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께서 전에 말씀하셨으니

효자제일교회 강도사:홍 순관

하나님이 참으로 땅에 거하시리이까 하늘과 하늘들의 하늘이라도 주를 용납지 못하겠거든 하물며 내가 건축한 이 전이오리이까 그러나 나의 하나님 여호와여 종의 기도와 간구를 돌아보시며 종이 오늘날 주의 앞에서 부르짖음과 비는 기도를 들으시옵소서 주께서 전에 말씀하시기를 내 이름이 거기 있으리라 하신 곳 이전을 향하여 주의 눈이 주야로 보옵시며 종이 이곳을 향하여 비는 기도를 들으시옵소서 종과 주의 백성 이스라엘이 이곳을 향하여 기도할 때에 주는 그 간구함을 들으시되 주의 계신 곳 하늘에서 들으시고 들으시사 사하여 주옵소서 만일 어떤 사람이 그 이웃에게 범죄함으로 맹세시킴을 받고 저가 와서 이 전에 있는 주의 단 앞에서 맹세하거든 주는 하늘에서 들으시고 행하시되 주의 종들을 국문하사 악한 자의 죄를 정하여 그 행위대로 그 머리에 돌리시고 의로운 자를 의롭다 하사 그 의로운 대로 갚으시옵소서 [개역, 열왕기상 8:27~32]

스데반이 죽임을 당한 이유를 생각해 보십시다. 마지막에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께서 서신 것을 보노라’는 말이 결정적으로 돌에 맞는 원인이 되었습니다마는 돌에 맞기 전에 설교한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면 유대인들이 스데반을 도저히 살려 놓을 수 없다는 마음을 갖게 된 이유를 발견하게 됩니다. 스데반이 행한 긴 설교의 핵심이 뭡니까?

유대인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성전을 가리켜 ‘여기는 하나님께서 계시는 곳이 아니다’는 것입니다. 유대인들이 그 말을 들으면서 ‘저 놈을 죽여야겠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래서 스데반을 죽음으로 내몬 것은 실질적으로 성전모독죄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성전을 헐라는 말을 하셨습니다. 그걸 근거로 해서 예수님께서 성전을 모독했다고 유대인들이 고발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성전이 하나님께서 거할 만한 곳이 아니다’라는 것을 죄로 삼는다면 솔로몬이 성전모독의 원조입니다. 27절에 ‘하나님께서 참으로 땅에 거하시리이까 참으로 하늘과 하늘들의 하늘이라도 주를 용납지 못하겠거든 하물며 내가 건축한 이 전이오리까?’라고 말합니다. ‘내가 아무리 아름답고 근사한 성전을 지었다고 해도 하나님은 여기 거할 분이 아님을 제가 압니다’는 고백이죠.

사실은 스데반이 이 말씀과 시편에 있는 말씀을 인용하면서 ‘이 성전이 진짜 성전이 아니라 진짜 우리에게 성전이 되시는 분은 예수 그리스도시라’고 설교한 겁니다. 그런데 솔로몬이 아주 아름다운 성전을 지어 놓고 여기에서 드리는 이 기도가 하나님을 참으로 기쁘시게 했습니다. 솔로몬이 어떻게 해서 아름다운 기도를 드릴 수 있었는지 살펴보면서 은혜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28절에, ‘그러나 나의 하나님 여호와여 종의 기도와 간구를 돌아보시며 종이 오늘날 주의 앞에서 부르짖음과 비는 기도를 들으시옵소서’ 합니다. 솔로몬이 지금 하나님께 부르짖으며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무슨 답답한 일이 있어서 이렇게 부르짖으며 기도하고 있습니까? 솔로몬이 부르짖으며 기도하기 직전에 해 놓은 일이 성전건축입니다. 성전을 아름답게 다 건축해 놓은 후에 이렇게 기도하고 있는데 기도가 참 길어요. 아마 성경에 나오는 많은 기도 중에 가장 긴 기도가 아닐까요?

혹시 우리 백성이 훗날 이러이러한 일을 당하여서 여기 와서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들으시고 응답해 주시옵소서. 이런 기도를 길게 반복합니다. 참 아름답고 거대한 성전 건축을 완료하고 이렇게 부르짖고 있습니다. 모세에게 광야에서 회막을 건축하게 한 이래로 솔로몬이 성전을 건축하기까지 400년이 넘도록 하나님의 상징이었던 법궤는 제대로 거할 곳이 없을 때가 많았습니다. 때로는 적군의 손에 넘어가서 이리저리 방황하며 떠돌아다니기도 하였고 이스라엘 땅에 돌아와서도 저 산중 깊은 곳 뒷골방에 처박혀서 수십 년이 지나기도 했었습니다.

하나님의 상징이었던 법궤가 하나님의 영광에 걸맞는 대우를 못 받고 근 400여년을 지나왔단 말입니다. 그러는 중에 솔로몬이 아름다운 성전을 건축했습니다. 대충 길이가 30m정도고 폭이 10m정도에 높이가 15m정도 되는 건축물입니다. 크지는 않지요? 여기는 사람이 들어오는 곳이 아닙니다. 지성소는 대제사장이 기껏해야 1년에 한번, 성소는 제사장이 향을 피우거나 떡을 갈아놓으려고 들어오는 것 외에는 사람이 들어오는 곳이 아닙니다. 그러기 때문에 90평정도 되는 공간이 작은 공간은 아닙니다.

우리를 더욱 놀랍게 하는 것은 이 방은 사방 천지가 순금으로 덮여 있습니다. 석조건물입니다. 석조건물 안을 백향목으로 잘 치장을 했습니다. 그 다음에 전부 순금으로 덮었습니다. 금이 얼마쯤 들었을 것 같습니까? 역대하 3장 8절에 보면 정금 600달란트가 쓰였다고 합니다. 한 달란트가 약 32Kg를 넘습니다. 대충 계산해 보면 자그마치 20톤이 나옵니다. 순금이 20톤이나 들어간 황금의 집입니다. 얼마나 어마어마한 건물인지요?

여러분, 하나님의 집은 바깥에서 보면 석조건물입니다. 내부를 들여다 보면 천정, 바닥 할 것 없이 전부 금으로 덮여 있습니다. 왜 이렇게 지었을까요? 솔로몬의 뜻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대로 지은 건물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뜻이라는 겁니다. 지금 예루살렘 옛날 성전에 있던 곳에는 황금 돔이라는 이슬람 사원이 있습니다. 거기도 황금이라는 말이 붙었습니다. 왜 황금 돔 사원이라고 부르나요? 밖에서 보았을 때 돔이 누런 색깔로 되어 있거든요. 아마 구리겠지요. 그래도 황금 돔 사원이라고 부릅니다.

헤롯이 성전을 짓고 아름다움을 자랑하느라고 바깥에 금을 붙인 적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랑하고 싶은 건물은 외부치장을 열심히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성전은 바깥은 석조건물인데 내부는 그렇게 아름답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런 분이시고 그리스도가 그런 분이시고 어쩌면 하나님을 믿는 우리도 내부가 더 아름다운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밖에서 보면 별 것 아닌데 들어가 보았더니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더라. 이것이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우리의 모습이어야 함을 이 솔로몬의 성전을 보면서 생각해 봅니다.

사람은 떨어져서 보면 다 괜찮아 보여요.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 보면 냄새나고 허물이 많은 것이 정상적인 사람입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떨어져서 볼 때 “아! 사람 괜찮아 보이네, 가까이 들어가 보니까 더 멋지네!” 이런 감탄사가 나올 수 있을만큼 삽시다. 교회 안에도 사람 사는 냄새가 다 나더라? 이거 문제가 좀 있습니다. 아니, 설령 냄새가 안 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교회 안에서만은 어떻게든지 참을 걸 참고 바깥에서 볼 때보다 안에서 보는 것이 더 아름다운 교회가 되도록 합시다.

이렇게 아름다운 성전을 다 지어놓고 솔로몬은 하나님 앞에 엎드려 부르짖어 비는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우리하고 비교해 보면 참 대조적이죠? 우리는 언제 부르짖습니까? 무슨 일이 생겨야 부르짖고 기도합니까? 아니 평소에 기도 안 하다가 어떤 일이 있어야 기도를 합니까? 꼭 무슨 일이 있어야 기도하지 않습니까? 거기에 비하면 솔로몬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만큼 어마어마한 집을 지어 놓고 난 다음에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합니다. 잘 해 놓고 기도하더라 그 말입니다.

우리에게 어려움이 닥치고 괴로우면 기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잘하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기도를 하는 것입니다. 솔로몬의 기도는 엄청난 일을 해 놓고도 “하나님 이만하면 되었습니까?” “멋지지 않습니까?” 이거 아녜요. 어마어마한 일을 이루어 놓고도 하나님 앞에 엎드려서 꿇어 기도하고 있는 성숙한 신앙인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조그마한 것을 해 놓으면 얼마나 자랑하고 우쭐대고 싶어하는지 모릅니다. 그게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이니까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럼 우리도 하나님 앞에 “저 이만 하면 되지 않습니까?”라고 할 수 있겠지요? 잘못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렇게 하십시오. 다만 어리다는 겁니다.

우리가 성숙한 신앙인이 되고 나면 하나님 앞에 최선을 다 하여 노력하고 난 다음에도 하나님 앞에 엎드려 부르짖으며 기도하며 감사하고 또 하나님을 더 잘 섬길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기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 아름다운 집을 지어드리고 하는 솔로몬의 기도가 참으로 아름다운 기도였다는 뜻입니다.

다른 측면에서 27절을 봅시다. ‘하늘과 하늘들의 하늘이라도 주를 용납지 못하겠거든’이라고 말씀하십니다. 30절에, ‘종과 주의 백성 이스라엘이 이곳을 향하여 기도할 때에 주는 그 간구함을 들으시되 주의 계신 곳 하늘에서 들으시고 들으시사 사하여 주시옵소서’ 하나님은 이 아름다운 성전도 용납할 수 없는 위대하신 분, 하늘에 계신 분이라는 고백을 합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솔로몬이 잘 알고 기도를 합니다.

솔로몬은 너무나 아름다운 집을 지었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거하시기에는 부족한 집이라는 것을 알고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하늘에 계신 그 분이 여기에 거하신다는 상징으로 건물을 지었을 뿐이지 이 건물에 계실 분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성전 자체가 하나님일 수 없다는 거예요. 성전 자체가 하나님을 모실 공간이 되지 못한다는 겁니다. 단지 하나님께서 우리를 만나 주시고 우리가 회개할 수 있는 곳으로 이 곳을 허락했을 뿐이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솔로몬이 말한 하늘, 하나님께서 계신 그 하늘이 어디입니까? 여기 안 계시고 저 높은 하늘에 계신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하나님은 땅을 초월하신 분이라는 뜻이죠. 다시 말하면 이 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초월하시는 하나님이라는 뜻으로 ‘광대하신 하나님께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하나님은 위대하시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위대하다고 말하는 많은 사람들 중에 실제로는 그렇게 하나님을 위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분이 참 많이 있습니다.

여러분, 혹시 하나님께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어떡합니까? 하나님 이럴 수 있습니까? 가끔 원망도 하십니까? 여러분, 하나님께서 어떤 분이신데 내가 내 뜻에 안 맞고 내 기분에 안 맞는다고 감히 원망할 수 있겠습니까? 혹시 뭐 잘못해서 파출소 불려 가면요 파출소 순경한테도 원망을 함부로 못하지 않습니까? 괜히 성질난다고 한번 했다가 더 애를 먹을까 싶어서 고분고분하지 않습니까?

하물며 내 뜻에 좀 안 맞고 불만이 좀 있다고 하나님께 원망한다는 것은 하나님을 그렇게 위대한 분이라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기분 좀 나쁘다고 해서 하나님 원망하고 삐쳐서 ‘교회 안 가’ 이게 가능한 일입니까? 하나님을 이웃 아저씨처럼 가볍게 여기니까 그러는 것이지요. 내 마음대로 교회도 방학하고, 내 마음대로 개학하고, 그럴 수 없습니다. 심한 사람은 하나님을 마치 자기 집 하인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더러 있습니다. 말은 위대하신 하나님이라 하면서 실제로는 그렇게 대우를 하지 않는 겁니다.

그보다 나은 것이 하나님을 자판기처럼 여기는 분들이 더러 계시지요. 동전을 넣으면 넣은 대로 툭 튀어나오는 거요. ‘하나님은 내가 이렇게 기도하면 이렇게 들어주시고 저렇게 기도하면 저렇게 들어주시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하나님을 자동판매기처럼 생각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참으로 위대하신 분이시고 내 생각을 훨씬 뛰어넘는 분이시라면 내 뜻과 다른 일이 벌어져도 감사하고 내가 알지 못하는 뜻이 있음을 믿고 그 분께 순복하는 것이 바른 자세입니다. 아주 좋은 예가 욥입니다.

욥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모든 재산과 모든 자녀를 다 잃어버렸습니다. 자식을 잃어버리고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이 그렇게 흔하지 않습니다. 전혀 없다고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모든 재산과 자녀를 다 잃어버리고 욥이 한 말이 ‘주신 자도 여호와시요 취하신 자도 여호와시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찌로다’ 여호와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확실하게 믿고 고백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모습이 하나님의 위대함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 겁니다. 욥은 하나님이 얼마나 위대하신 분이냐를 정확하게 알고 있기에 이런 말이 나오는 겁니다.

솔로몬이 그렇게 아름다운 성전을 지어 놓고도 이런 기도를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제대로 알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제대로 아는 사람만이 범사에 감사할 줄 압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아픈 일, 힘든 일이 생겨났을 때도 감사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얼마나 위대하신 분인지를 아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어떠한 어려움과 어떠한 난관 속에서도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어려움이 생기고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위대한 하나님께서 계시다는 걸 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실수를 안 합니다. 시편 50편 15절에 이런 말씀이 있네요. ‘환난 날에 나를 부르라 내가 너를 건지리니 네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로다’ 누가 누구를 영화롭게 한다고요? 환난 가운데 빠져서 하나님을 찾았던 사람이 그 일로 인해서 오히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게 되리라는 얘깁니다.

환난 날에 나를 부르라, 나를 부르면 내가 너를 도울 터인데 그 일로 인해서, 그 환난 때문에 오히려 나를 영화롭게 하리라고 하십니다. 환난 때에 하나님을 찾지 아니하고 재수를 찾고, 팔자를 찾는 것은 하나님이 없는 사람들이나 하는 짓입니다. 우리에게 위대하신 하나님이 있다면 그럴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잘 아는 솔로몬이었기에 엄청나고도 화려한 성전을 지어놓고 하나님의 영광에 비하면 이것은 보잘 것 없는 것이라고 고백을 합니다.

여러분, 우리는 솔로몬이 지혜롭다고 말을 합니다. 뭘 보고 지혜롭다고 하지요? 솔로몬의 재판 이야기를 잘 인용합니다. 두 여자가 와서 서로 자기 아이라고 우길 때에 아이를 잘라서 서로 나눠줘라고 했던 재판 말입니다. 그것도 지혜로운 것이지만 솔로몬의 가장 지혜로운 것은 하나님의 크심을 알고 이런 기도를 할 수 있는 이것이 훨씬 큰 지혜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을 아는 것이 참된 지혜입니다. 하나님의 크심을 진심으로 아는 사람은 범사에 감사할 수 있고 어려움이 닥친다고 해서 하나님을 원망하거나 집안 식구를 원망하거나 재수나 신세타령하지 않습니다. 이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믿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이 어떻게 해서 하나님께 이렇게 멋진 기도를 드리게 되었는지 29절을 한번 더 봅시다. ‘주께서 전에 말씀하시기를 내 이름이 거기 있으리라 한 곳 이곳을 향하여 주의 눈이 주야로 보옵시며 종이 이곳을 향하여 비는 기도를 들으시옵소서’ 전에 말씀하시기를 그리 하겠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하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을 근거로 해서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입니다. 솔로몬의 기도가 힘이 있고 솔로몬이 지혜로운 것은 바로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하신 말씀을 근거로 기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4절에, ‘주께서 주의 종 내 아비 다윗에게 허하신 말씀을 지키사 주의 입으로 말씀하신 것을 선으로 이루심이 오늘날과 같음이니이다’ “하나님께서 전에 우리 아버지 다윗에게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 말씀을 오늘 나를 통해서 이렇게 이루셨습니다.”라고 고백합니다. 솔로몬이 행하는 일이나 솔로몬의 기도가 하나님의 말씀을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런 기도를 드려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한 기도, “하나님, 이럴 때 이렇게 이렇게 하시마 약속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러므로 제가 이런 기도를 드립니다.” 그렇게 기도하는 것이 옳습니다. 이런 기도를 하려면 결국은 우리가 성경을 잘 알아야 하지요.

성경을 잘 배우고 많이 읽어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바가 뭔지를 잘 깨달아야 제대로 기도를 할 수 있습니다. 성경을 모른 채 기도를 하면, 기도를 많이 하기는 하는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나님은 어디든지 계시는 분이시므로 굳이 특정한 곳에서만 기도해야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차를 타고 다니시든지, 회사에서 근무를 하든지 혹은 병실에 누워있을 때에든지 어디든지 하나님을 만나며 하나님께 기도하실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솔로몬이 유독 이 성전에서 기도하는 것과 또 우리 백성들이 앞으로 일이 있을 때마다 여기 와서 기도를 하는 이유가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이름을 여기에 두시겠다고 말씀하셨으니’ 그렇게 기도하겠다는 것이죠. 성전 자체가 성전이기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내 눈을 거기에 두겠다고 약속하셨고 거기에서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듣겠다’고 약속을 하셨기 때문에 여기서 기도할 터이니 기도를 들어주십사 하는 것이죠.

온 세상 어디라도 계시는 하나님께서 특별히 한 곳을 지정해서 우리를 만나주시겠다고 하시는 것은 하나님 스스로 낮아지신 것이요 놀라운 은혜입니다. 어디에도 계시는 그 분이 특별히 여기에서 우리의 기도를 듣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옛날 임금들이 백성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가 어려우니까 임금에게 직접 말할 수 있는 길을 터주기 위해서 신문고 제도라는 걸 만들었죠? 억울한 백성의 사정을 듣겠다는 겁니다. 임금이 백성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하는 그 자체가 참 감격입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낮추어서 우리에게 오시겠다고 약속한 성전이 바로 이 교회입니다. 어디서든지 기도할 수 있습니다. 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특별히 교회를 찾아와서 기도해야 할 이유가 하나님의 이 약속이 있기 때문입니다. 신문고를 찾아가는데 비하면 교회를 찾아오는 길은 너무나 쉬운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하나님께 말할 수 있도록 길을 너무 쉽게 열어 놓으셨기 때문에 우리가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것 아닌가요?

여러분, 우리가 하나님께 이렇게 쉽게 나가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얼마만한 고난을 겪으셨는지 알아야 합니다. 독생자를 희생시키시면서까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 앞으로 바로 나올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셨다는 것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큰 은혜를 베푸셨는지를 기억하면서 교회를 찾아 나와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여기서 만나겠고 여기서 기도를 들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집에서 기도하면 집중도 잘 안되고 정기적으로 기도하기가 어렵고’라고 하시는데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좋은 이유는 예수님께서 두 세 사람이 모인 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두 세 사람이 모인 곳이 안방이나 골방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교회를 뜻합니다. 다른 곳에서 모일 수도 있지만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면 예수님께서 세우라고 하신 교회에서 두 세 사람이라도 모여 기도할 때 들으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솔로몬의 기도를 조금 더 간추려서 동사만 골라서 읽어보면 이렇습니다. 28절에 끝에 보면 ‘기도를 들으시옵소서’ 29절 중간쯤의 뒤쪽에 보면 ‘보옵시며’ 또 ‘들으시옵소서’ 합니다. 30절에 ‘들으시되, 들으시고, 들으시사, 사하여 주옵소서’ 그러니까 이 짧은 기도 속에 하나님을 향하여서 ‘하나님 이렇게 해 주어야 합니다’ 하는 표현이 아주 많이 나옵니다. 언뜻 보면 솔로몬이 하나님께 몹시 졸라대고 있는 그런 느낌을 줘요. 빚쟁이가 빚 받으러 간 것처럼 하나님을 막 졸라대는 듯한 기도의 느낌을 줍니다.

솔로몬이 이럴 수 있는 이유가 ‘전에 말씀하셨으니’라는 겁니다. 자기에게 그렇게 할 권리가 있는 것이 아니요 ‘하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으니 하나님 그렇게 해 주십시오’라는 겁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가 나의 공로나 내 열심 탓이나 내가 해 놓은 일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리 하시겠다고 하셨기 때문에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 분이 우리를 사랑하셔서 이런 은혜를 주셨다는 걸 안다면 우리가 하나님께 매달릴 이유가 있습니다.

집 나갔다 돌아온 탕자가 아들 자격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그러나 당당하게 아들로 행세해야 합니다. 동네 나갔더니 이웃집 아저씨들이 “네가 도대체 무슨 낯짝으로 집에 들어와 있느냐?” 그 말 맞습니까? 맞습니다. 이웃집 아저씨들은 얼마든지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아들이 “그 말 맞네요.” 그래서 집에 들어와서 “자격도 없는 내가 어떻게 여기 있겠습니까?” 하고 보따리 싸고 나가면 안됩니다. 아버지가 나를 용서하고 아들로 다시 받아주었으니 이웃사람들이 뭐라 하든 “나는 아버지 때문에 이 집 못 나갑니다.”라고 해야 합니다. 아버지의 체면과 아버지의 그 결정 때문에 이웃 아저씨들한테 나가서 큰소리 쳐야 합니다.

여러분,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된 것이 우리가 잘 나서 자녀된 겁니까? 아니요 자격 없는데, 능력도 없는데 하나님께서 자녀를 삼았습니다. 대신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희생하시고 자녀 삼으셨으니 우리는 거기에 근거해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고 그래서 하나님께 이것도 주시고 저것도 주시라고 할 수 있는 겁니다. 범죄한 아담이 쫓겨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후손들이 어떻게 하나님께로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되었느냐 말입니다.

아담이 잘못했다고 빈 적이 있습니까? 살려달라고 꿇어 엎드려 애원이라도 해 보았습니까? 어느 누구도 하나님께 이들을 불쌍히 여겨서 구원해 달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오로지 하나님의 뜻에 의해서, 하나님의 작정하심에 의해서 하나님의 자녀로 불러 주셨습니다. 우리가 기도할 수 있고 우리가 하나님께 뭘 달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고 하나님께서 그런 뜻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아이들에게 조건부로 약속하지 마십시오. “네가 요번에 공부 잘해서 점수 얼마 나오면 요거 사줄께.” 이리 약속하잖아요? 아이들은 이렇게 긴 문장은 잘 못 외웁니다. ‘사줄께’만 외웁니다. 그래서 공부는 안 해 놓고 ‘사준다’고 했잖아요? 라고 졸라대는 겁니다. 언제 사준다는 것도, 뭘 하면 사준다고 한 것도 기억 안 해요, 오로지 사줄께만 기억합니다. 애들은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기억합니다. 그래서 사달라고 졸라대면 못 이긴 척하고 사줘야 하지요.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그런 짓을 얼마나 하는지 아십니까? 그래도 하나님께서 밉다 여기지 아니하시고 그 어설프고 말도 안되는 기도를 들어주신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하나님께 매달립시다. 내가 잘 나서가 아니고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아들 아닙니까?” 이렇게 매달리는 것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리라고 확신합니다.

심방을 갔더니 어느 집사님이 남의 집에 가서 강아지를 만지고 돌아오면 자기 집 강아지가 앞치마에다 오줌을 싸 버린답니다. 강아지가 밉다는 얘깁니까? 강아지 자랑이예요. 세상에 앞치마에 오줌 싸는 강아지 자랑하는 강아지 엄마가 어디 있어요? 그게 왜 사랑스럽습니까? 이 놈이 내가 다른 강아지 만졌다고 샘을 내? 오줌 싼 게 반가운 게 아니고 주인인 자기를 알아본다는 게 예쁘다는 얘기 아닙니까? 사람과 강아지 사이가 그러하거든 우리가 “하나님 제가 하나님을 사랑해서, 하나님께서 제게 이런 말씀 하셨으니 제가 이러는 겁니다.” 이럴 때 하나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시겠어요?

솔로몬이 세워 놓았던 그 아름다운 성전도 하나님께서 거하실 곳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속은 어때요? 우리 속이 하나님께서 거하실 만큼 아름다운 곳입니까? 서로가 속을 다 들여다 볼 수 없기에 마주보고 점잖게 있지만 그 머릿속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그게 가능합니까? 하나님께서 도무지 거할 수 없는 곳이지만 자신을 낮추셔서 우리와 함께 거하겠다고 하나님께서 약속하셨습니다. 그러니 초라한 집일망정 청소라도 좀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마음으로 우리가 하나님을 모시고 기뻐하며 살아가야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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