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효자제일교회 전도사:홍 순관

저희가 조반 먹은 후에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하시니 가로되 주여 그러하외다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 주께서 아시나이다 가라사대 내 어린 양을 먹이라 하시고 또 두 번째 가라사대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니 가로되 주여 그러하외다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 주께서 아시나이다 가라사대 내 양을 치라 하시고 세 번째 가라사대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니 주께서 세 번째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므로 베드로가 근심하여 가로되 주여 모든 것을 아시오매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을 주께서 아시나이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 양을 먹이라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젊어서는 네가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네 팔을 벌리리니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치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 이 말씀을 하심은 베드로가 어떠한 죽음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것을 가리키심이러라 이 말씀을 하시고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나를 따르라 하시니 베드로가 돌이켜 예수의 사랑하시는 그 제자가 따르는 것을 보니 그는 만찬석에서 예수의 품에 의지하여 주여 주를 파는 자가 누구오니이까 묻던 자러라 이에 베드로가 그를 보고 예수께 여짜오되 주여 이 사람은 어떻게 되겠삽나이까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가 올 때까지 그를 머물게 하고자 할지라도 네게 무슨 상관이냐 너는 나를 따르라 하시더라 이 말씀이 형제들에게 나가서 그 제자는 죽지 아니하겠다 하였으나 예수의 말씀은 그가 죽지 않겠다 하신 것이 아니라 내가 올 때까지 그를 머물게 하고자 할지라도 네게 무슨 상관이냐 하신 것이러라 [개역, 요한복음 21:15~23]

오늘 읽은 본문은 너무나 유명합니다. 만약에 성경의 여러 사건들을 그림으로 그릴 수 있다면 이 부분은 꼭 그려보고 싶은 장면이기도 합니다. 그림을 그리듯이 예수님과 베드로 사이에 있었던 아름다운 장면들을 그려보고 싶습니다. 잘 아는 이야기를 즐기는 기분으로 오늘 이 본문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잘 아는 음악은 반복해서 들어도 즐거운 법입니다. 좋아하는 그림은 보고 또 보는 법입니다. 그렇게 이 본문을 즐기는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그 날 하늘도 울고 땅도 울었습니다. 많은 여인들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하나님도 고개를 돌리셨고 태양도 빛을 잃었습니다. 그 날 흘린 수 많은 눈물 가운데 불순물이 좀 끼어 있었습니다. 성분이 다른 눈물이 하나 끼였더라는 말입니다. 무슨 불순물이 끼였을까요? 그 날의 모든 눈물은 예수님의 사랑에 대한 눈물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예수님께서 저렇게 고난을 받으신 것에 대한 안타까움의 눈물이었습니다. 그 눈물 속에 성질이 다른 눈물 하나가 끼여 있었습니다. 무슨 눈물이죠? 베드로의 눈물입니다.

베드로의 눈물은 사랑하는 예수님에 대한 안타까움의 눈물이 아니라 회한의 눈물이요, 자책의 눈물이요, 통한의 눈물이었습니다. ‘내가 도대체 이게 무슨 꼴이냐?’ 자신을 끝없이 책망하면서 베드로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예수님 앞에 다시는 떳떳하게 나설 수 없는 크나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마태복음 26장 70절에 잘 기록되어 있습니다. ‘베드로가 모든 사람 앞에서 부인하여 가로되 나는 네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겠노라’ 어떤 조그마한 계집아이가 와서 당신도 저 사람과 한패가 아니냐 할 때 부인하면서 ‘얘야,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난 잘 모르겠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두 번째는 72절을 보세요. ‘베드로가 맹세하고 또 부인하여 가로되 내가 그 사람을 알지 못하노라’ 맹세하고 부인했다고 합니다. “나는 저 사람을 전혀 모른다. 만약에 알거든 내 손에 장을 지져라.”는 식이죠. 세 번째는 74절입니다. ‘저가 저주하며 맹세하여 가로되 내가 그 사람을 알지 못하노라’ 저주하고 맹세하고 부인하는 겁니다. 갈수록 태산입니다. 무슨 맹세를 했을까요? 무슨 저주를 했을까요? 구체적으로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사랑하는 예수님을 향해서 저주를 퍼붓고 맹세하며 예수를 모른다고 부인했답니다.

예수님께서 잡히시기 바로 전날 밤에 ‘다른 모든 사람이 주를 버리고 떠난다고 할지라도 나는 주를 따르겠노라’고 얼마나 큰소리 쳤습니까? 그런 베드로가 하루밤 사이에, 세상에 이게 무슨 꼴입니까? 누가복음에는 바로 이 때에 예수님께서 돌아보셨다고 말합니다. 아마 베드로의 눈이 예수님의 눈길과 마주쳤던 것 같아요. 예수님과 눈길이 마주친 그 순간에 닭이 울었습니다. 닭 울기 전에 네가 나를 세 번 부인하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나서 베드로는 밖으로 나가서 한없이 한없이 울었습니다. 얼마나 울었을까요?

베드로의 아픔은 도대체 어떤 아픔일까요? 아픔 중에 아픔은 자기 자신의 비난을 이기지 못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비난하는 것은 참을 수 있어도 자기 스스로 예수님의 눈길을 도저히 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보고 키가 작다고 비난하면 그거 참을 수 있습니다. 키 크고 안 싱거운 놈 봤냐는 말도 있잖아요. 그러면서 모면할 수 있습니다. 눈이 작다고 비난해도 얼마든지 피해갈 수 있습니다. 눈이 작으면 간이 커요. 눈이 작은데 왜 간이 큽니까? 보이는 게 없거든요. 그것은 다 피해 나갈 수 있습니다. 성질? 베드로가 성질이 보통 급한 사람입니까? 그것도 조상 탓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은 다 주를 버릴지라도 자신은 죽기까지 따르겠다고 장담을 해놓고는 왜 그렇게 예수님을 부인하고, 맹세하고, 저주까지 했느냐?’고 자신을 책망하는 겁니다. 예수님께선 아무 말씀 안 하시고 그냥 돌아보셨을 뿐입니다. 변명할 기회도 없었어요. 돌아보는 그 순간에 온 몸의 힘이 쫙 빠져 버렸습니다. 밖으로 나와서 베드로는 한없이 한없이 울었습니다. 통곡을 하며 울었습니다.

여러분, 다른 사람의 비난은 참을 수 있지만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 앞에 잘못했을 때 도저히 견디지 못하는 아픔을 느껴보셨습니까? 혹시, 학교 다니실 때 특별히 좋아하신 선생님 계셨습니까? 다른 과목 시험을 다 잘 못 쳐도 괜찮은데 그 선생님 시험 점수만큼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견디지 못하는 그런 아픔이 혹 있었습니까? 그런 기억이 전혀 없으면 정말 불행한 학창시절을 보낸 셈입니다. 사람이 어떻게 누굴 한 번이라도 몸서리나게 좋아해 보지도 못하나요? 다른 시험 다 망쳐도 견딜 수 있는데 그 선생님 시험은 점수가 조금만 떨어져도 견디지 못해 힘들어 하는 경우를 종종 봤습니다. 복된 아이입니다. 그런 선생님을 만났다는 것이 복입니다. 아이들이 선생님을 좋아하게 해 주십시오. 아이들이 선생님을 좋아하는 것은 그 아이를 위해서 굉장히 복된 겁니다. 요즘은 기대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베드로가 다른 모든 사람의 비난은 참을 수 있는데 예수님의 말없이 돌아보는 그 눈길은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공산당이 내려와서 총칼을 들이밀고 목숨을 내 놓으라고 했으면 모르겠는데 그것도 아닙니다. 조그마한 계집아이 앞에서 그렇게 발뺌을 하고 비굴하게 굴었으니 무슨 낯짝으로 예수님을 만날 수 있겠습니까?

오래 전 이야긴데 일가족이 어느 공원에 산보를 갔던 모양입니다. 자리를 깔아 놓고 있는데 동네 깡패들이 와서 비켜라 해서 쫓겨났습니다. 조금 비켰는데 또 따라와서 온갖 시비를 다 걸고 또 쫓겨났습니다. 결국은 쫓겨다니다가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가진 것 다 뺏기고 물러 나왔습니다. 그 집 아이가 아버지 싫다는 거예요. 왜요? “난 우리 아버지가 저렇게 힘없고 비굴한 사람인줄 몰랐다.”는 거예요. 이 아버지가 그 날 밤에 집을 나갔습니다. 그 놈들 찾으러 나간 겁니다. 그 놈들 찾아서 자기도 많이 터졌지만 완전히 분풀이를 다 했습니다. 경찰서에서 기자가 왜 그랬냐고 했을 때 다른 건 다 참을 수 있는데 내가 자식 앞에서 비굴한 아버지 소리는 들을 수 없다는 거예요. 낮에는 왜 그렇게 비굴했을까요? 함께 있는 처자식이 혹시 다칠까 싶어서 그 때는 비굴할 수밖에 없었다는 거예요. 그러나 돌아가서 자식이 아버지를 비굴하다고 하는데는 견딜 수 없더라는 겁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 비굴한 모습을 절대로 보일 수 없다는 이 아픔이 베드로의 아픔이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이런 나약한 모습이 없는지 한 번 살펴봅시다. 하나님을 사랑하노라 하면서, 예수님을 사랑하노라 하면서도 기회만 되면 작정도 하고 뭐도 한 번 해 보겠노라 했는데 그게 보통 얼마쯤 갑니까? 삼일요? 그건 우리 조상들이 한 얘기입니다. 옛날 우리 조상들이 삼일했지 지금도 삼일입니까? 문명이 얼마나 발달했는데요. 그것보다 조금 더 가야죠. 한 번 작정했다 하면 그대로 일년 못 갑니까? 예수 믿는 사람들의 작정은 조금 더 길어야 하지 않습니까? 사랑한다고 했으면 그 한마디에 대해서 평생 신의를 지켜야 하지 않습니까? 학교를 다니면 방학이라도 있죠. 교회는 방학도 없습니다. 한 번 작정했으면 주님 만날 그 날까지 쫘악 가야 옳은데 해 보면 안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럴 때 “아, 나는 어쩔 수 없는 베드로의 후예입니다.” 그렇습니까? 그 베드로를 향해서 예수님께서 어떻게 대하셨는지 살펴봅시다.

베드로는 그 날 밖으로 나와서 한없이 통곡하면서 울고 울고 또 울었습니다. 만약에 예수님을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백배 사죄하고 그 날의 일은 결코 내 본의가 아니었노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예수님은 돌아가셨고 무덤에 장사지냈습니다. 이젠 만날 길도 없다고 생각을 했던 것이죠. 어떻게든 예수님을 만난다면 이 말 한마디는 꼭 하고 싶었습니다. 무슨 낯짝으로 용서를 빌겠습니까만 본의는 아니었노라고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습니다. 용서를 받지 못하더라도 말이라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제 예수님이 계시지 않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속에 너무 묻어 놓으면 병이 됩니다.

우리 옛날 동화에 비슷한 것이 있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어디 가서 그랬습니까?

대나무밭에요.

왜요? 사람이 있는 데서는 목숨이 위험하거든요. 안되면 하지 않으면 되지 사람 없는 곳에서라도 소리를 질러야 합니까? 속에 든 걸 그대로 참고 있는 사람은 대단한 사람입니다. 정 답답하면 사람 없는 숲에 가서라도 한마디 해야 되는 게 사람의 본성입니다. 베드로는 지금 해야 할 말이 있습니다. 어디 가서 시원하게 털어놓고 통곡이라도 해야 합니다. 병나기 직전입니다.

그런데 여자들이 새벽에 무덤에 갔다 오더니 예수님이 살아나셨다는 거예요.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 마라’ 하면서도 혹시나 해서 뛰어갑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둘이 달리기를 합니다. 요한이 이겼습니다. 요한이 가벼웠나봐요. 굴속에는 누가 먼저 들어갔죠? 베드로가 먼저 들어갔습니다. 이 두 사람의 차이입니다. 달리기는 요한이 잘 하고. 무덤에 먼저 왔는데 요한이 과연 그런가 해서 들여다 보고 있을 때 뒤에 도착한 베드로는 생각도 없이 그냥 뛰어들어가는 겁니다. 베드로는 원래 성격이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셨을 거라고 생각해서 갔을까요? 아뇨 성경을 자세히 보면 그 때도 예수님이 부활했다고 믿고 간 건 아니에요. 도대체 무슨 이런 일이 있나 싶어서 뛰어간 겁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까 예수님께서 분명히 부활하셨다는 거예요. 부활하셨다면 내 속에 있는 이 응어리를 풀어버릴 기회가 있겠구나 싶었겠지요. 이제 예수님을 만나기만 학수고대하고 있었는데 예수님께서 두 번이나 나타나셨습니다.

한 번은 도마가 없을 때 나타나셨지만 베드로의 마음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이상하게 딴 얘기만 자꾸 하셨습니다. 어디 생선 있느냐 하시더니 그것을 자시더니 갑자기 사라지셨습니다. 베드로는 꼭 한마디 해야 하는데 기회를 놓쳤습니다. 예수님과 살짜기 나가서 단독 면담을 하면서 이 얘기를 한 번 해야 하는데 첫 번 기회를 놓쳤습니다. 두 번째 또 나타나셨는데 여전히 그 말씀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이 본문은 바로 세 번째 나타나셨을 때입니다. 바닷가에서 밤새도록 애를 썼지만 잡은 것이 없는데 누군가 나타나셔서 ‘배 오른쪽에 그물을 던져 보라’고 해서 던졌더니 그물에 고기가 많이 걸렸습니다.

특별한 일이 있으면 그것을 유심히 관찰하는 사람은 항상 요한입니다. 고기가 많이 잡힌 걸 보고 요한이 ‘주님이시다’고 합니다. 그 말을 베드로가 옆에서 듣고 벗어 놓았던 옷을 입고 묶은 채 그대로 물로 뛰어들어서 나옵니다. 관찰하는 사람은 요한이고 그 말을 들으면 행동으로 바로 뛰는 사람은 베드로입니다. 두 사람은 콤비로 참 잘 맞아요. 두 사람이 다 ‘예수님이네’ 하고 가만히 앉아 있으면 일이 잘 안돼요. 항상 한 사람은 관찰하고 한 사람은 뛰는데 참 조화를 잘 이룹니다. 다른 제자들은 작은 배로 그물을 끌고 곧 따라나옵니다. 이때도 베드로는 예수님에게 뭔가 한마디 좀 해야겠다고 기회를 노리고 있는데 다른 제자들이 바로 따라왔습니다. ‘아, 이놈들 천천히 오면 예수님하고 개인적으로 할 얘기가 있는데...’

예수님께서 바닷가에 고기와 떡을 구워놓고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뭔가 다른 얘기를 좀 하고 싶은데 예수님께서 지금 잡은 생선을 좀 가져오라고 합니다. 베드로가 뛰어가서 생선을 끌어올리고 헤아려 보니까 몇 마리가 나왔죠? 백 쉰 세 마리 하는 것 보니까 경상도 아닌 분들이 여기 상당히 많나봐요. 경상도 분들 분명히 백 오십 세 마리 그러거든요. 옛날 모나미 하얀 볼펜 아시죠? 그 볼펜에 153이라고 쓰여져 있었습니다. 거기에 왜 그걸 썼을까요? 모나미 회사 사장님이 처음 필기구를 만들면서 여기 나온 고기를 생각하고 아무 의미도 없이 그렇게 썼답니다. 그런데 그 모나미 볼펜이 우리나라 볼펜의 대명사처럼 되었거든요. 참 복을 많이 받았습니다. 저도 앞으로 무엇을 하거든 거기다가 153이라고 쓸까요?

이 숫자가 그렇게 재미있는 숫자입니다. 혹시 기억하시면 성경퀴즈 할 때 도움이 될지 압니까? 그 식사 마치고 난 후에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묻습니다. 베드로가 어떻게 짬을 내서라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예수님이 우리 같으면 당장, 아니 이 때가 아니라 그 이전에 따로 부를 겁니다. ‘화장실 뒤로 좀 와 봐라. 니가 내 제자 맞느냐?’고 했을 겁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부르시고 하시는 말씀이 ‘베드로야, 네가 이 사람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고 물으셨습니다. 베드로가 뭐라고 대답해야 합니까? 뭐라고 대답을 해야 옳았을까요? 그렇게 통곡을 해야 했고, 속에 응어리가 쌓여 있는 그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묻습니다. 그러면 뭐라고 대답을 해야죠? 성경을 읽으실 때 제발 이런 고민을 하고 읽으십시오. 새해에는 새벽기도 가겠노라고 굳게 굳게 결심하고 삼일은 간신히 채웠는데 4일째 퍼졌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러고도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생각하면서 읽으십시오. 그래야 이 장면이 아름다워요.

베드로가 뭐라고 대답했습니까?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 주께서 아시나이다’ 세상에 이런 답이 어디 있어요? 전 베드로의 이 대답이 참 재미있습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으셨을 때 베드로가 ‘예, 사랑합니다.’ 이것은 안됩니다. 그렇게 말 못 해요. 지은 죄가 있는데... 베드로의 그런 마음을 살린다면 ‘주님, 아시지 않습니까?’라는 뜻이 될 것입니다. 더 줄이면 ‘아시면서...’일 겁니다.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 주님이 아십니다’라기보다는 ‘주님, 아시면서 알면서 왜 자꾸 물으십니까?’ 이 표현입니다. ‘주님, 차마 내 입으로 주님 사랑합니다 소리 못합니다. 그런데 주님 아시지 않습니까?’라는 대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가룟유다는 예수님을 팔고 자살하고 말았습니다. 그도 예수를 판 것에 대해서 후회를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살로 끝나 버렸습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어떻게 이 엄청난 잘못을 저질러 놓고도 그렇게 뻔뻔하나요? 다시 예수님의 수제자가 되어서 이 놀라운 일을 감당했었느냐는 것입니다. 큰 차이는 비록 베드로는 예수님을 따라서 목숨 내놓을 만한 능력은 없었지만 작은 사랑 하나는 있었습니다. 그것도 떳떳하게 자랑하면서 사랑합니다라고 말할 그런 사랑은 못되었습니다. ‘비록 이렇게 실수하고 어마어마한 잘못을 저질렀지만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은...’ 말하고 싶지만 차마 말하지 못한 채 ‘주님 아시잖아요’ 할 뿐입니다.

예수님께서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물을 때에 우리는 흔히 우리의 행동을 먼저 살핍니다. 내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예수님을 사랑하면 내가 어떤 헌신을 하고 교회를 위해서 내가 얼마나 일을 했느냐 그것부터 살피는 버릇이 있다는 겁니다. 여러분, 그것부터 살피지 마십시오. 그렇게 살펴 보았더니 내가 교회를 위해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헌신한 것이 있다고 여겨지면 다행이지만 우리는 대체로 자랑할 만한 것이 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그걸 요구하시지 않더라는 겁니다. 우리 행위를 보시지 않으시고 주님을 사랑하는지 물으십니다. 베드로가 자신을 보니까 능력도 없고, 큰 실수를 했음에도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은 있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주님 아시잖습니까’ 하고 대답을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또 묻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는 얼마나 할 말이 많았는지 모릅니다. ‘예’라고 말하기 전에 ‘주님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그 때는 정말 제 정신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죽일 놈입니다. 원래 제가 그렇게 능력 없는 인간 아닙니까? 그리고 내가 그것 때문에 얼마나 울었는지 아십니까? 내가 모른다고 하고, 맹세하고, 저주한 것이 절대로 본의는 아니었습니다. 내가 그런 인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주님께서 아시지 않습니까?’ 이 얘기를 반복해서 하는 겁니다.

우리 성경에는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 주께서 아시나이다’라고 되어 있습니다마는 헬라어의 어순대로 바꾼다면 ‘주님께서 아십니다.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 이런 번역이 됩니다. 앞에 나오는 단어는 항상 ‘주님’입니다. ‘주께서 아십니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것을’

예수님께서 세 번째 또 물으셨습니다. 그러자 베드로는 근심이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내 말을 못 믿으셔서 자꾸 그러시는 걸까? 아니면 내가 세 번이나 모른다고 했다고 예수님께서도 야단삼아 세 번이나 묻는걸까? 예수님을 사랑한다고 대답하기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아십니까? 이런 느낌이 담긴 것 같아요. 그래서 ‘모든 것을 아시오매’ 이 말을 덧붙입니다. ‘주님 모든 것을 다 아시지 않습니까? 내가 어쩔 수 없이, 내가 약해서 그랬다는 것, 그리고 내 마음이 어떠하다는 것, 주님 다 아시지 않습니까? 주님 다 아십니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말입니다.’

베드로가 대답할 수 있는 말이라곤 ‘주님 다 아시지 않습니까?’ 밖에 없는데 저는 베드로의 이 대답을 보면서 세상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도가 이것이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말이 얼마나 좋은 말인지 모릅니다. 가슴 속에 원통하고 억울하고 못내 풀지 못한 한이 있습니다. 주님 앞에 나왔어요. 뭐라고 기도하면 좋을까요? 많은 말이 필요 없습니다. 그저 주님 앞에 엎드려서 ‘주님 아시지요. 내 마음 아시지요?’만 해도 다 되는 겁니다. 가슴이 저리도록 아프고 힘들 때 ‘주님 아시지요’만 해도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좋은 기도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아시지요’ 한마디로 감사도 되고, 회개도 되고... 다 되는 것 같아요. 베드로는 예수님 앞에서 주님께서 다 아십니다라는 얘기 외에는 할 말이 더 없는 겁니다.

본문에 나타난 예수님의 모습은 베드로의 상한 심령을 치유하시는 분입니다. 베드로가 그렇게 실수하고, 그렇게 가슴 아파하며 힘들어 하는 것을 예수님은 아십니다. 부활하고 나타나신 예수님께서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 이것 아닐까요? 저 베드로의 아픈 마음을 예수님께서 다독여 주시고 치료해 주시는 것입니다. 좌절하고 쓰러질 수밖에 없는 이 상황에서 예수님께선 베드로를 가장 큰 임무를 맡을 수제자로 다시 세우시는 것입니다. 여러분, 힘들고 어렵다고 생각이 들면 이 베드로의 모습을 생각해 봅시다. 베드로를 일으켜 세우시고 그의 상한 마음을 깨끗이 치료해 주기를 원하셨던 그 예수님이 바로 오늘 우리의 예수님입니다. 우리 자신을 돌아볼 때마다 부끄러운 게 많고 내가 이 모양밖에 안되냐는 안타까움이 들 때에 내 속에 있는 그런 아픔을 치료하기 원하시는 분이 바로 우리 예수님이라는 사실을 기억합시다.

베드로가 예수님의 그 눈길을 뒤로 하고 문 밖에 나가서 펑펑 울 때에 그 울음은 베드로 혼자만의 울음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 자녀답게 살지 못하는 우리들의 아픔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아파하고 울어본 분이 하나님의 사랑을 제대로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 마음을 그렇게 치료하시기를 원하십니다. 아프고 힘들 때 하나님 앞에 나와서 솔직하게 내어놓고 우십시오. 어디 가서 웁니까? 새벽기도 와서 울기도 하고 골방이 있으면 골방에 가서 울기도 하고..., 우리 교회당에는 낮에 조용하게 혼자 와서 앉았다가 가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주님 앞에 나와서 이렇게 기도하실 때에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물으시기를 너 날 위해 뭐했느냐고 묻지 않습니다. 물론 찬송가하고는 약간 내용이 다릅니다. 네가 나를 위해서 해 놓은 게 무어냐고 묻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잔잔하게 우리에게 물으시는 말씀은 네가 정말 나를 사랑하느냐는 것입니다. 우리 대답은 간단합니다. 내가 능력이 없어서 제대로 일을 못했다 할지라도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것을 주님께서 확실하게 아시지 않습니까 입니다. 주님은 우리의 마음을 치료해 주시기를 원하신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우리 아픈 마음을 주님은 잘 아십니다.

오래 전 얘깁니다마는 어느 대통령을 수행하던 비서가 실수를 했습니다. 대통령께 복장을 잘못 갖추어 드렸습니다. 어느 연회에 갔는데 대통령 혼자 옷을 잘못 입고 온 겁니다. 다들 제대로 갖추어 입었는데 대통령 혼자 어색한 복장이었습니다. 이런 경우와 비슷합니다. 특송한다고 나왔는데 전부 양복 입었는데 혼자 티 차림으로 나왔습니다. 제가 한 번 당한 적이 있거든요. 평소에 편안하게 입고 잘 들락거리는데 나가보니 다른 친구들이 전부 정장을 차려 입은 것 있죠. 아 그거 참 어렵대요. 가시방석이 따로 없어요. 그런데 세상에, 대통령을 그런 꼴로 만들어 놓았으니 그 비서가 죽을 맛이었답니다. 돌아오는 길에 대통령이 아무 말씀도 없더니 딱 한마디 하더랍니다. ‘야, 저 한강물에 가서 빠져 죽어라’ 대화는 그것 뿐이었습니다.

이 비서가 그 날 차라리 자기가 당하는 무안은 견디겠는데 각하께서 저 모양이다 생각을 하니 죽을 마음인데 한강물에 빠져 죽으라 그 한마디만 하고 더 이상 말이 없더랍니다. 그 말마저 안하면 어떻게 되죠? 그 말마저 안하면 더 괴롭습니다. 그 말은 상당한 위로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방식은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는 겁니다. 얼마만큼 열매를 남겼느냐? 일을 얼마나 많이 했느냐?가 아니라 ‘사랑하느냐?’는 겁니다. 그렇게 물으실 때 우리에게는 대답할 말 한마디가 있습니다. ‘주님, 아시잖습니까?’

여러분, 예수 믿는 우리는 우리 스스로 깨끗하고 우리 스스로 완전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절대로 내 능력을 먼저 보지 마십시오. 내가 얼마나 잘 난 사람이냐를 살펴보면 항상 불합격입니다. 우리가 예수님 앞에서 당당해질 수 있고 깨끗해질 수 있는 원인이 내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비록 부족하지만 나를 세우시는 주님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용기를 얻어야 합니다. 베드로가 그렇게 통곡하고 울면서도 예수님 만나고 난 다음에는 그 아픈 과거를 깨끗이 잊고 수제자로서의 사명을 잘 감당했습니다.

이 중에 혹시 통곡하는 베드로가 있습니까? 날마다 통곡만 하는 베드로가 있습니까? 한 번은 괜찮습니다. 그런데 날마다 통곡할 일은 아닙니다. 왜요? 이렇게 능력 없고 이렇게 아픈 가슴을 우리 주님이 잘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 주님께서 묻는 것은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는 것 뿐입니다. 스스로 생각해 볼 때 능력은 없지만 내가 사랑합니다. 그러면 그걸로 예수님께서는 되었다는 겁니다. 구원을 받느냐 안 받느냐 그것보다 더 높은 차원입니다. 구원을 받고 안 받고의 문제는 초월한 것입니다. 다 받았습니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느냐 그것만 생각해 보십시다.

혹시 여러분들이 주님 앞에 잘못했다 하더라도 여러분의 잘못과 베드로의 잘못을 비교해 보십시오. 누가 잘못했습니까? 여러분이 정말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생각할 때, 예수님 앞에 정말 면목없다 싶을 때 베드로하고 비교해 보세요. 누가 더 잘못했습니까? 저도 믿는 사람으로서 제대로 살았다고 말할 만큼 잘 한 것은 없습니다. 저도 예배시간에 많이 졸았습니다마는 베드로 만큼 졸진 않았어요. 신앙으로 산다하면서도 그렇게 떳떳하고 자랑스럽게 살지 못했던 시절이 상당히 많습니다마는 그래도 베드로 만큼 그러진 않았어요. 여러분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여러분들의 마음 속에 ‘부족하지만 내가 주님을 사랑합니다’ 하는 이 한마디가 있다면 예수님께서 기꺼이 우리를 받아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그렇게 세우시기를 원하셨습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그 베드로에게 예수님께서는 일을 맡기셨습니다. ‘내 양을 치라’는 것이죠. 나를 사랑한다면 내 양을 치라. 이 순서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나를 사랑한다면 내 양을 먹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베드로가 어린 양떼를 돌아보며 교회를 위해서 큰 일을 감당하게 되는 바탕에는 예수님에 대한 사랑이 깔려 있는 겁니다. 한 번 아픔을 겪었으니 베드로는 다시는 예수님을 부인하거나 저주하지 않고 힘든 고비를 잘 넘어 갔을 것입니다.

예수님에 대한 사랑이 바탕에 깔린 그 후에 예수님의 양떼를 치는 게 필요합니다. 교회를 섬기고, 봉사하고, 헌금하고, 구제하는 모든 일의 바탕에 예수님에 대한 사랑이 깔려 있지 않으면 그 헌금, 선교, 봉사... 전부 가짜입니다. 예수님에 대한 사랑이 없는 믿음은 믿음이 아닙니다. 사랑 없는 봉사도 봉사가 아닙니다. 예수님에 대한 사랑 없이 드리는 헌금은 헌금이 아닙니다. 우리가 얼마나 일을 잘 하고 많은 걸 하나님께 드리느냐보다 먼저 해야 될 일은 예수님에 대한 사랑이 우리에게 있느냐 없느냐는 것을 확인하는 일입니다. 고린도전서 16장 14절에 보면 ‘너희 모든 일을 사랑으로 행하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을 사랑으로 행하라고 합니다. 사랑이 바탕에 깔려지지 않은 모든 일들은 예수님과 상관 없는 일입니다.

주일학교 어린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참 말 안 듣는 아이들이 있어요. 요즘은 강대상 앞에 잘 나오지 않지만 작년에만 해도 예배시간에 여기까지 튀어나오는 아이들이 더러 있었잖아요? 밉게 보지 마십시오. 아무리 조용하라고 해도 조용하지 않고 떠드는 것이 아이들입니다. 그게 미워지면 선생님 자격이 없는 겁니다. 그렇게 말 안 듣고 말썽피워도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쫙 깔려 있어야 교사로서 기본이 되는 겁니다. 교회에서 여러 가지 봉사를 행할 때, 특별히 우리 교회에서 힘든 일이 운전하는 일이라든가 아니면 식당일 하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닙니다. 한참 하다가 혹시 이런 생각이 드시면 안돼요. ‘저게 밥만 먹고 설거지도 안 도와주고 그냥 밥만 먹고 싹 사라져?’ 운전하다 보면 ‘내가 저거집 기사가?’ 싶을 때가 있을 겁니다. 예수님에 대한 사랑이 없으면 이런 생각이 들면 그냥 때려치워 버립니까? 일보다는 사랑이 우선입니다.

여러분, 교회 차 타실 때 운전하는 집사님들에게 꼭 ‘수고하십니다’는 정도의 인사는 하고 타십시오. 내릴 때요? ‘감사합니다’ 하고 내리십시오. 타시는 분들은 이런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인사 안 하고 오르고 타고 하는 성도들을 보면서도 ‘그래도 사랑하는 우리교회 성도’라는 마음이 들어야 봉사할 자격이 있습니다. 설거지 하나 하는 것 없이 밥만 싹 먹고 사라지더라도 그게 이뻐 보여야 내가 교회를 위해서 식당에서 봉사할 자격이 있는 것입니다. 식당 봉사나 차량 운전이나 모든 일의 바탕에는 예수님에 대한 사랑이 깔려 있어야 낙심하지 않고 끝까지 잘 감당해 낼 수 있습니다. 새벽기도 한 번 빠졌다고 눈에 쌍심지를 켜면 안되지요? 빠져도 이뻐야지요! 주일날 낮에 오래간만에 한 번씩 오시는 분이 가끔 있습니다. 오랜만에 왔다고 집사가 되어서 저러면 되냐고 그럴 게 아니고 그래도 찾아오는 성도들이 예뻐 보여야 교회를 섬길 자격이 있습니다.

오래 전의 일입니다. 주일학교 선생님들이 모여서 무슨 회의를 하는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제가 안건을 하나 냈는데 통과되었습니다. 제 옆에 있던 어떤 남자 선생님이 저보다 나이가 한, 둘 많아요. 갑자기 박수를 막 치면서 좋아하더라구요. “왜, 그러세요?” 했더니 “우리 교회에서 △선생님이 아닌 다른 사람이 안건을 내서 통과된 적이 없습니다.”라고 하더군요.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됩니까? 한 사람이 독주를 했다는 말이지요. 능력도 추진력도 대단한 분이 있었어요. 그 분이 좋은 안건을 내고 강하게 밀어 붙여서 일을 잘하는 것은 좋은데 그 과정에서 힘도 약하고 능력도 조금 덜한 분들이 상처를 입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여러분, 교회 일할 때 내가 능력 있고 잘 할 때라도 항상 주변에 있는 형제들에 대한 사랑을 결코 잊지 마십시오. 회의할 때나 함께 봉사할 때나 함께 섬길 때에 내가 능력이 있고 내가 힘있고 내 생각이 옳다고 느껴질 때에도 한 번쯤 반드시 주변에 있는 형제를 돌아보십시오. 그것이 형제에 대한 사랑입니다. 그런 배려가 사랑입니다. ‘공격이 최선의 수비다’는 말은 축구할 때만 쓰는 용어가 아닙니다. 교회 내에서도 통용됩니다.

회장님들 중에 자원해서 회장 되신 분 손들어 보십시오. 아무도 없어요? 남전도회 여전도회 회장 중에서 억지로 떠밀려서 되신 분 손들어 보세요. 그것도 없어요? 안 묻는 게 좋겠네요. 그러면 투표하려고 모였는데 내가 뽑히지 않기 위해서 잽싸게 다른 사람을 추천해 본 적이 있으신 분 손들어 보세요. 내가 안 뽑히기 위해서 잽싸게 다른 사람을 빨리 추천해서 해치워버리는 겁니다. 이게 소위 공격이 최선의 수비라는 겁니다. 아주 지혜롭습니다. 그러나 형제 사랑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정말 형제에 대한 사랑이 있다면 그런 방법을 사용하지 마세요. 형제를 상대로 그렇게 지혜롭게 살지 말아야 합니다. 교회에서 회장 뽑는데 이런 잔머리를 굴려가면서 피해야 합니까? 그게 어떻게 형제 사랑이 있는 교회라고 할 수 있습니까? 진정한 사랑은 잔머리를 굴리지 못하게 합니다.

결론을 맺겠습니다. 베드로의 잘못도 유다의 잘못 못지 않습니다. 베드로의 잘못이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에게는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예수님을 향한 사랑이 있었고 유다에게는 그게 없었습니다. 작지만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이 있을 때 베드로는 교회를 세우는 가장 훌륭한 제자가 되었고 사랑이 없던 유다는 예수를 배반하고 영원한 형벌에 떨어진 채 비참한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베드로에게는 목숨 걸고 예수님을 따를 만한 담대함이나 능력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 예수님에 대한 작은 사랑이 있었습니다. 그 작은 사랑을 예수님께서 보시고 칭찬하시며 그의 아픈 상처를 다 어루만져 주시고 치료해 주셨습니다.

오늘 우리도 우리 능력을 너무 따지지 마시고 우리 속에 예수님을 향한 사랑이 있는지 살펴봅시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능력보다 우리 속에 있는 예수님에 대한 사랑을 아주 소중하게 보시며 위로하시고 불러 하나님의 일을 하게 하십니다. 디베랴 바닷가에서 예수님과 베드로가 누렸던 이 행복한 장면이 우리 모두의 얘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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