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 20장


1. 욥에게 말하는 태도를 비교하면 소발이 빌닷보다는 낫다. 왜 그런지 18:2-4과 20:2-3을 비교해보자.

    소발은 최소한 이런 말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도 설명하고 시작하니까! 반면에 빌닷은 서론도 없이(거두절미하고) 바로 본론으로 치달아서 욥을 책망해버렸다. 그러나 내용상으로는 도저히 친구를 상대로 하는 말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무뚝뚝하고(11:12-20과 같은 형식상 격려의 말도 없음) 무례하다.

2. 소발의 마음은 초급(=몸이 달아서 급함)하고, 부끄럽다. 무슨 말이든지 해야 한다. 자신의 슬기로움이 자신을 점잖게 내버려두지 못한다. 소발의 이런 성품을 잘 보여주는 반복되는 단어 하나를 2-3절에서 찾아보자.

    나(내): 나름대로 자신의 생각과 논리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이다.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다. 욥의 어리석음을 보니까 자신의 슬기로움이 참지 못한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자신의 생각일 뿐이고, 실상은 그렇게 슬기로워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세번째 대화(22-31)에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3. 욥의 답변에 대해서 소발이 하는 말은 어딘가 핀트가 맞지 않는다. 욥도 악인이 번성하고 잘 된다고 말하지 않는데도 친구들은 악인이 번성하지 못한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유창하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욥이 ‘누가 뭐라 그래?’ 할 것만 같다. 소발이 지혜롭다면 욥의 답변에 대해서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가?

    욥이 악인이라는 것: 친구들이 말하는 것에 대해서 욥은 ‘나도 그 정도는 안다’고 답변한 적이 있다. 문제는 자신이 그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소발은 여전히 욥을 악인으로 단정하고 악인이 하나님께 받을 분깃이 무엇인지를 열심히 설명하는 것이다. 논리적인 설교가 설득력이 더 있는 반면에 논리적 비약이 심하거나 비논리적인 설교는 그만큼 힘이 없다.

4. 소발은 자신의 주장이 정당한 근거를 어디에서 찾는가?

    기나긴 인류의 역사를 통해서 증명된 것: 사람이 창조된 이래로 악인의 형통함은 명이 길지 않았다는 것이다. 글쎄, 욥이 그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닌데도...

5. 빌닷은 악인의 말로에 대해서 ‘사라진다’는 표현을 썼다. 그러면, 소발은 악인의 형통함에 대해서 무엇이라고 말하는가(4-11, 21)?

    길지 않다(5): 똥(7), 꿈, 환상(8)처럼 곧 버려지거나 잊혀지는 것이다. 다시 보고 싶어도 다시 볼 수 없는 것이다. 재물도(10) 건강도(11)마찬가지다.

6. 악인이 잘 나갈 때 자랑해봐야 별 소용이 없는 것이 어떤 것들인가?

    승리의 기쁨(5), 권세(6), 재물(10), 건강(11): 건강하다고 자랑하는 사람은 큰 병으로 갑자기 쓰러지기 쉽고 노름해서 부자된 사람은 없단다. 악인이 부정한 방법으로 재물을 많이 끌어모아도 자식에게도 물려지지 않는다. 권불십년이라는 말로 권세가 오래 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만고불변의 진리다. 뻔한 얘기를 소발은 자신의 슬기로움이라고 여기고 거칠게 쏟아내고 있다.

7. 악한 사람들이 악한 짓을 계속하는 것은 그것이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처럼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맛있다고 계속 먹으면 어떻게 되는가(12-14)?

    독사의 쓸개: 고대인들의 생각에는 독사의 독이 가장 센 것인데 거기다가 가장 쓴 쓸개라는 표현을 겹쳐 씀으로 가장 강한 독을 의미한다. 요즈음 현상으로 보면 과도하게 살이 찌는 것이 바로 독사의 쓸개다. 비만의 만병의 근원이라던데!

8. 욥이 재난을 당하여 재물을 다 잃어버렸다. 그런 욥에게 ‘(악인이) 재물을 삼켰을지라도 다시 토할 것은 하나님이 그 배에서 도로 나오게 하심이니’(15)라고 말해도 될까?

    이런 사람을 친구라고 말할 수 있을까? 욥이 그런 방법으로 부자가 되었다고 생각한다면 어떻게 지금까지 친구로 지낼 수가 있는가!

9. 꿀과 엉긴 젖이 흐르는 강이라면(17) 뻑뻑해서 제대로 흐르지도 않을 것이고, 강도 강 노릇을 제대로 못할 텐데?

    강이 별로 없는 지역에서 가장 풍요로움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강수량이 풍부하고 강물이 사시사철 흘러가는 지역의 관점에서 볼 일이 아니다.

10. (Nonsense Quiz)하나님의 진노가 특별히 무서운 것이라는 이유가 무엇인가(23)?

    밥 먹을 때 쏟으시기 때문: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리는데... 소발의 의도가 욥의 자녀들이 식사 중에 죽었음(1:18)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라면 정말 나쁜 친구다. 친구라면서 이렇게 허파를 뒤집는 말을 하는 수가 있더라! 같은 하나님을 믿는다면서 그러더라!

11. 하나님께서 진노하시면 어떤 도구를 사용하시는가?

    철 병기(아마도 칼), 놋활, 캄캄함, 사람이 피우지 않은 불(아마도 번개): 적군을 동원하시거나 자연현상을 통해서 철저하게 심판하신다는 뜻이다. 욥이 이미 당한 재난도 이 범주에 드는 것이다. 물론 소발의 의도이지만!

12. 욥이 자신에게는 죄가 없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서 소발은 누구를 증인으로 삼는가?

    하늘과 땅(27): 하늘과 땅은 서로 우기는 사람의 편인가? 욥이 자신의 무죄성을 언급할 때 하늘과 땅을 언급한 적이 있다(16:18-19). 이제 소발은 하늘과 땅이 욥의 죄를 증명할 것이라고 한다. 고대에 하늘을 두고 맹세하던 것 때문에 이런 표현이 쓰인 걸까(신 3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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