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기장이의 끝없는 토기 사랑

효자제일교회 강도사:홍 순관

혹 네가 내게 말하기를 그러면 하나님이 어찌하여 허물하시느뇨 누가 그 뜻을 대적하느뇨 하리니 이 사람아 네가 뉘기에 감히 하나님을 힐문하느뇨 지음을 받은 물건이 지은 자에게 어찌 나를 이같이 만들었느냐 말하겠느뇨 토기장이가 진흙 한 덩이로 하나는 귀히 쓸 그릇을, 하나는 천히 쓸 그릇을 만드는 권이 없느냐 만일 하나님이 그 진노를 보이시고 그 능력을 알게 하고자 하사 멸하기로 준비된 진노의 그릇을 오래 참으심으로 관용하시고 또한 영광 받기로 예비하신 바 긍휼의 그릇에 대하여 그 영광의 부요함을 알게 하고자 하셨을지라도 무슨 말 하리요 이 그릇은 우리니 곧 유대인 중에서 뿐 아니라 이방인 중에서도 부르신 자니라 호세아 글에도 이르기를 내가 내 백성 아닌 자를 내 백성이라, 사랑치 아니한 자를 사랑한 자라 부르리라 너희는 내 백성이 아니라 한 그 곳에서 저희가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 부름을 얻으리라 함과 같으니라 [개역, 로마서 9:19~26]

두 거지가 나란히 영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지나가는 사람을 쳐다보면서 간절한 눈빛으로 구걸을 합니다. 또 한 사람은 땅에다 얼굴을 처박고 쳐다보지도 않고 구걸을 하고 있습니다. 누가 실적이 좋을까요?... 얼굴을 들고 간절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거지가 소득이 많을까요? 아마 별반 차이가 없지 않을까요? 잘 생긴 거지와 아주 못 생긴 거지가 나란히 영업을 하고 있다면 누가 더 많이 벌까요? 잘 생긴 거지는 영업에 지장이 많을 겁니다. “그 얼굴 가지고 뭐 할 것이 없어서 그 짓 하고 있느냐?” 해서 소득이 적을 겁니다. 우리가 어떻게 구원을 받았느냐고 질문을 한다면 이 거지 이야기를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열심히 노력해서 구원을 받았다고 하는 것은 마치 거지가 ‘지나가는 사람에게 애절한 자세를 취함으로 내가 적선을 더 많이 받았다’고 자랑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것 없습니다. 거지가 땅에 얼굴을 박고 구걸을 하든지 손을 들고 하늘을 바라보며 구걸을 하든지 간에 지나가는 사람이 줄 마음이 있어야 주는 겁니다. 그렇게 간절한 표정으로 해도 ‘완전히 프로네’ 하고 역효과가 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거지가 어떤 노력을 하고 어떤 자세를 취했느냐는 것보다는 지나가는 사람의 불쌍한 마음이 더 중요한 요소입니다.

내가 그래도 구원받을 만한 인물도 있고 실력도 있고 교회 봉사도 많이 했으니까 하나님께서 나를 구원해 주시는 것 아니냐?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은 ‘인물 좋은 것이 구걸하는 데에는 오히려 손해’라는 사실을 기억하시면 됩니다. ‘인물도 괜찮고 이만하면 학식도 있고 능력도 있으니 하나님께서 나를 구원하시고 자녀 삼은 것 아니냐?’ 하나님 앞에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은 잘 생긴 거지입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에서 우리가 받은 구원은 오직 하나님의 뜻에 의한,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진 것이라는 설명을 반복해서 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우리가 읽은 본문 바로 앞에 보면 야곱과 에서 이야기를 합니다. ‘이 두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 그들이 뭔가 행하기도 전,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 하나님께서 이미 야곱을 택하지 않았느냐?’ 그것은 우리의 어떤 노력 때문에 하나님의 은혜가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러면서 반박성 질문을 가정하고 설명을 합니다. ‘선택을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뜻대로 하셨다면 선택받지 않은 사람을 왜 심판하시느냐?’는 거죠. 지금 우리가 읽은 본문이 바로 이 가상의 질문에 대한 대답입니다.

우선 서론 격으로 너 자신이 어떠한 존재인지를 알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을 빌린다면 주제 파악을 좀 하라는 얘기죠. 우리가 어떤 존재고 우리의 모습이 어떠한지를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열심히 우리 자신을 들여다 보아도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잘 모릅니다. 하다못해 거울 앞에라도 서 보거나, 다른 사람과 비교해 봐야 조금은 알게 되지요. 이럴 때 기준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좀 오래 전에 포항고등학교에서 성적이 그리 좋지는 않은 아이가 김포 쪽으로 전학갈 일이 있어서 서류를 넣었는데 틀림없이 사고 쳐서 쫓겨 오는 아이일 것이라고 짐작하고는 전학을 허락해주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포항고등학교는 중학교에서 최소한 5등 내에 들어가는 아이들만 모여 있던 학교입니다. 그 학교의 500등도 중학교 때는 반에서 최소한 5등은 하던 아이입니다. 그 아버지가 사정사정해서 전학을 시켰는데, 웬걸 다음 달 반에서 1등을 해버렸어요! 기준을 잘못 잡으면 이런 현상이 생깁니다.

바로 우리 뒤에 있는 제철고등학교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시골에서 공부를 잘 한다고 하는 아이들이 여기 와서 충격을 받습니다. 자기는 잘 한다고 왔는데 와서 보니까 여기는 자기들이 생각하던 그런 학교가 아니더라는 겁니다. 기준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자기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게 됩니다. 실력도 별로 없는데 실력 있는 사람으로 착각하는 주원인도 엉뚱한 데다 비교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사도 바울이 우리가 우리 자신의 모습을 잘 알려면 기준을 하나님으로 잡으라고 합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아야 우리 모습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너희가 어떤 존재인지 알라고 하고서는 하나님이 어떤 존재인지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말씀하시는데 그것이 20절과 21절에 나오는 진흙과 토기장이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은 토기장이이고 너희는 진흙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여러분, 토기장이와 진흙은 어느 정도 차이가 납니까? 이건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사람과 사람의 차이도 극복하기 참 어렵습니다. 주위에 여러분보다 조금 나은 사람이나 조금 높은 사람이 일하는 것을 보면 자기나 나나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 나도 저 자리에 가면 얼마든지 저 정도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여도 함부로 그렇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조그만 차이도 어떨 때는 극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차이일 때가 많습니다.

옛날에 제가 데리고 있던 아이들이 학기 초에 모의고사를 치렀는데 일등과 이등이 딱 5개 차이가 났습니다. 200점 만점에 5점 차이가 났다는 겁니다. 둘 다 머리도 좋고 열심입니다. 그 중의 한 아이의 엄마가 학교에 와서 “선생님 큰일입니다. 우리 아이가 도대체 잠을 안 자요, 잠도 안 자고 밤낮없이 공부만 합니다.” 그 학부모를 제가 쫓아버렸습니다. “다시는 학교 오지 마세요.”

이 두 아이가 1년 동안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5개 차이가 안 좁혀집니다. 그리고 포항고등학교에 한 녀석은 2등으로 들어가고, 한 녀석은 70등으로 들어갔습니다. 모의고사 5개 사이에 70명이 들어 앉아 있다는 말입니다. 이 간격은 열심히 해도 그대로 갑니다. 고등학교 가면 과목이 바뀌어서 달라질 수가 있기는 하죠. 아이들의 성적도 그 간격이 쉽사리 메워지는 게 아닙니다.

자기 아이가 2등을 해 왔는데 옆집 아이가 1등 했습니다. 다음 달에 잘 하면 우리 아이가 1등 하고 옆집 아이가 2등 할 걸로 기대했는데 매달 똑같단 말이에요. 그런 일로 화내는 엄마들이 가끔 있어요. “얘, 너 1등 한번 못 해?” 그거 화낼 일 아닙니다. 자기는 어디 1등 하기 싫어서 안 하는 줄 압니까? 하려고 본인도 애를 애를 써요. 그런데 그 간격이 안 메워질 때는 안 메워지는 겁니다. 적어도 이게 메워지려면 학교 과목이 왕창 바뀌든지 뭔가 큰 변화가 있으면 몰라도 그렇지 않으면 그 간격을 메우기가 참 어렵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작은 차이도 극복하기 이렇게 어려운데 진흙과 토기장이의 차이? 이건 어마어마한 차이입니다. 사람이 아무리 노력해도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아내기는 불가능합니다. 철학자들이 평생토록 신에 대해서 생각하고 생각해서 어려운 책들을 써 내곤 합니다. 그 어려운 책을 온갖 골머리를 다 썩혀가면서 읽어보면 결론은 딱 한마디, ‘신은 존재 한다’ 이 정도입니다. 다 읽고 나면 허무해요. 그래서 어쨌단 말입니까? 철학을 동원해서 하나님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하는 것이 우리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빵을 뜯어 먹다가 손톱 밑에 빵 부스러기가 끼였습니다. 손톱 밑에 있던 세균이 그걸 보고 “야, 평생 먹을 양식이 생겼다!” 이러지 않을까요? 이 세균이 옆에 있는 세균에게 코치를 합니다. “야, 저 산맥 넘어 가면 깊은 골짜기 있으니까 조심해!” 산맥이 뭡니까? 손톱 아니면 지문이죠. 지문 한 줄도 세균에게는 넘지 못할 높은 산이기도 합니다. “잘못하다 떨어지면 영원한 우주의 미아가 될 수 있으니까 조심해!” 그 세균에게 우주란 손톱에서 떨어져 나가는 거지요. 어쩌다가 손톱 밑에다 입김을 싹 불었습니다. 세균이 “오늘은 엄청난 태풍이 분다. 큰일 났다.”고 야단치지 않겠습니까? 화장실에 가서 손 비벼대고 씻고 있으면 세균이 뭐라고 그러겠어요? “큰 홍수 났다.” 이러지 않겠어요? 이런 세균이 나를 알까요?

온갖 사색과 철학을 동원해서 하나님에 대해서 안다는 것이 겨우 이 세균이 하는 짓밖에 되지 않을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하나님을 압니까? 하나님께서 자신에 대해서 친히 보여주시고 가르쳐 주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보여주신 것이 바로 이 성경입니다. 그래서 성경을 배워야 합니다. 배워야 하고 믿는 수밖에 없습니다. 무조건 아멘 하고 믿는 것밖에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요한복음 3:3)’고 니고데모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을 때 다 늙은 니고데모가 뭐라고 그럽니까? “이 나이에 제가 다시 모태에 들어갔다 나와야 됩니까?” 예수님의 말씀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내 머리로 이해 안되는 것은 그저 “예, 듣겠습니다, 말씀하십시오. 그러면 제가 순종하겠습니다.” 이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믿는 것 외에는 하나님을 아는 방법이 없습니다. 성경 말씀 앞에서 한 수 배우겠다는 자세로 순종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사람들 중에도 도사를 찾아가서 한 수 배우려고 하면 온갖 수난을 각오하고 하라는 대로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야 하나 배우는 겁니다. 하물며 하나님을 알 수 있는 것은 그 하나님 말씀 앞에 순종하고 엎어지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토기장이와 진흙의 차이입니다. 하나님을 알아야 하는데 하나님은 토기장이시라고 하는 겁니다.

하나님을 토기장이라고 하는 비유가 성경에 여러 군데 나오는데 가끔 오해하는 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토기장이인데 그래서 어떻게 되었단 말입니까? 21절을 보십시다. ‘토기장이가 진흙 한 덩이로 하나는 귀히 쓸 그릇을, 하나는 천히 쓸 그릇을 만드는 권이 없느냐’ 하나님이 토기장이라고 하는 이유가 뭡니까? 중요한 것은 천한 그릇, 귀한 그릇이 아닙니다. 이런 그릇이든 저런 그릇이든 만들 권한이 하나님께 있다는 거죠.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놓치고 이 구절을 흔히 어떤 그릇이 귀하게 쓸 그릇이고 어떤 그릇이 천하게 쓸 것인가에 관심을 기울이는 수가 종종 있습니다. 확인을 한번 해 보겠습니다.

여러분, 우리 중에 누가 귀히 쓰일 그릇입니까? 누가 천히 쓸 그릇입니까? 목사님은 귀히 쓰일 그릇이고 집사나 집사가 아닌 사람은 천히 쓸 그릇입니까? 어림도 없는 얘기 하지 마십시오. 만인 제사장이라는 말을 쓰지요? 하나님을 아는 모든 성도는 제사장이라는 말입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하나님 앞에 귀하디 귀한 왕같은 제사장이라고 복음송은 늘 부르면서 이 성경구절을 보면서 천히 쓸 그릇은 내다? 아닙니다.

사도 바울이 여기서 누가 천히 쓸 그릇이고 누가 귀히 쓸 그릇인지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하나님께서 이렇게든 저렇게든 만들 권한이 있지 않느냐는 얘기만 하고 있는 겁니다. 이 구절을 보고 절대 ‘나는 시원찮은 그릇이려니’ 그런 생각은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이 그런 토기장이요 그런 권한을 가지신 분이라면 감히 그 앞에서 “하나님, 왜 나를 이렇게 만드셨나요?” 할 수 없다는 겁니다.

나 자신이 정말 못난 놈 같을 때 하나님을 원망하면서 “왜 나를 이렇게 만드셨나요?” 하는 것은 안됩니다. 그건 하나님의 권한이니까요. 반면에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감사하면서 “왜 나를 이렇게 만드셨나요?” 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이렇게 만드신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야지요. ‘다른 사람은 저렇게 머리도 좋고 인물도 훤하게 만들어 놓았는데 하나님 난 이게 뭡니까?’ 이렇게 말할 자격은 없지만 ‘저 사람은 저렇게 능력이 있고 저렇게 잘 나고 그런데 나는 아무 능력이 없는 것 같은데도 왜 나를 만드셨습니까?’ 이런 질문은 해야 합니다. 나를 향한 하나님의 목적이 분명히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렇죠.

똑바로 걷지도 못하고 시력도 안 좋은 분이 노래를 지은 모양입니다. ‘똑바로 걷고 싶어요, 주님’ 이 분이 하나님께 묻는 내용이 뭡니까? 자칫 잘못 들으면 원망이에요. 하나님께 그럴 순 없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데 어떡합니까? 하나님의 은혜를 받고보니 나를 이렇게 만드신 하나님의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믿고 이 찬송을 부르고 있는 겁니다. 사는 것이 그렇게 원망스럽고 하나님이 저주스러우면 이런 찬송을 만들 일이 없죠. 이렇게 초라한 모습으로 만들어 놓으셨나요? 그 앞에 ‘나를 어디다 쓰시려고?’ 이게 중요한 거죠.

하나님이 토기장이요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면 진흙인 나로서는 내가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지든지, 무슨 뜻이 있어서 나를 이렇게 만드셨는지는 알아야지요. 이 본문이 조금 어려우니 정리해서 읽어보면, ‘만일 하나님이 멸하기로 준비된 그릇을 오래 참으심으로 관용하셨을지라도 무슨 말 하리요?’가 됩니다. 이 토기장이는 참으로 이상한 토기장이입니다. 이런 그릇 저런 그릇을 만들고 그 그릇 중에 멸하기로 준비된 진노의 그릇이 있더라도 그것을 깨뜨리지 아니하고 오래 참고 관용하셨다고 하는 겁니다.

이 토기장이가 깨뜨린 게 있는가 자세히 보십시오. 전혀 없습니다. 어떤 토기장이도 깨뜨리기 위해서 토기를 굽지 않습니다. 구워보았는데 도저히 마음에 안 들어서 깨는 수가 있습니다만, 하나님은 그런 분이 아니라는 얘깁니다. 능력 있는 그 분이 결과를 보고 마음에 안 드니까 깨어버리는 그런 분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멸하기로 한 그릇조차 오래 참으심으로 관용하실 토기장이다’ 그렇게 설명하는 겁니다.

여러분, 토기장이 얘기만 나오면 ‘아, 잘된 그릇은 귀한 곳에 갖다 쓰고 잘못된 그릇은 깨뜨리고’ 그 개념을 버리시기 바랍니다. 사도 바울이 말하는 토기장이는 그런 토기장이가 아니라 진노의 대상이 될 그릇조차 오래참고 관용하시는 토기장이입니다. 그 뒷얘기와 연결하면 토기장이가 진흙이 되어 진흙을 찾아 왔다고 하는 셈입니다. 하나님이 사람이 되셨다는 것이 바로 그 얘기입니다. 사람이 세균을 살리기 위해서 세균이 되어 찾아갔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얼마나 놀라운 얘기인지 모릅니다. 이건 예삿일이 아닙니다.

아주 오래 전 일입니다. 대구시내에 흐르는 칠성천이지 싶은데, 신도극장 근처인데 길에서 시내까지 상당히 높이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파르고 미끄러워 좀 위험합니다. 거기 아마 잠자리가 물에 빠져 있었던 모양인데 초등학생 두 명이 지나가다가 그걸 건져줄 거라고 내려가다가 발을 헛디뎌서 익사해버렸습니다. 신문에 큰 글자로 ‘아, 동심’이라고 크게 났습니다. 잠자리를 살리겠다고 아이 둘이 빠져 죽은, 얼마나 가슴 아픈 이야기인지 모릅니다.

그런데 가정해서, 그 다음날 어떤 아버지가 아들을 데리고 그 곁을 지나가다 보니까 잠자리가 또 빠져 있거든요. “얘 너 저기 가서 잠자리 좀 구해 주라.” “아버지 내려가다가 잘못하면 제가 죽는데요?” “죽어도 괜찮으니까 가서 구해 와!” 그러면서 밀어 넣었습니다. 잠자리는 구해 냈는데 아이는 죽었습니다. 그 아버지는 어떻게 돼요? 잠자리 살리겠다고 아들이 죽을지도 모르는데 밀어 넣었다면 그 아버지 어떻게 됩니까? 하나님께서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내셨다는 것은 이것보다 더 큰 사고입니다.

진노의 그릇을 하나님께서 깨뜨리지 아니하고 오래오래 참으셨는데 우리가 무슨 할 말이 있느냐는 말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안다고 말할 때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능력을 아는 것은 절반밖에 아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아는 것은 하나님을 잘 아는 게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능력이 있으신 그 분이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셨느냐를 아는 것입니다.

이런 사랑을 받은 사람은 형제에게, 이웃에게 못된 짓을 할 수가 없습니다. 함부로 성질을 내고 형제를 미워하고 괴팍스럽게 놀고... 그게 불가능합니다. 토기장이 되시는 하나님께서 진흙 같은 내게 이런 사랑을 베푸셨다는 것을 믿는 사람은 절대로 우리 형제들을 함부로 대할 수 없습니다. 이 사랑을 나만 받은 것이 아니요 우리 형제들이 다 함께 받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저토록 사랑한 우리 형제를 내가 함부로 대할 수 없는 노릇이죠.

이런 하나님께 ‘왜 우리를 심판하십니까?’라고 질문하는 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습니다. 하나님께 그런 질문할 이유도 없다는 거죠. 절대주권을 가진 하나님께서 우리를 끔찍하게 사랑하셔서 진노할 것마저도 안 하시고 독생자를 희생시키시면서까지 우리를 하나님의 백성으로 삼으셨는데 ‘왜 심판하십니까?’ 이럴 수 없다는 말입니다. 말 자체가 안됩니다. 왜냐하면 누구든지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참으로 쉬운 길을 열어 두셨기 때문입니다.

25절입니다. ‘호세아의 글에서 이르기를 내가 내 백성 아닌 자를 내 백성이라 사랑치 아니한 자를 사랑한 자라 부르리라 너희는 내 백성이 아니라 한 그곳에서 저희가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 부름을 얻으리라’ 오죽하면, 오죽이나 못 되었으면 하나님께서 너희는 내 백성이 아니라고 버리기까지 했겠습니까마는 그런데 하나님께서 마음을 돌이키시고 너희가 내 백성이라고 하셨다는 겁니다.

그 얘기 끝에 10장 9절을 봅시다.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는 더 쉬운 길을 하나님께서 보여주셨으니 ‘왜 하나님께서 심판하느냐?’ 그러지 말고 이 구절을 보라는 겁니다.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 또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네 마음에 믿으면 구원을 얻으리라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 성경에 이르되 누구든지 저를 믿는 자는 부끄러움을 당하지 아니하리라 하니...’ 이 말씀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방법을 얼마나 쉽게 만들어 놓았느냐? 그 부름에 응하지 않으면서 그런 소리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가끔 심판에 대해서 말씀을 하시더라도 그것은 자식 잘 되라고 엄하게 야단치는 부모의 매, 꾸지람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너 그러다가 혼난다 하면서도 끝내 사랑하는 것이 부모 아니냐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끝내 이 사랑을 거부하는 사람에게는 심판이 확실하게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전까지는 하나님께서 인내하시고 관용을 베푸셨는데 항의할 이유가 어디 있느냐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랑을 받았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뭡니까? ‘하나님께서 왜 우리를 이렇게 사랑하셨습니까?’ 이것 외에는 할 말이 없는 겁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에 베드로에게 찾아오셔서 “베드로야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에게 할 말이 뭐가 있겠습니까? 선뜻 예 소리를 못하잖아요. 차마 자기 입으로 ‘예, 주님 사랑합니다’ 이 말 못하잖아요? 어저께까지 그렇게 못된 소리 해놓고 어떻게 그 말이 나옵니까? 그래서 겨우 하는 얘기가 “주님, 다 아시잖아요?”라는 겁니다.

여러분, 그 말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어요. ‘내가 어떻게 내 입으로...? 선생님을 모른다고 저주까지 해 놓고 어떻게 내 입으로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그렇지만 그것이 내가 약해서 그랬을 뿐이지 내 본심이 그게 아니라는 것을 주님이 아시지 않습니까?’ 베드로하고 우리가 좀 다릅니까? 마찬가지입니다. ‘이 못난 우리를 왜 사랑하셨는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라는 게 정답입니다. 아마 하나님 나라에 가서야 그 답을 알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이런 저런 항의성 질문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 현실이 너무 답답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 스스로가 너무 똑똑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가 똑똑하고 배운 거는 많고 가진 것이 많다는 것은 사람들 앞에서는 조금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니 폼 잡을 수 있을 만큼 중요한 것일 수도 있죠. 그러나 하나님을 아는 데는 그게 별 도움이 안됩니다. 거지의 미모에 해당 되겠지요.

여러분, 가끔 ‘잘 생긴 것도 죄입니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잘 생긴 것도 죄가 될 수 있습니다. 거지가 잘 생긴 거는 죄는 아닐는지 모르지만 손해 막심입니다. 영업에 방해가 되는 겁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나왔을 때 우리가 잘난 것이 물론 잘났다고 본인이 믿고 거들먹거리는 게 문제겠지만 좌우간 하나님 앞에서 우리 자신이 잘났다고 믿고 있는 것은 죄입니다. 달리 죄가 아닙니다. 하나님을 제대로 알아 볼 수 없는, 하나님을 아는 데 장애가 되기 때문에 죄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안경 쓰고 어떻게 거지노릇 하겠어요? 안경 쓴 거지 보셨어요? 거지노릇 하려면 안경 벗어야 합니다. 안경 쓰려면 거지노릇을 하지 말든지! 하나님 앞에 빈손 들고, 내가 가진 잘난 모든 것 다 내려놓고, 빈손 들고 나오면 깨어서 버려야 될 것 같은 질그릇일지라도 하나님께서 깨뜨리지 아니하고 귀하게 사용하십니다.

혹시 어려운 일을 만나 ‘하나님 어떻게 이럴 수 있습니까?’ 하기 전에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어떤 사랑을 베푸셨는지를 먼저 배우고 받아들이고 믿는 것이 모든 문제의 해결점입니다. 그것 없이 인생의 어떤 문제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자신의 뜻대로 우리를 부르시고 구원하셨다면 선택받지 못한 자를 어떻게 심판하시는가? 이런 질문은 우리가 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 하나님의 선택이라는 것은 용도가 딱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가 정말 감사할 때에만 사용하는 겁니다. 그 이외에는 어떤 경우에도 쓰지 마십시오. 감사 외에 이 단어가 쓰이는 경우가 어떤 경우입니까? 더러 있습니다.

‘아무리 전도해도 들으려고 하지 않는 저 인간은 아무래도 선택받은 인간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럴 경우에 선택이라는 용어를 쓰면 안됩니다. ‘나는 왜 이렇게 못난 놈인가? 나는 어찌 이런 놈일까? 하나님께서 나를 선택하지 않으신 것 같아?’라는 생각이 들 때 선택이라는 용어를 쓰지 마시라는 얘깁니다. 선택이라는 말은 그럴 때 쓰라고 준 용어가 아닙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를 표현하기 위해서만 쓰십시오. 사도 바울이 언제 하나님께서 나를 선택하셨다고 말하는지 유심히 보시기 바랍니다.

요즘 아이들은 칼로 연필 깎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마는 그래도 옛날 얘기를 좀 하겠습니다. 연필 깎는 칼 잘 드는 것 하나 줬습니다. 이 칼을 연필 깎는 데만 써야 합니다. 다른 데 쓰면 안됩니다. 다른 데 어디 씁니까? 친구하고 싸움할 때요? 옛날에 그런 짓 잘 합니다. 남의 공책 찢거나 옷을 찢는 데에 쓰는 것 아닙니다. 그렇게 쓰면 안됩니다. 그렇게 쓰면 대단히 위험한 것이 됩니다. 연필 깎으라고 준 칼은 연필 깎는 데에만 써야지 다른 곳에 쓰면 굉장히 위험한 흉기가 됩니다. 절대로 안됩니다.

선택이란 단어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에 감사할 때에만 쓰는 겁니다. 그 외에 다른 용도로는 절대 쓰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 평생에 단 한 번도 ‘하나님, 어떻게 해서 나를 이 모양으로 만드셨습니까?’ 또는 ‘하나님께서 나를 선택하지 않고 나를 버리신 것 같다’ 이런 말은 전혀 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질그릇을 깨뜨리는 토기장이가 아니라 깨뜨려야 마땅한 질그릇조차도 관용하시고 인내하셔서 영광스럽게 만드시는 토기장이 그 분이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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