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 3


1. 하만이 등장함으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 사람이 문제가 된다는 것을 은연 중에 암시하는 말이 그가 아각 사람이라는 말이다. 아각이라는 인물을 어디서 봤더라?

    하나님께서 진멸하라(출 17:14-16 ↔ 신 25:18)고 하신 아말렉의 왕이 아각이다(삼상 15:33). 그러니까 하만은 아말렉의 후손, 그것도 왕족이다(모르드개도 베냐민 지파니까 사울의 혈통 아닐까? 그렇다면 선조들이 다 하지 못한 책임을 후손이 하는 셈이다). 이스라엘이 온전하게 순종하지 않았기에 여기까지 와서 이스라엘을 괴롭힌다! 그 때 진멸하지 않았으니 이제 그 일을 해야 할 사람이 에스더와 모르드개인가? 그러니 아말렉의 후손인 하만의 입장에서는 유대인들이 철천지 원수일 수도 있다. 그래서 모르드개의 일을 보고 받은 하만이 갑자기 유대인을 전부 멸하려고 하는 것(6) 아니겠는가. 고대에 이런 식으로 한 민족을 말살시켜버린 예가 더러 있단다.

2. 왕의 명령인데도 절하지 않는다? 그러고선 유대인이라고 밝힌다? 언제는 유대인인 것을 감추더니? 왕의 명령을 거역하는 일과 자신이 유대인인 것이 무슨 상관이 있기에 화를 자초하는 걸까?

    꿇어 절하지 못하는 이유가 유대인이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술을 먹지 않는다고 여러 가지 핑계를 댈 수 있겠지만 그 중에 ‘나는 기독교인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유대인들은 하나님 외에 어느 누구에게도 무릎을 꿇고 절하지 않는다는 고백이다. 유대인이라고 위의 사람들에게 절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하만이 마치 신처럼 행세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화를 자초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 그러나 양보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단호한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그것이 의를 위하여 핍박받는 것(마 5:10)이다.

3. 모르드개가 절하지 않는 것을 하만이 어떻게 알게 되었는가?

    모르드개의 동료들이 고자질해서(4): 함께 근무하던 왕의 신복들이 ‘어찌 되나 보자’하고 일러바쳤다. 고약한 사람들이다.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시기 질투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인데 특히나 유대인들이라면 이유없이 미워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오늘날에도 그리스도인들이 다른 사람들과 비슷해도 욕을 먹는다. 특출하게 뛰어난 도덕성을 지녀야 한다.

4. 유대인들을 전부 죽이려고 작정을 하고서 제비를 뽑는 이유는 뭘까?

    소위 길일을 택하는 것이다: 좋은 날을 잡는다고 잡았는데 그게 거의 11달 뒤다. 유대인들의 입장에서 뒤집을 시간이 충분한 셈이다. 제비 잘 뽑았다! 에스더가 왕후에 뽑힌 것, 날도 좋은 날이 뽑힌 것, 보이지 않는 하나님께서 일을 준비하고 계신다는 것을 누가 알았을까?

5. 모르드개가 왕의 명령을 거역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민족의 법이 왕의 법률과 달라서 멸족을 시켜야겠단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스스로 찔리는 것이 있음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그들이 유대인들이라고 분명하게 말을 하지 않는다: 유대인들이 포로로 와서 100년이 넘는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유대인들이 말썽을 일으키기 보다는 다니엘이라는 걸출한 총리가 있었고, 고레스나 다리오가 귀환해서 성전을 짓도록 허락하기도 했던 민족이다. 혹시 이런 사실을 알고 왕이 다른 생각을 할까 싶어서 유대인들이라는 말을 빼버렸다. 일종의 속임수이다.

6. 왕에게 건의를 하면서 은을 바친다? 뇌물인가? 한 민족을 말살시키는데 경비가 필요한가?

    아마도 국고 손실을 보전하겠다는 뜻 아니겠는가!: 그들이 내야 할 세금을 대신 납부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은 340톤이다. 개인이 낼 수 있는 금액이 아니다. 아마도 유대인들의 재산을 몰수해서 바치겠다는 뜻일 게다.

7. 하만의 말(8)을 뒤집어 보면 무엇이 보이는가?

    유대인들의 신앙: 흩어져 살면서도 하나님의 법을 지키고 있었다는 것이 이방인들의 눈에도 보였다.

8. 반지를 빼주었다는 말을 구체적으로 바꾸어 표현한다면?

    전권을 맡긴다: 정말 경솔한 왕이다. 한 민족을 말살시키려는 일에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그냥 맡겨버리다니... 왕후를 폐위시킬 때부터 알아봤다. 신중하지 못한 자가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것은 어린 아이가 폭탄을 가지고 노는 격이다.

9. 그 은도 주고 그 백성도 주면서 소견에 좋을 대로 행하라니(11)? 아하수에로 왕이 이렇게 인심이 후한 왕이던가?

    게으른 왕: 내용을 알고 맡기면 인심이 후하다고 할 수 있지만 내용도 모른 채 맡겨버리는 것은 게으른 탓이다. 그래 놓고 일이 잘못되면 ‘내가 언제 그랬냐?’고 할 걸! 여기서 ‘은도 주고’는 유대인들의 재산 처분권도 맡긴다는 뜻이다. 하만이 바치겠다는 일만 달란트를 사양하는 것이 아니다(4:7 참고). 멸족당한 집안의 재산은 당연히 왕의 소유가 되는 건데 네게 맡길테니 알아서 처리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하만의 것이 될까?

10. 대략적인 바사의 행정체계는 어떠한가?

    왕 - 대신 - 방백 - 관원: 전국을 20 개의 행정으로 나누고 그 밑에 127도가 있었다. 도를 관할하는 방백 밑에 각 민족을 관할하는 관원들(이들은 피정복민들의 왕족이나 귀족이었을 것)이 있었다.

11. 명령은 정월 십 삼일, 시행은 십이월 십 삼일, 그러면 시한이 11개월 남았다. 무슨 일을 이렇게 처리하는가? 명령은 신속하게 시행은 아주 천천히! 유대인들에게 그만큼 고통을 주자는 얘긴가?

    하만의 입장에서는 제비가 그렇게 뽑혔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섭리가 작용하고 있을 뿐이다. 유대인들에게는 긴 고통의 시간이었겠지만 오히려 하나님을 더 의지하게 되었을 것이다.

12. 조서와 초본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조서에는 왕의 반지로 친 인이 있고, 초본은 베낀 것이므로 왕의 인이 없다: 원본과 사본의 차이다.

13. 나라를 이렇게 혼란에 빠트린 것도 모르고 희희낙락하는 왕과 하만의 모습에서 우리는 인간 세상의 불합리함을 본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모양은 다르지만 이런 불합리함은 여전하다. 어떻게 살 것인가?

    그 너머에서 작동하는 하나님의 섭리를 믿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 개선하려는 노력마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노력이 어느 정도 가능한 때에 우리가 태어났음을 감사하면서도 그것이 최후의 방법이 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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