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의 능력있는(?) 기도

효자제일교회 강도사:홍 순관

아브라함이 거기서 남방으로 이사하여 가데스와 술 사이 그랄에 우거하며 그 아내 사라를 자기 누이라 하였으므로 그랄 왕 아비멜렉이 보내어 사라를 취하였더니 그 밤에 하나님이 아비멜렉에게 현몽하시고 그에게 이르시되 네가 취한 이 여인을 인하여 네가 죽으리니 그가 남의 아내임이니라 아비멜렉이 그 여인을 가까이 아니한 고로 그가 대답하되 주여 주께서 의로운 백성도 멸하시나이까 그가 나더러 이는 내 누이라고 하지 아니하였나이까 그 여인도 그는 내 오라비라 하였사오니 나는 온전한 마음과 깨끗한 손으로 이렇게 하였나이다 하나님이 꿈에 또 그에게 이르시되 네가 온전한 마음으로 이렇게 한 줄을 나도 알았으므로 너를 막아 내게 범죄하지 않게 하였나니 여인에게 가까이 못하게 함이 이 까닭이니라 이제 그 사람의 아내를 돌려 보내라 그는 선지자라 그가 너를 위하여 기도하리니 네가 살려니와 네가 돌려 보내지 않으면 너와 네게 속한 자가 다 정녕 죽을 줄 알지니라 아비멜렉이 그 아침에 일찌기 일어나 모든 신복을 불러 그 일을 다 말하여 들리매 그 사람들이 심히 두려워하였더라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을 불러서 그에게 이르되 네가 어찌하여 우리에게 이리하느냐 내가 무슨 죄를 네게 범하였관대 네가 나와 내 나라로 큰 죄에 빠질 뻔하게 하였느냐 네가 합당치 않은 일을 내게 행하였도다 하고 아비멜렉이 또 아브라함에게 이르되 네가 무슨 의견으로 이렇게 하였느냐 아브라함이 가로되 이 곳에서는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없으니 내 아내를 인하여 사람이 나를 죽일까 생각하였음이요 또 그는 실로 나의 이복 누이로서 내 처가 되었음이니라 하나님이 나로 내 아비 집을 떠나 두루 다니게 하실 때에 내가 아내에게 말하기를 이후로 우리의 가는 곳마다 그대는 나를 그대의 오라비라 하라 이것이 그대가 내게 베풀 은혜라 하였었노라 아비멜렉이 양과 소와 노비를 취하여 아브라함에게 주고 그 아내 사라도 그에게 돌려 보내고 아브라함에게 이르되 내 땅이 네 앞에 있으니 너 보기에 좋은 대로 거하라 하고 사라에게 이르되 내가 은 천개를 네 오라비에게 주어서 그것으로 너와 함께한 여러 사람 앞에서 네 수치를 풀게 하였노니 네 일이 다 선히 해결되었느니라 아브라함이 하나님께 기도하매 하나님이 아비멜렉과 그 아내와 여종을 치료하사 생산케 하셨으니 여호와께서 이왕에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의 연고로 아비멜렉의 집 모든 태를 닫히셨음이더라 [개역, 창세기 20:1~18]

하나님은 자동판매기?

믿는 사람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하나님을 자동판매기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내가 하나님께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응답하시고, 내가 하나님께 이런 것을 드리면 하나님께서 여기다가 몇 배를 붙여서 주실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기도하시는 분들이 적잖게 많이 있습니다. 일부 맞는 점도 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참으로 위험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믿음의 조상이 이렇게 겁이 많아서야

창세기 20장 본문이 기도를 중점적으로 가르쳐 주는 본문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도에 대해서 생각해 볼 점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람을 갈대아 우르에서 인도해 내셔서 가나안 땅에 거하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이 거하는 곳에 잘 있어야 하는데 아브라함이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겠지만 두 번이나 그 땅을 떠났습니다. 하나님이 있으라는 곳에 있어야 별 문제가 없습니다. 비록 좀 힘들고 어렵더라도 하나님이 거하라는 곳에 거하는 것이 사실은 가장 평탄한 법입니다. 아브라함이 그곳을 떠나서 남방으로 옮겨가서 그랄에 거하였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있으라고 한 곳에 있지 아니하고 장소를 옮겨서 다른 곳에 갔을 때 문제가 생깁니다.

힘들고 어렵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것이 가장 평탄한 길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설령 그렇게 옮겨갔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을 믿는다는 성도라면 하나님을 의지해서 용기를 내야 합니다. 하긴 그럴 용기가 있었으면 어려운 일이 있어도 가나안 땅을 쉽게 떠나진 않았겠지요. 머무르라고 한 가나안 땅을 떠나서 이방인들이 사는 지역에 가서 이 눈치 저 눈치 보다보니까 사고가 터지는 겁니다.

하나님은 잘 안 보이고 주변에 있는 이방 사람들은 잘 보입니다. 혹시 이 사람들이 자기를 죽이고 아내를 빼앗아가지 않을까 싶어서 아내를 누이라고 했다가 결국은 큰 위기를 당하게 되죠. 더구나 이 일이 처음도 아닙니다. 어떻게 위기를 모면해 보겠다고 거짓말을 한 것 때문에 오히려 더 큰 위기를 맞게 되었고 아내를 빼앗길 뻔했지만 하나님께서 특별히 간섭하셔서 큰 어려움 없이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당당한 아비멜렉

아비멜렉은 잘못이 없습니다. ‘온전한 마음과 깨끗한 손으로 그렇게 했다’고 했을 때에 하나님께서도 그의 주장을 인정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대답하신 말씀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그 사람의 아내를 돌려 보내라 그는 선지자라 그가 너를 위하여 기도하리니 네가 살려니와 네가 돌려보내지 않으면 너와 네게 속한 자가 정녕 다 죽을 줄 알지니라’고 하십니다. 아내를 돌려보내는 일도 중요하지만 돌려보낸 후에 ‘그가 너를 위해서 기도해야 너희가 살리라’는 겁니다.

아비멜렉의 입장에서는 화도 났을 것입니다. 자기는 잘못한 게 없는데 하나님께서 자신을 이렇게 책망하고 저 아브라함이 자기를 위해서 기도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도리가 없죠. 아무리 깨끗하고, 아무리 온전해도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래도 따질 것 다 따진 후에, 돌려보낼 것은 다 돌려보내고 예물도 보냅니다. 당당하게 처신합니다.

아브라함의 능력있는 기도

결국은 아브라함이 아비멜렉의 집안을 위해서 기도를 합니다. 17절에, ‘아브라함이 하나님께 기도하매 하나님이 아비멜렉과 그 아내와 그 여종을 치료하사 생산케 하셨으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본문이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여러분, 아브라함의 기도가 얼마나 능력이 있습니까? 한 번 기도했더니 불임에 걸린 아비멜렉의 집안 전체 여자들이 한꺼번에 다 나았더라는 겁니다. 한번의 기도로 온 집안의 태를 다 열 수 있는 능력이라면 얼마나 대단하겠습니까? 아브라함의 기도로 모든 사람의 태가 열렸다는 소식을 들었다면 불임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다 몰려오지 않았겠어요?

아브라함이 기도원을 하나 차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도원 간판을 ‘불임치료 전문 기도원’이라고 하면 잘 될 겁니다. 단 한번의 기도로 아비멜렉의 집안의 모든 태를 다 열었습니다. 대단한 능력의 기도입니다. 그런데 정작 아브라함에게 결점이 하나 있어요. 자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거든요. 아브라함의 이름 뜻이 뭡니까? ‘열국의 아비’ 즉 여러 왕들의 조상이라는 뜻입니다. 얼마나 거창한 이름이에요? 어디 낯선 곳에 가서 다른 사람을 만나서 통성명을 합니다. “제 이름은 아브라함입니다. 여러 왕들의 조상입니다.” 그럴 때 상대방이 “그렇습니까? 아들이 몇 명이나 됩니까?”라고 물으면 참 곤란해요. 한 명도 없거든요.

여러분, 아브라함이 아들 달라고 기도를 한 두 번 했겠습니까? 하루 이틀 했겠습니까? 정말 오랜 세월 자식을 염두에 두고 기도를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기도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아이 낳지 못한 사람은 다 오라”고 광고를 하고 싶지만, “내가 아비멜렉의 집에 이렇게 능력있는 기도를 했다.”고 하고 싶지만, 정작 자기 아들이 없는 걸요. 아브라함의 이 기도가 정말 능력있는 기도인지 아닌지 한 번 생각해 보자는 뜻입니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저 열심히 하기만 하면 기도를 잘 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작은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기도는 하나님의 자녀가 하나님께 하는 것

기도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들만이 할 수 있는 특권입니다. 본문에 보면 아비멜렉이 하나님과 많은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하신 말씀보다 아비멜렉에게 하신 말씀이 훨씬 더 많습니다. 아비멜렉이 하나님께 많은 말씀을 드렸을지라도 그것이 기도는 아니었습니다.

여러분, 기도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하나님께 하는 것이 기도입니다. 아비멜렉이 하나님께 많은 얘기를 했다고 해도 그것은 기도가 아니었다는 것에 주목하셔야 합니다. 우리 주변에 기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죠? 무슨 무슨 기도 도량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봅니다. 능력없는 우상 앞에 엎드려서 열심히 기도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해 보고 빌고, 달 보고 빌고, 큰 나무 있어도 빌고, 큰 돌이 있어도 빌어요. 하나님이 만들어 놓은 피조물을 신으로 알고 그 앞에 엎드려 비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는데 어리석은 짓입니다. 그건 기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외국사람들도 연초에 해 뜰 때 그렇게 안달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단합니다. 정초에 동해안 바닷가로 사람들이 몰리는 여파가 포항 시내까지 미치기도 합니다. 어떨 때는 시내 통과 자체가 불가능하기도 합니다. 동해안이 미어터진다고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 새해 소원을 빌고 있습니다. 전혀 기도라고 할 것도 아닌데 말 끝마다 기도, 기도랍니다.

이것이 심해져서 요즘은 심지어 기독교 전문 점쟁이도 생겼다고 합니다. 점쟁이가 광고하면서 ‘기독교인 환영’이라고 쓴답니다. 거기 가면 복채는 내지 않아도 된답니다. 복채 안내는 대신에 헌금 낸대요. 얼마나 정신 나간 사람들이 많은지 몰라요.

하나님을 아는 만큼 기도는 성숙된다

기도는 하나님의 자녀가 하나님께만 드리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우리는 해, 달 보고 절하는 것도 아니고 우상 보고 절하는 것도 아니니까 문제가 없는 겁니까? 우리가 하나님께 기도할 때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지도 못하면서 하나님께 기도한다는 것은 참 곤란하지 않겠어요? 새벽마다 정한수 떠놓고 열심히 빌던 할머니가 예수를 믿으면 새벽기도에 열심히 나오게 마련입니다. 열심히 나와서, 열심히 빕니까, 기도합니까?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기 전까지는 그 할머니가 새벽마다 나와서 열심히 기도해도 그것은 교회 나오기 이전에 하던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습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하나님의 뜻이 어디 있는지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빌기만 한다면 우상에게 엉뚱한 기도를 하는 사람들이나 마찬가지가 될 수 있습니다.

‘기도는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다’라는 말은 기도하기 전에 기도의 대상인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도 그렇지 않습니까? 부모의 성품이나 취미나, 좋아하는 것이 뭔지 알아야 부모를 기쁘게 할 수 있습니다. 부탁이나 요구할 것이 있어도 아버지의 생각이 어떤지 알아야 제대로 요구할 것 아닙니까? 기도는 하나님의 자녀가 하나님께 드리는 것입니다. 제대로 기도하기 위해서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미리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기도를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나님을 알아야 제대로 된 기도를 할 수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러므로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을 배우는 일에도 열심을 내시기 바랍니다.

기도가 자동판매기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런 사람은 “내가 이렇게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서 반드시 이렇게 해 주신다.”고 생각합니다. 조금은 고치셔야 합니다. 기도는 내 뜻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아니요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수단입니다. 여러분, 아비멜렉을 위해서 행한 이 아브라함의 기도가 얼마나 위력적입니까? 한 번 기도를 통해서 이 정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우리가 못할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정말 대단한 기도입니다. 그런데 좀 전에 말씀드린 대로 아브라함이 자기 자식을 위해 기도했을 때는 그렇게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아비멜렉을 위해서 기도했을 때는 이렇게 능력이 있었는데 자신을 위해서 기도했을 때는 왜 이루어지지 않았을까요?

기도가 이루어지고 안 이루어지는 것은 아브라함 자신의 능력에 달린 것이 아닙니다. 아비멜렉을 향한 기도는 이루어지고 아브라함 자신을 위한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 탓입니다. 우리가 기도를 할 때 내 욕심이나 내 필요한 것을 하나님께 아뢴다기보다는 하나님의 뜻이 어디 있는지를 알아서 그 뜻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기도입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야곱은 하나님께서 도와주시는 줄도 모른 채 나름대로 온갖 고생 끝에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얍복강까지 왔습니다. 자신을 죽이려고 군사들을 이끌고 오는 형님을 생각하면서 온갖 잔머리를 다 굴립니다. 그렇게 잔머리를 굴리기 전에 하나님께 매달려야 할 터인데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야곱에게 찾아오셔서 시비를 거는 겁니다. 야곱이 씨름하는 것이 아니고 ‘어떤 사람’이 씨름을 시작한 겁니다. 매달려서 뒹굴다 보니까 야곱이 늦게서야 ‘아 이 사람이 보통 사람이 아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는 거죠. 그 때부터 매달리기 시작합니다. 말하자면 야곱이 하나님께 매어 달리기를 하나님께서 간절히 바라고 계시는데 눈치 없는 야곱이 늦게서야 겨우 깨달은 겁니다. 하나님께서 기도하라는 겁니다. ‘기도해야 될 놈이 왜 기도하지 아니하고 너 잔머리만 굴리고 있느냐? 기도하라’는 거예요.

여러분, 하나님께서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하는 겁니다. 야곱이 자기 나름대로 안타까워하며 애쓰는데 하나님께서 ‘그러지 말고 내게 매어 달리라’고 한 것이 야곱의 기도에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입니다. 그런데 거꾸로 바울에게는 기도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바울이 세 번이나 기도했습니다. 바울이 말하는 ‘사탄의 가시’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가리키는지 분명하지는 않지만 “하나님, 이것 좀 제거해 주셔야 복음을 전하는데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이것 좀 제거해 주십시오.”라고 세 번이나 기도했을 때 하나님은 그 문제로 기도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어떨 땐 기도하라고 하시고 어떨 땐 하지 말라고 하십니까?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마는 기도하라고 할 때가 있고 기도하지 말라고 하실 때가 있다는 거죠.

아브라함의 이 기도가 위력이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기도하라고 하신 말씀에 따라 기도했기 때문입니다. ‘아비멜렉의 집안을 위하여 네가 기도하면 이 집안이 살고...’ 사실은 자기가 잘못해서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용서를 구하는 것도 자신이 할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네가 기도하면 이 집안이 살 것이라’고 하는 것은 아브라함 보고 기도하라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비멜렉을 위하여 일을 하신다면 무엇 때문에 아브라함더러 기도하라고 합니까? 사실은 아브라함을 위해서 이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도하라는 겁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뜻에 따라 행하였기 때문에 이 기도가 그렇게 능력이 있는 겁니다.

여러분, ‘엘리야의 기도’라고 하면 뭘 생각하십니까? 간절히 기도한 것만 생각하십니까? 그런데 엘리야가 그렇게 간절히 기도하기 전에 비가 올 걸 미리 알고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비를 주시리라는 걸 알고 기도하는 겁니다. 비가 오리라는 걸 어떻게 압니까? 하나님께서 ‘이제 비를 내릴터이니 네가 가서 아합을 만나라’고 하셔서 갈멜산에서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들과 그 놀라운 대결을 한 겁니다.

그 선지자들을 다 처단한 후에 아합을 보내면서 한 말이 있죠. ‘빨리 가십시오. 큰 비의 소리가 들립니다. 빨리 가십시오’ 왕을 보내놓고 그 자리에 앉아서 기도를 간절히 하기 시작합니다. 여러분, 엘리야가 간절히 했다는 것만 기억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비를 주시겠다고 말씀하신 것을 알고 기도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다. 하나님의 뜻대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기도했단 말입니다. 엘리야의 능력있는 그 기도는 ‘비를 주신다는 것을 알고 행한 기도’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뜻이 어디 있는지를 알고 그에 따른 기도였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열심히 기도한 것도 맞습니다. 열심히 기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비를 주신다는 것을 알고 열심히 기도했다는 사실 또한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기도는 내 뜻을 이루는 것이 아니다

다니엘의 기도 중의 하나가 자기 민족의 해방을 위해서 행하는 기도가 나옵니다. 그런데 다니엘이 자기 민족을 위해서 금식하며 열심히 기도하기 전에 다니엘이 깨달은 게 있습니다. 예레미야가 우리의 포로생활이 70년만에 마치리라는 예언을 했는데 가만히 횟수를 생각해보니 70년이 다 된 겁니다. 자기 민족이 해방이 될 거라는 걸 알고 그 때부터 기도를 시작합니다. “하나님, 우리 민족을 해방시켜 주셔야 합니다.” 기도를 시작합니다. 다니엘이 민족을 위해 기도했다는 것은 기억을 하면서 하나님께서 자기 민족을 해방시키실 때가 된 것을 알고서 기도를 시작했다는 것은 우리가 잘 기억하지 못하는 대목입니다.

다윗이 하나님께 금식하며 울며 매달립니다. 자식 살려달라고, 죽어가는 자식을 눈 앞에 두고 얼마나 슬퍼하며 통곡했는지 모릅니다. 옆에 있는 신하들이 저러다가 아들보다 임금님이 먼저 돌아가시지 않을까 싶어 걱정할 정도로 하나님께 매달리다가 아들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기도를 중지하고 일주일 동안 먹지 않던 음식을 먹기 시작합니다. 신하들이 “왜 그러십니까?”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었다는 말이죠. 다윗의 얘기는 간단합니다. 아들이 죽었다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분명하다는 것이니 더 이상 기도하지 않는 것입니다. 혹시나 하나님이 살려주시지 않을까 해서 열심히 울고 불고 매달렸지만 하나님의 뜻이 분명해졌을 때는 더 이상 기도하지 않는다. 그것이 다윗의 놀라운 점 중에 하나입니다.

기도는 하나님의 뜻대로 구하는 것

저는 감히 말씀드립니다. 열심보다, 하나님께 기도할 때 열심히 매달리는 이 열심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원하심, 하나님의 뜻이 어디 있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뒤집어서 생각해 보면 하나님께서 비를 주신다고 하는데 뭐 그렇게 간절히 매달려야 합니까? 아니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70년이 다 차서 해방이 될 때가 되었는데 해방될 때가 되었다는 걸 알고 왜 기도를 시작합니까? 우리가 생각하는 기도와는 어딘가 다른 점이 있지 않습니까? 하나님을 향한,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한 무슨 뜻이 어디에 있다는 것을 알고 그 일을 위해서 열심히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기도가 앞서 가고 하나님이 뒤에서 따라옵니까? 아니면 하나님의 뜻이 앞서가고 여러분이 뒤따라 가면서 기도를 합니까? 내가 이렇게 해야 되고 이렇게 해야 됩니다. 하나님 날 도와주셔야 합니다. 이런 유형의 기도는 내 기도가 앞서가고 하나님은 보조자로 따라오는 것이죠. 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하나님의 뜻이 어디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고 그 뜻에 따라서 내가 헌신하며, 하나님의 뜻이 이렇게 이루어지길 바랍니다라는 기도가 성숙된 기도요 바른 기도라는 뜻입니다.

어릴수록 자기 고집만 부린다

아이들이 어릴수록 부모입장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자기 생각이나 자기 입장만 놓고 고집을 부려댑니다. 어릴 땐 그래도 돼요. 그러면 부모가 질 확률이 많죠. 어릴 땐 괜찮습니다. 그런데 언제까지 그럴 거냔 말이죠? 신앙이 좀 깊어지고 하나님을 알만큼 알고, 신앙 안에서 좀 자라났다고 생각하면 바뀌어야 합니다. 내가 앞서가고 하나님이 따라올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앞서가고 내가 그 뒤를 따라가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기도하고 노력하는 것이 바른 기도입니다. 그것이 성숙된 기도입니다.

신앙적으로 성숙하지 않았다고 생각이 들면 어린 아이와 같은 그런 기도라도 하는 것이 낫습니다. 그런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을 배워갈 수 있기 때문에 안 하는 것보다 백번 낫습니다. 해야 합니다. 날마다 그런 기도만 행하지 말고 좀 자라자는 거죠.

내가 앞서가고 하나님이 기도를 따라오면서 채우는 것이 행복이 아니라 우리에게서 진정한 행복은 하나님께서 앞서가시고 내가 그 뒤를 따라가면서 그 뜻을 이루는 것이 진정한 행복입니다. 아이의 고집대로 부모가 따라 다닌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 아이는 진정으로 행복하지 않습니다. 모든 걸 아는 부모의 뜻을 아이가 따라가는 것이 아이에게도 행복입니다. 내 마음대로 내 뜻대로 내 욕심대로 이루어지는 기도가 진정으로 나를 행복하게 하는 기도가 아닙니다. 그래서 기도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다라고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이루어지지 않는 기도

아브라함의 기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아브라함이 알지 못하는 하나님의 다른 뜻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들을 주시겠다고 하고, 후손이 하늘의 별과 같이 많아지겠다고 하신 것은 아주 오래 전입니다. 그런데 왜 하나님은 그 약속을 빨리 이루어 주시지 않았을까요? 그 아들 하나를 왜 빨리 주시지 않고 아브라함의 피를 말리셨느냐는 말입니다. 이삭이 그렇게 어렵고도 불가능한 방법으로 출생하게 하신 것은 특별한 하나님의 섭리입니다.

하나님께서 특별한 의미가 있어서 아브라함과 사라에게는 힘이 드셨지만 그리 하셨다는 뜻입니다. 아브라함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이스마엘을 가리켜서 육신의 자녀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삭을 가리켜서 육신의 아들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이삭도 여전히 아브라함과 사라에게서 태어난 아들임에도 육신의 아들이라고 말하지 않고 이스마엘을 육신의 아들이라고 말합니다. 이 육신의 아들은 결국은 아브라함을 떠나가야만 합니다. 그러나 이삭은 약속의 아들이라고 말합니다. 말하자면 아브라함과 사라의 아들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마고 약속하신 그 약속에 따라서 태어난 하나님의 자녀라는 겁니다.

오늘 우리가 아브라함의 후손이라고 불릴 수 있는 것은 ‘진정한 아브라함의 후손은 혈통으로 말미암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으로 말미암은 것’임을 보여주기 위한 예시입니다. 우리에게 아브라함의 피가 섞여 있습니까?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 혈통으로 말미암은 것도 아니요, 우리의 노력으로 말미암은 것도 아니요,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서, 하나님의 약속으로 의해서 된 것임을 분명하게 가르쳐 주시기 위해서 아브라함과 사라에게는 힘이 들었겠지만 하나님께서 그 긴, 긴세월을 보내게 하셨습니다.

이것은 이삭이 그렇게 늦게 태어나야 하는, 아브라함의 기도를 빨리 들어주시지 않은 많은 이유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하나님께서 원하는 바가 있기 때문에 아브라함이 그렇게 기도해도 하나님께서 미루어 두시고 당장에 들어주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특별한 뜻이 있음을 안다면 우리의 기도가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우리의 삶이 힘들고 어렵다 하더라도 범사에 감사할 수 있게 됩니다. 범사에 감사할 수 있으려면 좋은 일만 감사하는 것이 아니고 힘들고 어렵고, 하나님이 내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아도 감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모든 일 뒤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한 특별한 뜻이 있다고 믿을 때 그것이 가능합니다. 여러분, 우리는 바르게 기도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내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음에 대해서도 하나님의 특별한 의미가 있음을 알고 감사해야 합니다.

아비멜렉과 아브라함을 비교해 보시면 감사하고 행복해야 할 사람은 아비멜렉입니다. 돈 많죠, 권력 있죠, 자식 많죠. 거기에 비하면 아브라함은 어려운 때를 지나기 위해서 잠시 이곳에 머무르려는 이방인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나이답고 잘 생기고 하는 짓이 멋지다 싶은 것은 아비멜렉입니다. 바보같고 쪼다같은 짓을 한 아브라함이지만 진짜 복을 누리고 행복한 것은 아브라함입니다. 하나님이 그와 함께 하시고 하나님이 그의 하나님이 되셨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이 기도했을 때에 단 한번의 기도로 아비멜렉을 위한 기도가 다 이루어졌습니다. 자신을 향한 그 기도는 아무리 기도해도 들어주지 않으셨습니다. 그럼에도 진짜 행복한 사람은 아브라함입니다.

여러분, 주위를 한 번 돌아보십시오. 주위에 여러분보다 더 행복해 보이고, 더 잘 먹고, 더 잘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물론 불행한 사람도 많이 있죠. 불행한 사람을 보며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건 당연하겠지만 여러분 주위에 여러분보다 훨씬 더 권력도 재산도 명예도 많은 사람을 보면서도 여러분들은 당당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는 것은 나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있음을 믿을 때에 가능한 일입니다. 기도를 안 들어주셔도 감사하고 행복하실 수 있는 여러분들이 다 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을 향한 하나님의 남다른 뜻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린도 후서 6장 10절에,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유하게 하고 아무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라고 합니다. 겉으로 보면 가난하고 아무 것도 없어요. 가난하고 아무 것도 없는데도 그리스도인들은 많은 사람들을 부유케 하는 사람들입니다. 아니,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는 사람인데 사실은 모든 것을 다 가진 자, 이것이 하나님의 백성된 우리의 모습이라고 사도 바울은 전해주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복의 근원

아브라함이 얼마나 복을 많이 받은 사람인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브라함을 가리켜서 복의 근원이라고 말합니다. 복의 근원이란 아브라함을 통해서 복이 넘쳐났다는 것입니다. 넘쳐 난 그 복을 누가 누리는 겁니까? 아브라함에게서 넘쳐 난 복은 그 이웃들에게, 그 후손들에게 전해지는 복을 말합니다.

여러분,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요 복의 근원이라는 점을 잊지마셔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서 큰 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로 인해서 내 주변의 사람들이 복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오늘 우리의 사명이고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입니다. 나로 인해서 내 주변이 행복합니까? 아니면 나로 인해서 내 주변이 고통스럽고 힘듭니까? 한번쯤은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음을 알고 범사에 감사하며 하나님의 뜻에 따라서 기도하는 삶을 살 때에 나만 행복한 것이 아니라 내 주변이 행복하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나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어려워한다는 것은 내게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뜻입니다. 여러분 주위에 여러분들보다 뛰어나고 훌륭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많이 있지만 사실은 여러분들 만큼 그리 큰 부자는 잘 없어요 오래 전 이야기입니다마는 꽃동네에 천원인가 이천원 헌금한 어느 대통령 있죠. 차라리 하지나 말지...

우리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주머니를 털고 헌금을 할 때에 정말 귀한 일을 하고 있는 겁니다. 얼마나 큰 부자인지 모릅니다. 재산 많이 가졌다고 해서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얼마만큼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서, 선교를 위해서 하나님께 물질을 드릴 수 있느냐는 것이 부자냐 아니냐 하는 생각의 근거는 될 수 있을망정 많이 가졌다고 해서 부자가 아닙니다. 많이 가졌을지라도 남에게 나눌 것이 없다고 생각하면 그건 가난한 것입니다.

설령 백번을 양보해서 이 땅에서 잘 먹고 잘 살며 온갖 호색을 다 누리고 살았다 칩시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자들이 그런 호사를 누리고 살았다 한들 죽고 나면 영원한 죽음입니다. 우리가 앞으로 가야 할 영원한 삶, 하나님과 영원히 사는 그 천국에서의 삶이 우리 삶의 목표라면 그것은 영원이고 여기에서 우리의 행복은 싫으나 좋으나 백년이 채 안되는 삶 아닙니까? 백년과 영원한 생명을 비교하면 수학적으로는 백년이라는 것이 아무 것도 아닙니다. 무한대 분의 백은 영입니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얘깁니다.

이 땅에서 잘 먹고 잘 산다는 것이 어떻게 본다면 순간적인 쾌락을 위해서 일생을 망치는 것과 흡사한 생각이 듭니다. 한 순간의 쾌락을 위해서 일생을 망치는 사람을 보면 얼마나 불쌍하고 답답한지 모릅니다. 영원한 삶이 있음을 알지 못한 채 이 땅에서 잘 먹고 잘 살고 호화롭게 사는 사람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입니다.

내가 기도하는 대로 다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내게 있음을 알고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때로는 내 기도가 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도 있겠지만 하나님의 뜻이 나에게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면 오히려 더 감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 가지로 요약하고 말씀을 마치겠습니다. 첫째, 기도는 아무나 아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된 우리가 하나님께 행하는 특권입니다. 그래서 우린 열심히 기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만 가지고 있는 이 특권을 누려야 합니다. 이것을 잘 누리기 위해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날마다 배우시기 바랍니다. 둘째, 기도는 내 뜻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입니다. 내 뜻이 중요하다면 하나님은 나를 돕는 보조밖에 안되는 겁니다. 하나님은 그런 분이 아닙니다.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앞장서서 가셔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뜻이 어디 있는지 묵상하고 생각하고 배우며 기도해야 합니다. 그래야 올바른 기도, 성숙된 기도를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브라함의 기도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다른 뜻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혹시 어린아이처럼 무조건 내 뜻대로, 내 고집만 피우는 그런 기도를 하고 있지 않는지 우리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기도하지 않는 사람은 전혀 하나님의 자녀가 아닙니다. 기도를 아무리 해도 안 들어 주신다고 생각하신다면 둘 중의 하나입니다. 내가 아주 어리거나 아니면 어리지 않은 내가 어린아이처럼 놀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하나님과 성숙된 모습으로 아름다운 교제를 나누시면서 행복하게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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