능력이 있기도 하지만 이렇게 비싼 값을 치를 사람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은 몸값이 얼마나 나갈까요? 무한한 능력을 지니신 아버지가 계시는데도 값없이, 돈없이 나갈 것이라고 합니다. 왜 이렇게 시세가 없는 걸까요?

이사야 메시지의 이중성

이 메시지가 속한 문맥을 한번 더 짚어 봅시다.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을 섬기는 이스라엘을 향해서 이러다간 큰 일이 난다고 아무리 외쳐도 듣지를 않습니다. 결국은 포로로 잡혀갈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포로로 가더라도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이 “하나님께서 우리를 버리셨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잊으셨다.”고 할 것이며 그러면 하나님은 “나는 너희를 버린 적도, 잊은 적도 없다. 하나님만 의지하라.”고 하실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 주무십니까? 깨어나십시오!”라고 하면 “깨어나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바로 너희다, 힘내라, 일어나라, 고향으로 가야지!” 하실 거랍니다. 드디어 오늘 본문에서는 “내가 친히 데리고 가겠다!”고 하십니다.

이것은 분명히 이스라엘이 포로에서 놓여날 것에 대한 예언입니다. 그러나 이사야는 장차 임할 이스라엘의 포로 해방을 노래하면서 단순하게 이스라엘의 해방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한 발 더 나아가, 이 땅에 있는 하나님의 백성을 하나님께서 어떻게 구원하실 것인지를 보여줍니다. 아니, 이스라엘의 해방보다는 인류를 구원하시려는 메시야의 오심에 더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렇게 이해하지 않으면 오늘 이 본문과 바로 뒤이은 종의 노래가 무슨 상관이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단순한 포로 해방을 넘어서 이 땅에 메시야가 오셔서 모든 주의 백성을 죄에서 해방시키실 것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내가 친히 내 백성을 구원하겠다.”

3절에 ‘이스라엘은 값없이 팔렸으므로 돈없이 속량될 것’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값없이 팔려갔어도 종을 소유한 주인이 돈없이 해방시키는 법은 없습니다. 그냥 내주지 않습니다. 이것은 이스라엘이 그만한 값이 나가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값을 지불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어떤 민족이건 값을 지불하지 않고 포로에서 해방되는 일은 없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일제에서 벗어난 것은 우리 선조들의 피나는 독립투쟁 덕분입니까, 아니면 일본과 싸운 연합군 덕분입니까? 우리의 힘만으로 일제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그런 노력이 없었더라면 이런 결과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선조들의 피나는 독립투쟁 덕분에 일제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값없이 일제에서 벗어난 것이 아닙니다. 엄청난 피 값을 지불했습니다.

독일에 점령당한 프랑스의 레지스탕스 운동도 그렇고, 소련의 무자비한 군대에 짓밟혔던 프라하의 봄이 그러합니다. 오늘날 민족간의 치열한 싸움들도 압제에서 벗어나려는 값을 치르고 있는 것입니다.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는데 포로에서 저절로 해방된다? 기대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니까 돈을 지불하지 않고 나올 것이란 말씀은 ‘스스로의 노력 없이 해방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스라엘은 스스로 아무런 독립투쟁이나 전쟁을 하지 않아도 해방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이것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해방시키겠다는 선언입니다.

이스라엘의 입장에서 보면 값없이 풀려나는 것이지만 하나님 편에서 보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었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사랑했던 자기 백성이지만 애굽에서 나와 가나안에 들어온 지 거의 1000년 동안, 하나님께 감사하며 하나님을 섬기기보다는 하나님을 배반하고 우상을 섬기기에 바빴던 백성입니다. 사사기의 기록이나 열왕기의 기록이 자랑스러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얼마나 지독하게 말을 듣지 않았는지, 그러다가 얼마나 많은 야단을 맞았는지 잘 보여주는 기록입니다.

많은 왕들이 있었지만 모조리 악한 왕들이었습니다. 42명의 왕 중에 겨우 5명이 선하다고 평가를 받았습니다. 크고 작은 징계와 구원을 수없이 겪다가 결국은 완전히 멸망당하고 맙니다. 이 과정이 하나님께도 얼마나 힘든 일이었는지 모릅니다. 하나님께서도 자기 백성을 70년 동안 징계 가운데 내버려 두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고통스러워하는 자녀를 그냥 두고 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때로는 고통 가운데 있는 자녀들을 그냥 지켜보기만 해야 할 때도 있지만 부모의 마음은 몹시 고통스럽습니다. 군에 간 아들이 휴가를 와서 ‘가기 싫다’고 앙앙거려대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아무리 힘들어도 참고 견뎌내라고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공부한다고 낑낑대며 나서는 아이들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는 부모는 마음이 몹시 괴롭지만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대신 군복무를 해주겠어요, 공부를 대신 해주겠어요? 이스라엘은 그냥 나오는 일이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만한 댓가를 치르셨습니다. 값을 지불하셨다는 뜻입니다.

우리의 구원도 우리 편에서 보면 값없이 주어진 것이지만 절대로 값싼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 천국가기는 쉬워요, 어려워요? 성경을 다 배워야 천국 갑니까? 아니, 몇 권이나 떼야 갈 수 있나요? 예수님 우편에 있던 강도를 보세요. 천국가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예수만 믿으면 갑니다. 얼마나 쉽습니까? 거창한 노력을 해서 가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가는 곳입니다. 값없이, 돈없이 갈 수 있는 곳입니다. 그 강도가 부러우세요? 그런데 왜 성경공부 하자고 이 난리를 칩니까? 혹시나 싶어서 말씀드립니다만, 그리스도인답게 살려면,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를 이 땅에서 누리려면, 하나님께 귀하게 쓰임 받으려면 열심히 배워야 합니다. 구원의 문제와는 별개입니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쉬운 길, 값없이 가는 길이지만 하나님 편에서 보면 독생자를 희생시키신 일입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귀한 값을 하나님께서 대신 지불하셨습니다. 그래서 값을 지불하고 속하였다는 뜻으로 속량이라고 하거나, 혹은 대신 값을 지불하고 속하였다는 뜻으로 대속이라고도 합니다. 천국가는 방법이 쉽다구요? 하나님께서 엄청난 값을 치르셨기 때문이라는 것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이스라엘이 돈없이 풀려나올 것이라는 말은 하나님께서 대신 값을 다 치르셨다는 말입니다. 즉, 하나님께서 일을 다 하셨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거저 나오는 것입니다. 결국,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내가 친히 내 백성을 구원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잠깐, 앗수르를 혼내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자, 이스라엘아 돌아가자, 그런데 이 놈들, 내 백성을 괴롭힌 앗수르를 어떻게 하지?” 4절에 보니까 ‘내 백성이 이왕에 애굽에 우거하였고...’라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애굽에 우거하고 있던 자기 백성을 불러내던 때를 기억하십니다. “애굽에 잠시 머물러 있는 백성을 불러낼 때에 이것을 거역하던 애굽이 혼이 났었지. 이스라엘을 괴롭힌 앗수르는 어떻게 할까? 애굽에 살고 있던 내 백성을 내가 불러다 가나안에 정착시켰는데 앗수르인들이 까닭없이 잡아갔어? 더군다나 압제를 해? 애굽에서 나올 때 애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 앗수르인들이 공연히(?) 내 백성을 건드렸어?”

하나님께서 이렇게 생각하시면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5절 이하에,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내 백성이 까닭없이 잡혀갔으니 내가 여기서 어떻게 할꼬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그들을 관할하는 자들이 떠들며 내 이름을 항상 종일 더럽히도다’라고 합니다. “이것들이 내 백성을 까닭없이 잡아가고, 떠들며 나를 욕보였지!”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이스라엘이 당한 억울함을 풀어주겠다는 위로의 말씀입니다. 앗수르 군대에 짓밟히고 포로로 잡혀가는 그 처절한 아픔을 깨끗하게 풀어주겠다는 약속입니다. 그런 가운데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말씀은 ‘내 백성이 까닭없이 잡혀갔다’는 것입니다.

까닭없이?

이스라엘이 포로로 잡혀간 것이 정말 까닭없는 일이었을까요? 이스라엘이 범죄했기 때문에 징계를 당했다는 말이 수도 없이 많은데요? 하나님께서 보시기에는 이유가 있지만 애굽이나 앗수르가 그래야 할 이유는 없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애굽이나 앗수르가 한 짓은 까닭없는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보시기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음에도, 다시 말하면 이스라엘이 자신들이 저지른 죄의 값으로 징계를 받았음에도 이것을 ‘까닭없는 일’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입니다. 여러분들은 죄인입니까, 의인입니까? 이런 질문을 받거든 여러분 자신을 보지 말고 성경을 보세요. 성경이 여러분을 어떤 사람이라고 하는지 보세요.

성경은 여러분을 향하여 ‘허물과 죄로 죽었던 너희를 살리셨도다(에베소서 2:1)’라고 합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죄인입니까, 의인입니까? 사탄의 자식입니까, 하나님의 자녀입니까? 하나님은 여러분의 모든 죄과를 깨끗이 도말하셨습니다. 심판을 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 다 잊어버리신 것을 자꾸 깨우쳐 드리지 마세요. 이스라엘이 얼마나 많은 죄를 지었길래 이렇게 징계를 하셨겠습니까?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애굽이나 앗수르가 그렇게 해야 할 ‘까닭이 없다’고 하십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모든 죄악을 잊어버리셨습니다. 사실은 용서하신 것이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죄악도 잊으셨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우리의 노력이나 방법으로 의인이 될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의인이라고 불러주시는 것입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내 이름을 알리라

자기 백성의 모든 허물은 잊어버리시고, 그 백성을 압제한 앗수르의 행위만 기억하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내가 어떻게 할꼬?’입니다.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답답하다는 뜻입니다. 어쩔 수 없다는 탄식조의 말입니다. 하나님에게는 그런 경우가 없기 때문에 뜻이 다릅니다. 능력 없는 사람의 경우에는 탄식이겠지만 능력 있는 분이 이럴 때는 ‘내가 개입해야겠다.’는 의사 표시입니다. 6절에 ‘그러므로 내 백성은 내 이름을 알리라 그러므로 그 날에는 그들이 이 말을 하는 자가 나인 줄 알리라 곧 내니라’는 말씀과 동일한 뜻입니다.

내 백성이 내 이름을 알리라?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이름도 모르고 있다는 말입니까?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이름에 걸맞는 행동을 하실 것이라는 선언입니다. 그동안 하나님의 이름을 종일토록 모독해도 이스라엘의 징계를 위해서 잠잠히 계셨지만 이제 그 이름값을 하겠다는 선언입니다.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말입니다. 이스라엘의 멸망은 하나님에게도 치욕스런 일이며 하나님의 이름에 먹칠을 한 것이지만 이제 그 이름값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고생한 내 백성을 위로하시는 말씀입니다.

이런 하나님의 말씀이 역사적으로 분명히 나타납니다. 북이스라엘을 포로로 잡은 앗수르는 대단히 강성했지만 곧 바벨론에 망해버립니다. 유다를 괴롭힌 바벨론도 명이 길지 않았습니다. 겨우 70년 만에 바사에게, 그것도 하룻밤에 점령당하고 맙니다. 반면에 이스라엘을 해방시킨 바사는 200년 이상 유지됩니다. 믿는 성도들이 이 땅에서 여러 가지 핍박을 받고 살지만 성도를 괴롭히는 상사는 명이 길지 않습니다. 어느 분이 이런 고백을 남기고 서울로 이사 가셨는지 아시지요? “신앙으로 살려는 우리 남편을 고의로 괴롭힌 사람치고 현재까지 포철에 남아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힘들고 어려워도 까닭없이(?) 성도를 괴롭히는 자들에게 하나님은 ‘내가 하나님임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하고 계십니다.

구원의 소식을 들은 이스라엘의 환호

하나님께서 이렇게 이스라엘을 구원하시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요? 구원의 소식을 듣는 이스라엘의 모습을 7절 이하에서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좋은 소식을 가져오며 평화를 공포하며 복된 좋은 소식을 가져오며 구원을 공포하며 시온을 향하여 이르기를 네 하나님이 통치하신다 하는 자의 산을 넘는 발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고 들을지어다 너의 파숫군들의 소리로다 그들이 소리를 높여 일제히 노래하니 이는 여호와께서 시온으로 돌아오실 때에 그들의 눈이 마주 봄이로다 너 예루살렘의 황폐한 곳들아 기쁜 소리를 발하여 함께 노래할지어다 이는 여호와께서 그 백성을 위로하셨고 예루살렘을 구속하셨음이라

하나님의 구원의 소식을 듣는 이스라엘의 모습을 산을 넘는 자의 발, 파수꾼의 소리, 백성들의 노래 소리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포로에게 석방을 알리기 위해서 달려오는 전령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그 발에 때가 묻었든 무좀발이든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저 감사하고 기쁠 뿐입니다. 마라톤 평원에서 승리의 소식을 전하느라고 그 먼 길을 달려온 병사의 발을 생각해 보세요. 그렇게 달려온 병사가 성문에서 고함을 칩니다. 그 소리를 들은 파수꾼이 백성들에게 또 고함을 지릅니다. 백성들은 난리가 날 것 아닙니까?

이스라엘이 포로에서 해방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파수꾼들이 무엇이라고 외칩니까? ‘여호와께서 시온으로 돌아오신다’고 소리칩니다. 단순히 이스라엘 백성이 돌아오는 감격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돌아오신다는 감격입니다. 보이지 않던 하나님, 한 때는 우리를 버리셨다고 했던 그 하나님을 대면하여 보는 감격입니다. 고대에 왕이 궁을 떠나 피해 있다가 돌아오는 것을 백성들이 환영하는 마음이 이랬을까요? 광복을 맞아 “야, 해방이다” “일제가 항복을 했단다.” 6.25 동란 중에 공산치하에서 숨어있던 사람들이 “UN군이 인천에 상륙했단다.” 이런 말을 하면서 얼마나 감격했을까요? 이스라엘의 감격은 ‘여호와께서 돌아오신다’는 말이었습니다. 훨씬 더 감격스런 표현입니다.

이 구절을 사도 바울은 롬 10:15에서 인용합니다. ‘아름답도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여’ 산을 넘는 자의 발이 곧 복음 전하는 자의 발걸음이라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온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주셨다는 소식을 전하는 것으로 이해하였습니다. 우리에게도 숨이 차는 줄도 모르고 산을 넘는 이런 기쁨이 있어야 합니다. 이 기쁜 소식을 전하는 기쁨이 넘치기를 바랍니다. 10절에 ‘여호와께서 열방의 목전에서 그 거룩한 팔을 나타내셨으므로 모든 땅 끝까지도 우리 하나님의 구원을 보았도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여호와께서 예루살렘을 구속하는 사건이 단순히 바벨론에서 돌아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고 ‘열방’과 ‘모든 땅 끝’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뜻입니다. 단순히 구경거리로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도 하나님을 알게 되리라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 성도는 산을 넘는 자의 발이 되든지, 이 소식을 전달받은 파수꾼이 되든지, 그 소식을 듣고 기뻐 어쩔 줄 모르는 백성이 되든지 해야 합니다. 이들이 바로 오늘 우리의 모습이어야 합니다. 이런 기쁜 소식을 받은 우리가 이 땅에서 낙심하며 괴로워하며 좌절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리스도인이 심각한 표정으로 날마다 스트레스에 눌려 지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역사하신 놀라운 일을 기억하면서 날마다 이런 감격 속에서 사시기를 바랍니다. 그 발에 무좀이 있는지, 때가 끼였는지 보지 말고, 그 입에서 나오는 기쁜 소식에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이 기쁜 소식을 전하는 자는 산을 뛰어 넘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파수꾼은 목이 쉬도록 외칩니다. 그래도 피곤하거나 괴롭지 않습니다.

정결케 해서 가야지!

하나님께서 자신의 힘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하셔서 친히 돌아오게 하실 것이라고 하셨으니 이스라엘은 아무 일도 할 일이 없습니까? 11절을 보세요. ‘너희는 떠날지어다 떠날지어다 거기서 나오고 부정한 것을 만지지 말지어다 그 가운데서 나올지어다 여호와의 기구를 메는 자여 스스로 정결케 할지어다’ 정결케 하고 가자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출애굽 사건을 무엇으로 마감합니까?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기 위해서 마지막으로 한 일이 무엇입니까?

요단강을 건너서 막 진군하려는데 하나님께서 요구하신 것은 할례를 행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것 없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요단강을 건너서 적을 마주하고 있는 상태에서, 자칫 잘못하면 전원이 몰살을 당할 위험스런 곳에서 이게 무슨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명령입니까? 그것은 우리 생각입니다. 하나님의 생각은 성결하지 않은 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구원은 값없이 주는 것이지만 구원받은 성도는 정결한 삶을 살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 해야 합니다. 이스라엘의 해방은 값없이 이루어지는 일이지만 정결케 하는 일은 스스로 해야 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12절에, ‘여호와께서 너희 앞에 행하시며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너희 뒤에 호위하시리니 너희가 황급히 나오지 아니하며 도망하여 행하지 아니하리라’ 이스라엘이 포로에서 놓여난다는 것은 단순히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아니라 하나님과 동행함이요,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자가 자신을 성결케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스라엘이 돌아오는 것은 단순히 백성이 돌아온다기보다는 여호와께서 돌아오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모든 삶은 단순한 개인만의 삶이 아니라 범사에 하나님과 함께 동행하는 삶입니다. 하나님과 분리된 삶은 있을 수 없습니다. 교회에서만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아닙니다.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하나님과 동행하고 있음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살든지, 우리는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입니다. 여호와의 기구를 메는 자만 정결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그래야 합니다. 목사, 장로만 잘 하면 된다구요? 하나님 앞에서는 그런 구분이 없습니다.

구원받은 백성은

어떠한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구원을 이루실 것입니다. 이미 이런 복을 받은 우리는 행복하게 살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우리의 발이 이 기쁨을 전하기 위해서 산을 넘어야 합니다. 소리 질러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우리의 삶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정결한 삶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하는 이유는 우리를 위하여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으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의 바로 다음 53장에 고난 받는 종이 등장합니다. 바로 그 분의 수고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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