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92편


1. 92편은 안식일에 하나님을 찬송하는 시란다. 원문은 우리말과 어순도, 길이도 다르다. 2-3절이 1절에 포함되어서 긴 문장이 되었지만 실제로 1절은 짧은 선포다. 첫 마디가 뭘까?

    좋으니이다: 우리말의 어순으로는 제일 끝에 있지만 원문으로 보면 ‘좋도다, 여호와께 감사하고 찬양함이여! 지존자여!’ 하는 것이다. 첫 마디가 ‘좋습니다’라는 감격이다. 안식일의 시작이 이렇다면 주일이 우리에게도 이런 날이어야 복이다. 안식일을 가장 잘 지키는 방법이 바로 이런 기쁨을 하나님께 돌리는 것이다. 하나님을 기뻐하는 것이 예배의 가장 기본 요소다.

2. 예배할 때 여기에 등장하는 악기만 써야 하는가?

    그런 식으로 성경을 문자에만 집착하여 이해하는 분도 더러 있는 모양이다. 물론 큰 잘못이다. 반대로 악기를 써서는 안 된다는 무악기파는 도대체 어떻게 생겨났는지 이해가 안 된다. 할 수 있는 최대한 아름답게 찬양하려고 해야 한다.

3. 무엇이 그렇게 좋은가?

    여호와께 감사하는 것, 주의 이름을 찬양하는 것, 아침마다 주의 인자하심을 알리는 것, 밤마다 주의 성실하심을 베푸는 것: 이 모든 것이 감사의 이유다. 자신이 경험한 주의 인자하심을 알리고 주님처럼 성실하심을 베푸는 것도 자랑할 일이 아니라 감사할 일이다. 주께서 하신 일을 감사, 찬양, 전파하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4. 주께서 행하신 일을 묵상하다 보면 결론이 무엇일까?

    주의 생각이 어찌 이렇게 깊을까? 하나님을 향하여 부르짖었던 성도의 결론이 그렇다. 하박국, 바울이 이런 감탄으로 끝을 맺었다(합 3:17-18, 롬 11:33-36). 성경을 읽으면서 이런 감격에 자주 부딪혀야 옳다. 성경이 스스로 하나님의 말씀임을 증명하는 일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는 하나님과 아담이 사물에 이름을 붙인 일과 언어의 혼란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이런 감동을 받았다. 이것을 알지 못하는 자를 가리켜 어리석은 자요 무지한 자라고 한다(6).

5. 악인, 즉 주의 원수들의 삶의 형태를 두 가지로 대별한다면?

    흥왕과 멸망(7): 일단 번성한다. 풀같이 자란다. 그런데 잘 자라봐야 벌초 대상이다. 풀은 아무리 잘 자라도 찬바람이 불면 이내 시든다. 명이 길지 않다. 일시적으로 흥왕하지만 영원히 멸망한다. 결코 부러워할 대상이 아니다(37:1-3, 73:3-7, 잠 23:17). 짐승같이 어리석은 자일뿐이다. 원문상으로는 어리석다는 말과 짐승은 같은 말(바아르)이다. 영원토록 지존하신 분과 극명하게 대조를 이룬다.

6. 악인들은 잘 자랄지라도 풀이다. 반면에 지존하신 하나님의 따르는 성도는 무엇과 같은가?

    들소의 뿔: 풀이 아무리 무성해도 들소에게는 장애가 되지 않는다. 무성한 가운데 우뚝 선 들소는 오히려 늠름하기만 하다. 그것도 강력한 뿔을 높이 쳐든 채! 시인은 악한 자들이 득세하는 가운데서도 이런 광경을 그리고 있다. 다윗이 그린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 기름을 내 머리에 부으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장면(시 23:5)과 비슷하다.

7. 원수들의 패망이나(7, 9) 의인의 번성은(12-15) 미래의 일이다. 그런데 왜 과거의 일이 등장하는가(10-11)?

    이미 경험한 것처럼 확실하다는 뜻이다: 히브리어는 이럴 경우에 미완료형(일종의 과거형)을 사용해서 확신을 나타낸다. 영어에서 가정법의 경우 내용은 미래의 일이지만 동사는 과거형을 쓰는 경우를 참고하자.

8. 의인은 종려나무(대추야자나무)가 번성하듯이, 백향목이 성장하듯이 거대하고 아름답게 오래 오래 자라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 반면에 악인은 어떻게 번성하는가?

    풀 같이 자란다(7). 잘 자란다: 그러나 쓰러질 때는 쉽게 스러진다. 여러 면에서 대조적이다. 현실이 좀 달라보여도, 길게 보면 분명히 그렇다.

9. 나무가 시냇가에 심겨져야 잘 자라지, 여호와의 집에 심겨져도 잘 자랄까?

    의인의 번성이 여호와로 말미암는다는 뜻이다. 시냇가가 여호와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두 가지 표현은 동일한 것이다.

10. 나이가 들면 능력이 하나씩 사라진다. 그런데 늙어도 결실한다고? 늙어도 진액이 풍족하고 빛이 청청한 예가 있는가?

    아브라함, 모세, 갈렙: 아브라함은 스스로 자식을 낳을 수 없다고 생각하던 때에(창 17:17) 자식을 얻었고, 모세는 죽을 때까지 눈이 흐리지 않았고(신 34:7), 갈렙은 80세에도 젊은이나 마찬가지였다(수 14:10-12).

11. 여호와께서 정직하시다고? 좀 어색한 표현인데 잘 쓰는 표현은 무엇인가?

    공의로우시다: 의인이든, 악인이든 행한대로 갚으신다는 의미다. 악인의 번성함을 오래 참으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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