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 2


1. 분노가 치밀 때 중요한 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 웃음이 사라진 심각한 회의에서도 중요한 결정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자유로운 의사가 표현되지 않기 때문이며, 노가 그치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분노가 사그라진 후에 아하수에로 왕은 자신의 결정을 돌이킬 수 없었을까?

    개인적으로는 그럴 마음이 있었을지라도 메데 바사의 법이 그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달리 방법이 없었다. 빨리 더 나은 왕후를 구하라는 말에 동의하고 말았다.

2. 왕이 폐위시켜버린 왕후에 대해서 생각을 한다면 그렇게 하도록 권했던 신복들은 빨리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다른 처녀를 구하라고 할 때 왕의 마음에 들도록 권해야 한다. 무슨 아첨을 또 하는가?

    ‘전국 각 도에 관리를 임명해서...’: 이것도 아부성이 농후하다. 우리나라의 예를 보아도 왕비는 사대부 가문이나 고관대작의 집안에서 골랐지 전국적으로 관리를 임명하는 법이 아니다. 더구나 온갖 다양한 민족이 섞여 있는 바사에서? 그러다 보니 변방의 조그마한 나라에서 포로로 잡혀온 유대인 처녀가 왕비가 된 것이다. 유대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횡재겠지만, 메데 바사의 주류 계급에서 보면 기가 막히는 일이다. 그들이 보기에는, 그래서 하만이 당하는 것 아닌가!

3. ‘몸을 정결케 하는 물품’을 요즈음 말로 하면?

    화장품.

4. 베냐민 자손을 왜 ‘유다인’이라고 하는가(5)? 베냐민 지파와 유다 지파는 엄연히 다른데?

    북 이스라엘과 남 유다가 망하고 난 뒤에는 12지파의 의미가 거의 사라졌다. 유다 지파와 베냐민 지파가 남았으나 다수인 유다 지파가 결국은 이스라엘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로 대체되었다.

5. 기스는 사울의 아버지(삼상 9:1), 시므이는 다윗을 욕하던 사람인데(삼하 16:5)?

    전혀 상관이 없다. 시기상으로 500년 이상이나 차이가 있으니 전혀 다른 사람이다.

6. 여고냐가 사로잡힐 때면 언제인가?

    여고냐는 여호야긴이다(렘 24:1, 왕하 24:12, 15). 그러면 바벨론의 2차 침입 때의 일인데(BC 597), 아하수에로가 조서를 내린 것은 BC 480년 경이다. 모르드개가 2차 침입 때 사로잡혔다면 나이가 너무 많다. 원문을 보면 6절에 ‘모르드개’라는 말이 없고 관계대명사가 있다. 아마도 모르드개가 아니라 그의 조상 기스일 것이다. 우리말의 어법상으로는 기스가 앞에 있지만 원문상으로 제일 뒤에 있기 때문이다. 원문과 순서가 같은 NIV를 보면 Now there was in the citadel of Susa a Jew of the tribe of Benjamin, named Mordecai son of Jair, the son of Shimei, the son of Kish, 인데 그 다음에 개역성경이 ‘모르드개’로 번역한 ‘관계대명사’가 온다.

7. 모르드개는 유대인인 것이 자랑스럽지는 않았던 모양이다(10)?

    모르드개는 유대인의 긍지를 지닌 사람이었다(3:4). 다만 일을 그르치지 않도록 조심시켰을 뿐이다. 자신들이 긍지를 지닌 것과 달리 다른 족속들은 유대인을 싫어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만약 헤개가 유대인에게 좋지 못한 감정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비슷한 예로, 교회차에 교회 이름을 크게 써붙이면 광고 효과는 있겠지만 욕을 듣기도 쉽다. 운전은 아무리 잘 해도 욕을 듣기 쉽기 때문이다. 사사건건 욕하는 사람들에게 시비거리를 가급적 제공하지 않는 것도 지혜 아닐까?

8. 어떻게 보면 모르드개나 에스더는 율법을 지키는 일에 무관심하다고 말할 수 있다. 유대인이라는 티를 내지 않는 것 외에도 무슨 예를 들 수 있는가?

    이방인과 결혼하려는 것(8↔ 스 9:2-3, 느 10:29-30, 신 7:3-4), 궁정 음식을 가리지 않는 것(18 ↔ 단 1:8): 에스더가 강제로 끌려간 것이 아니다. 의도적으로 후보에서 떨어지려고 애를 쓰지도 않았다. 율법에 충실하려고 했던 다니엘과 친구들, 에스라, 느헤미야와 비교하면 율법에 대해서 대단히 유연한 편이다. 그런데 이들이 어떻게 위대한 구원역사에서 귀한 역할을 하게 되는 걸까? 현실 중심의 삶을 살면서도 끝내 하나님을 잊지 않는 삶도 소중한 것임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 보수든 진보든 하나님을 향한 진심이 가장 소중한 것과 마찬가지 아닐까? 다니엘의 신앙도 위대하다, 에스더의 신앙도 위대하다! 주일을 지키기 위해서 많은 것을 포기하는 신앙도 위대하고, 주일마다 경기를 치르면서 훌륭한 선수가 되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도 위대하다!

9. 왕에게 나아가기 전에 준비를 일 년씩이나 해야 했을까?

    성교육을 포함한 몸 단장 뿐 아니라 왕후가 지녀야 할 궁중예법까지 교육하지 않았을까? 아무 것도 모르는 처녀를 왕에게 들여보냈다가 일이 잘못되면 큰 일이 날테니...

10. 헤개가 관장하던 처녀들이 왕에게 갔다가 오면 사아스가스의 수하에 속하게 되었다(14). 왜 다른 내시가 관장하는 다른 곳(후궁 → 둘째 후궁)에 거하게 될까?

    왕과 하루밤을 자도 신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사아스가스는 비빈을 주관하는 내시였다. 다시 불림을 받지 못하면 평생을 수절하며 살아야 했을테니 아까운 처녀들을 일회용품처럼 버리는 것 아냐? 인간에게 과도하게 권력이 집중되면 생기는 부작용이다. 사무엘에게 왕을 세워달라고 할 때 비슷한 부작용을 경고했다(삼상 8:10-18).

11. 왕에게 나아가기 전에 정해진 물품 외에도 구하는 대로 다 주었다(13). 에스더는 추가로 물품을 요구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었다(15). 이게 무슨 물건이었을까?

    치장, 혹은 장식용품: 가방 크다고 공부 잘 하는 게 아닌데 굳이 크고 예쁜 가방을 고집하는 학생들이 많다. 잘 꾸미고 잘 입는 것보다 더 매력 있는 것은 인품, 성품, 신앙, 검소한 모습인데 왕이 하루밤 사이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어떤 것이었을까? 외모와 그에 걸맞는 분위기? 화려하게 치장한 것보다는 오히려 수수한 외모가 더 매력적이었을까?

12. 에스더가 왕에게 나아간 것이 왕후가 폐위된지 몇 년 뒤인가?

    4년(16): 그렇게 오랫동안 왕후의 자리를 비워놓았단 말인가? 그 사이에 아하수에로 왕은 그리이스 정복에 나섰으므로 왕후 문제에 신경을 쓸 수가 없었다. 살라미스 해전에서 참패하고 돌아와서야 왕후 문제를 생각하게 되었다. 거대한 원정과 원정의 실패는 역사적으로는 중요한 사항이겠지만 구원역사에서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한 마디 언급도 없이 지나갈 뿐이다.

13. 그렇게 많은 여자들 중에서 왜 하필이면 에스더가 뽑혔을까?

    왕의 마음이다: 배후에는 하나님의 섭리가 있었겠지만 흔히 하는 말로 ‘엿장수 맘대로’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에스더가 호감을 준 것도 사실이다(15). 외모가 아름다운 것도 은사다. 이것을 통해서 더 큰 일을 할 수 있다면 미스코리아에 나가는 것도 탓할 일이 아니네!

14. 모르드개가 왜 대궐 문에 앉았지(19)? 그러다가 반역을 알아차렸다는 점(21-22)을 참고해서 생각해보자.

    대궐 문은 백성들을 직접 상대하며 다스리던 장소다. 모르드개가 정부의 상당한 고위 관리가 되었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다면 반역을 눈치 챌 수가 없다. 또 날마다 후궁 뜰 앞으로 왕래할 수 있었던 것도 마찬가지다(11). 후궁 뜰 앞이라면 궁궐 내부일 가능성이 크고 일반인이 함부로 통행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15. 두 문지기 내시가 왕을 모살하려고 하는 것을 모르드개가 신고를 했음에도 왜 기록만 하고 아무런 상급이 없는 걸까?

    왕이나 주변 참모들의 명백한 실수다: 그러나 이런 실수를 하나님께서는 적절한 때에 가장 적절하게 사용하신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억울하다고 너무 억울해할 필요가 없다.

16. 소설의 기법에 ‘복선’이란 것이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는 듯한 일이 나중에 보면 아무 엄청난 일과 관련되게 하는 것이다. 여기서 복선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모반에 대한 일을 궁중 일기에 기록한 것: 훗날 왕이 이 일기를 읽다가 위험에 빠진 모르드개를 오히려 총리의 자리에 올리게 된다.

17. 왕과 신하들의 오만과 오판(1)이 발단이 되어 에스더가 등장하게 되었다. 상줄 사람에게 상을 주지 않은 왕의 또 다른 실수(23)는 무슨 결과를 가져올까?

    모르드개의 화려한 등장(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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