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7장


[ 아내의 몸에 대한 남편의 찬양(7:1-6) ]
1. 앞에서 예루살렘 여인들의 도발(5:9)에 대해서 남자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찬양했던 적이 있다(5:10-16). 여기서도 여인의 아름다움에 대한 찬양은 아내를 군영에서 춤추는 자로 조롱한 합창단(6:13a)에 대한 대답이다. 한 마디로 그런 여자가 아니라 어떤 여자다?

    귀한 여자다(1): 상류층 귀족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외모를 묘사할 때는 주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왔는데 여기서는 밑에서 위로 올라간다. 발에 대한 묘사 때문이다. 발의 아름다움을 먼저 언급한 것도 조롱에 대한 대답이기 때문이다. 군영에서 춤추는 천박한 여인의 발과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운 발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발을 뜻하는 단어는 발뿐만 아니라 스텝이나, 발걸음의 의미를 포함하는 말이다.

2. 넓적다리는 허벅지를 가리키는 말이다. 허벅지의 곡선은 성적인 매력과 관련이 깊다. 그러나 이 여인의 허벅지에 대한 매력을 천하게 여길 수 없도록 하는 것이 무엇일까?

    숙련공의 작품에 비유한 점: 숙련공이라고 번역된 말은 은근히 창조주에 대한 간접적인 표현일 수 있다(잠 8:30 참고). 그렇지 않다고 해도 전문가의 작품을 함부로 이러쿵 저러쿵 하거나 제멋대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은근한 압력을 행사하는 셈이다. 귀한 자라는 말과 관련이 있다.

3.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섞은 포도주를 가득히 부은 잔은 어떤 느낌일까?

    아름다움과 맛, 멋, 설레임이 혼합된 느낌 아닐까? 배꼽은 고대 근동에서 여성미의 상징이었다. 배꼽이 없는 밸리댄스를 상상해 보라. 섞은 포도주란 포도주에 물이나 향품을 섞은 것을 말한다.

4. 2절의 ‘허리’는 ‘복부’를 가리키는 말이다. 5:14절에서 남자의 배는 상아 명판으로 비유했는데 여자의 복부는 밀단이란다. 밀단의 특징은 뭘까?

    매끄(부드)러운 곡선과 황갈색의 색깔: 남자의 배가 근육질이었다면 여자의 배는 매끄럽고 부드럽다.

5. 목은 상아 망대란다. 상아로 만든 망대라는 말일까, 상아로 치장한 망대라는 말일까? 여자의 목을 묘사한 1:10, 4:4절을 참고해서 생각해 보자.

    상아로 장식된 망대: 상아궁(왕상 22:39)은 상아로 장식된 궁이라는 의미다. 더구나 여자의 목을 묘사할 때마다 목걸이에 대한 언급이 빠지지 않았다(1:10, 4:4).

6. 눈은 연못 같다는 것은 눈의 어떤 특징을 묘사한 걸까?

    반짝임: 헤스본은 요단 강 동쪽 약 25km 지점의 고원 지대에 있는 모압의 성읍이다. 고지대라 전망이 좋고 교통의 요충지였다. 왕의 대로를 따라 광야지대를 통과해서 올라온 사람들에게 헤스본의 연못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아름다움 그 자체였을 것이다.

7. 신체를 묘사하는 순서가 아래에서 위쪽으로 올라왔는데 순서가 바뀐 게 무엇인가?

    눈(4): 목, 눈, 코의 순서다. 목과 코는 망대에 비유했다. 그러면 눈은 두 개의 망대 사이에 있는 연못이다. 함부로 접근할 수 없다는 의미를 의도적으로 부각시키려나 보다.

8. 코는 다메섹을 향한(내려다 보는) 레바논 망대같단다. 잘 났다는 뜻일까, 우뚝 솟았다는 뜻일까?

    우뚝 솟은 아름다움을 의미하면서도 다메섹 군대의 입장에서는 두려움을 주는 대상인 것을 은연 중에 내비친다: 적군이 쳐들어오려면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이 바로 이 망대다. 군영에서 춤추는 여자처럼 가볍게 보지 말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9. 머리를 묘사하는 방식에서 이 여인이 귀하신 분이라는 것을 어떻게 드러내는지 세 가지를 지적해 보자.

    갈멜산, 자주 빛, 머리카락에 매인 왕: 이스라엘 평야지대에서 불쑥 솟은 갈멜산의 위용은 웅장하고 장엄한 것이다. 실제로 갈멜산이 그렇게 높은 산은 아니지만 평야지대의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인식될 수 있다는 말이다. 자주 빛 물감은 바다 고둥에서는 귀한 염료로 만든 것이라서 왕궁에서나 사용되는 것이었다. 더구나 왕을 사로잡은 머리카락이니 이 얼마나 귀하고 귀한 분이냐는 것이다. 이런 여자를 군영에서 춤추는 여자로 여긴다?

10. 이 여인에 대해서 지금까지 묘사한 바를 간략하게 두 단어로 요약하면 무엇인가?

    아름다움과 즐거움(6).

11. 위기를 잘 극복(6장)한 남편과 아내가 더 깊은 사랑을 노래한다(7장). 이 사랑의 노래도 첫날밤을 묘사하는 4장에서 남자가 신부의 몸을 찬양한 후(4:1-5), 신부와 한 몸이 되고 싶은 마음을 노래했던 것(4:6-11)처럼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여인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노래한 것이 1-6절이다. 그러면 여인과 하나되고 싶은 욕망을 어떻게 표현하는가?

    종려나무(=대추야자)에 올라가서 그 가지(대추송이)를 잡는 것(7-8a): 대추야자나무는 수직으로 높이 자라고 줄기는 가지가 없고 매끄럽다. 꼭대기에 열매가 달린다. 열매를 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 열매는 꿀에 절인 것만큼이나 달다. 여성의 몸이 주는 쾌락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12. 유방을 종려나무 열매송이(대추야자)라고 하더니 금세 또 포도송이란다. 열매가 맛을 의미한다면 포도송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크기? 유방이 조금씩 부풀어 오르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던 아이들이 나중에는 자랑스럽게 내밀고 다니더라. 코에서는 사과냄새가 나고 입은 포도주란다. 사과는 사랑을 북돋아주는 것(2:5)이다.

13. 9절의 ‘내 사랑하는 자’는 원문상 남성이다. 그러면 남편의 노래를 아내가 가로챘다는 말이다. 남편이 ‘그대의 입은 최고의 포도주니라’는 말에 대한 대답을 아내가 뭐라고 한 것일까? 개역은 아무래도 오역같아 보인다. 다른 번역본들을 찾아보자.

    원문의 의미가 명백하지 않아서 여러 가지 추측이 더해진 탓에 번역도 제각각이다. ‘이 포도주가 사랑하는 자에게 부드럽게 넘어가 붉은 입술로 흘러내린다’ 이런 번역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이 판국에 잠자는 자란 말은 아무래도 이상하다.

14. 내가 나를 사랑하는 자에게 속하였다면(10) 누가 누구를 사모해야 정상인가?

    내가 그를! 혹은 서로가 서로를! 그런데 그가 나를 사모한다? 원문으로 보면 ‘그의 소원은 나에게 있다’(His desire is toward me)는 말인데 이것은 창 3:16에서 범죄한 하와에게 하신 말씀 ‘너의 소원은 남편에게 있을 것’이라는 말과 동일하다. 이 소원(욕망)은 지배하고 군림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리킨다(창 4:7절과 동일함). 그렇다면 이 고백은 여자에게 주어진 본성을 거스르는 것이다. 더 이상 남자를 다스리거나 지배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분의 지배 아래 거하기를 소원한다. 결혼의 위기를 극복하고 훨씬 더 성숙해진 모습을 보이는 말이다. ‘우리가 함께 ∼ 하자’라는 표현은 1인칭 복수 청유형으로 여기서 처음 나온 것이다. (2:10절의 ‘함께 가자’는 것은 명령형이다. ‘오라’고 한다는 의이다.) 그만큼 두 사람의 사이가 성숙된 것을 의미한다.

15. 7장의 구조는 4장의 구조와 흡사하다. 신부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하나 되고자 하는 열망을 표현하고, 은밀한 사랑의 공간으로 이동한다. 어디로 가는가?

    포도원(12)으로: 들로 가서 동네에 유숙하는 것은 포도원으로 가는 과정일뿐 부부관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까 포도원이 멀리 시골에 있는 셈이다. 포도원에서 포도 움이 돋았는지, 꽃술이 펴졌는지, 석류 꽃이 피었는지 살펴보고 난 후에(6:11에서도 마찬가지로 한 몸이 되기 직전의 행위) 사랑을 주리라고 노래하는 것을 참고로 하자.

16. 합환채는 사랑의 묘약으로 통한다. 새 것과 묵은 것이란 표현은 처음과 나중이라는 표현처럼 모든 것이라는 뜻이다. 왜 이렇게 쌓아두었지?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든 것을 다 주겠다는 뜻이다. 여자가 몸으로 남편에게 줄 수 있는 모든 즐거움을 다 줄 것이라고 하는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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