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속의 쇳가루

효자제일교회 강도사:홍 순관

아람 왕의 군대장관 나아만은 그 주인 앞에서 크고 존귀한 자니 이는 여호와께서 전에 저로 아람을 구원하게 하셨음이라 저는 큰 용사나 문둥병자더라 전에 아람 사람이 떼를 지어 나가서 이스라엘 땅에서 작은 계집 아이 하나를 사로잡으매 저가 나아만의 아내에게 수종들더니 그 주모에게 이르되 우리 주인이 사마리아에 계신 선지자 앞에 계셨으면 좋겠나이다 저가 그 문둥병을 고치리이다 나아만이 들어가서 그 주인에게 고하여 가로되 이스라엘 땅에서 온 계집아이의 말이 이러이러하더이다 아람 왕이 가로되 갈지어다 이제 내가 이스라엘 왕에게 글을 보내리라 나아만이 곧 떠날새 은 십 달란트와 금 육천개와 의복 열 벌을 가지고 가서 이스라엘 왕에게 그 글을 전하니 일렀으되 내가 내 신하 나아만을 당신에게 보내오니 이 글이 당신에게 이르거든 당신은 그 문둥병을 고쳐주소서 하였더라 이스라엘 왕이 그 글을 읽고 자기 옷을 찢으며 가로되 내가 어찌 하나님이관대 능히 사람을 죽이며 살릴 수 있으랴 저가 어찌하여 사람을 내게 보내어 그 문둥병을 고치라 하느냐 너희는 깊이 생각하고 저 왕이 틈을 타서 나로 더불어 시비하려 함인 줄 알라 하니라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가 이스라엘 왕이 자기 옷을 찢었다 함을 듣고 왕에게 보내어 가로되 왕이 어찌하여 옷을 찢었나이까 그 사람을 내게로 오게 하소서 저가 이스라엘 중에 선지자가 있는 줄을 알리이다 나아만이 이에 말들과 병거들을 거느리고 이르러 엘리사의 집 문에 서니 엘리사가 사자를 저에게 보내어 가로되 너는 가서 요단강에 몸을 일곱번 씻으라 네 살이 여전하여 깨끗하리라 나아만이 노하여 물러가며 가로되 내 생각에는 저가 내게로 나아와 서서 그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고 당처 위에 손을 흔들어 문둥병을 고칠까 하였도다 다메섹강 아마나와 바르발은 이스라엘 모든 강물보다 낫지 아니하냐 내가 거기서 몸을 씻으면 깨끗하게 되지 아니하랴 하고 몸을 돌이켜 분한 모양으로 떠나니 그 종들이 나아와서 말하여 가로되 내 아버지여 선지자가 당신을 명하여 큰 일을 행하라 하였더면 행치 아니하였으리이까 하물며 당신에게 이르기를 씻어 깨끗하게 하라 함이리이까 나아만이 이에 내려가서 하나님의 사람의 말씀대로 요단강에 일곱번 몸을 잠그니 그 살이 여전하여 어린아이의 살 같아서 깨끗하게 되었더라 나아만이 모든 종자와 함께 하나님의 사람에게로 도로 와서 그 앞에 서서 가로되 내가 이제 이스라엘 외에는 온 천하에 신이 없는 줄을 아나이다 청컨대 당신의 종에게서 예물을 받으소서 가로되 나의 섬기는 여호와의 사심을 가리켜 맹세하노니 내가 받지 아니하리라 나아만이 받으라 강권하되 저가 고사한지라 [개역, 열왕기하 5:1~16]

얼핏 보면 사람들은 생김새가 비슷합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한 사람도 같은 사람이 없습니다. 비슷하긴 하지만 천차만별입니다. 나도 눈 두 개, 자기도 눈 두개! 큰 차이 있겠냐 싶은데 차이가 날 때는 엄청나게 차이가 납니다. 천재나 바보는 백지 한 장 차이라고 하는데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백지 한 장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1등은 항상 1등하고 2등은 항상 2등 합니다. 애를 써도 2등이 1등 되기가 어렵습니다. 상황이 달라지거나 과목이 달라지지 않으면 이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달리기 잘 하는 것은 대체로 타고납니다. 고등학교 때 키도 크고 달리기도 잘 하는 친구가 한 명 있었어요. 아침마다 만나면 “오늘 내가 뛰어오면서 재어보았더니 100미터에 11초 얼마 나오더라, 한번 뛰자” 그럽니다. 뛰어보면 자기는 날마다 연습하고 나는 연습 안 해도 내가 빨라요. 타고난 겁니다. 우리 아버님이 잘 달렸거든요. 그런데 될듯 될듯 싶은데 3년 동안 걔는 저를 이긴 적이 없습니다. 그 백지 한 장 차이가 극복이 안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과 불신자들과의 차이를 생각해 보셨나요? 예수 믿는 사람과 안 믿는 사람이 뭐가 달라요? 예수 믿는 사람은 밥을 한 그릇 더 먹습니까? 화장실을 안 갑니까? 예수 믿으면 교통사고도 안 나지요? 예수 믿는다고 하는데 어떻게 안 믿는 집안하고 같을 수가 있느냐? 달라야 하는데 다르지 않아서 걱정이세요? 믿는 사람이나 안 믿는 사람은 어떻게 보면 큰 차이가 없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렇단 말입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차이, 아무리 해도 극복할 수 없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두 가지 비유를 들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유정란과 무정란 아시죠? 생김새는 똑같습니다. 차이가 안 납니다. 유정란은 비싸다고 합니다. 그래서 유정란과 무정란을 구별할 수 있는지 물어보니까 구별을 못한다고 합니다. 구별 못하는데 유정란이 비싸대요. 겉보기에는 분간이 안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죠? 어미닭이 품어보면 유정란은 그 안에서 병아리가 나옵니다. 무정란은 품으면 썩어버립니다. 똑같이 생긴 것 같지만 유정란 속에는 생명이 있고 무정란 속에는 생명이 없습니다.

그리스도인과 불신자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이런 생명이 있고 없고의 차이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우리 주님께서 다시 오실 그 날에 영원한 생명체로 다시 태어납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불신자들은 주님께서 오시는 날 영원한 죽음의 길로 내몰리게 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은 전부 유정란입니다. 여러분들 속에 영원한 생명의 씨앗이 들어 있습니다. 아무리 병들고 늙어서 쭈글쭈글하고 형편없다 해도 여러분들 속에는 우리 주님께서 영원한 생명으로 다시 피워놓을 그 아름다운 생명이 있습니다. 비슷한 것 같아도 이건 엄청난 차이입니다.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보겠습니다. 옛날, 포항 송도의 모래가 참 고왔습니다. 모래 사장에서 놀다보면 지문에 모래가 박혀요. 그래서 지문이 잘 보였습니다. 그럴 정도로 모래가 곱습니다. 그 모래 속에는 돌가루도 들어 있고 유리가루도 들어 있고 쇳가루도 들어 있습니다. 이것들이 뒤섞여 있는데 겉으로 보면 잘 모릅니다. 자석을 갖다 대면 쇳가루만 싹 딸려 올라옵니다. 불신자들은 모래 속의 돌가루나 유리가루입니다. 여러분들은 같이 어울려 있는 쇳가루입니다. 우리 주님이 다시 오시는 그 날 이 쇳가루는 쑥 빠져 나와서 주님께로 올라갈 것입니다.

여러분, 불신자들과 그리스도인들이 같은 사람입니까? 절대로 같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리스도인들이 따로 떨어져 사는 게 아닙니다. 섞여 삽니다. 그러나 분명히 다른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오늘 본문에 여러 사람이 등장합니다. 이 중에 우리가 누구를 더 닮았는지 아니면 우리가 어떤 사람을 좀 더 닮아갈지 살펴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스라엘 옆에 있던 아람 나라의 나아만이라는 장군이 문둥병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장군이고 아무리 재산이 많으면 뭐합니까? 문둥병이 들면 다 소용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나아만 장군의 집에 있는 조그마한 계집아이가 “이스라엘에 있는 우리 선생님 앞에 간다면 고칠 수 있을 텐데요” 하는 겁니다. 이 말을 듣고 이스라엘로 건너옵니다. 그런데 아람 왕이 자기 신하 나아만을 누구에게로 보냅니까? 성경 읽을 때 이런 게 참 재미있습니다. 아람 왕이 나아만을 이스라엘 왕에게 보냅니다. 선지자에게 보내는 게 아니에요. 무슨 생각으로 나아만을 이스라엘 왕에게 보냈는지 생각해 보세요.

아마 급수를 맞추기 위해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마는 조금 다른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내 신하를 이스라엘 왕에게 보내면 그가 선지자에게 명령을 해서 고쳐놓을 것이다’는 생각이죠. 표현을 바꾸자면 이스라엘에 있는 선지자도 왕의 신하고, 따라서 왕의 말이라면 반드시 듣는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아람 왕의 이 생각은 자기로서는 틀린 생각이 아닙니다. 이방의 왕들은 대부분이 제사장이나 선지자들 위에 군림합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선지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분, 이스라엘의 선지자가 높습니까? 왕이 높습니까? 그렇게 간단한 질문이 아닙니다. 좀 쉬운 질문 할까요? 목사가 높습니까? 장로가 높습니까? 똑같습니까? 이런 문제에 대해서 생각이 잘못된 사람이 참 많아요. 목사가 높고 장로가 높고, 이런 것 아닙니다. 서로 협력해서 교회를 아름답게 이루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똑같다고 하는 말이 맞습니다. 그러면 집사보다는 장로가 높지요? 교회 안에서는 누가 높으냐를 따지는 게 아닙니다. 직책이 다르다는 거죠. 맡은 임무가 다를 뿐이지 누가 더 높고 낮고 이런 개념이 아닙니다.

이스라엘의 제사장과 선지자는 왕의 신하가 아니고 왕과 협력해서 나라를 잘 돌보아야 하는 하나님의 종입니다. 선지자는 하나님의 신하고 하나님의 종이지 왕의 신하가 아니라는 겁니다. 만약 왕이 잘못하면 선지자는 왕에게 엄청난 심판을 선언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위치에 서게 됩니다. 선지자는 왕의 신하가 아닙니다. 그런데 그 주변 다른 나라들은 선지자도 왕의 신하이므로, 왕의 말에 당연히 순종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예가 아합 왕이 나봇의 포도원을 빼앗은 사건입니다. 아합 왕이 나봇의 포도원이 탐이 났지만 나봇이 “못 드립니다. 내가 이 포도원을 왕에게 파는 것은 하나님이 싫어하는 것이기 때문에 못 팝니다.” 이러니까 아합 왕이 포기하고 돌아갑니다. 갖고는 싶은데 뺏을 수는 없으니까 돌아가서 병이 든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왕이 없습니다. “이 자식이? 왕이 뭐라고 그러는데?” 죽이고 빼앗아 가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아합 왕이 드러누웠어요. 이세벨이 보니까 웃기거든요. “아니 당신이 그러고도 이스라엘의 왕입니까? 신하의 포도원 하나 마음대로 못해서...?” 이세벨은 이스라엘 사람이 아닙니다. 다른 나라 공주란 말이에요. 자기가 생각할 때 ‘왕이 그것도 하나 못하느냐? 이 바보!’ 이러고는 거짓 증인을 세워서 나봇을 죽이고 빼앗아 버립니다. 다른 나라 왕들은 그럴 수 있습니다. 아합이 아무리 악한 왕이었어도 이스라엘의 왕은 그렇게 못합니다.

아람 왕의 생각에 선지자는 “이스라엘 왕의 종이 아니냐?” 그러니까 이스라엘 왕에게 자기 신하 나아만을 보낸 것입니다. 우리 중에도 이 아람 왕과 같은 생각을 가진 분이 있습니까? 목사가 주인이고, 장로는 목사보다 낮은 자리고, 목사 밑에 집사고, 그렇습니까? 교회는 그런 곳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종입니다. 하나님께 충성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국회의원들이 누구를 위해서 그렇게 열심히 싸웁니까? 말은 국민을 위해서!하고 하죠. 그런데 국민을 염두에 두고 국민을 생각해서 정치하는 국회의원들이 잘 없는 것 같습니다.

투표할 때는 내려와서 열심히 절하죠? 투표 끝나고 당선이 되면 누구 눈치 봅디까? 국민 눈치 봐요? 자기 당대표, 자기 위에 있는 사람 눈치만 보지, 국민들 눈치 잘 안 보더란 말이에요. 그러면서도 말은 ‘백성을 위해서’ 이러지 않습니까? 장관이나 국회의원들이 정말 내가 백성들을 섬기고 있노라고 백성들의 종이라고 생각하면 훌륭한 장관과 국회의원이 될 겁니다마는 그게 그렇게 쉽지 않은가 봐요.

우리는 ‘나는 하나님의 종’이라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종이 되어 교회를 섬기고 있는 거예요. 그러면 목사 말 안 들어도 됩니까? 장로 말 안 들어도 되죠? 왜 장로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하느냐? 장로님이 높은 사람이기 때문에? 목사님의 말씀에, 장로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곧 하나님께 순종하는 길이기 때문에 충성하는 거예요. 우리의 진짜 주인은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목사님께 충성하는 것이 곧 하나님께 충성하는 것과 동일한 경우입니다. 목사님이 내게 잘 해주기 때문에 충성하는 게 아니고 내가 하나님의 종이기 때문에 목사님께 충성하고 장로님께 충성하고 또 교회에 충성하는 거예요. 어떤 불신자들이 그런 소리를 합니다. 장로는 참 돈을 많이 벌겠다. “왜 그러냐?” 하니까 “직장에서 월급 받지요. 교회 가서 월급 받죠.” 불신자들은 장로가 교회에서 월급 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요. 바보 같은 생각이지만 본인들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습니다.

이스라엘 왕의 생각을 좀 봅시다. 어느 날 아람 왕이 무시무시한 장군을 보내면서 ‘이 장군의 병을 고쳐주시오!’ 하는 겁니다. 이스라엘 왕이 그 말을 듣고는 ‘도무지 말이 안된다. 내가 무슨 능력이 있어서 이 병을 고치겠느냐? 이걸 핑계로 삼아서 우리나라를 치려고 그러는구나.’ 그래서 안절부절 못하고서는 옷을 찢고 난리가 난 겁니다.

이스라엘의 왕이라면 평소에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그 하나님을 섬기는 선지자가 어떤 능력을 가진 분인지 좀 알았어야 합니다. 그걸 알았더라면 그런 일이 생길 때 ‘아, 하나님께서 특별한 일이 있어서 이런 일을 만드셨구나’ 생각하고 선지자에게 보내든지 하나님께 기도하든지 했을 거란 말이에요. 하나님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고 선지자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이 지내다가 뭔가 일이 터지니까 난리를 치고 허둥대는 겁니다.

아람에 붙잡혀 가 있는 계집아이보다 못한 겁니다. 나아만 장군을 여기로 가라고 한 사람이 누굽니까? 작은 계집아이였잖아요? 그 계집아이가 뭐라고 그랬습니까? 우리나라의 선지자에게 가면 이 정도는 고칠 수 있을 텐데요 했잖아요. 조그마한 계집아이도 아는 걸, 세상에, 하나님의 나라라는 이스라엘 왕이 그걸 모르니까 이 난리를 치고 있는 겁니다.

하나님을 믿노라고 하면서도 일만 터지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허둥대는 교인들이 더러 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더라도 당당하게 서서 “하나님께서 뜻하신 바가 있겠지요.” 이렇게 안됩니까? 평소에 하나님에 대해서 알고 하나님을 신뢰하므로 일이 터져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느긋한 신앙인이 되어야 합니다. 이스라엘 왕의 생각이나 아람 왕의 생각이나 우습기는 매일반입니다.

그 다음에 나아만을 봅시다. 나아만 장군은 아람에서 일등 장군입니다. 신하들을 잔뜩 데리고 아주 으리으리한 모습으로 나타났지만 아무리 그래 봤자 속은 문둥병자 아닙니까? 그 문둥병자가 으리으리하게 치장을 해서 이스라엘 왕에게 갔죠. 왕은 능력이 없으니까 선지자에게 보냈습니다. 선지자에게 보냈으면 문을 두드리고 정중하게 ‘제가 이런 저런 사정으로 왔습니다’ 했어야 하는데 문 밖에서 턱 기다리고 있습니다.

9절에 보시면 ‘문에 서서’라고 합니다. ‘나아만이 이에 말들과 병거들을 거느리고 이르러 엘리사의 집 문에 서니’ 왜 안 들어가고 문에 섰을까요? 마중 나오라는 얘기죠. 높은 어른이 왔으니까 이리 나와서 마중을 오라는 얘기 아닙니까? 이게 자기 형편에 안 맞는 허세입니다. 아무리 그럴 듯하게 폼 잡고 서 있어도 문둥병자 아닙니까? 지금 문둥병자이기 때문에 여기 왔지 장군의 자격으로 온 게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 아이들이 흔히 하는 말로 자기 꼬라지를 알아야지요. 지금 어디서 폼 잡고 서 있습니까? 사정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문에 서서 폼 잡고 있는 게 가소로운 일입니다. 병을 못 고치면 잔뜩 데리고 온 병사와 군사들이 무슨 소용 있어요?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속을 보면 문둥병자나 마찬가지인데 폼 잡고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좋은 외제차 끌고 다니는 사람 중에 보험 안 든 사람이 많답니다. 사고 내면 버리고 그냥 가 버린대요. 돈도 없는 게 남의 돈 가지고 폼 잡느라고 외제차 끌고 다니다가 사고 냈다면 고치는데 엄청나게 돈이 든답니다. 그래서 폼을 잡다가 일 터지면 버리고 간다는 거예요. 그게 나아만과 똑같습니다. 속은 문둥환자인 게 겉으로는 폼 잡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엘리사가 안 나오니까 뭐라고 그래요? “아, 자기가 나와 가지고 이 상처에 손을 대고 하나님 이름으로 기도해서 고쳐줘야 될 일이지 나오지도 않고 요단강에 가서 씻으라고? 우리나라에 요단강보다 더 맑은 강이 없는 줄 아느냐?” 허풍이고 허세입니다. 지금 그럴 형편이 아니란 말이에요. 문에 폼 잡고 서 있는 것도 그렇고, “나와 가지고 이렇게 하나님의 이름으로 주문도 부르고 기도해서 고쳐야 되지 않느냐?” 그렇게 잘 하면 자기가 고치지, 뭐 하러 여기까지 찾아옵니까?

나아만의 생각이 뭐가 잘못되었습니까? 이왕에 하나님 앞에 찾아 나왔으면 하나님의 방법에 순종하고 하나님의 방법으로 일을 해야지, 자기 생각, ‘내 생각에는 이래야 되는 게 아니냐?’라고 합니다. 11절 보세요. ‘나아만이 노하여 물러가며 가로되 내 생각에는’ 누구 생각요? 자기 생각 아닙니까? 자기 생각대로 될 것 같으면 뭐 하러 엘리사 찾아옵니까?

여러분, 하나님 앞에 나아오는 사람이 하나님의 방식대로, 하나님의 뜻대로 하나님을 섬겨야 될 일이지 ‘내 생각대로’ 이거 굉장히 위험한 겁니다. 시골에 잘 계시는 할머니를 아들이 효도한다고 서울의 아파트에 모셔 갔습니다. 그게 효도 맞습니까? 시골에서 마음 편케 잘 계시던 할머니를 서울 아파트에 모셔 가면 한 발짝도 못 나갑니다. 시골이야 마음대로 다닐 수 있고 심심하면 밭도 뒤집고, 할 일이 있습니다. 서울 시내 아파트에 들어가 계시면 할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잘못하면 밥도 못 찾아 먹습니다. 그거 절대 효도 아닙니다.

효도는 아들의 생각대로 하는 게 아닙니다. 본인 마음에 맞아야 되는 겁니다. 내 방식대로 하는 것이 때로는 위험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섬김에 있어서는 내 생각 내 방식대로가 아니고 하나님의 방식대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대로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에 대해서 배워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배워서 그 방식대로 해야 되지 나아만처럼 내 생각에는 이래 이래 해야 되는 것 아니냐? 그게 아니라는 겁니다.

하나님의 생각이 내 생각과 다르다고 여겨질 때 우리는 내 생각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야 하고 하나님의 생각이 뭔지를 알아야 합니다. 혹시 병원 가셔 가지고 진찰 받으면서 “의사 선생님, 여기 이렇게 아픈데 이런 약 저런 약 쓰면 어때요? 광고에 보니까 이런 약이 좋다 하던데요?” 이런 얘기 절대로 하지 마세요. 의사들이 그렇게 속 넓은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런 얘기하면 “그렇게 잘 알면 당신이 알아서 하지, 여기 뭐 하러 왔어요?” 이렇게 되면 가르쳐 줄 것도 안 가르쳐 줍니다. 의사 앞에서 아는 체 하지 마세요.

학교 가시거든 제발 선생님 앞에서 “아이들 이거는 이렇고 저거는 저렇고” 그런 얘기 하지 마세요.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평소에 조리 있게 말하는 훈련이 잘 되어 있어요. 또, 실제로 아는 게 많아요. 그렇지만 선생님들의 입장에서는 학부모가 와서 “아이들 이리 저리 해야” 하는 것을 별로 좋아 안 합니다. 아이들 가르치는 것은 자기들의 전공이니까요. 선생님 하자는 대로 따라하는 것이 현명한 엄마입니다.

학교 선생님 앞에서 교육 얘기 하지 마세요. 의사 앞에서 치료하는 얘기 하지 마세요. 하나님 앞에 나와서 자기 얘기 하지 마세요. 하나님께서 이렇게 하라고 하셨지요? 이것이 잘 하는 겁니다. 하나님 앞에서 “내 생각에는 이런데요?” 이거 아닙니다. 하나님 앞에서 버려야 할 것이 나아만이 내세웠던 허세와 체면입니다. 칠십 먹은 노인이라도 구십 먹은 아버지 앞에서는 점잖아야 됩니까? 재롱을 떨어야 됩니까?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폼 잡고 나아만 모양으로 문둥병에 걸린 주제에 대문간에 턱 서서 “안 나오나?” 하고 서 있어야겠습니까? 아무리 아는 게 많고 능력이 있고 힘이 있어도 하나님 앞에서는 허세, 체면 다 버리고 깨끗이 순종하는 것이 잘 하는 겁니다. 그게 복된 길입니다. 나아만이 노해서 그냥 가려고 했지만 다행히 정신 똑바로 박힌 신하들이 있었습니다. “장군님, 만약에 이것보다 더 어려운 일을 시켜도 해야 할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냥 물에 가서 씻으라고 하는 거야 뭐가 어렵습니까?” 이렇게 달래서 데려갔습니다.

요단강 물에 일곱 번 들어갔다가 나왔더니 어떻게 되었다고 말합니까? 나았더라? 그건 상식적인 대답입니다. 성경은 한 술 더 뜹니다. 나았더라가 아니고 ‘그 살이 여전하여 어린아이의 살 같아서 깨끗하게 되었더라’고 합니다. 나아만 장군 나이가 얼마쯤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사십, 오십 정도 되었다면 이미 피부는 맛이 간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 피부가 어린아이 살같이 아주 곱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기도를 들으시고 복 주실 때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풍성하게 주십니다. 성경은 늘 그렇게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엘리사의 입장을 한번 생각해 봅시다. 엘리사가 나아만의 병을 고쳐주는 이유가 뭡니까? 병을 고쳐주면 목돈이 생깁니까? 이스라엘에 큰 덕이 됩니까? 엘리사는 이 일을 통해서 ‘하나님이 계시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합니다. 8절에,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가 이스라엘 왕이 자기 옷을 찢었다 함을 듣고 왕에게 보내어 가로되 왕이 어찌하여 옷을 찢었나이까 그 사람을 내게로 오게 하소서 저가 이스라엘 중에 선지자가 있는 줄을 알리이다’ 이스라엘에 선지자가 있음을 보여주겠다는 겁니다.

그 선지자가 누구입니까? 자기입니까? 단순히 자기를 지칭하는 말이 아니고 하나님의 종인 선지자가 있음을 보여주겠다는 겁니다. 이 말은 하나님을 보여주겠다는 말입니다. 이스라엘에 하나님이 계심을 보여주겠다는 뜻입니다. 엘리사가 이 일을 하는 것은 자기를 드러내고 자기를 자랑하려 함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자랑하겠다는 겁니다. 나아만 장군이 나중에 문둥병을 고치고 올라와서 ‘아, 그 선지자 대단하다’ 그럽니까? 문둥병이 고쳐진 후에 엘리사가 위대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15절 보세요. ‘나아만이 모든 종자와 함께 하나님의 사람께로 돌아와서 그 앞에 서서 가로되 내가 이제 이스라엘 외에는 온 천하에 신이 없는 줄을 아나이다’ 이러잖아요! 누가 드러났습니까? 하나님이 드러난 겁니다. 엘리사가 이스라엘에 선지자 있음을 보여주겠노라 했는데 나아만이 병을 고치고 난 다음에 확실하게 아는 것은 ‘이스라엘 외에는 진짜 신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엘리사가 나아만의 병을 고쳐주는 그 이유입니다.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행동이나 삶, 교회를 섬기는 일을 통해서 누가 드러나야 합니까? 내가 아닙니다. 내가 성공하고 내가 출세해도 드러나는 것은 내가 아니고 하나님이 드러나야 합니다. 이것이 하나님을 섬기는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목표입니다. 엘리사가 “이스라엘에 선지자 있음을 보여주겠습니다.”라고 한 것처럼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여기에 제대로 된 그리스도인이 있음을 보여주겠노라!” 해야 됩니다.

그걸 옆에서 지켜보던 불신자들이 “야, 니 정말 대단하네!” 이건 잘못된 겁니다. 대단한 일은 내가 했어요. 그럼에도 “야 네가 섬기는 하나님 대단하네!” 이런 반응이 나와야 합니다. 이런 고백이 나올 수 있는 삶을 그리스도인들은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한 교만입니다. “여기에 하나님을 제대로 믿는 성도가 하나 있음을 보여주겠노라!” 이러면서 보여줘야 합니다. 나를 보이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을 보여줘야 하는 것입니다.

옛날 저희들 어릴 때는 어른들이 이렇게 가르쳤어요. 안 믿는 친구하고 사귀지 마라, 물든다. 전 어릴 때부터 별종이었는지 모르지만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기분이 나빴습니다. 쟤들이 나한테 왜 물들입니까? 내가 걔들을 물들이면 되지. 그래서 전 안 믿는 친구들이 참 많습니다. 어울려서 잘 놀아요. 놀아도 재미가 없는 게 문제는 문제인데 그래도 어울리긴 잘 어울립니다. 내가 물드는 게 아니라 내 물을 쟤들한테 들이면 되는 겁니다.

한 술 더 떠서 여러분들은 불신자들에게 자랑스러운 친구가 되시기 바랍니다. 불신자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려면 같이 놀아줘야 됩니까? 놀 때는 같이 놀되 아닌 것은 칼이 들어와도 아니라고 한다면 안 믿는 이웃들이나 친구들이 겁을 냅니다. 놀 때는 잘 놀고 하는 짓은 똑같은 것 같은데 저 자식 희한하다? 어째서 저럴 수가 있느냐? 이래서 은근 슬쩍 겁을 내면서 또 한편으로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여러분들에게 기대게 됩니다.

여러분들이 정말 말씀에 충실하게 살면서 이웃들을 잘 돌아보면 불신 친구들이 여러분들을 보고 ‘참 대단한 친구야’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럴 때에 여러분을 통해서 하나님이 드러나는 겁니다. 아니 그래야 여러분들을 따라서 교회를 나오게 됩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이웃들에게 자랑스러운 친구가 되십시오. 옛날 유대인들의 표현을 빌리면 ‘전부 지옥 가서 불쏘시개 될 놈들, 상종할 수 없어’ 그게 아니고 섞여 사십시오. 잘 어울려 지내십시오. 그런데 급수가 다르고 질이 다른 거예요. 엘리사가 허풍치고 폼 잡고 서 있는 나아만의 병을 고쳐주는 것은 이 일을 통해서 하나님을 드러내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말씀을 맺도록 하겠습니다. 그리스도인들과 불신자들의 차이는 처음에 말씀드린 대로 유정란과 무정란과 같습니다. 언젠가 무정란은 썩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유정란은 우리 주님 다시 오시는 날 아주 아름다운 영원한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게 될 것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똑같아도 그게 똑같은 게 아닙니다. 모래 알갱이가 다 똑같아 보여도 전혀 성격이 다른 쇳가루가 들어 있습니다. 자석을 갖다 대면 쫙 빨려 올라옵니다. 우리 주님이 자석입니다.

성도들도 이 땅에 살고 있는 동안에는 불신자들과 별 구별이 안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혀 섞일 수 없는 존재, 성분이 다릅니다. 불신자들은 자기 욕심대로 자기 생각대로 삽니다. 반면에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일만 터지면 허둥대는 이스라엘의 왕이나 다 죽어가는 판국에 폼 잡고 서 있는 나아만이 아니라 나를 통해서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한번 보여주겠노라는 엘리사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주위에 안 믿는 이웃들이나 친구들이 “너 보니까 하나님 살아 계시구나!” 이 말이 나올 만큼 삽시다. 쉽지 않습니다. 어렵습니다. 그러나 부디 그렇게 사셔서 여러분들이 이 땅에서도 영광스러울 뿐만 아니라 여러분들을 통해서 많은 불신자들이 하나님 앞에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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