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물며 너희 천부께서

효자제일교회 강도사:홍 순관

예수께서 한 곳에서 기도하시고 마치시매 제자 중 하나가 여짜오되 주여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친 것과 같이 우리에게도 가르쳐 주옵소서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는 기도할 때에 이렇게 하라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이 임하옵시며 우리에게 날마다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모든 사람을 용서하오니 우리 죄도 사하여 주옵시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소서 하라 또 이르시되 너희 중에 누가 벗이 있는데 밤중에 그에게 가서 말하기를 벗이여 떡 세 덩이를 내게 빌리라 내 벗이 여행 중에 내게 왔으나 내가 먹일 것이 없노라 하면 저가 안에서 대답하여 이르되 나를 괴롭게 하지 말라 문이 이미 닫혔고 아이들이 나와 함께 침소에 누웠으니 일어나 네게 줄 수가 없노라 하겠느냐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비록 벗됨을 인하여서는 일어나 주지 아니할지라도 그 강청함을 인하여 일어나 그 소용대로 주리라 내가 또 너희에게 이르노니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받을 것이요 찾는 이가 찾을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 열릴 것이니라 너희 중에 아비된 자 누가 아들이 생선을 달라 하면 생선 대신에 뱀을 주며 알을 달라 하면 전갈을 주겠느냐 너희가 악할지라도 좋은 것을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너희 천부께서 구하는 자에게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 하시니라 [개역, 누가복음 11:1~13]

요즘 많은 분들께서 특별새벽기도에 열심을 내고 있으니 기도에 대해서 말씀을 좀 드리고자 합니다. 본문에 나오는 ‘구하라 찾으라 두드리라’ 이 구절은 굉장히 유명합니다. 교회 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긍정적인 사고나 적극적인 삶을 삽시다. 인생을 좀 이렇게 살아야 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할 때 흔히 잘 인용되는 멋진 구절입니다. 얼마나 감동적이고 힘 있는 말씀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문제가 전혀 없을까요? 구하라 그러면 주실 것이라고 하는데 구해도 안될 때가 있더라구요.

제가 어릴 때 부모님을 애 먹인 기억은 별로 없습니다마는 딱 하나 아픈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이름은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원래 용도는 비행장 활주로에 까는 거라고 들은 것 같습니다. 철판에 구멍이 송송 뚫린 것인데 옛날 건축 공사장에서 많이 썼습니다. 제가 어릴 때 있던 그 집 한쪽에 이 철판이 여러 장 깔려져 있었습니다.

하루는 선생님이 무슨 돈을 가져 오라고 한 모양인데 평소에는 ‘집에 돈 없다’ 그러면 그냥 갑니다. 선생님이 야단치면 야단맞고 집에 와서 얘기하고 없으면 또 가고 야단치면 또 야단맞고 이렇게 다녔는데 그날만은 무슨 심통이 났는지 없다고 하는데도 안 가고 그 철판 위에 올라서서 흔들면서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올라가서 밟으면 소리가 굉장히 많이 납니다. 효과 만점이죠.

그런데 거기 올라가서 그렇게 흔들어 대며 운다고 없는 돈이 나옵니까? 한참을 그랬던 것 같아요. 어머니가 쫓아 나오면 도망갔다가 들어가시면 또 올라가서 막 흔들어 대면서 울었던 것 같은데 얼마쯤 그랬더니 옆집의 부잣집 아줌마가 ‘평소에 안 그러던 애가 왜 그러냐?’ 사정을 듣더니 돈을 빌려줬던 것 같아요. 내 평생에 돈 안 준다고 집에서 아이들 말로 땡깡을 부렸던 유일한 기억입니다. 그 때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열심히 구했습니다. 나왔습니까? 옆집에서 나왔으니까 나온 게 맞네요. 능력 없는 부모에게는 내 놓으라고 아무리 땡깡을 놔도 안 나옵니다.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그랬습니다. 보물찾기 하러 가서 선생님들이 가르쳐준 지역을 벗어나서는 아무리 뒤져도 안 나옵니다. 찾는다고 다 나오는 것이 아니고 숨긴 곳이 있는 곳에 가서 찾아야 나오는 거지 아무 것도 없는 데에 가서는 아무리 찾아도 안 나오는 겁니다. 그런 곳은 열심히 찾는 것보다 빨리 포기하는 게 낫습니다.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곳 같으면 그래도 찾아볼 필요가 있지만 없는 곳에서는 열심히 찾아도 나오는 게 없는 법입니다.

두드리면 열린다고요? 여러분, 아무리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안에 사람이 없는데 두드려 보세요. 문을 열어줄 사람이 안에 있어야 두드리는 것이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무 데나 가서 구하고 아무데나 가서 찾고 구한다고 일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내가 열심히 두드리고 찾기 전에 중요한 것은 내가 이렇게 하는 행위를 받아줄 그 대상이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어디 가서 누구에게 구하고 두드려야 할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아무 데나 열심히 두드린다고 해서 열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구하라 두드리라 찾으라 하기 전에 예수님은 누구에게 구해야 된다고 하셨는가에 주목해야 합니다. 기도할 때에 제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 우리가 누구에게 구하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2절 보세요. 기도를 가르쳐 달라고 했더니 예수님께서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아버지로 시작합니다. 아버지께 구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 아버지가 누구입니까? 물론 하나님이시죠. 좀 더 설명된 말이 13절 입니다. ‘너희 천부께서’ 하늘에 계시는 너희 아버지께 구하라는 말씀입니다. 아니 기도하면 당연히 우리 하나님 아버지께 구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말씀하시겠죠? 여러분, 이것이 너무나 당연하지 않느냐고 하시는 분은 굉장한 복을 받은 분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복을 받고 살고 있는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누구하고 비교해 볼까요? 옛날 우리 조상들과 한번 비교해 보세요. 옛날 우리 조상들은 누구에게 빌었습니까? 이른 새벽에 정화수 떠 놓고 열심히 빌고 빌었습니다. 과거 보러 간 우리 아들, 과거에 급제하게 하시고... 만날 새벽에 빌었습니다. 도대체 천지신명은 누구십니까? 어떤 사람은 여기 가서 빌고 어떤 사람은 저기 가서 빌고... 어떤 사람은 여기도 빌고 저기도 빌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분이 되었든지 간에 내 기도를 듣고 들어주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우리가 누구에게 빌고 있는지, 그 분이 어떤 분이신지,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지도 모른 채 무턱대고 빌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조상들이 빌었던 그 기도에 비하면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분이 계시고 그 분의 능력이 어떠하며 그 분이 우리의 기도에 어떻게 응답하시는지를 우리가 알고 있다는 것은 굉장한 복을 받은 것입니다. 만약에 우리가 기도는 열심히 하는데 나의 이 기도를 들으시는 분이 어떤 분인지 또 그 분이 우리에게 어떻게 말씀하시는지 전혀 생각하지 아니하고 무조건 빌기만 한다면 우리 조상들이 했던 그 미신과 같은 기도와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기도한다’ 이것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우리 조상들과 비교할 때 우리가 정말 복을 많이 받았다는 사실을 느껴야 합니다. 구약의 신앙의 선배들, 선지자들과 비교해 보아도 우리가 복을 많이 받았다는 것을 금방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구약성경이 하나님은 우리 아버지시라고 가르치기는 하지만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른 적은 없습니다. 다소 오해가 있기는 하지만 그저 두렵고 떨리고 무서운 분이었지 그 분이 우리의 친근하고 자상한 아버지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누가 우리에게 저 높고 높은 하늘에 계신 그 놀라우신 하나님을 우리의 아버지라고, 정말 친근하고 자상한 아버지라고 가르쳐 주셨고 그렇게 부르라고 했습니까? 예수님께서 그렇게 가르치셨습니다. 하나님을 그렇게 친근하게 부르라고 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 공로로 구원을 얻은 우리는 하나님이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친근한 아버지라고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러니까 기도할 때에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하기를 먼저 구하고 그 아버지의 나라가 임하기를 먼저 구하라고 하십니다. 하나님과 정말 친근하고 가깝게 지내면서 하나님 아버지의 뜻이 나를 통해서 이루어지기를 먼저 기도하라고 가르치는 겁니다. 구약의 선지자들, 선배들과 비교하면 우리는 그만큼 하나님과 친근하고 가까워졌다는 것입니다.

기도할 때에 누구의 뜻을 먼저 구합니까? 하나님의 뜻을 먼저 구합니까? 내 뜻을 먼저 구합니까?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은 우리가 기도의 대상을 염두에 두면 그분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먼저 구하는 것이 옳다는 것입니다. 기도하실 때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 기도한다는 생각을 잊지 마시고 그 아버지께서 나를 통해서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구해야 합니다. 내 뜻은 그 다음 아닙니까?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구한 다음에 우리가 구할 것이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또 죄를 용서하여 주시고’ 그런 겁니다. 형제간에도 먹을 것을 놔두고 형님 먼저 아닙니까? ‘형님 먼저’ 해야 형님도 체면 차리느라 ‘아우 먼저’ 하는 거죠. 우리가 하나님께 기도할 때 ‘하나님 먼저’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에요?

우리의 기도가 하나님의 뜻에 대한 기도는 전혀 없고 내 바라는 바, 내가 얻어야 하는 것만 열심히 구하고 있다면 우리의 기도를 뒤돌아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뜻은 생각하지 않고 내 욕심, 내 뜻만 열심히 아뢴다면 이 세상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우린 대체로 선하고 착하게 살려고 노력합니다마는 그래도 사람은 어쩔 수 없습니다. 맡겨 놓으면 이 세상이 엉망진창이 되도록 기도를 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중하게 여기면서 기도를 하는 사람은 옛날 우리 조상들이 하던 기도와 분명히 차이가 나는 기도를 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내가 기도하는 이 기도의 대상이 누구인지 그 분이 어떤 분이신지 아니면 그 분의 안부조차도 물어보지 않고 빌고 빌기만 했습니다.

만약 집안의 어른을 만나 부탁을 드리려고 갔는데 인사도 안 하고 안부도 안 물어보고 내 부탁만 막 하고 있으면 어떻게 됩니까? 어른 대접이 아니잖아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찾아갔더라도 먼저 인사하고 안부도 물어보고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 물어보고 그 다음에 조심스럽게 내 부탁을 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옛날 우리 조상들은 어떤 신이든 간에 알아보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안부도 안 물어보고 인사도 안 하고 덮어놓고 빌기만 했습니다. 우리도 혹시 그런 짓을 하고 있는 게 아닌지 살펴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를 할 때 내가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고 있으며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반드시 생각해야 합니다.

전 어릴 때 주기도문을 보면서 늘 아쉬웠던 것 중에 하나가 ‘왜 일용할 양식을 달라 하느냐? 한꺼번에 많이 주시면 어떨까? 기도 한 번에 평생 먹을 양식을 주십시오. 그러면 어떨까?’ 하고 많이 생각해 보았습니다마는 그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바가 아닌 것 같아요. 우리가 한번 기도해서 평생 먹을 것 다 주시면 우리는 하나님과 남남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은 하나님께서 원치 않으신다는 뜻입니다.

우리로 하여금 일용할 양식을 달라고 기도하게 하셔서 날마다 기도하게 하시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와 날마다 교제를 나누기 원하신다는 뜻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나올 때 만나를 주시면서도 절대 이틀 분을 갖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과 날마다 교제하기를 우리 하나님께서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나아와 ‘하나님 내 소원 들어 주세요’ 하고 소원이 다 이루어졌으면 끝나는 이런 관계가 아닙니다. 끊임없이 하나님께 기도하며 하나님과 동행하며 사는 삶을 하나님께서 원하시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일용할 양식을 구하라고 하셨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기도할 때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분은 하나님 아버지시라는 것을 절대로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기도에 대해서 두 번째로 생각해 볼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당연히 들어주실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께 기도를 해야 합니다. 8절에 보시면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비록 벗됨을 인하여 일어나 주지 아니할지라도 그 강청함을 인하여 일어나 그 소용대로 주리라’는데 이 구절에 들어가 있는 ‘강청함’이라는 말 때문에 계속 조르면 그것 때문에 기도를 들어주신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아이들이 귀찮게 계속 졸라대면 주지 않을 것도 줍니까? 굉장히 위험한 것을 아이가 달라고 계속 조르면 줍니까? 안 줘요? 하나님은 주신다는데요? 강청함을 인하여 소용대로 줄 것이라고 그러잖아요. 계속 하나님께 졸라대면 하나님께서 주신대요. 여러분들 중에는 한번 안된다고 하면 절대 안 주는 분들도 많이 계실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계속 조르면 줘요? 이 구절을 읽으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해 봐야 합니다.

조금 더 세밀하게 봅시다. 5절에 이 분이 친구 집에 가서 그렇게 강청했는지 봅시다. 중간쯤에 ‘너희 중에 누가 벗이 있는데 밤중에 그에게 가서 말하기를’ 여기부터가 친구에게 하는 말입니다. 뭐라고 하는지 보세요. ‘벗이여 떡 세 덩이를 내게 빌리라 내 벗이 여행 중에 내게 왔으나 내가 먹일 것이 없노라’ 하면... 이 친구가 밤중에 옆집에 가서 한 말이 이게 전부입니다. ‘친구가 왔는데 먹일 것이 없으니까 떡 좀 빌려달라’ 이 얘기밖에 안 했습니다.

그러면 10절, ‘저가 안에서 대답하여 가로되 나를 괴롭게 하지 말라 문이 이미 닫혔고 아이들이 나와 함께 침소에 누웠으니 일어나 네게 줄 수가 없노라 하겠느냐’는 겁니다. 옆집에 가서 밤중에 이렇게 부탁을 하면 이런 이유를 대면서 못준다고 하겠느냐 그 말입니다. 예수님의 이 질문을 받은 사람들이 뭐라고 답변을 했을까요?

밤중에 가서 이런 말을 하면 자는 사람이 일어나서 이런 말을 하겠느냐? 무슨 답변을 예상하고 물을까요? ‘아니요 절대로 그럴 수가 없습니다’라는 답이 뒤에 붙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친구 집에 밤에 찾아가서 그렇게 귀찮게 졸라댔습니까? 아니요! 귀찮게 졸라대는 게 아니고 이 말만 하면 떡 빌려 주느냐 안 주느냐? 반드시 빌려 준다는 겁니다. 그런데 거기에 왜 강청함을 인하여 준다는 말이 나왔느냐? 그러니 문제가 되는 거죠.

많은 사람들이 고민을 하다가 이 문제의 해답을 글자의 의미 변화에서 찾아냈습니다. 학자들이 의미를 추적해 가다가 예수님 당시와 그 이전 고전 그리스어에서 이 말의 의미가 지금과는 다르다는 것을 발견해 낸 것입니다. 고대에 이 단어가 ‘부끄러움을 모르는’이란 뜻으로 쓰였다는 것입니다. 구약에 세 번쯤 나오는데 예수님께서 사역하시던 그 시대에는 이 단어의 의미가 수치를 피하기 위함, 부끄러움을 피하기 위함, 이런 뜻으로 쓰였다는 거예요.

세월이 지나면서 단어의 의미가 변하는 일은 흔히 있는 일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고등학교 때 고전이나 고문을 배우지 않습니까? 우리말이지만 공부를 좀 해야 읽을 수 있습니다. 세월이 몇 천년 흘러서만 변하는 것이 아니고 100년 전쯤에 순우리말로 쓴 소설을 지금 읽을 수 있는 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의미 변화가 심하여 백년만 지나도 의미를 알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변화가 심할 수도 있습니다.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을 만드신 이유는 ‘백성을 어여삐 여겨’ 입니다. 세종대왕이 백성을 어여삐 여겨요? 어여쁘다의 뜻이 불쌍하다는 뜻입니다. 예쁘다는 뜻이 아니에요. 불쌍하다는 것이 세월이 지나면서 지금처럼 의미가 달라져 있는 거죠. 이런 예가 대단히 많습니다. 그러니까 여기에 ‘강청함을 인하여’라는 말은 그 당시 의미로는 ‘체면을 잃지 않기 위해서’ 혹은 ‘부끄러움을 당치 않기 위해서’ 주지 않느냐 그 말입니다.

예수님 당시 문화를 생각해 봐도 금방 이해가 됩니다. 나그네가 낯선 곳에 가면 성문에 앉았거나 길거리에 앉아 있습니다. 그러면 맨 먼저 본 사람이 데리고 가서 재워주고 손님 대접을 다 해 주어야 하는 것이 당시의 상식입니다. 만약에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 마을 전체가 아주 악한 마을이라고 낙인이 찍히는 겁니다.

우리 집에 손님이 왔는데 내가 대접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나 혼자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우리식으로 말하면 가문의 수치가 되는 겁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런 경우는 마을 전체가 수치를 당하게 됩니다. 손님이 왔는데 대접할 것이 없으면 옆집에서라도 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온 마을이 수치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런 상황인데 안 줄 수 있느냐는 겁니다. 그 말을 듣고 있는 청중들은 ‘당연히 줘야지요’라고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 말씀은 기도하는 사람이 귀찮게 졸라댔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들어주신다는 것이 아니고, 밤중에 찾아와도 손님 대접할 것을 당연히 주는 것처럼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당연히 들어주실 것이기 때문에 구하라는 의미가 강하다는 겁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셔요. 제대로 된 아버지는 아이에게 해롭다 싶으면 아이가 아무리 졸라도 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졸라대기만 하면 다 주신다고요? 우리가 끈질기게 끈질기게 졸라대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당연히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분이기 때문에 너희는 기도하라’ 그 의미로 이 말씀을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그런 의미로 9절을 다시 보십시다.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라고 합니다. 너희의 기도를 들으시는 아버지께서 주실 것입니다.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하나님이 안 계시면 아무리 두드려도 안 열립니다. 자녀가 문을 두드리면 반드시 열어주실 아버지가 계시기 때문에 두드리라는 겁니다. 우리가 기도해야 할 이유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있기 때문에, 그 분은 우리의 기도를 반드시 들으시는 분이기 때문에 기도해야 할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기도할 때 또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11절에, ‘너희 중에 아비된 자 누가 아들이 생선을 달라하면 생선 대신에 뱀을 주며 알을 달라 하면 전갈을 주겠느냐’ 이 말씀은 우리가 기도할 때 하나님은 우리가 기도한 것보다 더 좋은 것으로 주시는 분이기 때문에 기도해야 된다는 말씀입니다.

두 아이가 있는데 한 아이는 안된다고 했는데도 계속 졸라대고 다른 아이는 ‘한 번 안된다 하면 우리 아빠는 끝이니까 참자’ 이러고 다시는 얘기 안 하는데 두 아이 중에 어느 아이가 더 이쁠까요? 어렵습니까? 그런 두 아이를 같이 키워봐야 아는 겁니다. 사람이 참 묘한 것이 ‘얘는 한마디만 하면 듣는데, 이 아이는 듣지도 않고, 안된다고 했는데 그 이튿날 또 졸라대고’ 이런 녀석이 미울 것 같은데도 안 밉더라구요.

어떨 때는 한번 안된다고 했다고 다시는 말도 안 거는 놈이 더 미울 때가 있습니다. 화가 나고 야단을 치고 버릇을 고치고 싶어서 그랬지만 한번쯤 못 이긴 척 하고 들어주고 싶은데 다시는 애기 안 하는 거 있죠? 아버지는 체면상 얘기 안 하지만 ‘한 번만 잘못 했습니다’ 하면 못 이긴 척 들어주겠는데 다시는 얘기 안 하니 밉더라구요. 어떨 때는 안된다고 하는데도 계속 졸라대는 그 아이가 이쁠 때가 있더라는 겁니다. 그거 왜 그런지 사람 참 이상해요.

만약에 정말 안되는 것을 계속 졸라대면 매정하게 잘라야지요. 매정하게 자르지만 아버지는 마음이 아픈 법입니다. 그렇게 아프면 나중에 다른 부탁을 더 잘 들어줄 가능성도 있고 아니면 다른 걸로 그 소원을 풀어주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가장 좋은 예는 다윗의 경우입니다. 사무엘하 12장에 다윗이 범죄하여 낳은 아이가 죽게 되었습니다. 죽을 것 같습니다. 다윗이 이 아이를 살려달라고 일주일을 금식을 하고 하나님께 매달렸습니다. 그 기도를 하나님께서 안 들어 주셨습니다. 매정하게 잘라버렸습니다. 이 아이를 데려가 버리셨거든요.

그 뒤에 태어난 아이가 솔로몬입니다. 여디디야, 하나님의 사랑하심을 입은 자라는 뜻입니다. 아니 솔로몬이 태어나기도 전에 어떻게 하나님의 사랑을 입었습니까? 다윗이 하나님께 그렇게 매달리는데도 하나님께서 아이를 데려가 버렸습니다. 다윗이 하나님의 뜻이 분명히 그러하다면 내가 더 이상 슬퍼하지도 않겠노라고 하고 일어나서 툭툭 털어버리고 목욕하고 ‘밥 먹자’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안된다고 해서 딱 잘라버렸으면 그게 언젠가는 그것보다 훨씬 더 나은 것으로 갚아 주시는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께 매달려서 손해 보는 일은 없습니다. 해야 됩니다.

여러분은 하나님 앞에 어떤 아이가 되고 싶습니까? 안된다고 해도 계속 졸라댄다? 안된다고 하시니까 그만 해야 되겠다, 그래서 그만 둔다? 정답은 3번입니다. 왜 계속해서 하나님께서 줄 수 없는 걸 내 놓으라고 합니까? 하나님께서 기쁘게 주실 수 있는 걸 달라고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얼마나 이쁘겠어요? 안된다는 걸 왜 자꾸 졸라대요?

그러니까 우리가 기도하기 전에 누구에게 기도하느냐를 먼저 생각하자는 거예요. 그러면 이런 잘못된 기도를 할 확률이 적죠. 잘못되어도 하나님께서 다른 걸로 들어주시겠지만 그것보다 더 나은 것은 아버지께서 주고 싶어 하는 그걸 달라고 구하는 겁니다.

안된다는 데 자꾸 졸라대는 것은 어릴 때 하는 일입니다. 아이들 키워보면 어릴 때도 돈을 많이 씁니다마는 크면 정말 돈이 많이 들어갑니다. 건수만 생기면 용돈 뜯어갑니다. 학교 개교기념일인데도 용돈 뜯어가더라구요. 친구들을 만나 놀기로 했으니까 내 놓으라는 거예요. 친구 생일이니까 달라, 어린이 날이니... “네가 어린이냐?” 그러니까 그럴 때는 어린이래요. 다른 때는 청소년이고.

밥값 달라, 책값 달라, 수학여행 적금... “내가 무슨 은행인줄 아나? 네 아버지가 무슨 부자냐?” 그러면서 안 줍니까? 그러면서도 줍니다. 군에 보내놓으니 속이 다 시원해요. 군에 간 것보다 나중에 취직을 해서 돈 달라는 소리 안할 때쯤 되면 얼마나 속이 시원하겠습니까?

안 겪어 봐서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자식이 돈 번다고 아버지가 차비 주니까 “됐습니다. 나도 돈 버는데요?” 그러면 속이 시원합니까? 섭섭합니까? 제가 들은 바로는 섭섭하대요. 저는 안 섭섭할 것 같은데. 들은 바로는 그게 그렇게 섭섭하답니다. 어떤 아버지가 차를 한 대 사줄까 그랬더니 “마 됐습니다. 제가 돈 벌어서 사겠습니다.” 이러더래요. 나 같으면 속이 시원할 것 같은데 그 말씀을 하시는 분은 많이 섭섭하더라는 겁니다.

우리 하나님은 능력이 무한하신 데다가 더 좋은 것으로 주고 싶어하십니다. 그런 하나님께 왜 기도 안 합니까? 여러분, 끝내 들어줄 수 없는 것이라도 우리가 하나님께 자꾸 매어달릴 때는 다른 것으로라도 갚아 주시는 분이시니까 안심하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원하시고 기뻐하시는 것을 구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십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하나님의 자녀일 것 같으면 기도해야 합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면서 기뻐하시고 그걸 통해서 우리와 하나님의 교제가 지속됩니다.

그렇게 열심히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무얼 주시는지 기가 막히는 구절이 13절입니다. ‘너희가 악할지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너희 천부께서 구하는 자에게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 하시니라’ 구한 것은 성령이 아닌데요? 구한 것은 알을 달라 생선을 달라 그랬을지라도 하나님께서 기도를 들어주시는 자에게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우리가 물질적인 욕심으로 하나님께 매달렸을지라도 구하지 아니한 영적인 축복까지 주신다는 얘깁니다. 성경에 이런 예를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나가 하나님께 매어 달려서 눈물 콧물 흘려가며 했던 기도가 뭡니까? 아들 달라는 거였잖아요. 정말 오랫토록 간절히 기도했던 것 같아요. 그 아이를 낳고 다시 성전에 와서 기도합니다. 그 기도 꼭 한번 보셔요. 우리 같으면 ‘하나님, 아들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아이를 잘 키우겠습니다.’ 이래야 될텐데 사무엘상 2장에 나오는 한나의 기도를 보시면 아들 이야기는 한마디도 없습니다. ‘아들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조차 없어요.

하나님이 얼마나 위대하시고 뛰어나신 분인가만 얘기하다가 끝나버립니다. 심지어 이제는 살리셔도 좋고 죽이셔도 좋고 가난하게 하시든지 부하게 하시든지 아들이 있든 없든지 하나님으로 인하여 기뻐하는 찬양이 전부입니다.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알 수 없지만 아들 하나 달라고 그렇게 기도하던 한나가 얻은 것은, 저는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아들 하나 달라고 그렇게 간절하게 매달렸던 한나가 얻은 것은 하나님이었다고.

하나님께서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는 말씀은 표현을 바꾸면 ‘나 자신을 너희에게 주노라’는 말입니다. 한나가 그 일을 통해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깨닫고 나니까 아들은 눈에 안 보이는 겁니다. 아들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안 해요.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그 하나님으로 말미암은 기쁨만 쏟아놓고 있는 겁니다. 아들 달라고 눈물 뿌려 기도했던 한나에게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는 말씀이 그렇게 이루어졌다고 봅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셨을 때 아브라함이 하나님께서 무엇을 주시려는가 하고 쳐다보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답변은 ‘내가 너의 상급이니라’ 네가 받을 진짜 상은 바로 나 자신 나 하나님이 너의 상급이라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아들은 그 다음 문제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열심히 기도하고 하나님께 매달릴 때는 하나님 자신을, 하나님의 영을 우리에게 주십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진정한 복입니다.

기도라는 것이 은행에 가서 청구서 써 내면 현금이 나오고 그것으로 모든 일이 끝나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기도하고 하나님께서 그 기도를 들어주시면 다 끝났지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그게 아닙니다.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과 교제가 계속되는 것을 원하시죠.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께 열심히 기도할 때 우리의 소원을 들어 응답하시면서도 하나님께서는 ‘내가 네 속에 들어가서’ ‘나의 영이 너에게 들어가서 내가 너와 함께 계속해서 교제를 나누며 거하시기를 원하노라’ 그런 의미에서 기도하는 자에게 성령을 주신다고 표현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가 구하고, 찾고, 두드려야 하는 이유는 우리에게 아버지가 계시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기도하는 것은 정말 잘 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열심히 기도하기 전에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이 계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계신다면, 아니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듣고 계신다는 걸 분명히 알면 우리의 기도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바로 이루어주시든지 나중에 이루어주시든지 어떻게든 우리의 소원을 들으실 것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 하나님의 반응이 없을까?’ 싶으면 혹시 내가 기도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하나님의 다른 뜻이 있는 것이 아닌지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경주 남산에 자주 가는 제 친구들이 있습니다. 저도 한번씩 올라가면 경주 남산, 아주 좋은 산을 다 버려놨습니다. 왜요? 곳곳을 그을려 놨더라구요. 누가 그랬습니까? 구석구석에 촛불을 켜서 그을려 놓은 것입니다. 곳곳에요 왜 그럽니까? 거기 가서 얼마나 기도를 열심히 하는지 누구에게 기도했는지, 왜 남산에 가서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구석구석에 촛불을 켜서 그을려 놓지 않은 곳이 별로 없습니다.

사람들이 기도를 들어줄 아버지도 없는데 그렇게 열심을 내고 있는 겁니다. 아무리 찾아도 감춰둔 게 없는데 그렇게 열심히 찾습니다. 문 열어줄 아버지가 없는데 계속해서 두들겨 대는 게 그 사람들 아닙니까? 반면에 우리는 기도를 들으시는 아버지가 계시는데 기도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열심히 기도하고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듣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체험함으로서 우리는 이 땅에서도 힘있고 용기있는 신앙인이 되는 겁니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빽으로 사는 사람들이 아닙니까? 하나님을 등에 지고 사는 사람은 이 땅에서도 기죽거나 빌빌거릴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동물원 호랑이 비슷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원래 호랑이는 한번 떴다 하면 산천초목이 떨고 모든 짐승들이 벌벌 떠는 법입니다. 동물원 우리에 들어 있는 호랑이는, 전 아직도 호랑이 모습을 제대로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갈 때마다 포효하는 호랑이는 못 보았고 졸고 있는 호랑이만 봤거든요. ‘비싼 돈 주고 들어갔는데 안 일어나나?’ 이러면서 과자나 집어 던지고, 어쩌다가 주워먹는 호랑이도 있더군요.

기도하지 않고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체험하지 않고 감격하지 않는 그리스도인들은 호랑이는 호랑이인데 동물원에 갇혀서 구경거리에 지나지 않는 호랑이밖에 되지 않는 겁니다.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체험하고 이 땅에서도 뜨겁고 용기있게 살아야 합니다. 여러분, 우리 주변을 좀 돌아보시고 내 자신을 좀 돌아보세요. 이 감격이 얼마나 많은가 말입니다.

만약에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런지 아신다면 기도 안 하셔도 됩니다. 우리가 얼마나 위험한 곳에 살고 있는데요?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것이 우리 인생입니다. 이 땅에서 내 힘으로 산다기보다 하나님께서 나를 인도하셔야 된다고 생각한다면 기도하려고 애를 많이 써야 합니다. 열심으로 기도하시되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실 수 있는 기도를 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더 아름답고 귀한 기도를 우리 하나님께 올려드리며 하나님과 이 땅에서도 동행하며 아름다운 교제를 계속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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