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만장 랍사게, 유구무언 히스기야

효자제일교회 강도사:홍 순관

히스기야 왕 십사년에 앗수르 왕 산헤립이 올라와서 유다 모든 견고한 성을 쳐서 취하니라 앗수르 왕이 라기스에서부터 랍사게를 예루살렘으로 보내되 대군을 거느리고 히스기야 왕에게로 가게 하매 그가 세탁업자의 터의 대로 윗못 수도구 곁에 서매 힐기야의 아들 궁내 대신 엘리아김과 서기관 셉나와 아삽의 아들 사관 요아가 그에게 나아가니라 랍사게가 그들에게 이르되 이제 히스기야에게 고하라 대왕 앗수르 왕이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네가 의뢰하니 무엇을 의뢰하느냐 내가 말하노니 네가 족히 싸울 모략과 용맹이 있노라 함은 입술에 붙은 말 뿐이니라 네가 이제 누구를 의뢰하고 나를 반역하느냐 보라 네가 애굽을 의뢰하도다 그것은 상한 갈대 지팡이와 일반이라 사람이 그것을 의지하면 손에 찔려 들어가리니 애굽 왕 바로는 그 의뢰하는 자에게 이와 같으니라 혹시 네가 내게 이르기를 우리는 우리 하나님 여호와를 의뢰하노라 하리라마는 그는 그의 산당과 제단을 히스기야가 제하여 버리고 유다와 예루살렘에 명하기를 너희는 이 제단 앞에서만 경배하라 하던 그 신이 아니냐 하셨느니라 그러므로 이제 청하노니 내 주 앗수르 왕과 내기하라 나는 네게 말 이천필을 주어도 너는 그 탈 자를 능히 내지 못하리라 그런즉 네가 어찌 내 주의 종 가운데 극히 작은 장관 한 사람인들 물리칠 수 있으랴 어찌 애굽을 의뢰하여 병거와 기병을 얻으려 하느냐 내가 이제 올라와서 이 땅을 멸하는 것이 여호와의 뜻이 없음이겠느냐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기를 올라가 그 땅을 쳐서 멸하라 하셨느니라 [개역, 이사야 36:1~10]

우리나라에서는 교통사고가 나면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긴다고 그러죠? 한 사람은 기고만장해서 큰소리로 마구 떠들어댑니다. 한 사람은 할 말이 없어서 그냥 잠잠히 서 있습니다. 그러면 누가 이기나요? 누가 잘 하고 잘못했는지 분간하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거죠. 목소리가 크다는 것은 다른 말로 얼굴에 철판 깔고 덤빈다는 뜻입니다. 체면이고 양심이고 다 덮어놓고 고함부터 질러 놓고 보는 겁니다.

우리 교회 성도님들은 이럴 때에 어느 쪽이 될까요? 얼굴에 철판 깔고 고함을 지르면서 싸울 수 있는 분이 여기에는 한 분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일에 용감한 분이 아마 한 분도 없을 것 같아서 바라건대 제발 교통사고를 내지도 말고 당하지도 마십시오. 사고를 내든 당하든 사람을 너무 비참하게 만드는 것이 교통사고이고 누가 잘 했고 잘못했는지 가리기가 참 어려울 때가 있으니 사고를 내지도 말고 당하지도 마시기를 바랍니다.

‘얼굴에 철판 깔고 대어들 능력도 없는데 그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본문을 보면 히스기야와 랍사게가 주고받는 장면이 거의 그런 장면입니다. 산헤립 왕이 보낸 장군 랍사게가 히스기야를 향해서 험한 조롱과 모독을 퍼붓습니다. 히스기야가 할 말이 없는 거예요. 랍사게는 기고만장이고 히스기야는 입이 있은들 할 말이 없는 겁니다. 왜 이 모양이 되었느냐를 생각해 보고 어떻게 일이 수습이 되어 갔는지 살펴보기를 원합니다.

이사야 당시에 주변에 강대국들이 일어서고 있었습니다. 한쪽은 애굽이고 한쪽은 앗수르였습니다. 이스라엘 국내 정세도 앗수르와 연합할 것이냐 아니면 애굽에 붙어서 나라를 지켜낼 것이냐? 이렇게 논쟁이 심하던 시절에 이사야가 전한 메시지의 핵심은 ‘너희는 앗수르도 애굽도 의지하지 말라,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평생을 그렇게 외쳤지만 이사야의 말이 잘 먹혀들지 않았습니다.

특히 아하스 왕 때에 이사야가 하나님만 의지하면 하나님께서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실 것이라고 그렇게 외쳤건만 아하스는 듣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북쪽의 이스라엘과 아람의 침입을 두려워해서 앗수르에 뇌물을 갖다 주고 앗수르에 잘 보여서 나라를 잠시 보존했습니다. 그 때 이사야는 아하스 왕을 심하게 책망합니다. 언젠가는 앗수르로부터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건져낼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앗수르로부터 이스라엘을 건져낸다는 것은 앗수르가 언젠가는 이스라엘을 친다는 얘깁니다.

선지자의 말을 끝내 듣지 않았는데 결국은 앗수르가 다음 왕인 히스기야 왕 때에 이스라엘을 치게 됩니다. 하나님만 의지하면 아무 문제없을 것이라고 했는데도 끝내 하나님의 말씀에 거역한 채 강대국의 눈치를 보다가 당하고 마는 것입니다. 히스기야는 애굽파였습니다. 애굽을 의지하고 있다가 앗수르가 쳐들어 와서 이런 험한 꼴을 당하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얼마나 많이 책망했는지 모릅니다. ‘야, 이 짐승보다 못한 놈들아’ 그러면서 책망을 거듭했었어도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말씀을 잘 듣지 않았습니다. 지지리도 말을 듣지 않았어요. 이럴 때는 경상도 말이 쉬워요. ‘악다받게’ 말을 안 들었거든요. 그러다가 이런 험한 꼴을 당하게 된 겁니다.

그러나 본문은 다행스럽게도 그것을 수습해 가는 이야기입니다. 일이 터진 다음에 수습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아예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았더라면 이런 일을 당하지 않았을 텐데 당해 놓고 나니까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이왕 당했으니 수습은 해야죠. 하나님의 말씀에 거역하여 징계를 받지만 하나님은 또 이스라엘을 구해내십니다. 어떻게 구해내셨는지 또 오늘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모습과 어떻게 관련이 되어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오늘 본문은 랍사게가 히스기야를 향하여 비난하고 조롱하는 내용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도대체 히스기야가 뭘 믿고 그렇게 까부느냐?’는 겁니다. 5절 중간쯤 보시면, ‘싸울 모략과 용맹이 있노라 함은 입술에 붙은 말 뿐이노라’ 이걸 우리식으로 하면 ‘그저 입만 살아서 버틴다고 될 일이냐?’고 조롱하는 겁니다. 그리고 ‘애굽을 의지 한다고? 애굽은 상한 갈대 지팡이가 아니냐?’고 합니다. ‘상한 갈대 지팡이는 잘못 짚고 다니면 부러져서 손을 찌르는 법이지 그것이 무슨 의지할 만한 것이 되느냐?’고 말하는 겁니다.

그리고 ‘히스기야가 하나님을 의지한다고?’ 하나님을 의지한다고 하지만 하나님이 그 히스기야를 도와주겠느냐? 하나님을 제대로 섬기지도 않는 히스기야를? 이것은 설명이 조금 필요합니다. 히스기야가 여러 곳에 있던 제단들을 전부 철거하고 예루살렘에서만 하나님을 섬기라고 명을 내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앗수르 왕이 자기 나름대로 이상하게 해석한 겁니다.

7절에, ‘우리는 우리 하나님 여호와를 의뢰하노라 하리라마는 이는 그의 산당과 제단을 히스기야가 제하여 버리고 유다와 예루살렘에 명하기를 너희는 이 제단 앞에서만 경배하라 하던 그 신이 아니냐?’ 그러니까 이방인들은 제단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야 신을 잘 섬기는 것으로 아는데 히스기야가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제단들을 다 없애버리고 예루살렘에서만 하나님을 섬기라 했으니 이방 왕이 보기에는 ‘저 놈이 하나님을 제대로 섬기지 못하는 것 아니냐?’ 그래서 이런 말을 하는 건데 오해한 거죠.

8절을 보세요. ‘그러므로 청하노니 내 주 앗수르 왕과 내기 하라 나는 네게 말 이천 필을 주어도 너는 그 탈 자를 능히 내지 못하리라 그런즉 네가 어찌 내 주의 종 가운데 극히 작은 장관 한 사람들 물리칠 수 있으랴’ 조롱이죠. 학생들을 인솔해서 서울에 수학여행을 갔는데 안내양이, “밖에 아파트 산이 보이지요? 선생님들은 저 아파트를 거져 주어도 살지 못합니다. 한 달 봉급으로 관리비 주면 딱 맞을 겁니다.” 어느 정도 사실인지 모르지만 기분은 안 좋대요. ‘한 달 월급이 저 집 관리비밖에 안됩니다.’는 말이나 ‘이천 필을 거져 준들 제대로 부릴 사람이나 있겠느냐?’는 것이나 비슷한 말입니다. 아니 아주 심한 모독입니다.

그 중에서 가장 심한 것은 10절인 것 같아요. ‘내가 이제 올라와서 이 땅을 멸하는 것이 여호와의 뜻이 없음이겠느냐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기를 올라가 그 땅을 쳐서 멸하라 하셨느니라’ 내가 이렇게 올라와서 예루살렘을 멸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 아니겠느냐? 하나님의 뜻이 아닌데 내가 어떻게 올라와서 이걸 멸하겠느냐? 그런 말입니다. 더군다나 ‘하나님께서 내게 명하셔서 하나님이 다스리는 이 예루살렘을 멸하라고 명하셨다’고 하는 겁니다.

히스기야가 혹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들을 때 가장 듣기 거북한 말이 이 말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교회가 인정받지 못할 때, 성도가 정말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지 못할 때 이런 말을 듣게 됩니다. 이런 말 들을 때 거북하고 마음이 많이 안되었다면 그래도 희망은 있는 겁니다.

랍사게가 이렇게 히스기야를 향하여 모독적인 말을 퍼부은 후에 산헤립이 와서 또 심하게 퍼붓습니다. ‘앗수르 왕이 섬기는 신보다 더 능력있는 신이 어디 있느냐? 주변에 있는 나라를 보라. 앗수르의 신 앞에 다 무너지지 않았느냐?’ 특히 북쪽 이스라엘이 앗수르의 손에 무너졌는데 그렇다면 ‘이스라엘이 섬긴다고 했던 하나님이 앗수르의 신보다 더 세냐? 너희들이 직접 보지 않았느냐? 예루살렘의 하나님이 앗수르 신보다 세냐?’ 이렇게 비난을 해댑니다.

북 이스라엘이 망한 것은 하나님을 제대로 섬기지 않아서 하나님께서 징계의 수단으로 앗수르를 사용하셨기 때문입니다. 이사야가 그 사건을 두고 앗수르를 향하여서 간 큰 도끼라고 했습니다. 사람이 도끼를 들고 나무를 찍었는데 도끼가 사람을 보고 큰 소리를 치는 겁니다. 앗수르가 그 꼴입니다. 하나님께서 앗수르를 사용했을 뿐인데 앗수르가 자기를 사용하고 있는 하나님을 향하여 ‘나보다 센 사람 나와 보라’고 큰소리 치고 있으니 장차 하나님께 큰 징계를 받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겁니다.

바로 이 간 큰 도끼 앗수르가 지금 히스기야를 향하여 엄청난 비난의 말을 퍼붓고 있지만 하나님을 인하여서 큰 징계를 당하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누구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느냐는 거죠. ‘네가 믿는다고 하는 하나님이 어디 있으며 그 하나님이 능력이 있기나 한 거냐? 그리고 내가 이렇게 나와서 멸하는 것도 하나님이 허락한 것 아니겠느냐?’ 이런 소리를 누구 때문에 듣게 되었습니까?

일반적으로 본다면 북 이스라엘이 망한 것은 앗수르가 강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원인 제공은 이스라엘이 했습니다. 선지자가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 얘기를 했음에도 돌이키지 않고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절규에 가까운 경고를 했음에도 이스라엘이 듣지 않았습니다.

오늘날 교회가 혹은 성도가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불신자들에게 이런 저런 이유로 비난을 들을 때 주원인은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교회가 교회답지 못할 때 이런 비난을 듣게 됩니다. 성도가 성도답게 살지 못할 때 이런 비난을 듣게 됩니다. 물론 밖에서 하는 말들이 다 옳은 것은 아닙니다. 틀린 부분이 있다고 할지라도 그 원인 제공은 우리가 하고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을 하셔야 합니다.

랍사게와 산헤립이 이렇게 기고만장해 있습니다. 적장이 와서 견디기 어려운 모독을 퍼부으니 왕의 대신들이 나가서 우리도 아람 방언, 쉽게 말하면 당신들의 말을 알아들으니까 백성들이 못 알아듣도록 히브리말로 하지 말고 아람말로 해 주시오. 그럼 우리가 알아듣고 그것을 왕에게 전하겠습니다. 현대에 비하면 참 낭만적인 장면입니다만 그게 말이나 됩니까? 그래서 랍사게가 어째서 너희만 듣고 너희 왕만 들으란 말이냐? 백성들도 들으란 말 아니냐? 그래서 더욱 기고만장해서 고함을 질러 댑니다.

히스기야가 할 수 있는 딱 한 가지는 입을 다무는 수밖에 없습니다. 백성들이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습니다. 왕이 대답하지 말라고 했거든요. 이게 방법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교회를 상대로 해서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습니다. 교회가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 히스기야처럼 대꾸도 하지 말고 상대도 하지 말고 우리는 우리끼리 입만 딱 다물면 해결이 납니까? 예수 믿는 자기들끼리만 똘똘 뭉쳐 있다고, 어떻게 보면 비난할 일이 아닌데도 불신자들은 자꾸 그런 말을 합니다.

아마 시기심이 어느 정도 작용이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교회가 헌금 내고 돈 내라는 소리를 많이 하지만 베푼 것이 별로 없다고 비난하기도 합니다. 어느 정도 타당성도 있지만 이것이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비난은 아닙니다마는 그래도 이런 비난들에 대해서 교회가 입 꼭 다물고 너희들이 할 말 있으면 하고 싶은대로 다 해라. 우린 우리대로 이렇게 버틴다? 그래서 해결될 문제냐는 얘깁니다. 실제로 이런 비난을 듣게 되는 것도 찬찬히 살펴보면 비난이 정당하지 않은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을 돕자거나 북한을 돕자고 해서 모금을 해 보면 거의 70%정도를 믿는 사람들이 냅니다. 이게 잘 알려지지 않습니다. 혹시 안 믿는 사람들과 어울려서 모금하거든 한번 보세요. 교인들과 안 믿는 사람들은 단위가 다릅니다. 미안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만원, 이만원 낼 때 어느 대통령은 이천원인가 냈다고 하잖아요. 어디 도와주자고 해서 모아보면 단위가 달라요. 교인들이 그런 면에서는 손이 큽니다.

실제로 많은 돈을 지불하고 도와주고 있음에도 불신자들에게는 잘 안 보이는 거죠. 흔히 하는 말로 홍보가 잘 안된 면도 있고, 굳이 홍보하려고 하지도 않죠. 그리고 교회를 잘 이해하지 못해서 비난을 퍼붓는 수도 있습니다. 히스기야가 일으킨 종교개혁도 이방의 왕이 보기에는 ‘히스기야라는 녀석이 하나님을 섬긴다고 하면서 영 이상한 짓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비슷한 이치로 교회가 잘 하고 있어도 밖에서 오해를 하고 비난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교회가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그런 비난들을 전부 잠재울 수 있을 만큼 교회나 성도가 더 훌륭한 일들을 해야 합니다. 교회가 불신자들에게서도 ‘정말 좋은 곳이야!’라는 말을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성도는 ‘정말 훌륭한 사람이야’라는 말을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불신자에게 존경받는 교회가 되어야 하고 불신자들에게 존경받는 교인들이 되어야 합니다.

똑같이 잘못해도 교인들은 교인이라는 것만으로 비난을 더 받게 마련입니다. 자신을 희생하는 각오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으면 불신자들에게 존경받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작은 교회는 대체로 이웃에게 베풀만한 능력이 없어서 어렵긴 어렵습니다. 저도 잘 몰랐는데 신학교 가서 보니까 한국의 교회들이 너무 작아요. 스스로 자립하지 못하는 교회가 너무 많아요. 선한 일을 감당할만한 교회가 그리 많지 않다는 뜻입니다.

반면에 큰 교회는, 잘 하는 교회들도 있습니다마는, 사람 수가 많고 힘이 있으니까 사랑으로 뭘 베풀기보다는 힘으로 눌러버리는 모습을 종종 보여줍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해서 교회가 불신자들에게 존경받지 못하고 좋은 곳이라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경우가 참 안타깝지만 억울하게 그런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합시다. 그 때마다 교회가 제대로 말을 못하고 제대로 답변을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참으로 가슴 아픈 것 중에 하나는 랍사게가 이스라엘을 모독하고 하나님을 모독하는 장소입니다. 36장 2절 끝에, ‘세탁업자의 터의 대로 윗못 수도구 곁에 서매’ 이렇게 되어 있죠? 랍사게가 이스라엘과 하나님을 모독하고 있는 이 장소는 아하스가 하나님의 말씀을 거절했던 바로 그 곳입니다.

아하스가 전쟁을 대비해서 수도공사를 하고 있던 곳에 이사야가 나타나서 ‘하나님만 의지하면 됩니다. 하나님께서 지켜주십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지켜주시는 확신을 가지도록 당신이 무슨 증거든지 구해 보시오. 그러면 하나님께서 어떤 증거든지 들어 주실 것입니다’ 말할 때 아하스가 ‘나는 나의 하나님을 시험치 아니하겠나이다’ 했던 바로 그 장소입니다.

선지자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던 그 장소에 적장이 찾아와서 엄청난 모욕적인 발언을 하고 있는 겁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해버리니 그 장소가 오히려 모독을 당하는 장소로 변해버렸더란 말입니다. 여러분,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혹은 교회가 해야 할 일들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할 때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던 이 장소가 어떻게 변해 버릴는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입니다. 당장 우리가 여기서는 못 느낀다고 해도 외국에 나가서 한때 교회가 번창하던 곳을 보세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 말로 하실 때 듣는 게 약입니다. 만병통치약이 참 좋은 약이죠? 만병통치약보다 더 좋은 것은 만병예방약입니다. 아예 걸리지 않게 하는 약이 더 나은 것 아닙니까? 하나님의 말씀은 만병통치약보다 더 좋은 만병예방약입니다. 앗수르와 애굽 사이에 끼여서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것은 불안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했더라면 이 모든 고난이 사전에 방비가 되었을텐데 그 말씀을 거부했더니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던 장소가 엄청난 모독의 말을 듣는 장소로 변해버렸습니다.

상황이 이러니 히스기야는 할 말도 없고, 얼마나 고통스러웠겠습니까? 37장 3절에, ‘오늘은 환난과 책벌과 능욕의 날이라 아이를 낳으려 하나 해산할 힘이 없음 같도다’ 해산이 임박했는데 아이 낳을 힘이 없으면 어떻게 됩니까? 수술이 필요한 때입니다. 하나님의 특별한 도움이 필요할 때입니다. 애가 때가 되면 저절로 나오는 것 아니에요? 집에서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그런 소리했다가 잘못하다가 맞아 죽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때가 되면 태아가 저절로 나오는 것 아닙니다. 산모가 엄청난 힘을 들여가면서 낳은 겁니다. 그런데 힘이 없으면요? 수술할 수밖에 없죠. 하나님의 특별한 도우심이 있어야만 한다는 표현입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산모와 태아가 죽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할 말도 없고 힘도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됩니까? 가슴은 아플 대로 아프고 말을 해 봐도 되지 않고... 이럴 때 우리에게 있는 입은 하나이지만 용도가 두 개라는 걸 기억해 두십시다.

랍사게나 산헤립이 저렇게 모독적인 말을 해도 대꾸할 말이 하나도 없습니다. 하나님께 입을 여는 수밖에 없죠. 히스기야가 하나님께 나아가서 울부짖기 시작합니다. 여러분, 사람에게 할 말이 없고, 말해도 되지 않을 때 포기하고 하나님을 향해서 입을 열어야 합니다. 사람에게 구질구질하게 구걸하지 말고 하나님께 입을 엽시다. 기도하고 찬송하고 그래도 안되면 하나님 앞에 울부짖어야지요. 37장 16절부터 보세요.

히스기야가 하나님께 나아가서 기도를 합니다. ‘그룹 사이에 계신 이스라엘의 하나님 만군의 여호와여 주는 천하만국에 유일하신 하나님이시라 주께서 천지를 조성하셨나이다 여호와여 귀를 기울여 들으시옵소서 여호와여 눈을 떠 보시옵소서 산헤립이 사자로 사시는 하나님을 훼방한 모든 말을 들으시옵소서 여호와여 앗수르 왕들이 과연 열국과 그들을 황폐케 하였고 그들의 신들을 불에 던졌사오나 이들은 참 신이 아니라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 뿐이요 나무와 돌이라 그러므로 멸망을 당하였나이다 우리 하나님 여호와여 이제 우리를 그의 손에서 구원하사 천하만국으로 주만 여호와신 줄을 알게 하옵소서’ 이게 참 멋진 기도입니다.

산헤립을 향하여 할 말이 없던 히스기야가 하나님을 향하여 입을 열기 시작합니다. ‘하나님 살려 주십시오. 이러다가 우리 백성들이 다 죽겠습니다’ 이런 기도가 아니고 잘 보세요. ‘다른 모든 나라들이 망한 것은 그들의 신들은 다 가짜, 참 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해서 하나님의 영광이 가리워지고 하나님이 모독을 받을 수 없는 노릇입니다’ 그런 기도 아닙니까? ‘내가 살아야겠습니다’ 이런 기도가 아니에요.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셔야 하는데 하나님의 영광을 잃어버린 이런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습니까?’

하나님을 향하여 입을 제대로 연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노를 발하시고 앗수르 왕에게 징계를 가 하면 결국은 자기가 사는 것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히스기야의 기도는 하나님 중심의 기도였습니다. 참 좋은 기도를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진작에 이랬더라면, 진작에 이렇게 하나님 중심의 삶을 살고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았더라면 이런 고난을 겪지 않았을 텐데... 그런 생각이 참 많이 납니다.

이렇게 문제가 터지고나서 하나님께 매어달리며 이런 멋진 기도를 드리는 것보다는 예방이 낫습니다. 그러나 일이 터졌을 때는 하나님을 향해 입을 여는 것이 최상입니다. 하나님께 매어달리는 것이 제일 잘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기고만장했던 산헤립, 랍사게가 입을 닫습니다. 할 말이 없어져 버립니다. 산헤립이 그렇게 기고만장한 소리를 하고 있었지만 이제 하나님의 징계를 받게 됩니다. 열국을 침공하는 것은 자기가 잘 나서 했다 해도 그건 좋습니다. 그러나 사마리아와 유다를 친 것만은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징계하기 위해서 앗수르를 사용했던 것 뿐이지 앗수르가 잘 나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앗수르 왕은 몰랐습니다.

히스기야가 잘못을 뉘우치고 하나님께 매어달리자 드디어 하나님이 움직이시고 그렇게 기고만장하던 그 입을 이젠 닫을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하나님께서 이사야를 통해서 새로운 메시지를 전해 주었습니다. ‘저 앗수르 왕이 예루살렘을 향하여 활을 쏘지 못할 것이며 결국은 칼에 죽고 말 것이다.’ 앗수르 왕이 애굽의 군대가 올라온다는 말을 듣고 철수하기 시작합니다.

철수하기 시작했으면 그냥 갈 일이지, 얼마쯤 물러가 버티고 있는 것을 하나님께서 하룻밤에 십팔만 오천 명의 군사를 전부 멸절시켜 버렸습니다. 그 과정은 알 길이 없습니다. 애굽에서 장자만 골라서 치시던 하나님이 한꺼번에 멸하는 거야 그리 어렵지 않을 겁니다. 어떻게 해서 죽었는지 학자들에게 맡겨 둡시다. 병사 하나 없는 장군, 왕이 무슨 입을 떼겠어요? 입을 굳게 닫고 도망가는 수밖에 없죠. 그렇게 도망가서 결국은 자기 아들들 손에 죽고 맙니다.

산헤립이 이스라엘을 두 번 침공했습니다. 처음 점령했을 때는 노획물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가 돌아가서 비문에 전공을 다 적어 놓았습니다. ‘나의 굴레에 복종하지 않는 유다 왕 히스기야를 새장의 새같이 예루살렘에 가두었다’ 그러면서 조공내역 포로 20만명, 금 30달란트, 은 8천달란트, 보석, 상아, 궁녀 이런 것들을 자세하게 비문에 남겨 놓았습니다. 이것 역시 기고만장입니다. 보라 이번 전쟁에서 거둔 전공이 얼마냐?

산헤립은 거의 매년 전쟁을 하러 나갔습니다. 그런 다음 자세하게 기록을 다 남겨 놓았습니다. 그런데 통치 말년 8년 동안은 한 줄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아마 예루살렘에서 군사를 다 잃어버리고 돌아가서는 입을 굳게 다물었을 겁니다. 하나님의 징계를 제대로 받은 셈이죠. 아무리 기고만장한 산헤립도 히스기야가 비록 힘없는 왕이었지만 그가 하나님 앞에 엎드리게 되면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돌아가서 8년을 그렇게 지내다가 아들들 손에 죽고 맙니다.

37장 끝에 보면 아들 이름 세 명이 나옵니다. 앗수르 역사에는 한 명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성경이 틀렸다고 말하는데 생각해 보면 성경이 틀릴 이유가 없습니다. 두 아들이 아버지를 죽였습니다. 반역입니다. 막내아들이 형님들과 싸웁니다. 그래서 막내아들이 왕의 자리를 잇게 됩니다. 앗수르 역사에는 아버지를 죽인 두 아들이 나오지 않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그럼에도 거기에는 없고 성경에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해서 성경이 틀렸다고 하는 것은 자기 머리가 나쁘다는 뜻입니다.

어쨌든 기고만장했던 산헤립도 하나님께서 일어나시면 깨끗이 입 다물고 물러가야 합니다. 15년 동안 자랑스럽게 전과를 기록해 가던 그가 마지막 8년에 아무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입을 다물게 하셨다는 뜻입니다. 히스기야가 이 곤경스러운 장면에서 어떻게 빠져나왔습니까? 사람을 향해서, 적군을 향해서 할 말이 없을 때 하나님께 매어달리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정말 방법이 없고 아무 것도 없다면 자살하고 세상을 떠날 일이 아니라 하나님께 매어달리는 것이 우선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성경은 히스기야의 기도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음을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히스기야의 기도가 참 중요합니다. 이 난국을 헤쳐 나가는 데는 히스기야가 하나님께 매어달렸다는 것이 참 중요하지만 그러나 하나님 편에서 이유가 없으면 히스기야의 기도가 소용이 없는 겁니다. 37장 32절, ‘이는 남는 자가 예루살렘에서 나오며 피하는 자가 시온에서 나올 것임이라 만군의 여호와의 열심이 이를 이루시리라.’ 남은 자 사상이 참 중요합니다.

하나님의 징계가 아무리 극심하다 하더라도 반드시 일부를 남기십니다. 이 사람들을 통해서 다시 하나님의 일을 이루어 가십니다. 하나님의 열심이 일을 이루십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하나님의 열심이 이 일을 반드시 이루어 간다는 뜻입니다. 히스기야의 기도가 없더라도 말입니다. 이 난국을 벗어나는데 히스기야가 참 중요한 일을 한 것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히스기야의 기도가 그렇게 위력을 발할 수 있었던 것도 하나님의 열심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범죄하고 하나님을 노엽게 했을 때마다 하나님께서 징계를 계속 하셨으면 이 땅에 인간은 이미 다 사라졌어야 옳습니다. 그러나 그리 하지 않고 지금까지, 오늘 우리에게까지 복음이 전해져 온 것은 하나님의 열심 때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35절을 봅시다. ‘대저 내가 나를 위하여 내 종 다윗을 위하여 이 성을 보호하며 구원하리라 하셨나이다’ 여기 다른 이유가 또 하나 나옵니다. 예루살렘을 보호하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나를 위하여’라고 하십니다. 하나님 자신을 위하여 이 성을 보전하시겠다는 겁니다.

또 ‘내 종 다윗을 위하여’라고 말씀하십니다. ‘다윗을 위하여’라는 말씀은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하신 그 언약을 이루기 위하여’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주신 언약이 뭡니까? ‘네 위가 영원하리라’ 다윗을 통하여 이 땅에 보내실 메시야를 말하는 겁니다. 다시 말하면 구속사입니다. 이 일을 위하여 예루살렘을 보호하리라고 말씀하신 것이죠.

하나님께서 히스기야의 기도 때문에 이스라엘을 보호하신 게 맞습니다마는 그러나 더 큰 원인은 하나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 때문에 이스라엘을 심판 안 한다는 뜻입니다. 달리 생각해 보면 하나님께서 이 일을 위하여 예루살렘을 적의 손에 완전히 넘기고 싶지는 않은데 그럴 때 누군가가 기도하는 사람이 있어야 했고 그 때 히스기야가 기도했더라는 겁니다.

오늘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려는 귀한 역사를 위하여 ‘누가 기도 안 하나?’ 하고 찾고 계십니다. 우리 기도 때문에 되는 것이 아닙니다. 기도 안 하시는 분이 생길까봐 수정하겠습니다. 아니 우리 기도 때문에 일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기도해야 이루어집니다. 하나님의 열심과 하나님의 의지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담대하게 하나님께 매어달릴 수 있고 하나님께 기도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부족하고 능력이 없다 해도 하나님은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 자신의 일을 이루어 가시는 것입니다.

히스기야가 기도했을 때 하나님을 향하여 입을 넓게 열고 모독하고 조롱을 퍼붓던 산헤립이 입을 굳게 다물어 버리는 이 모습은 오늘 우리가 세상을 향하여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잘 보여줍니다. 이 땅에서 살아가면서 이런 어려움을 당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삶을 삽시다. 말씀대로 살자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우선해서 살자는 뜻입니다. 그렇게 살면 이 모든 곤란과 어려움이 우리를 피해간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다.

성도는 성도다워야 합니다. 교회는 교회다워야 합니다. 그래야 이 땅에서 빛이 되는 것이죠. 여러분, 우리 속에 하나님께서 싫어할만한 요소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빨리 버립시다. 빨리 제거해야 합니다. 그래야 이런 어려움을 피해갑니다. 우리가 부족해서 혹 징계를 당한다고 하더라도 ‘아, 하나님께서 내게 이 말씀을 하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 빨리 회개하고 돌아섭시다. 하나님께 고백할 것이 있으면 빨리 뱉어내야 합니다. 원수가 우리를 향하여 기고만장해도 최후의 승리는 우리의 것입니다. 세상을 향해서 할 말이 없거든 하나님을 향해서 입을 엽시다. 우리를 통하여서 하나님의 귀한 역사가 이루어질 것이며 히스기야의 이런 승리의 날이 우리에게 임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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