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거하는 이 땅을 유업으로

효자제일교회 강도사:홍 순관

이삭이 야곱을 불러 그에게 축복하고 또 부탁하여 가로되 너는 가나안 사람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취하지 말고 일어나 밧단아람으로 가서 너의 외조부 브두엘 집에 이르러 거기서 너의 외삼촌 라반의 딸 중에서 아내를 취하라 전능하신 하나님이 네게 복을 주어 너로 생육하고 번성케 하사 너로 여러 족속을 이루게 하시고 아브라함에게 허락하신 복을 네게 주시되 너와 너와 함께 네 자손에게 주사 너로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땅 곧 너의 우거하는 땅을 유업으로 받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이에 이삭이 야곱을 보내었더니 밧단아람으로 가서 라반에게 이르렀으니 라반은 아람 사람 브두엘의 아들이요 야곱과 에서의 어미 리브가의 오라비더라 에서가 본즉 이삭이 야곱에게 축복하고 그를 밧단아람으로 보내어 거기서 아내를 취하게 하였고 또 그에게 축복하고 명하기를 너는 가나안 사람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취하지 말라 하였고 또 야곱이 부모의 명을 좇아 밧단아람으로 갔으며 에서가 또 본즉 가나안 사람의 딸들이 그 아비 이삭을 기쁘게 못하는지라 이에 에서가 이스마엘에게 가서 그 본처들 외에 아브라함의 아들 이스마엘의 딸이요 느바욧의 누이인 마할랏을 아내로 취하였더라 [개역, 창세기 28:1~9]

성경은 우리의 삶을 나그네 길이라고 표현합니다. 특별히 나그네를 잘 대접하라고 그럽니다. 나그네를 잘 대접해야 하는 이유가 너희가 바로 나그네이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너희가 과거에 나그네였기 때문이라고도 말합니다. 예전에 불리던 노래 중에 하숙생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이런 가사입니다. 성경이 우리의 인생이 나그네 길이라고 말하는 것과 우리나라의 그 가수가 인생은 나그네 길이라고 노래한 것은 같은 얘깁니까, 아니면 좀 다릅니까? 확실히 다릅니다. 뭐가 가장 다를까요?

우리 가요의 나그네 길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전혀 모릅니다. 그저 떠도는 구름처럼 바람이 불면 떠내려가는 구름 같은 인생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성경이 말하는 나그네 인생은 어떤 겁니까? 가장 큰 차이점은 갈 곳을 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떠난 온 곳이 어디며 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알고 있는 나그네라는 겁니다. 어디로 갈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나그네 인생과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지 그리고 거기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상급이 있음을 아는 나그네는 결코 같은 것이 아닙니다.

현실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가야 할 곳이 있는 사람은 그 현실의 어려움을 잘 견뎌 냅니다.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면서 그냥 한 세상 살다가 가는 사람과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나그네의 길을 걷는 우리는 명백하게 사는 자세도 다르고 사는 이유도 다릅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이며 우리가 어떤 꿈을 꾸며 평생을 살아야 할지 오늘 이 본문을 살펴보면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형 에서에게 축복해주려는 것을 알아차린 야곱은 아버지를 속입니다. 들킬 뻔 했지만 어쨌든 눈먼 아버지를 속이고 축복을 가로채 버렸습니다. 아들이 눈 어두운 자신을 감쪽같이 속인 것을 알아차린 아버지의 마음이 어떠했을까요? 우리 자녀들이 교회 간다고 해놓고 오락실에서 놀고 있었다면 어떨까요? 조금 심해지면 집에 있는 돈을 몰래 훔쳐다가 제 마음대로 써 버리기도 합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 해서 너무 놀라지 마십시오. 아이들은 크는 과정에서 한번쯤 그러기도 합니다.

요즘은 그보다 더 가능성이 높은 것이 비싼 컴퓨터 가지고 공부 잘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에 엉뚱한 짓 하면서 열심히 공부하는 척 할 수가 있습니다. 컴퓨터로 공부를 하다가도 화면이 음란물로 싹 바뀌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그런 일을 막상 목격했을 때 얼마나 속이 상할까요? 이삭의 입장을 그렇게 생각해 보세요. 내가 눈이 어둡다고, 내가 죽을 때가 다 되었다고, ‘이 놈의 자식이 나를 이렇게 감쪽같이 속이다니?’ 엄청난 배신감과 분노에 떨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그런데 속았음을 알고도 결코 분노를 표현하지 않습니다. 책망은커녕 오히려 그 아들을 불러서 축복하고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실제로 분노한 것은 그 형입니다. 복을 빼앗겨버린 형이 ‘아버지가 돌아가시기만 하면 동생을 반드시 죽여버리겠다’고 이빨을 부득부득 갈고 있을 때에 이삭은 작은 아들을 불러서 축복하고 외삼촌 집으로 피신을 시켜버립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은 바로 그 외삼촌 집으로 피난을 보내면서 아버지가 했던 말입니다.

참 이상한 아버지입니다. 왜 자기가 속았음을 알고도 분노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자신을 속인 그 아들에게 축복하고 외삼촌 집으로 보냅니까? 그러면서 1절에, ‘가나안 딸들 중에서 아내를 취하지 말고 외삼촌 집에 가서 거기서 결혼하라’는 당부를 합니다. 또 3절에 ‘전능하신 하나님이 네게 복을 주어 너로 생육하고 번성케 하사 너로 여러 족속을 이루게 하시고 아브라함에게 허락하신 복을 네게 주시되 너와 함께 네 자손에게 주사 너로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땅 너의 우거하는 땅을 유업으로 받게 하시기를 원하노라’고 축복해서 보냅니다.

이 축복 가운데 주목할 것은 4절 끝부분의 ‘너의 우거하는 땅을 유업으로 받게 하시기를 원하노라’는 말씀입니다. 우거라는 말은 일시적으로 거한다는 말입니다. 말하자면 야곱이 우거하는 이 땅이란 나그네로, 또는 외국인으로서 잠시 머물러 있는 땅입니다. 이 땅은 절대로 자신들의 땅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땅이 ‘네 유업’ 유산이라는 겁니다. ‘이 땅이 너의 소유가 되기를 바라노라’ 이런 당부를 하고 야곱을 외삼촌 집으로 보냅니다. 여러분, 이 말이 얼마나 어이없는 말인지 한번 생각해 보세요. 우거하는 이 땅을 너의 유산으로?

외국에서 이 땅에 돈을 벌겠다고 찾아온 외국인들이 제법 있습니다. 이 분들이 한국에 오면 돈을 많이 법니까? 돈 때문에 여기 와서 돈을 벌어 간 분도 더러 있지만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회환의 눈물을 뿌리며 돌아간 외국인들도 적지 않습니다. 외국인이라는 약점을 쥐고 이들을 학대하고 착취한 분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외국인으로서 외국에 가서 산다는 것이 결단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외국인이 여기에 와서 돈을 벌어봤자 우리 입장에서 그리 큰 돈도 아닙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 그리 고생을 하는데 “당신 꿈이 뭡니까?” 하고 물어봤더니 “예, 제가 지금은 이렇게 어렵게 살고 있지만 나중에 돈을 벌어서 이 땅을 전부 내 것으로 삼는 것이 나의 꿈입니다.”고 하면 뭐라고 그러겠어요? 옆의 사람들이 ‘그게 될 성 싶은 꿈이냐?’고 그러지 않겠어요? 중국 사람들이 동남아시아에 나가서 경제권을 다 틀어잡았습니다. 유대인들이 미국에 가서 큰 영향력을 끼치듯이 화교들이 동남아시아는 다 주름잡고 있는 셈입니다. 맥을 못 쓰는 데가 어딘지 아세요? 화교가 제대로 힘을 못 쓰는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중국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제법 성공하는 것 같아 보여도 다른 나라에 비하면 우리나라에서 성공을 못했습니다. 왜 그러냐고요? 규제를 얼마나 많이 하는지 모릅니다. 우리는 우리 동포들이 일본에서 차별을 받는다고 난리를 치면서 거꾸로 우리는 다른 외국인들을 얼마나 차별하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렇게 들어온 외국인이 여기서 ‘언젠가 나는 이 땅을 내 것으로 만들고야 말겠다’고 하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꿈, 허망한 꿈이냐는 말입니다.

야곱을 향하여서 ‘우거하는 이 땅을 너의 유산으로 받기를 원하노라’ 하는 이 말이 그렇게 어처구니없는 말입니다. 가끔 입지전적의 인물을 이야기할 때에, 가령 어느 회사에 청소부로 들어갔는데 이 사람이 승승장구해서 결국은 사장이 되었다는 얘기들을 더러 하지요? 그게 있을 법한지는 몰라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야곱이 ‘이 땅을 유업으로 받는 것’은 이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입니다.

자기를 속인 아들을, 외삼촌 집으로 피신을 보내면서 자기 땅도 아닌 땅을 ‘네가 유산으로 받기를 원하노라’고 축복을 합니까? 자기 땅도 아닌 곳에 잠시 우거해 있으면서 그것도 아버지와 형님에게 죄를 짓고 외삼촌 집으로 쫓겨 가는 야곱을 향해서 말도 안되는 복을 비는 것을 그 땅의 원주민이 들었으면 뭐라고 이야기를 했을까요? 우리 아이들 잘 쓰는 표현을 빌리면 ‘놀고 있네!’ 아닐까요? 누구 땅인데? 그리고 무슨 능력으로? 도무지 말이 안되는, 어찌 보면 허황된 꿈을 아버지와 아들이 꾸고 있는 겁니다.

자기 이름으로는 땅 한 평도 없는 이삭이 아들에게 이런 소망을 이야기 하는 것이 너무나 비현실적입니다. 이렇게 비현실적인 소망을 품고 있는 이들의 삶이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삶이기도 합니다. 현실적으로 볼 때 도무지 가능성이 없는 거예요. 그러나 현실보다는 그 너머에 있는 하나님의 약속을 바라보고 사는 것이 그리스도인들입니다. 야곱에게 지금 당장 급한 것은 이 땅을 유업으로 받는 것이 아니고 외삼촌 집으로 피해서 당분간이라도 목숨을 부지하는 것입니다. 그 야곱에게 이삭은 이 땅을 유업으로 받을 것이라고 축복합니다.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꿈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아브라함이 잘 살고 있던 고향을 떠나서 먼 가나안 땅에서 방황하고 다녔습니다. 안정된 삶을 버리고 낯선 가나안 땅에 가서 살았던 것은 하나님의 약속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이삭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나안 땅에는 친구도 없고 친척도 없어요. 위험을 피해서 아비멜렉에게 갔다가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요. 아브라함이나 이삭이나 야곱이나 전부 나그네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더 나은 본향을 바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도다’고 감격합니다. 사도 바울이 현실의 고통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장차 나타날 영광 때문이었습니다. 아담이 범죄한 이후 이 땅에서는 만족을 누릴 수 없습니다. ‘내 인생이 왜 이러냐?’ 싶거든 잘 살고 있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자세히 들여다 보세요. 걱정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꼭 원망하고 싶으면 아담 할아버지와 하와 할머니를 원망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원망하기 전에 하나님께서 이 현실을 다 이겨낼 수 있는 놀라운 소망을 주셨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4절에, ‘아브라함에게 허락하신 복을 네게 주시되’라고 말합니다. 이런 꿈을 가지게 된 것은 하나님께서 이 약속을 아브라함에게 주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약속했던 그 복을 이삭이 받아서 다시 야곱에게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삭과 야곱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는지 상상도 못했습니다. 자신들의 손자가 아니 자기의 아들이 애굽에 가서 온 세상을 호령하게 되리라고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얼마 후에 그런 일이 벌어집니다.

세월이 더 지나서 하나님께서 애굽에 엄청난 기적을 쏟아 부으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이끌어 냅니다. 애굽에서 나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을 차지하게 되리라는 것도 도무지 상상이 안되는 일입니다만 나중에 그렇게 됩니다. 또 다시 세월이 흘러 다윗왕 때 이스라엘의 영토가 최대로 확장됩니다. 이런 놀라운 일들이 그들의 후손 가운데서 일어나리라고는 이삭도 야곱도 전혀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우거하고 있는 이 땅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우리 자손에게 주시리라’는 소망을 갖고 살았습니다.

가끔 좋은 꿈꾸었다고 자랑하는 분들이 있어요. 그러나 돼지꿈이나 용꿈을 꾸고 ‘정말 좋은 꿈 꿨다 그래서 나 자신을 희생하여 인류를 위해서 뭔가 해보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 그저 복권 당첨되고 횡재수 터지면 그게 용꿈이고 돼지꿈입니까? 돼지꿈, 용꿈이 얼마나 이기적이냐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그런 꿈을 의지하고 살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꿈을 바라고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들에게 주시는 꿈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서 자신을 희생, 헌신하면서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고 애쓰는 것입니다.

“내가 이 꿈을 꾼 걸 보니까 하나님께서 내게 이런 걸 요구하시는가보다 그래서 내가 내 이웃을 내 형제를 내 교회를 더욱더 잘 섬겨야겠다.” 꾸려면 그런 꿈꾸시기 바랍니다. 그런 꿈은 잠자다가 꾸는 것 아녜요. 기도하다가 꾸는 꿈입니다. 말씀 묵상하다가 꾸는 꿈이란 말이예요. 이런 꿈을 따라서 사는 성도가 이 땅에서 반드시 바보같이 사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나그네 같이 살았던 아브라함이 가난했습니까? 집에서 길리운 군사가 318명이라? 얼마나 재산이 많았으면 조카를 떠나보내야 했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주신 꿈을 바라보며 나그네처럼 살았던 이삭은 가난했나요? 안 믿는 사람들이 부러워서 견딜 수 없을 만큼 큰 복을 하나님께서 이삭에게 주셨습니다.

외삼촌 집으로 쫓겨 갔던 야곱은 재산이 많았나요? 자기 형님에게 엄청난 뇌물을 쏟아 부을 만큼 재산이 많았습니다. 에서가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많은 재산을 모았습니다. 누가 주셨나요? 하나님께서 주신 겁니다. 하나님을 소망하고 하나님께서 주신 꿈을 따라서 살아가는 사람에게 물질의 복은 필수가 아니고 그냥 보너스일 뿐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실 때는 그것마저도 풍성하게 주셨습니다. 그런 하나님에 대한 소망도 없이 재물에만 집착해서 살아가는 것이 오늘 현대인의 불행이기도 합니다.

오늘 신문에 박사부부와 의사부부가 자살한 얘기를 코멘트 해 놓았더군요. 박사가 될 때까지 공부를 얼마나 많이, 또 열심히 해야 되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렇게 박사가 된 부부가 두 살짜리 애기와 함께 왜 자살을 합니까? 마흔 다섯 살 먹은 의사라면 적어도 우리 사회에서는 성공한 사람 아닐까요? 그런데 돈 문제로 죽었습니다. 오로지 돈과 재물에만 집착하고 살다가 당할 수 있는 비극이죠. 돈이나 명예나 권력보다 더 값어치 있고, 인생을 걸만한 것이 따로 있음을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비극이 일어납니다.

이 땅의 주인공은 사실은 우리입니다. 우리 때문에 나라가 살고 우리 때문에 민족이 산다는 자부심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이 나라 이 땅에 많은 사람이 살고 있어도 하나님의 관심은 자기 백성에게 향해 있기 때문입니다. 운동장에 수많은 아이들이 놀아도 내 아이만 눈에 들어오는 것 아닙니까?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을 바라보시면서 이 나라를 튼튼히 지켜야겠다고 하시는 것은 바로 하나님의 자녀 때문입니다. 우리 때문에 이 나라가 살고 우리 때문에 이 민족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나 때문에, 내가 이 회사의 말단이라 해도 나 때문에 이 회사가 살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내가 하나님의 백성이요 하나님께서 주시려고 하는 복이 나를 통해서 이곳에 임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 땅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사장이 되고 우리 모두가 땅의 주인이 되고 그런 얘기는 아닙니다. 아브라함이나 이삭이나 야곱이 하나님의 그 놀라운 복을 받았음에도 자기들이 그 땅을 소유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후손들이 그 땅을 소유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려는 진정한 땅은 훗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루어질 하나님의 나라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 땅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하나님의 자녀가 된 우리를 통해서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진다는 뜻입니다. 우리를 통해서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진다는 이것이 우리가 지녀야 할 소중한 소망입니다. 이런 소망은 복권 당첨되거나 봉급 올라가는 것보다 좀 못하지요? 우리의 소망을 조금은 수정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하나님께서 주실 복을 기대하며 살아갈 때에 이 땅에서도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보다 더 큰 복을 받게 됩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복을 받았던 야곱이 밧단아람에 가서 외삼촌 집에서 고생을 하고 있을 동안 복을 받지 못했던 에서는 세일 산을 중심으로 크게 번성합니다. 열두 방백이 그 후손에서 나타납니다. 왜 복 받은 야곱은 외삼촌 집에서 저렇게 종살이 하다시피 하는데 복을 못 받은 에서는 왜 이렇게 번성하고 있습니까? 잠시 그렇습니다. 나중에 야곱의 후손이 가나안 땅을 차지하고 크게 번성할 때에 에서의 후손은 슬프게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맙니다.

일시적으로, 잠시 보기에는 예수 믿는 사람들이 이 땅에서 실패한 인생 같고 제대로 적응을 못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 그리스도인들은 이 땅에서도 아주 성공적으로 정착해서 잘 살고 있습니다. 좋은 예는 부자동네로 갈수록 예수 믿는 사람들이 많아요. 높은 자리 갈수록 예수 믿는 사람들이 많아요. 고생하고 가난하고 어렵게 사는 동네에 가 보세요. 예수 믿는 사람들이 적어요.

기독교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해졌음에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비록 일시적으로 예수 믿는 사람들이 적응을 잘 못하고 저렇게 살아서 어떻게 하나 해도 결과적으로 이 땅에서 성공적으로 살고 있다는 좋은 증거이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말씀에 순종하는 자기 백성들을 통해서 놀라운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 가십니다. 달리 말하면 어려운 형편에 처해 있는 야곱을 통해서 이 놀라운 일을 이루어 가십니다. 지금 한창 잘 나가고 있는 에서를 통해서 일을 이루시지 않았습니다.

에서는 야곱보다 훨씬 잘난 인물입니다. 야곱은 엄마 치맛자락에 둘러싸여서 집안에서 소꿉장난이나 했던 그런 인물입니다. 반면에 에서는 저 넓은 들판을 마음껏 뛰어다니며 아버지를 기쁘게 했던 사람입니다. 나중에 동생이 돌아올 때에 에서는 사백 명의 부하를 이끌고 위세 좋게 나타납니다. 그럼에도 에서의 삶은 제 잘난 맛에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신나게 뛰다가 결국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슬픈 역사의 주인공입니다. 비록 좀 못나 보이고 좀 어려운 가운데 처해 있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복을 소망하고 그 하나님의 뜻을 따라서 살려고 하는 야곱의 삶이 복된 길입니다.

현실은 대단히 어렵습니다. 무너지는 가정이 하나 둘이 아닙니다. 답답하고 어려울수록 하나님께서 주신 약속을 더 소중하게 여겨야 합니다. ‘현실의 참된 주인공은 나다’는 사실을, 역사를 움직이는 하나님의 관심이 나에게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과거 우리나라 양반들은 체면을 중시해서 비가 와도 뛰지 않았답니다. 양반 체면에 어떻게 방방 뛸 수 있느냐는 겁니다.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라도 대추 한 알 먹고 배부른 시늉을 했답니다. 그 알량한 체면 때문에 그럴 수 있었다면 이 땅을 상속받을 위대한 하나님의 자녀가 너무 작은 일에 웃고 울고 하는 것은 곤란하지 않겠어요? 이 땅을 유업으로 받을 하나님의 자녀가 양반보다 체신이 가벼워서야 되겠습니까?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알지도 못한 채 오늘 먹고 오늘 즐기자 하며 사는 사람보다 우리가 못할 이유가 어디 있습니까? 하나님의 놀라운 축복을 확실하게 받은 우리들입니다. 이 땅에서도 좀 당당하게, 하나님이 주신 꿈을 잊지 말고, 혹시 태산이 무너지더라도 무게를 좀 잡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일 저런 일로 정신없이 흔들리고 뛰어 다닙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흔들림없이 남은 생을 살아가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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