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라를 쪼갰는가?

효자제일교회 강도사:홍 순관

그 즈음에 여로보암이 예루살렘에서 나갈 때에 실로 사람 선지자 아히야가 길에서 저를 만나니 아히야가 새 의복을 입었고 그 두 사람만 들에 있었더라 아히야가 그 입은 새 옷을 잡아 열두 조각에 찢고 여로보암에게 이르되 너는 열 조각을 취하라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이 내가 이 나라를 솔로몬의 손에서 찢어 빼앗아 열 지파를 네게 주고 오직 내 종 다윗을 위하고 이스라엘 모든 지파 중에서 뺀 성 예루살렘을 위하여 한 지파를 솔로몬에게 주리니 이는 저희가 나를 버리고 시돈 사람의 여신 아스다롯과 모압의 신 그모스와 암몬 자손의 신 밀곰을 숭배하며 그 아비 다윗의 행함같지 아니하여 내 길로 행치 아니하며 나 보기에 정직한 일과 나의 법도와 나의 율례를 행치 아니함이니라 그러나 내가 뺀 내 종 다윗이 내 명령과 내 법도를 지켰으므로 내가 저를 위하여 솔로몬의 생전에는 온 나라를 그 손에서 빼앗지 아니하고 주관하게 하려니와 내가 그 아들의 손에서 나라를 빼앗아 그 열 지파를 네게 줄 것이요 그 아들에게는 내가 한 지파를 주어서 내가 내 이름을 두고자 하여 택한 성 예루살렘에서 내 종 다윗에게 한 등불이 항상 내 앞에 있게 하리라 내가 너를 취하리니 너는 무릇 네 마음에 원하는 대로 다스려 이스라엘 위에 왕이 되되 네가 만일 내가 명한 모든 일에 순종하고 내 길로 행하며 내 눈에 합당한 일을 하며 내 종 다윗의 행함같이 내 율례와 명령을 지키면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내가 다윗을 위하여 세운 것같이 너를 위하여 견고한 집을 세우고 이스라엘을 네게 주리라 [개역, 열왕기상 11:29~38]

하나님의 예정, 인간의 자유

그리스도인들이 궁금하게 여기는 것 중의 하나가 하나님의 예정인 것 같습니다. 대학 진학을 앞둔 학생들은 ‘하나님께서 내가 어느 대학에 가도록 정해두셨을까?’ 취직을 원하는 이들은 ‘하나님께서 내게 어느 직장을 정해 두셨을까?’ 궁금하게 여깁니다. 결혼을 앞둔 처녀 총각들은 ‘하나님께서 정해두신 짝이 누구일까?’ 궁금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대부분의 경우 이런 질문은 어리석은 질문입니다.

대학에 떨어지고 나면 왜 떨어졌다고 말합니까? ‘아무래도 하나님의 뜻이 내가 이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 입학시험에서 왜 떨어집니까? 대부분의 경우는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거나 원서를 쓸 때 과도하게 욕심을 부렸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의 뜻’을 들먹이면서 자신의 노력이 부족했음을 인정하지 않고 단지 하나님께서 다른 뜻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이라고 책임을 미뤄버립니다.

처녀 총각들이 결혼할 때는 상대방이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짝이라고 믿고 결혼합니다. 얼마쯤 살다보면 반드시 문제가 생깁니다. 성경이 말하는 결혼의 의미를 잘 알아서 대처하면 쉽게 극복할 수 있는 문제들이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심각한 문제가 됩니다. 그러면 ‘아무래도 이 사람은 하나님께서 정해두신 짝이 아닌 모양이다’ 이럽니까? 아니,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사는 부부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에 하나님의 예정에 대한 생각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예정하심에 대해서는 알 수 없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소관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은 자유의지입니다. 이 자유의지에 따라서 책임있는 행동을 하는 것이 바랍직합니다. 비유컨대 아이들에게 공부를 잘 하면 좋은 선물을 사 주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러면 이 아이가 할 일은 뭡니까? 공부 열심히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공부는 열심히 하지 않고 ‘아빠, 사 주기로 약속했지?’ ‘돈은 있어?’ 이러면 뭐하고 대답합니까? ‘임마, 네 할 일이나 해라’ 하지 않을까요?

사 주기로 약속했으면 그 약속을 지키려고 애를 쓰는 것은 아빠의 일입니다. 돈을 준비하는 것도 아빠가 할 일입니다. 아이의 일은 열심히 공부하는 것입니다.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것을 보면 성적이 그렇게 좋지 않아도 선물을 사 주고 싶어집니다. 자신이 할 일은 제쳐두고 하나님의 예정하심이 궁금한 사람은 이 철없는 아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예정과 인간의 자유라는 주제는 그리 쉬운 것이 아니지만 이스라엘의 분열 과정을 살피면서 이 문제를 가볍게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다윗에게 주신 하나님의 약속은 ‘네 위가 영원하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분열되고 끝내는 망하고 말았습니다. 쿠데타가 빈발하고 온갖 이방 세력이 맞부딪히던 소용돌이의 한가운데에서 400년 넘게 한 왕조를 이어갔다는 것 자체가 범상한 일은 아닙니다만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영원한 다윗의 나라는 눈에 보이는 그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의미하는 진정한 다윗의 나라는 훗날 다윗의 후손으로 이 땅에 오셔서 영원한 나라를 이루실 예수 그리스도의 나라를 가리킵니다. 가나안 땅의 다윗의 나라는 이 나라의 그림자일 뿐입니다. 비록 그림자일망정 이 나라가 분열되는 과정에서 하나님의 뜻과 인간의 자유의지가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는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구에 의해서 나라가 분열되는가?

솔로몬의 사후에, 르호보암이 왕으로 즉위할 즈음에 백성들이 찾아와서 요구 사항을 말합니다. ‘솔로몬 왕이 대형 건축물을 세우느라고 부역을 많이 시키고 세금을 많이 거두는 바람에 백성들이 고초를 겪었으니 이제 이 짐을 좀 가볍게 해주시면 모든 백성들이 왕의 종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르호보암이 이 요구에 대해서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원로급 신하들에게 물었더니 ‘백성들의 요구를 들어주라’고 합니다. ‘그리하면 모든 백성들이 왕을 섬길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반면에 젊은 신하들, 자기와 함께 자란 신하들에게 물었더니 ‘왕의 위엄을 보이라’는 겁니다. ‘처음부터 본 때를 보이라’는 말이지요. ‘아버지보다 더욱 강력한 왕이 될 것이라고 선포하라’는 겁니다. 어느 말이 더 매력적으로 보입니까? 누구 말이 더 화끈하게 보입니까?

신대원에 다닐 동안 젊은 전도사들이 제 전직이 선생이라는 걸 알고는 가끔 이런 얘기를 합니다. “선생님이 그럴 수 있습니까? 제가 좀 잘못했다 해도 그렇지 그렇게 막무가내로...” 듣고 있던 제가 웃으면서 물었습니다. “그 선생님 초보지?” 선생님들도 처음 교직에 나서면 아이들이 무례하거나 버릇없이 구는 행위를 노련하게 혹은 여유롭게 처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면 과격해지기 쉽죠. 그렇게 하는 것이 선생님의 권위를 세우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초보 운전자가 조심을 하면서도 또 한편으로 용감하게 들이미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여유로운 운전에도 경력이 필요합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우리 모두에게 그럴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 두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초보 선생님이나 초보 운전자가 저지르는 실수가 면책이 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막강한 왕의 권력을 차지한 르호보암이 백성을 귀하게 여기고 그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결국, 르호보암의 안하무인의 태도가 백성들의 반발을 사고 분열의 결정적 원인이 되고 맙니다. 분열은 누구 때문입니까? 르호보암 때문 아닙니까? 그런데 왕상 12:15에는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신 것처럼’ 말합니다. ‘왕이 이같이 백성의 말을 듣지 아니하였으니 이 일은 여호와께로 말미암아 난 것이라 여호와께서 전에 실로 사람 아히야로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에게 고한 말씀을 응하게 하심이더라’ 이스라엘의 분열이 르호보암 탓입니까? 아니면 하나님 탓입니까?

왜 이렇게 두 가지 방식으로 설명이 가능하도록 기록되었을까요? 출애굽기에서 바로가 징계를 당하는 것도 비슷합니다. 열가지 재앙을 받은 것이 바로 탓입니까? 하나님 탓입니까? 하나님께서 바로의 마음을 강퍅케 했다는 표현과 바로가 마음을 강퍅케 했다는 표현이 비슷한 비율로 나타납니다. 양쪽으로 표현되어 있다는 말입니다.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그리 하신 것이라는 표현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분열에 르호보암 외에 또 다른 사람은 책임이 없습니까?

이 때 백성들의 대표로 나선 사람이 여로보암입니다. 한 때 솔로몬에게 반역했다가 망명에서 돌아와 백성들의 대표가 되어 반역의 주동자가 된 여로보암 탓입니까? 아니면 여로보암이 이런 과격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 선지자 아히야 탓입니까? 어떤 일도 하나님의 예정이나, 주권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러면 이스라엘의 분열이 전적으로 하나님 탓입니까? 좀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서 원인을 찾아봅시다.

솔로몬의 망령

솔로몬 왕이 나이가 많이 들었을 때입니다. 나이가 많이 들었다는 것이 흉은 아닙니다만 때로는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은 때이기도 합니다. 평생토록 헌신한 어떤 목사님께서 연세가 많아서 실수한 얘기를 간혹 듣습니다. 하나님 앞에 가는 날까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나이 많은 솔로몬에게 부인이 많았습니다. 아무리 왕이지만 나이 많은 분에게 무슨 부인이 그렇게 많습니까? 탈이 나는 게 정상 아닌가 싶어요.

이 부인들 때문에 솔로몬이 우상숭배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분열의 원인은 분명히 솔로몬입니다. ‘하나님께 복을 받아 누릴 것이냐? 아니면 복을 빼앗길 것이냐?’는 것은 분명히 솔로몬의 처신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여기에는 하나님의 예정을 언급할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왜 아들 대에 가서 나라를 빼앗습니까? 솔로몬이 잘못했으면 솔로몬이 당해야지 아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반역의 주동자가 되었던 여로보암을 봅시다. 그가 하나님의 말씀에 철저하게 순종할 사람이기에 이스라엘을 징계하는 도구로 사용된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여로보암이란 이름은 북이스라엘의 악한 왕을 가리키는 대명사입니다. 여로보암이 선택된 것은 오직 한 가지 이유 ‘솔로몬 시절에 큰 용사’였기 때문입니다(11:28). 요셉 지파의 감독이라고 하는데 달리 말하면 반역할 만한 힘과 야망을 가진 사람이었다는 말입니다. 그는 권력지향의 인물이었지 하나님의 말씀에 충실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아히야의 말을 듣고 솔로몬에게 반기를 들었습니다만, 후일에는 선지자들의 무서운 책망에도 북이스라엘 내에 벧엘과 단에 금송아지를 만들어서 하나님 대신 섬기게 합니다. 악의 상징이 되고 맙니다. 그가 선택된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사람이기보다는 반역을 일으킬 만한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보면 왜 하나님께서 르호보암 때에 나라를 빼앗겠다고 하시는지 이해가 됩니다. 르흐보암이라는 사람의 그릇이 그것밖에 되지 않음을 아시고 르호보암을 사용하시겠다는 뜻이 됩니다.

여로보암의 과욕, 르호보암의 오만

이스라엘의 분열이 누구 탓입니까? 솔로몬이 분열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틀림없는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신 것이 아니며 하나님께서 원하신 일도 아닙니다. 솔로몬의 망령이 이런 비극의 원인입니다. 그런데 왜 솔로몬 때에 나라를 쪼개지 않고 르호보암 때입니까? 르호보암의 안하무인, 오만함을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려고 적절한 때를 기다리신 것입니다. 르호보암이 그럴 마음이 없는데 하나님께서 나라를 쪼개기 위해서 르호보암을 기계처럼 조작하신 것이 아닙니다.

만약 르호보암이 잘 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하나님께서 다른 시대를 말씀하셨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마음을 잘 돌이키시는 분이십니다. 범죄한 다윗에게 징계를 내리시다가 중지하시기도 하고 이스라엘을 향하여 분노하시다가도 모세의 기도에 마음을 돌이키시기도 하셨습니다. 나라를 쪼개는 것이 목적이라면 솔로몬 시대엔들 못하시겠습니까마는 이런 사람들의 이런 점을 사용하시기에 적절한 때를 기다리신 것 뿐입니다.

여로보암은 큰 용사였다고 합니다. 큰 용사라는 말이 하나님께 충성하는 자라는 뜻이 아닙니다. 자기에게 득이 되는 말씀에는 순종하지만 손해가 될 말씀에는 순종하지 않았습니다. 지극히 권력지향적이었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아무에게나 도둑질하라고 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가 충동질한다고 아무나 함부로 쿠데타를 일으킬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만한 그릇이 되어야 가능한 일인데 여로보암이 그런 사람이었더라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적절한 사람을 사용해서 역사하십니다. 우리가 복의 도구로 쓰일지, 심판의 도구로 쓰일지 그것은 우리에게 달린 문제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예정하셨다고 말함으로 하나님께 책임을 미루는 짓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 인간을 그런 일에 적절하게 사용하시는 하나님을 원망할 일이 아닙니다. 그 일에 적합한 사람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므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복의 도구로 쓰이도록 가꾸어야 합니다.

인간을 존중하시는 하나님

나라가 쪼개진 것은 하나님의 섭리이기도 하고 솔로몬과 르호보암의 어리석음에 대한 징벌이기도 하고 여로보암의 욕심에 따른 결과이기도 합니다. 솔로몬과 르호보암과 여로보암도 각자가 책임이 있다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로봇이나 기계처럼 사용하시지는 않습니다.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드신 것은 그만큼 사람의 뜻을 존중하며 교제하시며 동역하시기를 원하셨다는 말입니다. 사람이 하나님의 뜻을 바꿀 능력은 없습니다. 어느 누구도 하나님에게 영향을 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그렇게 대우하셔서 뜻을 돌이키신 적이 많습니다. 하나님의 이런 점을 가장 기분나빠 했던 선지자가 누구죠? ‘내 이럴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내가 안 가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예, 요나입니다. ‘하나님께서 한번 멸하겠다고 했으면 말씀하신 대로 해야지, 이게 뭡니까?’ 그러나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 인간을 자신의 형상대로 창조하시고 자신의 동역자로 삼으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큰 선택의 자유를 인간에게 주시고 그 선택을 근거로 역사하시되 책임도 물으신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예정을 잘못 이해해서 ‘하나님께서 다 정해두신 대로 하실 것이니 나는 할 일이 없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큰 오해입니다. 르호보암이 안하무인으로 백성을 다룬 것은 자신의 잘못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버려두심으로 징계를 시행하시는 것은 하나님의 뜻입니다. 여로보암이 반역에 앞장서고 북이스라엘의 초대 왕이 되는 것도 자신의 권력을 향한 욕심 탓입니다. 그런 여로보암을 사용해서 하나님은 자신의 뜻을 이루어 가셨습니다.

아히야가 여로보암에게 그렇게 예언하지 않았으면 그런 일을 하지 않았을까요? 여로보암이란 사람이 누가 하란다고 하고, 하지 말라고 안할 사람이 아닙니다. 선지자의 강력한 책망을 들으면서도 북이스라엘의 백성이 예루살렘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벧엘과 단에 금송아지를 세운 사람입니다. 이런 여로보암을 사용하셔서 나라를 쪼개는 것은 하나님이십니다. 여로보암이 책임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여로보암은 자신의 욕심에 따른 생각을 좇아서 일을 행했을 뿐입니다. 복이든, 화든 여로보암이 선택할 자유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말씀대로 실천했으나 왕권을 지키려는 욕심에 하나님을 거역해 버렸습니다. 르호보암도 동일한 원리에 의해서 책임을 모면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존중하셔서 자유의지를 주셨지만 그것을 선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합니다.

큰 행복을 위하여

인간을 창조하시고, 반역한 인간을 다시 구원하셔서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은 어느 인간이 막을 수도 변경할 수도 없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의지를 무시하지 않으십니다. 인간은 복과 화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허용받았습니다. 고생길로 들어설 것인지, 진정한 행복을 누리며 살 것인지 자신의 뜻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하나님께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예정이 무엇인지 궁금해 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이 자유를 선하게 사용하며 살아야 합니다. 이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복의 도구가 될 수도 있고, 큰 복을 받을 수도 있고 작은 복만 받을 수도 있습니다. 진정한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자유의지를 사용해서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힘들어 보여도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사는 것이 가장 편하고 행복한 길입니다. 우리의 의지를 그런 쪽으로 몰아가자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손에 잡혀있음을 아는 것이 진정한 행복입니다.

이번 주간에 만난 사람 중에 가장 행복한 사람은 임종례 집사입니다. 등뼈 5마디를 잘라내고 인공뼈로 갈아넣고 누워있는 남편 곁에서 너무 너무 행복하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행복은 그렇게 오는 모양입니다. 전에 누리지 못했던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너무나 행복해 하고 있었습니다. 농담삼아 “병실에서 너무 웃지 마세요. 누가 이상하게 볼지도 모르는데...” 했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정말 그래야 되느냐?”기에 “마음껏 웃으세요.” 했습니다. 누가 그 행복을 알까요? ‘이제야 행복이 무엇인지 알겠다’고 하시더군요. 멀쩡한 등뼈를 자랑하는 여러분이 이보다 더 행복합니까?

지난 주간에는 여름성경학교를 마치고 헤롱헤롱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참으로 행복해 보였습니다. 무엇이 행복입니까? 이 무더운 날에 에어콘 틀어놓고 수박 먹어가며 두 다리를 쭉 뻗고 누운 것이 행복입니까? 예, 그것도 행복이지요. 작은 행복입니다. 진정한 행복은 하나님께서 내게 이런 일을 맡기셨다고 믿고 땀을 뻘뻘 흘리며, 잠이 모자라서 머리만 갖다대면 아무데서나 잠이 들 정도로 열심히 하나님을 섬기는 데서 옵니다. 이것이 참으로 큰 행복입니다.

처음에 예를 들었던 그 아이처럼 하나님의 예정을 자꾸 들먹이지 말고 우리가 할 일에, 우리에게 맡겨진 일에 충실해야 합니다. 열심히 공부하면 비록 제대로 성적이 나오지 않더라도 귀한 선물이 주어질 것입니다. 맡겨주신 일은 제쳐두고 아빠의 얼굴이나 지갑만 쳐다보는 철없는 아이 노릇은 그만 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움직여야 하나님의 뜻이 드러납니다. 여러분이 희생을 각오해야 하나님의 나라가 빛이 납니다. 일은 하나님께서 하십니다. 일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여러분 없이도 얼마든지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는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여러분 없이 일하시지 않습니다. 여러분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일하십니다. 여러분의 열심과 희생을 통해서 하나님은 자신의 일을 이루어 가십니다.

모든 일이 하나님의 주권 속에 들어있기 때문에 우리는 최후의 승리를 믿으며 절망하지 않습니다. 어떤 경우나 어떤 일에서도 용기를 낼 수 있습니다. 좌절할 권리가 우리에게는 없습니다. 좌절하고 포기하는 것은 하나님이 없는 사람에게만 가능한 일입니다. 동시에, 우리에게는 자유의지라는 엄청난 선물이 주어졌기 때문에 이것을 잘 사용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최선의 길을 찾으며 최선의 노력을 다 하여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야 합니다.

맨 위로

설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