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일이!

효자제일교회 강도사:홍 순관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보라 내 종이 형통하리니 받들어 높이 들려서 지극히 존귀하게 되리라 이왕에는 그 얼굴이 타인보다 상하였고 그 모양이 인생보다 상하였으므로 무리가 그를 보고 놀랐거니와 후에는 그가 열방을 놀랠 것이며 열왕은 그를 인하여 입을 봉하리니 이는 그들이 아직 전파되지 않은 것을 볼 것이요 아직 듣지 못한 것을 깨달을 것임이라 하시니라 우리의 전한 것을 누가 믿었느뇨 여호와의 팔이 뉘게 나타났느뇨 그는 주 앞에서 자라나기를 연한 순 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줄기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은즉 우리의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도다 그는 멸시를 받아서 사람에게 싫어버린 바 되었으며 간고를 많이 겪었으며 질고를 아는 자라 마치 사람들에게 얼굴을 가리우고 보지 않음을 받는 자 같아서 멸시를 당하였고 우리도 그를 귀히 여기지 아니하였도다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 우리의 슬픔을 당하였거늘 우리는 생각하기를 그는 징벌을 받아서 하나님에게 맞으며 고난을 당한다 하였노라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무리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 그가 곤욕을 당하여 괴로울 때에도 그 입을 열지 아니하였음이여 마치 도수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과 털 깎는 자 앞에 잠잠한 양같이 그 입을 열지 아니하였도다 그가 곤욕과 심문을 당하고 끌려 갔으니 그 세대 중에 누가 생각하기를 그가 산 자의 땅에서 끊어짐은 마땅히 형벌 받을 내 백성의 허물을 인함이라 하였으리요 그는 강포를 행치 아니하였고 그 입에 궤사가 없었으나 그 무덤이 악인과 함께 되었으며 그 묘실이 부자와 함께 되었도다 [개역, 이사야 52:13~53:9]

재미있는 세상!

텔레비전 프로그램 중에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제목으로 짐작컨대 아마 어이없는 일들이나, 주로 황당한 얘기가 많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우리 딸한테 물어봤습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이냐?” 했더니 첫 번째가 ‘선풍기 아줌마’라고 하더라고요. 선풍기 아줌마? 얼굴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건 아닐테고? 왜 선풍기 아줌마냐고 물으니 ‘성형수술을 너무 많이 해서 나중엔 자기 손으로 얼굴에 무엇을 집어넣다보니 얼굴이 선풍기만큼 커졌다’고 합니다. 여자 아이라서 그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하네요. “또 없냐?”고 했더니 깡패경력이 20년이 넘는 사람이 중학생이 되었더랍니다. 중학생이 된 그 깡패가 학교에서 시를 한편 썼는데 담임 선생님이 그것을 보고 잘 썼다고 학교에 전시를 했던 모양입니다. 전시가 끝나고 돌려줬는데 이 분이 자기가 운영하는 카페에, 카펜지 클럽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거기다가 턱 걸어놓고 종업원들에게 “몇 번 읽었어?”, “한 번씩 감상문 써!” 했다는 게 그렇게 재미있더랍니다.

세상에는 우리가 생각할 때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많이 들려오기도 합니다. 그런 내용들이 주로 사건, 사고, 요즘은 또 자살에 관한 소식이 많이 들려옵니다. 세상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싶은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은 곳입니다. 그런 세상 속에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즐거워 할 수 있는, ‘어떻게 이런 복이 있을 수 있을까?’ 싶은 그런 소식도 가끔 들려옵니까? 아마 거의 들려오지 않을 것입니다. 어쨌든 최근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면 모르긴 몰라도 벌써 몇 해 지났습니다만 한국 축구가 4강에 올라간 것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 국민들이 그렇게 기뻐하고 좋아했는데 저는 지금도 돌아보면 참 씁쓸한 점이 많은 이야깁니다. 그 때 그렇게 잘 했으면 그 다음에도 비슷하게 유지가 된다면 그것이 실력이었다는 생각이 들텐데 요즘 하는 것 보면 걱정스러울 때가 많고 웬지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열왕들이 놀라다니?

오늘 본문 52장 14절 뒷부분부터 보겠습니다. ‘무리가 그를 보고 놀랐거니와 후에는 그가 열방을 놀랠 것이며 열왕은 그를 인하여 입을 봉하리니’라고 말씀합니다. ‘무리’는 온 세상 사람들입니다. ‘열왕들’이란 열명의 왕이란 뜻이 아니라 여러 왕들이란 뜻입니다. 많은 왕들이 놀라움에 놀라움을 거듭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온 세상 사람과 많은 왕들이 이렇게 놀라고 있을까 생각해 보면서 우리도 좀 놀라야 합니다.

이사야서는 특별히 원문 자체가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장, 절 구분이 잘못된 곳이 많답니다. 장, 절의 구분은 성경의 영감과 아무 관계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장, 절이 잘못 매겨졌다 해도 이상하게 여기실 것은 없습니다. 이사야서가 다른 어떤 성경보다 ‘난외주’가 많습니다. ‘난외주’는 이렇게 달리 번역할 수도 있음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제가 가진 이 성경(한글 개역)에는 이 쪽에 난외주가 6개나 붙어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들이 가진 성경에 난외주를 달아놓지 않았으면, 읽는 것은 괜찮지만 조금이라도 공부하실 분이라면 그런 책은 곤란합니다. 그런데 이사야서의 이 본문에서는 본문의 번역보다 난외주의 번역이 더 정확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본문 설명을 할 때 조금 다를 수 있으니 난외주가 있으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내용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훗날 포로로 잡혀가 있을 그 때에 하나님의 은혜로 이스라엘을 다시 회복시켜 주실 것이라는 예언입니다. 하나님께서 보내시는 종이 이런 고난을 당하고 이것 때문에 이스라엘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역사적으로 이스라엘이 바벨론으로 포로로 잡혀 갔다가 돌아오는 것은 이런 종의 고난과는 별 관계가 없는 듯해 보입니다. 그러므로 이 종의 고난으로 인해 회복되는 진정한 이스라엘은 먼 훗날 이 땅에 임하실 메시야의 나라에 대한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시고 이 본문을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4절에 ‘이왕에는 그 얼굴이 타인보다 상하였고 그 모양이 인생보다 상하였으므로 무리가 그를 보고 놀랐거니와 후에는 그가 열방을 놀랠 것이며 열왕은 그를 인하여 입을 봉하리니 이는 그들이 아직 전파되지 않은 것을 볼 것이요 아직 듣지 못한 것을 깨달을 것임이라 하시니라’ 무리가 놀라고 열왕이 놀라서 입을 봉하는 그 일이 무엇입니까? 우리는 어떤 일에 잘 놀랍니까? 가령 지갑을 잃어버리면 무척 놀라게 되죠? 만약에 집에 불이라도 났다면 정말 놀랄 일입니다. 그러나 한 나라의 왕은 그 정도 일에 놀라지 않습니다. 왕은 나라를 흔들 만큼 큰 일이 있어야 놀랍니다. 그런데 한 왕이 아닌 여러 왕들이 동시에 놀랠 만한 일은 세계적인 사고, 온 세상을 휘저을 정도로 놀라운 사건이어야 합니다. 이 사건은 단순하게 어느 한 지점에서 일어난 작은 사고가 아니라 세상의 열왕들이 다 놀란, 온 세상을 뒤집어 놓을 만큼 큰일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형통하리니?

이 놀라운 사건을 딱 한 줄로 요약하고 있는 것이 13절입니다.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보라 내 종이 형통하리니 받들어 높이 들려서 지극히 존귀하게 되리라’ ‘형통하리라’는 말에 난외주가 붙어 있어서 ‘내 종이 지혜롭게 행하리니’로 번역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지혜롭게 행하리니’라는 말을 다시 의역해서 풀어놓으면 ‘나의 종이 자기 일을 성공적으로 마쳤나니 그 후에 그가 지극히 존귀하게 되리라’가 됩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시면서 남기신 말씀 중에 ‘다 이루었다’라는 말씀과 바로 연결되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말할 수 없는 고난을 다 겪으시고 난 후에 그가 지극히 존귀하여지리라는 말씀입니다. 한 절로 모든 내용을 다 요약을 해놓고 난 후 다시 구체적으로 설명에 들어갑니다.

14절에 보시면 ‘이왕에 그 얼굴이 타인보다 상하였고’가 우리말 번역에는 아주 부드럽게 되어 있습니다만 어떤 성경엔 ‘타인보다 상하였고’를 좀 더 명확하게 ‘그의 몰골이 망가져서 사람이라 할 수 없었고 그의 형체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놀라는 것입니다. 어떻게 저렇게 망가질 수 있겠는가 해서 모든 사람이 놀랬다는 뜻입니다.

열방을 놀랠 것

15절 ‘열방을 놀랠 것이며’라는 말씀도 난외주에 보면 ‘열방에 뿌릴 것이라’고 번역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나님의 종이 이 땅에 와서 열방에 뿌릴 것이라고 합니다. 무엇을요? 피를 뿌리는 것을 말합니다. 제사 지낼 짐승을 잡아서 제단에다 뿌리는 것처럼 여호와의 종이 이 땅에 와서 온 세상에 그 자신의 피를 뿌릴 것이며 그것을 인해 열왕이 놀라서 입을 봉하게 되리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 일이 도대체 무슨 일인지는 아직도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15절 뒤편에 보니 ‘아직 전파되지 않은 것을 볼 것이요 아직 듣지 못한 것을 깨달을 것임이라’는 말씀은 여태 듣도 보도 못했던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것이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아마 이 말씀을 들었던 유대인들도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을 것입니다. 좌우간 여태까지 듣도 보도 못했던 놀라운 일이 일어날 것이며 그로 인해서 세상의 모든 왕들이 놀라고 입을 다물지 못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성육신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서 사람이 되어 이 땅에 내려 오셨다는 그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이 말을 많이 들어서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닐는지 모르지만 세상의 모든 왕들이 이 사실을 알고 놀래서 입을 다물지 못할 만큼 놀라운 일이라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온 세상, 온 열방을 구속하시는 그 방법을 왕들이 듣고서는 놀래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는 말입니다. 하늘에 계시는 하나님이 자신을 낮추어서, 자신의 피를 뿌려서 구원을 이루는 이런 일은 어떤 종교에도 어떤 철학에도 없습니다. 그러니 듣도 보도 못한 일에 놀랄 수밖에 없지 않느냐? 그렇게 놀란 그들이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하는 말이 53장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전한 것을 누가 믿었느뇨 여호와의 팔이 뉘게 나타났느뇨’라고 합니다. ‘우리의 전한 것’에 또 난외주가 붙어 있습니다. ‘우리가 들은 것을 누가 믿겠느냐’고 번역할 수 있다고 합니다. 왕들이 자기들이 보고 들은 이것을 도대체 누가 믿겠느냐 도대체 믿을 수 없는 놀라운 일들이 드디어 벌어지겠구나 하면서 이 놀라운 일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합니다. 열왕들이 놀란 구체적인 이야기가 2절부터 시작됩니다.

기가 막혀

2, 3절을 요약하면 ‘하늘에 계시는 하나님께서 너무나 보잘 것 없는 모습으로 이 땅에 내려온다’는 것입니다. 자기들은 한번 행차하면 온 나라가 들썩들썩 합니다. 그런데 하늘의 하나님이 어떻게 저런 모습으로 내려올 수 있겠느냐는 것이 그들이 놀라는 첫번째 이유입니다. 만물의 주권자 되신 그 분이 어떻게 나타나시는지 봅시다.

2절에 ‘그는 주 앞에서 자라나기를 연한 순 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줄기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은즉 우리의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도다 그는 멸시를 받아서 사람에게 싫어버린 바 되었으며 간고를 많이 겪었으며 질고를 아는 자라 마치 사람들에게 얼굴을 가리우고 보지 않음을 받는 자 같아서 멸시를 당하였고 우리도 그를 귀히 여기지 아니하였도다’라고 합니다. 우리를 위해서 하늘의 하나님께서 이 땅에 그렇게 보잘 것 없는 모습으로 내려오셨습니다. 열왕들이 바라보며 얼마나 놀랬는지 모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놀라야 할 이유 중에 이것이 첫번째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낮추어서 우리에게 내려 오셨습니다. 이런 하나님을 믿는 우리는 얼마나 우리 자신을 낮추고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봅시다. 형제 앞에 머리를 수그리고 자신을 낮추기에는 우리가 너무 당당하지 않습니까? 어쨌든 내가 이겨야 하고 이겨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경쟁해야 할 때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기본은 자신을 낮추는 것입니다.

마땅히 이겨야 할 문제에서 이겼다고 해도 자만하지 않고 오히려 약한 형제를 돌아보며 위로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나보다 잘 사는 형제를 시기하지 않으며 나보다 잘난 누구를 탓하지 않으며 자신을 낮출 수 있는 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의 삶의 태도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 주님께서 자신을 이렇게 낮추셨는데 우리는 이 땅에서 너무나 당당하게 살고 있지 않습니까?

왕이 대신 매를 맞아?

열왕들이 놀란 두번째 이유는 4, 5절입니다. 그것은 대속을 의미합니다. 4절에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 우리의 슬픔을 당하였거늘 우리는 생각하기를 그는 징벌을 받아서 하나님에게 맞으며 고난을 당한다 하였노라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라고 합니다. 마땅히 죽어야 하고 마땅히 채찍을 맞아야 하는 것은 우리인데 어떻게 그 분이 우리를 대신해 맞았느냐 하고 놀랐다는 것입니다. 만왕의 왕이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대신해서 매 맞고 찢기고 징계를 받으셨다는 겁니다.

왕은 잘못해도 그렇게 징계를 받지 않습니다. 왕자가 잘못했다고 해서 왕자를 때리지 않습니다. 대신에 매 맞는 아이가 따로 있었다고 합니다. 왕자가 잘못해도 매 맞는 아이는 따로 있습니다. 이것을 아는 왕들의 생각에는 ‘어떻게 해서 왕이 매 맞을 수 있느냐?’ 말입니다. 만왕의 왕 되신 그 분이 이 땅에 내려와서 우리 대신 매 맞고 징계를 받았다는 건 왕들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대신해서 고난을 받으셨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이겠습니까? 왕들이 놀라는데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 일에 대해서 그렇게 놀라지 않는 듯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왕보다 더 센 건지 모르겠어요.

하나님께서 우리 대신 이런 고난을 겪으셨다면 하나님을 믿는 우리도 누군가의 질고를 대신 짊어져야 합니다. 누군가의 아픔을 대신 짊어져야 하는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이란 사실을 잊지 마십시다. ‘자기가 잘못해서 저렇게 된 것을 내가 어떻게...’ 이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입니다. 당연히 그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그리스도인들은 그런 아픔을 대신 아파해 주고 대신 값을 지불할 수 있고 어쩌면 대신 욕먹을 준비도 하고 있어야 합니다.

메시야는 누구를 대신해서 이렇게 고난을 겪으셨습니까? 잘난 자기 백성을 위해서 그렇게 고난을 겪으시고 대신 욕먹으신 것이 아닙니다. 6절을 봅시다.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무리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 누구를 위해서 만왕의 왕 되신 그 분이 고난을 당하셨습니까? 잘난 자기 백성이 아니라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지지리도 못나고 제멋대로 노는 양같은 우리를 대신해서 이 고난을 겪으셨다고 말합니다.

우리도 이런 것을 좀 배워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일이 익숙지 않습니다. 요만큼이라도 예쁜 구석이 있어야 봐주지 합니다. 찾아보면 예쁜 구석은 하나도 없습니다. 신랑이든 자녀든 예쁜 구석이 그래도 좀 있다면 참 감사하셔야 합니다. 매사가 감사할 것 뿐이라는 분은 무척 큰 복을 받은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주변을 돌아보면 ‘요만큼이라도 예쁜 구석이 있어야 예쁘게 봐주죠’ 우리는 그렇게 말하기를 좋아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예쁜 구석이 하나도 없는 그 백성들을 위해서 하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이 고난을 받으셨다고 말합니다. 이러니 왕들이 놀랄 수밖에 더 있겠습니까?

벙어리가?

그 다음 또 놀라는 구절이 7절입니다. ‘그가 곤욕을 당하여 괴로울 때에도 그 입을 열지 아니하였음이여 마치 도수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과 털 깎는 자 앞에 잠잠한 양같이 그 입을 열지 아니하였도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마지막에 붙잡혀 심판받고 모욕을 당할 때 답변 한번 제대로 하셨나요? 그 많은 거짓 증인들 앞에서 예수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셨습니까? 아무 말씀도 안 하셨습니다. 온갖 모욕을 묵묵히 다 참아내셨을 뿐입니다. 자기를 버리고 도망가 버린 그 제자들을 만나서 책망을 하셨습니까? 한마디도 하시지 않았습니다.

재판을 받을 때에도 불리한 질문에만 답변을 하고 계십니다.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냐?”라고 물을 때 “바로 네가 말하였도다”라고 답변을 하십니다. 그렇게 말함으로 재판 결과가 불리해집니다. 그럴 땐 답변하십니다. 수 많은 모욕과 고난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입을 굳게 다무시고 묵묵히 그 고난을 다 받으셨다는 것은 왕들이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느냐 그렇게 놀라우신 분이셨습니다.

우리도 함부로 자꾸 입을 벌릴 것이 아니라 입을 다무는 연습도 많이 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한마디씩 하셔야죠. 예수님께서 하신 일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한 말씀만 하셨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열왕들이 너무나 놀라서 입을 봉해버린 다음 한마디씩 하고 있는 그 내용이 바로 훗날 이 땅에 오실 메시야에 대한 이야기만 차곡차곡 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영천에서 우리 교회 여름수련회 할 때 제가 맡았던 특강의 주제는 ‘어떻게 해서든지 입을 열심히 떼자’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이 말씀을 보면서 ‘이제 우리는 입을 다물자’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변명하고 책망하고 형제를 비난하는 데에는 입을 좀 다뭅시다. 억울하게 나를 비난하는 그들을 향해서는 입을 좀 다물자는 말씀입니다. 입을 다물고 한 번 더 생각한 후에 형제를 격려하고 위로하고 용서하고 칭찬하는 일에는 입을 넓게 열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그러하셨거든요. 경상도 말로 ‘허폐 뒤집는다!’는 말이 있죠. 속을 완전히 뒤집어 엎는 그런 말들을 하는 분들이 우리 주변에 더러더러 있습니다.

가령 모처럼 귀한 손님이 오셨다고 없는 형편에 딸딸딸 긁어가면서 대접 잘 했더니 돌아가면서 “요즘 벌이가 괜찮은 모양이지?” “이번에 한 건 한 모양이지?” 아니면 “요즘 돈 좀 만지는 모양이지?”라고 합니다. 이런 말이 어려운 형편 가운데 정성껏 대접한 사람을 얼마나 실망스럽게 만드는지 모릅니다. 왜 말을 그렇게 합니까? 감사의 말과 기쁨의 말과 위로하는 말에 익숙해 있다면 우리가 이런 실수는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하면 감사한 거지 왜 삐딱하게 이상한 소리 하느냐 말입니다. 감사하던지 그렇지 않으면 입을 다물던지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위로하고 칭찬하는 말에 참 익숙해져야 할 것입니다.

자주 말씀드립니다만 우리 교회는 참 대단한 분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내가 아는 것이 많다고 생각되어지거나 내가 스스로 생각하기에 잘났다고 생각하시면 제일 먼저 할 일이 입을 다무는 것입니다. 안다고, 내가 좀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고 해서 일일이 입을 뗄 일이 아니란 말입니다. 대단한 사람들이 모인 교회에서 대단한 사람들끼리 서로 지지 않으려고 신경을 곤두세워서 바짝 긴장해 있는 이런 모습이 보인다면 참으로 불행한 일입니다.

오래 살고 싶으십니까? 신경을 좀 끄십시다. 그것이 오래 사는 비결입니다. 말 한마디도 지지 않으려고 신경을 곤두세웁니다. 어쨌든 지지 않아야 합니까? 그런 건 하지 마세요. 우리 주님께서 온갖 고난과 고초를 겪으시면서도 입을 봉하시고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얼마나 촉 바르게 비난하고 대답하고 싸워야 합니까? 마땅히 변명해야 할 때도 하지 아니한 채 묵묵히 있는 그 모습을 보고 이 열왕들이 놀라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해야 할 말을 하지 않고 입을 다물고 있을 때에 여러분 옆에 있는 불신자들이 어떻게 저렇게 견딜 수 있고 참을 수 있느냐라는 고백이 나올 만큼 다물어야 할 경우에는 입을 다무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말을 아껴야 하고 다물어야 할 때 다물어야 합니다. 내가 아는 것 많고 내가 볼 때 분명히 잘못했다 싶어도 비난하고 책망하고 질책하고 따져야 하는 이야기들은 가급적 입을 다무셔야 합니다. 꼭 하고 싶으면 격려하고 위로하는 말을 하십시오. 학교에 전화하고 싶으면 하세요. 하셔서 이런 말은 좋아요. “선생님, 학교에 학비를 못 내거나 밥을 굶는 아이가 있다면 제가 도울 수 있도록 해 보겠습니다 혹시 그런 아이 있거든 연락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런 말은 괜찮습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전에 이런 전화 주셨죠? 졸업은 해야겠는데 두 학기 동안 학비를 못낸 아이가 있는데 어떻게 할까요?” 했더니 졸업하던 날 그날 아침에 누가 왔는지도 모르게 대납을 하고 가신 분이 계셨습니다. 지금까지도 그 분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 모진 고난과 비난 속에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던 우리 주님의 모습을 늘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 있다고 다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교회 안에서조차 분위기가 영 안 좋습니다. 말 한마디 하려니 ‘누구 눈치 때문에 말 못하겠다’면서 입을 닫아버립니다. 누구 없어야 말을 하고 누구 있으면 할 이야기 못하는 이런 상황이 오기 때문입니다.

묘실이 부자와 함께

열왕들이 놀랬던 마지막 사항은 9절입니다. ‘그는 강포를 행치 아니하였고 그 입에 궤사가 없었으나 그 무덤이 악인과 함께 되었으며’라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 번역도 조금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덤이 악인과 함께 되었다’는 것을 예수님의 장례와 비교해 보면 예수님의 무덤이 악인과 함께 된 것이 아닙니다. 이 표현은 ‘무덤이 악인과 함께 지정되었다’는 뜻인데 달리 말하면 ‘예수님의 장례가 악인의 장례와 같이 되도록 되었다’는 말입니다. 악인은 무덤에 장례 치르지 않습니다. 악인의 시체는 그냥 버려집니다.

예수님의 시체도 그렇게 버려지도록 되었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 시체가 부자와 함께 되었다는데 이것이 놀라운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이것이 뭐 그렇게 놀랄 일이냐 하는데 이것이 놀라운 이야깁니다. 분명히 악인의 시체처럼 버려져야 할 그 시체가 어떻게 부자의 묘실에 들어갔느냐 참 놀라운 일이다는 말입니다. 생각을 좀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약은 고양이

대제사장과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죽이려 할 때에 아주 약은 꾀를 씁니다. 산헤드린 공회가 사형을 언도하게 되면 처형방법은 딱 하나, 돌로 치는 것입니다. 스데반처럼요. 그런데 대제사장과 유대인들이 꾀를 부린 것입니다. 저 미운 예수를 그냥 돌로 쳐서는 직성이 안 풀리니 십자가 처형을 해야 하는데 그 십자가 처형을 할 권리가 자기들에게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로마인들의 손에 넘깁니다. 빌라도의 손을 빌어서 예수를 십자가 처형하길 바랐는데 그렇게 넘기고보니 시체를 처리할 권한이 자기들에게 없는 거예요. 시체를 처리할 권한도 빌라도에게 넘어가 버렸습니다. 그래서 아리마대 요셉이 부탁을 해서 예수의 장례를 깨끗하게 치러버렸습니다.

죄인의 시체는 버려져야 하는데 어떻게 해서 저 부자의 묘실에 깨끗하게 들어갔느냐 유대인들이 아주 당황하게 된 거죠. 그래서 빌라도에게 찾아가서 무덤을 단단히 지켜달라고 요구를 하게 됩니다. 그 결과로 예수님께서 확실히 부활하셨다는 증거만 추가로 늘어나 버립니다. 시체가 없어졌다는 것이 확실히 드러나 버립니다. 더구나 로마병사들이 분명히 지키고 있었는데도 시체가 없어졌다는 이것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증거를 하나 보탠 꼴밖에 안됩니다. 더구나 이 로마병사들을 돈을 주고 매수해야 하는 상황이 돼버린 거죠. 대제사장과 유대인들이 약은 꾀를 부렸지만 그것이 오히려 이렇게 뒤집어졌다는 것에 놀라는 것입니다. 버려져야 할 시체가 부자의 묘실에 들어가버린 역전에 왕들이 놀라했던 것입니다.

고난 주간에

우리는 무슨 일에 자주 놀라십니까?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텔레비전을 보면서 선풍기 아줌마 보고 놀라고 요즘 자살이 많은데 이번에 또 누가 죽었는가 싶어서 놀랍니까? 우리가 진짜 놀라야 할 일이 무엇인지 잊지 마십시다. 평생 잊을 수 없는 놀라운 일입니다. 왕들이 놀랐습니다. 하나님의 종인 메시야가 와서 이렇게 낮아지고 수난을 당하는 이것이 온 세상을 정복하는 방법이구나 하고 세상을 다스리는 왕이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는 말입니다. 어떻게 그런 수난을 통해서 지극히 높아지는지 그것을 생각하면서 왕들이 놀랬단 말입니다.

너무나 놀라서 입을 봉하고 있다가 그런 다음 정신을 차리고 수난 당하실 그 하나님의 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그 고난을 당하심에 열왕들이 이렇게 놀라고 있는데 왜 우리는 놀라지 않습니까? 우리가 놀라야 하고 너무나 놀라서 입을 다물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조심스럽게 예수님의 고난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띄고 있는지 묵상한 후에 우리 입에서 이 이야기가 나와야 합니다.

바로 이 놀람이 우리가 감사할 수 있는 이유가 되어야 하고 우리 삶의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이 놀라는 것은 잊어버리고 무엇이 우리 눈에 잘 보이는지 한번 보세요. 하나님께서 이 놀라운 상을 베푸셨고 예수님께서 우리 위해서 이런 고난을 당하셨다는 것은 잊어버리고 늘 눈에 보이는 것은 형제의 실수, 꼴 보기 싫은 형제들 그런 모습들만 자꾸 보인다면 우리에게 문제가 참 많은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로 다 할 수 없는 사랑을 주셨다는 것을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놀라는 것 하나밖에 없습니다. 그저 놀라는 것 뿐입니다. 이 놀람과 이 감격이 평생 우리를 인도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고난 주간에 내 몸을 괴롭히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이렇게 고난당하신 그 분을 기억하며 놀라워하는 것과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는 감격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젊은이가 일본인을 위해서 일본에서 몸을 던졌을 때 일본 사람들이 얼마나 놀랬습니까? 금방 잊어먹고 금새 엉뚱한 짓 하는 그것은 본볼 게 아니지만 하나님의 아들이 우리를 위해서 몸을 던지셨다는데 우리가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것을 어떻게 하루 이틀 기억하고 한, 두 주 기억하고 또 깨끗이 잊어 먹을 수 있겠습니까? 이 감격 속에서 한 주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아니 한 주간이 아니라 우리 평생을 이 감격 속에서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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