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묻은 복장을 불에 사르는 날

효자제일교회 강도사:홍 순관

너는 증거의 말씀을 싸매며 율법을 나의 제자 중에 봉함하라 이제 야곱 집에 대하여 낯을 가리우시는 여호와를 나는 기다리며 그를 바라보리라 보라 나와 및 여호와께서 내게 주신 자녀들이 이스라엘 중에 징조와 예표가 되었나니 이는 시온산에 계신 만군의 여호와께로 말미암은 것이니라 혹이 너희에게 고하기를 지절거리며 속살거리는 신접한 자와 마술사에게 물으라 하거든 백성이 자기 하나님께 구할 것이 아니냐 산 자를 위하여 죽은 자에게 구하겠느냐 하라 마땅히 율법과 증거의 말씀을 좇을지니 그들의 말하는 바가 이 말씀에 맞지 아니하면 그들이 정녕히 아침 빛을 보지 못하고 이 땅으로 헤매며 곤고하며 주릴 것이라 그 주릴 때에 번조하여 자기의 왕 자기의 하나님을 저주할 것이며 위를 쳐다보거나 땅을 굽어보아도 환난과 흑암과 고통의 흑암 뿐이리니 그들이 심한 흑암 중으로 쫓겨 들어가리라 전에 고통하던 자에게는 흑암이 없으리로다 옛적에는 여호와께서 스불론 땅과 납달리 땅으로 멸시를 당케 하셨더니 후에는 해변길과 요단 저편 이방의 갈릴리를 영화롭게 하셨느니라 흑암에 행하던 백성이 큰 빛을 보고 사망의 그늘진 땅에 거하던 자에게 빛이 비취도다 주께서 이 나라를 창성케 하시며 그 즐거움을 더하게 하셨으므로 추수하는 즐거움과 탈취물을 나누는 때의 즐거움 같이 그들이 주의 앞에서 즐거워하오니 이는 그들의 무겁게 멘 멍에와 그 어깨의 채찍과 그 압제자의 막대기를 꺾으시되 미디안의 날과 같이 하셨음이니이다 어지러이 싸우는 군인의 갑옷과 피묻은 복장이 불에 섶 같이 살라지리니 이는 한 아기가 우리에게 났고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신 바 되었는데 그 어깨에는 정사를 메었고 그 이름은 기묘자라, 모사라, 전능하신 하나님이라, 영존하시는 아버지라, 평강의 왕이라 할 것임이라 그 정사와 평강의 더함이 무궁하며 또 다윗의 위에 앉아서 그 나라를 굳게 세우고 지금 이후 영원토록 공평과 정의로 그것을 보존하실 것이라 만군의 여호와의 열심이 이를 이루시리라 [개역, 이사야 8:16~9:7]

이번 주에 우리 국회는 피튀는 것 이상으로 험하게 싸웠습니다. 실제로 피를 흘리지는 않았지만 선혈이 낭자한 전투보다 더 험하게 싸운 셈입니다. 대통령 탄핵이란 유례가 없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 분들이 왜 그렇게 싸웠을까요? 아마도 국민을 위하여,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하여 싸웠다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국민된 입장에서 ‘그 분들이 우리를 위해서 그렇게 싸웠다’고 생각하는 분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탄핵 결정으로 좀 혼란스럽기는 하겠지만 좀더 나은 민주사회로 성숙하는 계기가 될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언제쯤이면 이들 정치인들이 피묻은 전투복을 불에 사르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날이 올까요? 정치인 뿐만 아니라 우리 모든 인류가 그렇게 사는 날이 올까요? 본문을 통해서 그런 날이 언제 올 것인지 생각해 봅시다.

이런 걸 내 백성이라고...

악한 왕 아하스 시대에 적군이 여러 번 침공하여 나라가 쑥대밭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하나님만 의지하라는 선지자의 권고를 거절하고 백성이야 죽든지 말든지 제 고집대로 하는 왕과, 우상 숭배에 열심인 백성들을 향하여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늘이여 들으라 땅이여 귀를 기울이라 여호와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자식을 양육하였거늘 그들이 나를 거역하였도다 소는 그 임자를 알고 나귀는 주인의 구유를 알건마는 이스라엘은 알지 못하고 나의 백성은 깨닫지 못하는도다 하셨도다 슬프다 범죄한 나라요 허물진 백성이요 행악의 종자요 행위가 부패한 자식이로다 그들이 여호와를 버리며 이스라엘의 거룩한 자를 만홀히 여겨 멀리하고 물러갔도다(이사야 1:2~4)’, ‘...심히 기름진 산에로다 땅을 파서 돌을 제하고 극상품 포도나무를 심었었도다 그 중에 망대를 세웠고 그 안에 술틀을 팠었도다 좋은 포도 맺기를 바랐더니 들포도를 맺혔도다(이사야 5:1-2)’.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하여 이런 탄식을 뱉으며 극도의 실망을 나타내셨습니다.

여러분이 경험하신 가장 큰 실망은 어떤 것입니까? 별로 겪은 바가 없어서 잘 모르시죠? 대학교 합격 발표장에서 어떤 아버지가 자기 딸이 떨어진 것을 보고는, 정작 당사자는 멀뚱멀뚱한데, 아버지가 땅에 퍼져 앉아서 울더랍니다. 왜 그랬을까요? 우리나라 고3 학부형이 얼마나 고생합니까? 밤잠을 제대로 잘 수 있습니까, 큰 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습니까? ‘온갖 짜증과 힘든 것을 다 참아가며 뒷바라지를 했는데 이렇게 허무할 수가 있을까?’ 이런 마음 아니겠어요?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실망감이 겨우 이 정도 아닐까요? 하나님의 실망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겠지만 이런 경험이라도 비교해 보아야 하나님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탄식하시는 하나님께서 이제는 무엇을 하실까요?

야단을 맞기는 좀 맞아야지

아무리 책망해도 듣지 않으니 16절에, 증거의 말씀을 싸매고 율법을 봉함하라고 합니다. 바로 다음의, ‘야곱 집에 대하여 낯을 가리우시는’ 것과 같은 말씀입니다. 한마디로 보기 싫다는 말입니다. 더 이상 선지자가 외칠 필요도 없고 말씀을 들려줄 필요도 없으니 말씀을 싸매고 율법을 덮어버리라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오죽하면 이러시겠습니까? 혹시, ‘잘 삐지는(삐치는) 우리 신랑 닮았네!’ 하시는 분 안 계십니까? 성질이 고약해서 조금만 마음이 상하면 삐쳐서 며칠씩 말을 안 하는 신랑하고는 많이 다릅니다. 아무리 해도 해도 안되니 하나님께서 다른 방법을 찾으시겠다는 선언입니다. 이사야가 전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철저하게 거부한 아하스와 그 백성들에게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고 하십니다.

17절에 ‘여호와를 나는 기다리며 그를 바라보리라’는 말씀은 끔찍한 말입니다. 어떤 하나님을 기다린다구요? 바로 앞의 ‘야곱 집에 대하여 낯을 가리우시는’이란 말을 잘라내면 안됩니다. 징벌하시는 하나님을 기다린다는 말은 무서운 심판을 기다린다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낯을 가리우시면,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 이상 선지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지 않고 심판을 기다리겠다는 것입니다. 문맥을 따르지 않고 한 문장만 떼어내서 감격하시지 마시기 바랍니다.

가끔 어떤 가정에 걸려 있는 액자에 이런 구절이 보입니다. ‘주의 일을 이 수년 내에 부흥케 하옵소서’ 가정이나 교회의 부흥을 염두에 둔 것이겠지요마는 성경 본문의 문맥은 그렇지 않습니다. 하박국 선지자가 기도합니다, ‘여호와여 내가 주께 대한 소문을 듣고 놀랐나이다 여호와여 주는 주의 일을 이 수년 내에 부흥케 하옵소서 이 수년 내에 나타내시옵소서 진노 중에라도 긍휼을 잊지 마옵소서(하박국 3:2)’ 부흥을 말하면서 왜 ‘진노 중에라도’ 하며, ‘소문을 듣고 놀랐다’고 합니까? 여기서 부흥케 해야 할 주의 일은 심판입니다. 그 무서운 심판의 와중에서도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으리라는 것이 하박국 선지자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이런 주의 일을 부흥케 하라구요?

하나님께서 외면하시니...

하나님께서 낯을 가리우시면 끔찍한 일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18절에, 여호와께서 내게 주신 자녀들이 징조와 예표가 된다는 것은, 선지자의 자녀 중에 ‘마헬살랄하스바스’란 이름을 가진 아들이 있는데 이 아이의 이름대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선언입니다. 뜻은 ‘노략이 속함’ 입니다. 이 이름처럼 앗수르가 곧 침입할 것이라는 예고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님께서 외면하시니 결과적으로 신접한 자와 마술사가 득세합니다(19-20). 그러면 사람들은 어리석은 짓을 하게 마련입니다.

죽은 자에게 산 자가 묻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입니까(19)? 삶은 돼지머리 앞에 절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입니까? 빙긋이 웃는 돼지라야 더 효력이 있다더군요. 그러면 삶기 전에 옆구리라도 잘 간지럽혀야 하나요? 큰 나무나 큰 바위 앞에 복을 비는 것은 또 뭡니까? 그러면서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 하고...

우리나라에도 점 집이 번창하고 점 광고가 많은 지면을 메우고 있습니다. 제 휴대폰에 ‘문자를 보냈는데 못 봤느냐?’고 묻는 분이 가끔 있습니다. ‘미안, 하도 엉뚱한 것이 많이 오길래 잘 안봐, 그러다가 한꺼번에 지워버리거든...’ 제일 많이 오는 것이 ‘오빠...’ 이런 것이고 그 다음에는 점친다는 광고지요. 문명이 발달하면 미신이 사라지지 않을까요? 과학이 발달해도 미신적인 풍토는 전혀 개선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문명의 이기를 미신이 먼저 이용하고 있는 경우도 보입니다.

기독교인을 상대로 하는 점쟁이가 나타난지도 꽤 됐습니다. 점쟁이가 ‘기독교인 환영’이란 간판을 걸기도 한답니다. 하나님을 믿노라고 하면서도 제대로 믿지 않으니까 이런 꼴이 나는 것 아닙니까? 기독교인을 상대로 하는 점쟁이는 복채를 받지 않는답니다. 좋을 것 없어요. 대신에 헌금을 받는답니다. 마술사와 신접한 자가 득세하는 것이 사람을 얼마나 어리석게 만드는지 모릅니다. 하나님을 떠난 인생의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점쟁이도 머리가 좋아야

이런 점쟁이들이 앞날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을까요? 19절에, ‘지절거리며 속살거리는 말’일 뿐입니다. 아무런 의미도 없는 말이므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족집게처럼 잘 맞추는 점쟁이도 있다구요? 확률 높은 주제를 잘 골라서 한 두개 맞히면 유명해집니다! 가끔은 적중률이 높다고 선전하기도 하고, 어떤 유명인사의 죽음을 예언했다고 떠들어대기도 하지만 적중률이 그리 높은 것은 아닙니다. 확인해보면 틀린 예언이 훨씬 더 많습니다.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 명확한 표현대신 두리뭉실한 표현을 즐겨 씁니다.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고, 저렇게도 해석할 수 있는 표현을 쓰는 겁니다. 포항에서 점을 치려면 절대로 ‘동쪽으로 가면 귀인을 만날 것이다’는 식으로 하면 안됩니다. 동쪽은 바다인데 귀한 사람을 만날 확률이 아주 낮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들은 ‘이 땅으로 하여금 곤고하고 주리게 만들고야 말 것이며 애꿎게 자기의 왕과 하나님을 저주할 것’ 입니다(21). 비열한 짓입니다.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 누구를 원망합니까? 대부분 대통령을 비난하고 정치인들이 잘못해서 이렇다고 울분을 토하는 사람들 중에는 오히려 자신을 먼저 비난해야 할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버리고 엉뚱한 우상을 숭배하는 자들은 결국 ‘위를 쳐다보거나 땅을 굽어보아도 환난과 흑암과 고통의 흑암 뿐이리니 그들이 심한 흑암 중으로 쫓겨 들어가리라’는 말씀대로 되고 말 것입니다(22). 그러면 모든 것이 끝납니까? 하나님은 새로운 일을 시작하십니다.

고통하던 자에게 희망의 빛을!

하나님께서 새로 시작하는 일은 9장 1절에, ‘전에 고통하던 자에게는 흑암이 없으리로다’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이 계속 반복됩니다. ‘옛적에는 여호와께서 스불론 땅과 납달리 땅으로 멸시를 당케 하셨더니 후에는... 영화롭게 하셨느니라’는 것과 같은 말입니다. ‘스불론 땅과 납달리 땅’과 ‘해변길과 요단 저편 이방의 갈릴리’도 같은 지역을 가리킵니다. 뒤이은 2절도 같은 내용의 반복입니다. ‘흑암에 행하던 백성이 큰 빛을 보고 사망의 그늘진 땅에 거하던 자에게 빛이 비취도다’ 이들에게 비취는 빛이란 마태복음 4:12-16에서 해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 요한의 잡힘을 들으시고 갈릴리로 물러 가셨다가 나사렛을 떠나 스불론과 납달리 지경 해변에 있는 가버나움에 가서 사시니 이는 선지자 이사야로 하신 말씀을 이루려 하심이라 일렀으되 스불론 땅과 납달리 땅과 요단강 저편 해변 길과 이방의 갈릴리여 흑암에 앉은 백성이 큰 빛을 보았고 사망의 땅과 그늘에 앉은 자들에게 빛이 비취었도다 하였느니라’ 즉, 예수님께서 갈릴리를 중심으로 사역하실 것에 대한 예언이라는 말씀입니다. 심판해도 안되고 선지자를 보내도 안되니 결국은 아들을 보내겠다는 말입니다.

징계를 말하고 심판을 말해도 결론은 항상 회복입니다. 설교 본문을 어중간 하게 8장 끝과 9장 앞부분으로 택한 것도 바로 징계와 회복의 관한 내용을 하나로 묶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8:1-7은 회복을 말하는데 8:8절부터는 다시 징계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러면 다른 내용의 전개로 보아야 합니다.

사망의 그늘진 땅에 비취는 빛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말합니다. 그 분에 대해서 본문은 더 구체적으로 언급합니다. 한 아기가 탄생할 것입니다(6). 이 아기의 탄생은 제대로 된 왕의 탄생입니다. 이스라엘과 유다에 수 많은 왕이 있었지만 하나님의 뜻을 제대로 구현한 왕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왕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 공평과 정의로 다스릴 것입니다.

이 아기의 이름이 우리말 성경에는 다섯 가지로 보입니다만 실제로는 네 가지입니다. 기묘자라, 모사라는 말은 별개의 이름이 아니라 ‘모사의 기묘함’이란 뜻인데 굳이 동양식으로 말하면 ‘제갈공명의 꾀’라고 하면 비슷할 것입니다. 이 아이는 전능하신 하나님, 영존하시는 아버지, 평강의 왕이라고 합니다. 이 왕은 지혜롭고, 전능하며, 영존할 것이며, 평강을 줄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끝없이 반항하던 이전 왕들과 비교하면 완벽한 왕의 탄생입니다.

‘정사의 더함이 무궁할 것’이란 영원히 다스릴 것을 뜻하고, ‘평강의 더함이 무궁하리란 것’은 나라가 영원히 평화로울 것이란 뜻입니다. 이렇게 영원하고 평화로운 나라가 세워지는 것은 만군의 여호와의 열심탓입니다(7). 이스라엘이 아무리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고 반항해도 하나님은 자신의 뜻을 반드시 성취하시는 분입니다.

완벽한 하나님의 통치

이렇게 완벽한 왕이 탄생하면 나라가 어떻게 될까요? 하나님의 열심으로 인해서 나라가 창성케 될 것입니다(3). 이스라엘의 역사는 다윗과 솔로몬 시대를 제하면 거의 대부분이 수난의 역사입니다. 이웃 나라에 제대로 큰 소리 한번 쳐본 적이 없는데 하나님께서 나라를 창성케 하실 것이라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세워주시지 않으면 나라가 창성케 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우리나라에 38선을 그은 사람이 누구입니까? 휴전선은 누가 만들었습니까? 우리 남북이 통일되고 부강하게 되는 것을 원하는 나라는 어느 나라일까요? 일본? 미국? 어림도 없는 소리입니다. 그들은 그렇게 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습니다. 중국이 최근에 고구려를 자기 역사에 편입시키려고 엄청난 노력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어쩌면 북한에 대한 기득권을 주장하려는 전초전 아닐까요? 북한이 붕괴하거나 스스로 서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 자기네 영토에 편입시키려는 꿍꿍이 수작을 부리는 것 아닐까요? 우리 민족이 강대국 사이에 끼여서 스스로 서지 못하면 그것을 도와줄 강대국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나마 하나님께서 나라를 지켜주시도록 그리스도인들이 깨어서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열심으로 인해서 즐거움이 더할 것이라고 합니다(3). 추수하는 즐거움이 더할 것이라고 하는데 그 즐거움이 어떤 것인지 농부라야 알지요. 대신에 아이들을 키우는 즐거움에 비하면 어떨까요?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보면서 훗날 이 아이가 내게 어떤 유익을 줄 것을 기대하고 즐거워합니까? 자라는 그 자체가 신비로운 즐거움 아닙니까? 천안을 오르내릴 때 백 강도사님이 말도 잘 못하는 수찬이에게 전화를 자주 걸더라구요. 그러더니 어느 날 냅다 소리를 지르는 겁니다. “야, 우리 수찬이 주어 동사가 연결됐다!”

그 전까지는 수찬이의 언어구사능력이 단편적인 단어의 나열에 그쳤는데 그 날은 드디어 주어와 동사가 연결된 모양입니다. 목적어도 없이 주어와 동사가 연결된 문장이 어떤 겁니까? 기껏해야 ‘나 잔다’ 이런 것 아니겠어요? 목적어까지 연결돼야 ‘나 밥 먹었다’ 정도 되지요. 그게 그렇게 대단한 일입니까? 아이 기르는 즐거움이란 게 바로 그런 거지요! 신비로움이고, 희열이고, 감격입니다. 추수의 즐거움이란 것이 그럴 겁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즐거움을 주신답니다.

또 추가된 즐거움은 전쟁의 승리에서 얻는 기쁨입니다. 탈취물을 나누는 즐거움이란 곧 전쟁의 승리를 말합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역사적 사건을 바탕에 깔고 있습니다. ‘그들의 무겁게 멘 멍에와 그 어깨의 채찍과 그 압제자의 막대기를 꺾으시되...’라는 말씀은 출애굽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애굽에서 노예 생활을 하다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해방되어 나올 때 얼마나 기뻤을까요? ‘미디안의 날과 같이 하셨음이니이다’는 말씀은 미디안 족속들에게 모든 것을 다 빼앗기고, 심지어 추수마저 굴에 숨어서 몰래 하던 시절에 기드온이 300 용사를 거느리고 미디안을 쳐부수었을 때 느꼈던 그 기쁨을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시는 나라에서는 이와 같은 구원의 기쁨을 영원히 누릴 것이라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보내신 아기 왕이 세울 나라는 달리 말하면 전쟁이 없는, 영원한 평화의 나라입니다. 5절에, ‘어지러이 싸우는 군인의 갑옷과 피묻은 복장이 불에 섶 같이 살라지리니’라고 합니다. 갑옷과 피묻은 복장을 왜 불에 사릅니까? 빨아서 다시 입지 않고? 더 이상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평화의 나라에 대해서 선지자는 이사야서 여러 곳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2:4에, ‘...무리가 그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그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이 나라와 저 나라가 다시는 칼을 들고 서로 치지 아니하며 다시는 전쟁을 연습지 아니하리라’고 합니다.

사 11:6-9에는, ‘그 때에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거하며 표범이 어린 염소와 함께 누우며 송아지와 어린 사자와 살찐 짐승이 함께 있어 어린 아이에게 끌리며 암소와 곰이 함께 먹으며 그것들의 새끼가 함께 엎드리며 사자가 소처럼 풀을 먹을 것이며 젖먹는 아이가 독사의 구멍에서 장난하며 젖뗀 어린 아이가 독사의 굴에 손을 넣을 것이라 나의 거룩한 산 모든 곳에서 해됨도 없고 상함도 없을 것이니 이는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 세상에 충만할 것임이니라’고 합니다.

하나님의 통치를 기다리며

도무지 돌이킬 가능성조차 보이지 않는 이스라엘에 대해서 징계, 심판을 선언하면서도 하나님은 결코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범죄한 인생에게 메시야가 웬 말입니까? 아무리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해도 포기할 수 없는 자식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을 창조하실 때 자신의 형상을 닮게 만들었다는 것이 바로 이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들을 이렇게 사랑하십니다! 끝까지 선지자의 경고를 무시하는 아하스와 백성들, 그들에게 심판을 말씀하면서도 다른 방법으로 구원의 길을 준비하시는 하나님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첫째, ‘어떤 일이 있어도 하나님은 복을 주시는 구나! 매를 들기고 하고, 탄식하기도 하겠지만 결국은 아버지일 수밖에 없구나!’ 이런 생각을 하십니까? 그리스도인이 가져야 할 중요한 생각입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에게는 더 이상 심판이 없습니다. 비록, 실수하고 실족할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하나님은 끝까지 우리를 하나님의 나라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성도는 ‘정신차린 입양 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입양해온 아들은 또 쫓겨날까 싶어서 양아버지의 눈치를 보면서 말도 잘 듣는답니다. 두려움이 있는 거지요. 그러다가 어느 날 자기 주장을 내세우기도 하고 대드는 것이 양아버지 입장에서는 그렇게 기쁠 때가 있답니다. 쟤가 드디어 제 자리를 찾는구나 싶어서 기쁘답니다. 쫓겨날까 두려워하던 ‘입양아’에서 쫓겨날 염려를 털어버린 당당한 ‘아들’이 된 셈이지요.

둘째, 이런 하나님을 보면서 ‘더 이상 하나님을 괴롭게 하지 말아야겠구나!’라고 생각하신다면 ‘철든 아들’ 아닐까요?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생각해서 돈도 아껴쓰고, 공부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정도면 아주 훌륭한 자녀입니다. 부모가 ‘우리가 너만 할 때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런 이야기를 더러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전혀 감동이 되질 않습니다. 그런 말에 감동을 받는 아이는 훌륭한 자녀입니다. 우리에게 구원을 주시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얼마나 큰 아픔을 겪으셨는지 그 마음을 아는 성도는 훌륭한 성도입니다.

셋째, 혹시 ‘이런 하나님의 사역을 도와드려야겠구나!’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안 계신가요? 새로운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시기 위해서 하나님은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내셨습니다. 감사할 뿐만 아니라 이 일을 도와드려야겠다고 생각하는 성도는 ‘성숙한 아들’입니다.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자녀가 된 것이 확실한 자녀는 다른 자녀를 향한 아버지의 사역을 도와드리는 것이 당연한 도리 아닌가요? 우리가 이웃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세워지고 영역이 확대되기를 바라면서 노력해야 할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 없이도 하나님은 이 일을 다 이루십니다. 누구를 통해서든 반드시 이루실 것입니다. 이 일에 성숙한 자녀의 모습이 될 것인지 눈치만 보고 있는 입양 아들이 될 것인지는 우리에게 달린 문제입니다.

우리끼리라도

국회나 정치판의 피묻은 복장은 언제쯤 불에 사르게 될까요? 절대로 그런 일은 생겨나지 않을 것입니다. 단 한 가지 경우가 있다면 정치인들이 하나님의 뜻대로 나라를 다스릴 때 가능하겠지만 아마 주님께서 오시기 전에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들을 바라보면서 혀를 차기 전에 우리끼리 피를 묻히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셔야 합니다. 우리 이웃이나, 성도 사이에 피를 튀기고 있지는 않습니까? 꼭 피를 뿌려야 피를 뿌리는 것은 아닙니다. 속으로 미워하며 도저히 함께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자체도,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것도 피를 뿌리는 일입니다.

부부끼리는 어떻습니까? 가장 사랑하는 부부끼리라도 피를 튀길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육신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계속되는 일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를 사로잡을 때에만 피묻은 복장을 불에 사르는 일이 가능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사로잡혀 있지 않고 나의 기분, 감정이 우선이면 날마다 피를 튀길 수밖에 없습니다! 피묻은 복장을 불에 사르는 것이 아니라 최신식 전자동 세탁기를 사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 말씀을 준비하던 날 아침에 애들 문제로 짜증을 부리다가 집 사람이 고함을 냅다 지르고는 출근을 했습니다. 가만히 두어도 퇴근 때가 되면 웃으며 들어옵니다. ‘나의 감정보다 하나님의 말씀이 우선되지 않으면 우리는 날마다 피를 튀기며 살 수밖에 없다’고 원고를 정리하면서 몹시 가슴이 아프더군요. 퇴근할 때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전화를 하고, ‘미안하다’고 하는 것이 내 감정보다는 하나님의 말씀에 충실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렵사리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화 한 통 하는 게 별 일이 아니지만 이런 일로 전화를 건 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것도 어려운 일입니다. 점심시간일 거라고 생각하고 전화를 걸었는데 ‘지금 수업 중이니 조금 있다 거세요’ 하고는 똑 끊어버리잖아요. 조금 후에 전화가 왔습니다. “아침에 그러는 통에 설교 준비가 잘 안되는 거에요?” 알기는 잘도 안다 싶어요. ‘어찌 됐거나 미안해요’ 이래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목요일이 당신 생일이니 뭐가 먹고 싶은지 그거나 생각해서 들어와요.” 이러고 끊었지요. 그 정도만 해도 무슨 뜻인지 알아들을 만큼의 머리는 돌아가니까요. 그러고 나니까 설교 준비하는 제 마음도 한결 편하더라구요.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우리 삶에서 하나님의 뜻이 우선 되도록 내 감정이나 고집, 기분보다 하나님의 뜻이 우선되기를 바라는 것이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못난 인생을 위하여 귀한 사랑을 베풀어 주셨음을 아는 사람만이 피묻은 복장을 불에 사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부족해서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해도 그렇게 아름다운 날은 반드시 옵니다. 하나님의 열심이 이 일을 이루실 것입니다. 어떤 자녀의 모습으로 사실 것인지 결단하는 이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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