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이야 죽든지 말든지

효자제일교회 강도사:홍 순관
(열왕기하 16:5-6, 역대하 28:1~19)

웃시야의 손자요 요담의 아들인 유다 왕 아하스 때에 아람 왕 르신과 르말리야의 아들 이스라엘 왕 베가가 올라와서 예루살렘을 쳤으나 능히 이기지 못하니라 혹이 다윗 집에 고하여 가로되 아람이 에브라임과 동맹하였다 하였으므로 왕의 마음과 그 백성의 마음이 삼림이 바람에 흔들림같이 흔들렸더라 때에 여호와께서 이사야에게 이르시되 너와 네 아들 스알야숩은 윗못 수도 끝 세탁자의 밭 큰 길에 나가서 아하스를 만나 그에게 이르기를 너는 삼가며 종용하라 아람 왕 르신과 르말리야의 아들이 심히 노할지라도 연기나는 두 부지깽이 그루터기에 불과하니 두려워 말며 낙심치 말라 아람과 에브라임 왕과 르말리야의 아들이 악한 꾀로 너를 대적하여 이르기를 우리가 올라가 유다를 쳐서 그것을 곤하게 하고 우리를 위하여 그것을 파하고 다브엘의 아들을 그 중에 세워 왕을 삼자 하였으나 주 여호와의 말씀에 이 도모가 서지 못하며 이루지 못하리라 대저 아람의 머리는 다메섹이요 다메섹의 머리는 르신이며 에브라임의 머리는 사마리아요 사마리아의 머리는 르말리야의 아들이라도 육십오 년 내에 에브라임이 패하여 다시는 나라를 이루지 못하리라 만일 너희가 믿지 아니하면 정녕히 굳게 서지 못하리라 하셨다 할지니라 여호와께서 또 아하스에게 일러 가라사대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께 한 징조를 구하되 깊은 데서든지 높은 데서든지 구하라 아하스가 가로되 나는 구하지 아니하겠나이다 나는 여호와를 시험치 아니하겠나이다 한지라 이사야가 가로되 다윗의 집이여 청컨대 들을지어다 너희가 사람을 괴롭게 하고 그것을 작은 일로 여겨서 또 나의 하나님을 괴로우시게 하려느냐 그러므로 주께서 친히 징조로 너희에게 주실 것이라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그가 악을 버리며 선을 택할 줄 알 때에 미쳐 뻐터와 꿀을 먹을 것이라 대저 이 아이가 악을 버리며 선을 택할 줄 알기 전에 너의 미워하는 두 왕의 땅이 폐한 바 되리라 여호와께서 에브라임이 유다를 떠날 때부터 당하여 보지 못한 날을 너와 네 백성과 네 아비 집에 임하게 하시리니 곧 앗수르 왕의 오는 날이니라 [개역, 이사야 7:1~17]

위대한 대몽항전

고려시대 때에 몽고가 쳐들어 왔습니다. 몽고의 침략을 막아내기가 쉽지 않으니 수도를 강화도로 옮겨버렸습니다. 이유는 몽고 군사들이 육지에서는 잘 싸우는데 말이 물을 겁냈기 때문입니다. 물을 건너 싸우는 일을 잘 못하기 때문에 아예 섬으로 수도를 옮겨버렸습니다. 그래서 몽고의 침입에 항복하지 않고 꽤 오래 버텼죠. 얼마쯤 버텼는지 아십니까? 우리나라 고대 역사에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몽고가 유럽에 이르기까지 모든 나라를 정복하고 잔인하게 짓밟았음에도 한반도의 자그마한 나라가 쉽게 항복하지 않고 오래도록 버텼습니다. 30여년을 버티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자랑스러운 역사일 수 있는데 또 한편으로 보면 참 슬픈 역사이기도 합니다.

전국이 몽고 군사들의 발에 짓밟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정만 강화도에 들어가 있는 거예요. 백성들은 어떻게 됩니까? 수도 없이 죽었고, 수도 없이 끌려갔습니다. 백성들이 몽고 군사들의 발밑에 짓밟히고 있을 때에 왕과 대신들만 강화도에 들어가서 30년을 버틴 겁니다. 그 때는 무신정권이어서 왕이 뜻대로 하지도 못했습니다마는 그렇게 버틴 것을 우리는 몽고에 굴하지 않고 자랑스럽게 버틴 역사였다고 말을 해야 될지 아니면 왕과 대신들이 자신들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온 국민을 팽겨쳐 두었다고 생각해야 될지 결론을 내리기가 참 어렵습니다.

바로 그 시절에 부처님의 도움을 받아 나라를 구해보자고 열심히 공들여 만들었던 게 팔만대장경이죠. 참으로 귀중한 문화재라고 합니다마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기도 합니다. 낮에는 몽고 군사들에게 짓밟히고 밤중에는 조정에 세금을 내야 합니다. 이리 저리 뜯기고 살았던 그 시절을 우리는 흔히 대몽항전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데 어떻게 보면 참 가슴 아픈 이야기입니다. 우리에게는 물론 우리 후손들에게도 이런 일들은 생기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라가 강해야 하지요.

어떻게 하면 나라가 강해질지, 튼튼한 나라를 이루기 위해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야 합니다. 나라가 튼튼해야 한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국산품 애용하는 것도 그 중의 하나죠. 그런데 ‘국산품을 애용하자’는 것이 시대에 뒤떨어진 발언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현재 우리는 국산품에 대한 애착이 별로 없습니다. 외국에 너무 많이 나가는 것도 마찬가지죠. 열심히 노력해서 수출해서 조금 벌어오면 외국에 나가서 다 써버리고 있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나라의 강성함이 우리에게도 필요한 일이라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위기의 때가 되면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백성을 위하기보다 백성이야 어떻게 되든지 자신들만의 안전을 위해서 백성들을 희생시킨 예가 많았다는 것을 기억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본문에 비슷한 왕이 있기에 그 왕의 행적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어떤 일을 하셨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1차 침공에서

이스라엘이 한동안 태평성대를 누렸습니다. 나라가 강성해져서 백성들이 잘 살았는데 강력한 지도자였던 히스기야 왕이 죽고 나니까 이사야가 걱정이 많았습니다. 성전에서 ‘장차 이 나라가 어떻게 될 것입니까?’ 하나님께 열심히 기도했더니 하나님께서 ‘너희가 섬길 진정한 왕은 바로 나 여호와 하나님이며 또 비록 잘못한 것이 있어 하나님께서 징계를 하실지라도 결국은 회복시킬 것이라’고 약속을 하셨습니다. 그것이 이사야 6장까지의 말씀이었습니다.

7장 1절에 보시면, ‘웃시야의 손자요 요담의 아들인 유다왕 아하스 때에’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그 사이에 시간이 많이 지나갔습니다. 웃시야 왕이 죽고 다음 왕, 요담이 16년간 통치를 했습니다. 그 요담의 때를 건너 뛰어서 아하스 왕 때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아하스 때에 아람 왕 르신과 르말리야의 아들 이스라엘 왕 베가가 침략합니다. 북 이스라엘 왕이 아람 왕과 연합해서 예루살렘을 쳤습니다. 그런데 끝에 보니까 ‘능히 이기지 못하니라’고 했습니다.

이기지 못했는데 2절에 보시면, ‘아람이 에브라임과 동맹하였다 하였으므로 왕의 마음과 그 백성의 마음이 삼림이 바람에 흔들림같이 흔들렸더라’고 말합니다. 이기지 못했다고 했는데 왜 이렇게 걱정을 하고 있을까요? 1절과 2절은 굉장히 긴 이야기를 짤막하게 줄여 놓았기 때문에 선뜻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처음 이 두 나라가 침공했을 때 역대하 28장에 따르면 엄청난 피해를 입었습니다.

유다의 왕도 죽었고 궁내대신이 죽었고 군사 12만명이 죽었습니다. 그리고 백성이 20만명이나 잡혀 갔습니다. 북쪽 이스라엘 왕이 20만명이나 포로로 잡아서 끌고 갔더니 하나님께서 선지자를 통해서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책망을 하고 돌려 보내라고 해서 포로로 잡혀갔던 20만 백성이 남쪽 유다로 다시 돌아오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그 때, 예루살렘만 함락이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1절 끝에 보면 ‘예루살렘을 쳤으나 능히 이기지 못하니라’는 말씀의 실상은 예루살렘만 함락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사실은 이런 참혹한 피해를 겪었습니다. 왕만 잡히지 않고, 수도 하나만 버티고 있으면 괜찮은 겁니까? ‘아하스 시대에 예루살렘을 쳤으나 능히 이기지 못하였더라’는 말의 의미가 그런 뜻입니다. 수 많은 백성이 잡혀가고 죽임을 당해도 왕이 문을 탁 걸어 잠그고 버티고 있었던 예루살렘만 괜찮았더라는 말이죠. 백성이야 죽든지 말든지 아하스 왕은 예루살렘 성 안에서 버티고 살아남았습니다. 그렇게 1차 침공이 끝났는데 얼마 후에 또 치러올 준비를 한다는 소문이 들렸으니 백성이고 왕이고 떨 수밖에 없었던 거죠.

미운 형제

북쪽 이스라엘이 남쪽 유다를, 동족을 이렇게 치려고 하는 이유가 6절에 나와 있습니다. ‘우리가 올라가서 유다를 쳐서 그것을 곤하게 하고 우리를 위하여 그것을 파하고 우리 아들을 그 중에서 세워 왕으로 삼자 하였으나...’라고 말합니다. 북쪽 이스라엘이 남쪽 유다를 치려는 것은 통일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남쪽 유다를 쳐서 왕을 바꾸자’ 그런 의도로 치려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 북쪽 이스라엘은 남쪽 유다를 볼 때마다 정통성에 있어서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남쪽 유다는 왕조가 변하지 않았지만 북쪽 이스라엘은 짧은 200여년 동안에 왕조가 9개입니다. 그러니까 한 왕조가 30년을 지탱하지 못했습니다. 날만 새면 쿠데타고, 왕이 죽임을 당하는 이런 역사를 계속 반복하고 있었기 때문에 남쪽 유다를 볼 때에 자격지심이 있을 수 있죠. 그래서 남쪽 유다 왕을 자기들의 뜻에 맞는 왕으로 바꾸어 보자는 의도를 품고 침략을 감행했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같이 졸면 옆의 사람이 안 미운데 나는 졸려서 까닥까닥 졸고 있는데 옆의 친구가 정신을 차리고 듣고 있으면 이 친구가 미워져요. 왜 그렇습니까? 누구 탓입니까? 자기 탓이죠. 북쪽 이스라엘이 남쪽 유다를 보고 미워하고 침공하는 이유가 자기들 나라는 왕조가 너무 쉽게 뒤집어지면서 정통성이라는 것을 인정받기 어려운 시대에 남쪽 유다는 굳건하게 나라가 유지되어 가는 것이 시기심을 불러 일으겼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7절에, ‘주 여호와의 말씀에 이 도모가 서지 못하며 이루지 못하리라’고 말씀하십니다. 북쪽 이스라엘이 이런 악한 꾀를 가지고 노력을 하지만 이 일은 결코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누구 때문에? 아하스 왕은 정말 악한 짓을 많이 했던 왕입니다. 아하스 때문에 북쪽 이스라엘의 도모가 실패로 돌아가는 것은 결단코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네 위가 영원하리라’고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 아하스가 왕위를 유지할 만큼 잘 하기는커녕 악한 일을 많이 했습니다마는 그래도 북쪽 이스라엘의 이 도모가 설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놀라운 약속을 하셨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아람과 동맹해서 북쪽 이스라엘이 쳐들어 올 것이라는 그 소문을 듣고 백성과 왕이 무척 근심이 되었습니다. 그에게 당시의 선지자 이사야가 전하는 말씀을 보십시다. 4절, ‘아하스를 만나 그에게 이르기를 너는 삼가며 종용하라’ 이 말씀을 전하라고 합니다. 삼가며 그렇게 서두르지 말고, 설치지 말고 조용히 있으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두 나라가 연합해서 다시 쳐들어 오면 어떻게 하겠느냐 해서 우리 흔히 하는 표현으로 방방거리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러지 말고 조용히 있으라고 말합니다. 왜 그런고 하니까 4절 뒤편에 보시면, ‘아람 왕 르신과 르말리야의 아들이 심히 노할지라도 연기나는 두 부지갱이 그루터기에 불과하니 너는 두려워하지도 말고 설치지도 말고 조용히 있으라’고 말합니다.

연기나는 부지깽이와 그루터기? 참 재미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기나는 부지깽이를 무기로 쓰면 쓸만하지 않습니까? 한쪽 끝에 불이 붙어 있고 연기가 펄펄 나는 부지깽이를 들고 싸우려고 덤벼들면 어쩌면 무서운 무기가 되겠다 싶은데 여기 표현은 연기나는 부지깽이에 그루터기란 말이 붙어 있습니다. 땅에 뿌리를 박고 있는 그루터기는 나무를 다 베어내었다 싶어도 그 뿌리 때문에 언젠가 옆에서 싹이 납니다. 그런데 연기나고 부지깽이로 쓰던 그루터기면 절대 싹이 나지 않습니다. 왜 거기다가 그루터기라고 붙여 놓았습니까? 이 표현이 참 재미있습니다.

유다가 범죄함으로 인해서 고통을 당할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반드시 그 그루터기는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씀을 하신 적이 있죠? 6장 13절에, ‘밤나무 상수리나무가 베임을 당해도 그 그루터기가 남아 있는 것 같이’라는 표현으로 유다는 망할지라도 거기서 다시 싹이 날 것을 말씀하셨죠. 그런데 아람 왕이나 이스라엘 왕은 연기나는 부지깽이 그루터기니까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말입니다. 주변 나라들이 강성해져서 유다를 넘보고 치려하지만 두려워하지 말라고 그럽니다. 조용하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에게 해결책이 있기 때문입니다.

학교에 가기만 해다오

아하스 시대에 왜 이런 전쟁이 일어나고 유다가 곤경에 처했느냐 하면 아하스가 범죄했기 때문입니다. 범죄에서 돌이키기만 하면 그렇게 요란스럽게 걱정하고 난리칠 이유가 없으니 조용히 하고 회개하고 돌아서라는 뜻입니다. 역대하 28장에 아하스가 저지른 범죄행위들이 많이 나옵니다. 바로 그 아하스의 범죄행위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게 되는데 역대하 28장 19절에, ‘이는 이스라엘 왕 아하스가 유다에게 망령되이 행하여 여호와께 크게 범죄하였음으로 여호와께서 유다를 낮추심이라 앗수르 왕 디글랏 빌레셀이 이르렀으나 돕지 아니하고 도리어 군박하였더라. 아하스가 여호와의 전과 왕궁과 방백들의 집에서 재물을 취하여 앗수르 왕에게 주었으나 유익이 없었더라’고 그럽니다.

한절만 더 보겠습니다. ‘아하스 왕이 곤고할 때에 더욱 여호와께 범죄하여...’ 이거 갈수록 태산입니다. 하나님께 징계를 받아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더욱 하나님께 범죄했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이 어려운 난국을 벗어나는 가장 좋은 해결책은 아하스가 하나님을 섬기는 것입니다. 그렇게만 하면 그렇게 걱정하며 설칠 필요없이 조용히 있어도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우리가 하나님만 믿고 다른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은 옳은 자세가 아닙니다. 그러나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서 아하스에게 요구하는 것은 다른 짓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합니다. 매사에 그렇게 하라는 것이 아니고 이 경우는 특별한 경우입니다. 말하자면 공부는 죽어라고 안 하고, 학교 안 가겠다고 버티면서 늘상 사고만 치는 아이에게 선생님이 혹은 부모님이 “언제 공부 잘 하라고 하더냐? 그냥 학교만 잘 다녀라.” 하지 않습니까? 학교만 왔다 갔다 하는 것만도 어떨 때는 고마울 때가 있습니다.

시험 치고 나면 점수 나쁜 아이들은 참 많이 맞았습니다. 저도 매를 들고 싶을 때가 많았지만 영어시간에 맞는 아이는 수학시간에도 맞고 국어시간에도 맞아요. 그래서 차라리 시험이 멀리 있을 때 공부하라고 매를 들다가도 막상 시험 치고 나면 매를 안 들려고 합니다. 시험치고 나면 어떤 아이들은 체육복 하나 더 입고 학교 옵니다. 어차피 오늘은 터지는 날이니... 참 많이 맞아요.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그렇게 많이 두들겨 맞는 과목은 점수가 올라가요. ‘시험친다고 수고했지’ 하고 격려만 하면 점수가 떨어집니다. 이런 판이니 공부하고 담 쌓은 아이가 그저 학교만 와 줘도 고마운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럴 때는 ‘공부 안 해도 좋으니까 학교만 오너라’고 그럽니다. 이런 사정도 모르고 다른 선생님이 매를 들까 오히려 걱정입니다. 아하스가 그 모양입니다.

하나님 없어도

다른 짓은 안 해도 좋으니까 가만히 있으란 말이에요. 사고뭉치 아하스가 설치면 뭘 할까요? 우상숭배에다가 하나님께서 싫어하시는 일만 저지르고 있으니까 ‘가만히 있으라, 딴 짓하지 말고’ 하시는 거죠. 그러나 아하스는 예상되는 외적의 침입에 대해서 사실은 두 가지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수도 공사를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이사야가 왕을 만나러 갈 때 어디를 갔는가 보십시오. 3절에, ‘윗못 수도 끝 세탁자의 밭 큰 길에 나가서 아하스를 만나라’고 말하죠? 아하스가 왕궁에 안 있고 지금 못가에 나와 있습니다. 예루살렘 성 밖으로 나가면 기욘이라는 샘이 있었대요. 그 샘에서 흐르는 물을 농업 용수로도 썼고 한쪽에서는 세탁도 했다고 합니다.

아하스는 이 흘러가는 샘물을 예루살렘 성 안으로 끌어들이는 공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바위를 뚫어서 물길을 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터널인지 혹은 다른 터널인지는 분명하지 않은데 아들 때에 가서 완공이 됩니다. 지금은 히스기야 터널이라고 불립니다. 아하스 시대에 물을 끌어들이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했던 모양입니다. 바위를 뚫어서 물길을 내는 이유는 예루살렘이 높은 산위에 세워진 성이기 때문입니다. 적군이 침입해서 이 성을 둘러싸도 정복하기 어렵습니다. 산꼭대기에 세워놓았으니까요. 그래서 얼마든지 버틸 수 있었습니다. 제일 큰 문제가 물입니다. 물만 구할 수 있으면 오래동안 버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밖에 있는 물을 성 안으로 끌어들이는 공사를 해 두는 거죠.

이 물을 끌어들이는 일을 시작한 것은 아하스가 처음이 아닙니다. 오래 전에 다윗이 그 성을 점령할 때도 물을 길러오는 구멍을 통해서 올라간 기록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외부의 물을 끌어들여서 성 안에서 쓸 수 있도록 작은 통로가 그 전부터 있었는데 아마 용량이 부족했던 모양이죠. 그래서 아하스는 외적의 침입을 대비해서 물을 끌어들이는 공사를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적이 침입해오면 예루살렘 문을 딱 걸어닫고 버티겠다는 계획입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아람 너머에 있는 나라 앗수르 왕에게 사신을 보내서 동맹을 청하게 됩니다. 앗수르에 조공을 보내며 도와 달라고 요청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아하스에게 이사야를 보내서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9절 끝에 보면, ‘그 두 나라를 너희가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너희가 믿지 아니하면 정녕히 굳게 서지 못하리라’는 것입니다. 나를 믿기만 하면 성이 굳게 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안 믿으면 어떤 노력을 해도 안된다는 겁니다. 믿기만 하면 나라가 굳건하게 설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저렇게 강성하게 보이는 에브라임도, 9절을 다시 보십시다, ‘대저 아람의 머리는 다메섹이요 다메섹의 머리는 르신이며 에브라임의 머리는 사마리아요 사마리아의 머리는 르말리야의 아들이라도 65년내에 에브라임이 폐하여 다시는 나라를 이루지 못하리라’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믿기만 하면 유다는 강건하게 설 것이요 에브라임은 서지 못한다고 합니다. 실제로는 에브라임이, 그러니까 북쪽 이스라엘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북쪽 이스라엘이 이 사건이 있고 난 십 수년 후에 망해 버립니다.

적의 침공에 대비해서 여러가지 일들을 했고 염려하는 그에게 이사야의 메시지는 하나님만 의지하고 돌이키라는 뜻인데, 믿기만 하면 굳게 설 수 있다고 하는데 아하스는 이사야의 메시지를 거절해 버립니다. 한편으로 두려워 떨면서도 나름대로 준비는 어지간히 끝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하면 백성들이야 어떻게 되든간에 예루살렘만은 튼튼하게 잘 보전할 수 있다라는 확신을 나름대로 가졌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하나님의 도움도 필요하지 않다라는 자세를 보입니다.

밥을 안 먹겠다 이거지?

왕이 이러고 있으면 누가 제일 답답하겠습니까? 외적은 쳐들어 온다고 소문이 나고 예루살렘성 하나만은 어떻게든 튼튼하게 지킬 수 있다고 굳건하게 믿고 올테면 와라 이렇게 버티고 있으니까 누가 제일 답답하겠습니까? 백성들도 답답할테고 이사야도 나라의 운명을 바라보고 걱정이겠습니다마는 성경 본문을 자세히 보면 제일 답답하신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아하스에게 가서 하나님의 말씀을 이렇게 전하라고 하는데 들은 척도 안 하고 제 머리만 굴리며 이러고 있는 겁니다. 하나님이 제일 답답한 편입니다.

이런 아하스에게 뭐라고 하시는가 보세요. 11절에,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께 한 징조를 구하되 깊은 데서든지 높은 데서든지 구하라’ 하나님이 너와 함께 하시며 이 나라를 지키실 것이라는 증거를 보여줄 테니까 무엇이든지 요구해 봐라. ‘깊은 데서든지, 높은 데서든지’라는 것은 어떤 증거든지,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하는 증거까지 구해보라 하나님께서 증거를 보여주겠다는 겁니다. 누가 답답한 겁니까? ‘네가 하나님을 믿고 바로 서면 하나님께서 이 나라를 지키겠는데 그 증거를 보여줄 테니까 뭐든지 한 번 요구해 봐라’ 이게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매를 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매를 들지 않으려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사정쪼로 얘기하는 것과 좀 비슷한 느낌이 들어요. 그런데 아하스의 답변이 뭡니까? 12절, ‘아하스가 가로되 나는 구하지 아니하겠나이다 나는 여호와를 시험치 아니하겠나이다’ 하나님을 시험치 않겠다는 말이 참 좋아 보이죠?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어떻게든 증거를 보여주며 내 말을 믿으라고 이렇게 통 사정을 하는데도 “아뇨, 나는 그렇게 하나님을 시험치 않겠습니다.”라는 겁니다. “밥 잘 먹으면 맛있는 것 사줄게. 뭐든지 다 해주겠다.”라고 하는 엄마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누가 답답한 겁니까? 밥 안 먹으면 누가 답답합니까? 안 먹으면 안 먹는 자기가 답답해야 하는데 이상하게 엄마가 더 답답해하더라구요. 할머니 있는 집은 더 하죠? 하나님께서 안타깝고 답답해서 자세를 낮추어가며 아하스에게 사정사정 하는 듯 합니다. ‘준비할 만큼 준비했으니 이제 하나님께서 도와주시지 않아도 예루살렘은 넘어가지 않습니다’ 이것은 아하스가 하나님 앞에서 교만할 수 있는 최고의 교만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은 ‘하나님을 시험치 아니하겠습니다’ 라고 하고 있지만 이것은 하나님을 전혀 믿지 않는, 하나님과는 아무 상관없다는 무서운 교만의 표시입니다. 아버지가 아들을 도와주겠다는데 ‘안 도와주셔도 됩니다’는 것은 아버지를 얼마나 서운하게 하는지 모릅니다.

쿠데타가 일어나면 간혹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장군의 부하들이 “각하, 우리가 모시겠습니다.”라는 표현을 할 때가 있습니다. 이 말이 좋은 말같아 보이긴 하지만 부하가 상관을 체포하는 소리입니다. 표현은 아주 정중할런지 모르지만 이것은 체포하겠다는 뜻입니다. 말은 정중해도 이것이 패륜이요 하극상입니다. 믿음은 전혀 없이 신앙의 흉내만 내는 경우가 우리에게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이럴 때 비교되는 사람이 기드온이죠. 기드온은 하나님께서 “내가 너와 함께 하며 너를 통해서 이스라엘을 구원하겠다.”고 말할 때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이 진짜라면 기적을 보여주십시오.” 기적을 두 번이나 요구합니다. 온 땅에 이슬이 잔뜩 내렸는데 자기가 갖다 놓은 솜뭉치에만 이슬이 한 방울도 없도록 요구합니다. 하나님께서 두 번이나 요구하는 그 기적을 기꺼이 들어주셨습니다. 이게 신앙적이라는 거죠.

아하스가 만약 이 때, 어떤 증거라도 요구하라고 했으니 고생하며 바위를 뚫어 물길을 만들 필요없이 “하나님, 이 바위가 터져서 물이 펑펑 쏟아나오도록 해 주십시오.” 했으면 훨씬 쉬웠을런지 모르지만 전혀 요구하지도 않고, 아예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유다를 사랑하셔서 도무지 믿으려 하지 않는 아하스에게 안타까운 마음으로 사랑을 쏟는 겁니다. 그런데 깨끗이 거절을 당하죠.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사랑을 거절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아니 하나님께서 이 사랑을 베푸셨다가 거절당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여러분들도 남의 사랑을 함부로 거절하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합니다.

대학 친구 중에 일학년 때 군대간 친구가 있었는데 이유는 연애하다가 흔히 하는 말로 차여서 쥐약을 먹었답니다. 그런데 용량을 잘 못 맞추어서 먹긴 먹었는데 죽진 않았대요. 살 맛도 없고 학교 다닐 맛도 없고 ‘에라 군대나 가자’ 그래서 간 거죠. 군에 간 사람들이 총 둘러매고 사고치는 거의 대부분의 원인이 남겨둔 애인의 변신 때문입니다. 견디기 어렵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도 진심을 몰라주고 사랑을 거절할 때에 위험한 일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사랑이 거절되었을 때에 약을 먹는 사람도 있고, ‘너 아니면 다른 사람없는 줄 아나?’ 하고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쏟아버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친구 결혼식에 갔더니 신부가 바뀐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다고 포기할 줄 아느냐?

하나님은 유다를 사랑해서 그렇게 정성을 쏟았건만 아하스가 거절해 버렸습니다. 거절하는 유다를 향해서 하나님이 어떤 반응을 보입니까? 그 때 하나님께서 주신 예언이 14절입니다. ‘그러므로 주께서 친히 징조를 너희에게 주실 것이라’ 징조를 요구하라고 하는데도 요구 안 한단 말이지? 네가 요구 안 해도 내가 주겠다는 거예요,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그가 악을 버리며 선을 택할 줄 알 때 미쳐 버터와 꿀을 먹을 것이라’ 이 예언의 내용이 조금 어렵습니다. 다음 번에 자세하게 설명할 생각입니다.

분명한 것은 16절입니다. ‘대저 이 아이가 악을 버리며 선을 택할 줄 알기 전에 너의 미워하는 두 왕의 땅이 폐한 바 되리라 여호와께서 에브라임이 유다를 떠날 때부터 당하여 보지 못한 날을 너와 네 백성과 네 아비집에 임하게 하시리니 곧 앗수르 왕의 오는 날이라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라’ 이 말씀은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는 ‘심판을 행하겠다’는 말씀입니다. 앗수르를 동원해서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혹독한 날을 겪게 될 것이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아하스와 유다에게 쏟아 부었던 사랑을 아하스가 냉정하게 거절하고 하나님을 믿지 아니하였기에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처녀가 아들을 낳고 이 아이가 선악을 분별할 수 있을 즈음이니까 얼마 멀지 않았습니다. 길어야 십 년이 채 안되는 때에 하나님의 혹독한 심판을 겪게 되리라는 예언을 하는 것이죠. 그런데 참으로 재미있는 것은 아하스에게 무서운 심판을 예고하는 예언 속에 이 땅에 메시야를 보내겠다는 약속이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어떤 징조든지 구해보라고 하는데 안 구하겠단 말이에요. ‘그럼 내가 주지. 세상에 처녀가 아들을 낳을 수 있느냐? 불가능하지? 그런데 내가 그런 일을 하겠다’는 겁니다. 그리하여 처녀가 아이를 낳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 땅에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하리라는 예언을 이렇게 하셨습니다. ‘구하라는 징조를 구하지 아니한다면 내가 주겠다. 세상에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징조를 주겠다’는 겁니다.

하나님이신 그 분이 처녀의 몸을 빌어서 이 땅에 태어난 것만큼 더 큰 사건이 있을 수 있을까요? ‘징조를 주겠다는데도 달라고 하지 않겠단 말이지? 내가 누구냐? 한번 한다면 한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주신 징조가 이 땅에 메시야를 보내겠다는 선언입니다. 심판을 선언하시면서 그 속에 메시야를 보내겠다는 예언을 담은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메시야를 보내겠다고 약속하신 최초의 약속이 창세기 3장 15절, ‘뱀의 후손은 여자의 후손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지만 여자의 후손이 네 머리를 상하게 하리라’는 말씀이 곧 사탄을 완전히 깨부술 메시야가 이 땅에 태어날 것이라는 예언입니다.

메시야를 보내겠다는 최초의 예언을 누구에게 주셨습니까? 묘하게도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뱀을 책망하는 말씀 가운데 들어 있습니다. 그 말씀이 뱀에게는 무서운 경고이지만 옆에서 벌서고 있는 아담과 하와는 ‘아하, 저 말씀은 우리에게 들으라고 하시는 말씀이다’라고 새겨듣고 있습니다. 무서운 경고의 말씀 속에 메시야를 보내겠다는 약속을 담아두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아하스 왕이 다스리는 나라에 엄청난 재앙이 닥칠 것을 말씀하시면서 또 한편으로는 메시야를 보내겠다는 약속을 하고 계십니다. 안 받겠다는 사랑을 하나님께서 왜 이렇게 끈질기게 쏟아붓고 있는 겁니까? 정말 하나님도 끈질기신 분입니다. 왜 그러실까요?

하나님께서 이렇게 하시는 이유는 다윗에게 하셨던 그 약속을 이루기 위함입니다. 13절에, 아하스라는 이름을 쓰지 않고 ‘이사야가 가로되 다윗의 집이여’라고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네 위가 영원하리라’고 하신 약속을 이루기 위해서 이렇게 끈질기게 사랑을 베풀고 계시는 겁니다. 다윗의 위가 영원하리라는 말이 무슨 말입니까? 장차 이 땅에 예수께서 임하셔서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실 것을 약속한 것을 다윗의 후손이기도 한 아하스를 통해서라도 하나님은 이루고야 말겠다는 것입니다. 아하스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신 약속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 약속은 다윗에게 처음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갈대아 우르에서 아브람을 불러내서 그와 동행하시며, 그를 인도하시며, 그에게 땅과 후손을 주겠다고 하셨던 약속과 동일한 약속입니다. 아브라함에게 이 약속을 하시기 전에 에덴동산에서 범죄하여 쫓겨나는 아담과 하와가 들으라고 뱀에게 이야기했던 내용 속에 이것이 이미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인간을 창조하시기도 전에 하나님께서 이미 이런 과정을 통해서 인간을 구원하리라고 작정하셨고 그 작정을 이루기 위해서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끈질기게 아하스에게 자신을 낮추어가면서 요청하고 계십니다. 원인이 아하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있는 것입니다.

다윗은 이것을 잘 알았던 것 같아요, ‘하나님께서 우리를 의의 길로 인도하실 것입니다’라고 고백합니다(시 23). 하나님께서 우리를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 이유를 무엇이라고 합니까? ‘자기 이름을 위하여...’ 하나님께서 우리를 끔찍하게 사랑하십니다. 왜 그런지 아십니까? 우리가 잘 나서? 아니, 쓸만한 데가 있서 그런가요? 아니오! 그래도 아하스보다 낫지 않습니까? 하나님께서 아하스에게 무엇 때문에 그렇게 끈질기게 매달리십니까? 자기 이름을 위하여! 하나님께서 작정하신 그 작정을 이루기 위하여 그렇게 하시는 겁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거절하지 말고

나라야 망하든지 말든지, 백성이야 죽든지 말든지, 이렇게 버티고 있는 아하스의 모습이 어쩌면 우리 인간 본연의 모습이 아닌가 싶을 때가 많습니다. 오늘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세요. 나라가 망하든지 말든지,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사람이 우리 주변에 적잖게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남이야 죽어나든지 말든지, 어떻게든 나만 돈 벌면 된다’ 이런 생각이 얼마나 많길래 썩은 생선을 들여와서 어묵을 만들고, 콩나물 기르면서 비료 집어넣고, 도라지 색깔내려고 표백제 쓰고, 생선에 납을 넣어서 들여오고... 남이야 어떻게 되든지 나만 돈 벌면 된다는 식이 아니냔 말이죠.

대형 아파트 단지를 도저히 세울 수 없는 곳에 세울 수 있도록 허가를 내주고 자기는 사표내고 나간 시장이 있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돈을 얻었을 가능성이 있죠. 허가해줘서는 안되는 곳에 허가를 내 주고 사라져 버리면 그 고통은 누가 당합니까? 거기에 들어온 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는 거죠. 이런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참 많더라는 거죠.

안타깝게도 ‘교회가 무너지든 말든...’ 하는 사람이 교회 안에도 꽤 있단 말이에요. 우리 주변의 이런 사람들을 보면 ‘백성이야 죽든지 말든지 도대체 하나님께 돌아오려고 하지 않는’ 아하스의 모습과 뭐가 다르겠습니까? 그러나 하나님은 이런 인간을 상대로 끈질기게 사랑을 베풀고 계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에게까지 복음이 전해진 것이 누군가가 잘 해서? 어떤 사람이 희생해서? 아니오! 근본적으로는 하나님께서 작정하신 바를 이루시기 위해서 그렇게 된 것입니다. 순종하지 않는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하나님은 약속을 이루기 위해서 지금까지 구원역사를 이끌어 오셨다는 사실에 우리는 얼마나 감격해야 하는지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뜻을 제대로 순종하지 않았지만 우리의 신앙선배들은 이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이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 기꺼이 자신을 던졌습니다. 이들을 통해서 오늘 우리들에게까지 이 복음이 전해져 왔다는 사실을 잊지마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본성이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기보다는 내 욕심을 차릴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이 사랑을 깨닫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기 원하고 결단한 그 사람 한 사람을 통해서 복음이 우리에게 전해져 왔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말은 그럴 듯하게 하면서도 실제로 하나님을 섬기지 아니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자신의 이기적인 생각과 욕심을 버리고 하나님의 이 놀라운 사랑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도무지 말을 듣지 않는 아하스에게 심판을 경고하면서도 그 속에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을 담고 계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잊지 마십시다. 하나님께서 사랑할 만한 자격이 있는 우리를 사랑하신 것이 아닙니다. 물론 우리가 교회를 섬기고 하나님을 섬기느라 어려운 일을 많이 겪은 것을 저도 잘 압니다. 그렇더라도 그것이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실 만한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얼마나 부족하며 그다지 선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 자신이 잘 압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한 일이 있을지라도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하여, 자기 자신의 이름을 위하여, 우리를 사랑하고 계십니다.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까지 이런 사랑 베푸신 것을 기억하면서, 감사하면서 남은 생을 살아야겠습니다. 이런 안타까움을 가지고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다시는 섭섭하게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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