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24 장

1. 우리말 성경의 여러 번역본들의 1-3절은 약간의 오해가 있을 수 있다. 영어 성경(NIV, NKJV)과 비교해서 우리말 성경을 다시 번역해 보라.

3절 끝에 '죽었다 하자'라는 조건 속에 1-3절이 다 들어가야 한다. 수치가 발견된 아내를 내어보내라는 뜻이 아니라 '내어 보냈는데 다른 남자에게 시집을 가서 다른 남자가 또 이혼증서를 써주었다고 하자'는 뜻이다. 결코 이혼을 허용하는 구절이 아니다. 그러니까 말하려는 핵심은 4절이다.

2. 결혼을 했음에도 이혼증서를 써주고 이혼할 수 있다는 규정은 누구를 위한 규정인가?

아내; 이혼 당하는 그 이상의 보복행위를 당하지 않게 한 조치이다. 이혼증서 없이 내어보내면 이 여인이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려해도 간음을 행하였다는 누명을 쓰고 죽음을 당할 위험이 있다. 어떤 의미에서 이혼증서는 자유롭게 결혼할 수 있는 허가증과 같았다.

3. '수치되는 일이 발견되면 이혼증서를 써주고 내어보낼 것이요...'라는 이 말씀을 예수님 당시의 바리새인들은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을까?

뒷부분만 애용하였다. '여짜오되 그러하면 어찌하여 모세는 이혼 증서를 주어서 내어버리라 명하였나이까 예수께서 가라사대 모세가 너희 마음의 완악함을 인하여 아내 내어버림을 허락하였거니와 본래는 그렇지 아니하니라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누구든지 음행한 연고 외에 아내를 내어버리고 다른데 장가드는 자는 간음함이니라'(마 19:7-9)

4. 이혼한 여자가 다시 본 남편에게 돌아가는 것은 안 되는가?

혼인관계를 소중하게 여기시는 하나님의 보시기에 이것은 범죄행위이다. 쉽게 결혼하고 쉽게 헤어지는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결혼이라는 귀한 선물을 너무나 가볍게 여기는 죄가 된다. 반대로 결혼 관계를 하나님께서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고 계시는가? 그렇다면 집을 나가 다른 사람과 음행한 아내를 다시 찾아오는 호세아의 행위는 범죄행위 아닌가(호 3:1, 5:7)? 어쩌면 하나님께서는 자신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행위를 용서하시면서까지 우리를 사랑하셨다는 고백 아닐까!

5. 아내의 수치되는 일이 무엇일까? 참고로 간음은 아니다. 간음은 죽을 죄이지 이혼할 죄가 아니다(레 20:10).

유대인들 사이에서도 이것은 논란이 있었다. 바리새인들은 이것을 '아무 연고'로 이해했던 모양이다(마 19:3). 기본적인 뜻은 '벌거벗음'인데, 객관적으로 충분하게 이해될 수 있는 어떤 질병, 신체적 결함이었을 것으로 추정함.

6. 첫 번째 남편은 '전부(前夫)', 두 번째 남편은 '후부(後夫)'라고 표현하고 있으나(3-4절) 원어상으로는 크게 다르다. 전부를 가리키는 말은 '주인, 남편'이란 뜻의 '바알'이고 후부에 해당하는 말은 단순히 '사람, 남자'라는 '이쉬'이다. 왜 그럴까?

재혼을 허용하면서도 진정한 부부관계는 처음의 결혼 관계임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다. 재혼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혼인을 진정으로 소중하게 여기라는 말이다.

7. 5절을 1-4절과 대비시키면 이 두 부분은 어떤 점에서 서로 대조적인가?

1-4절은 혼인관계를 가볍게 여기지 말라는 뜻이고 5절은 혼인관계를 그만큼 소중하게 여기라는 뜻이다.

8. 본문의 어느 구절이 가장 자신에게 은혜로운지 순서대로 세 구절만 말하고 그 이유를 설명해 보자.

어느 구절을 지적하느냐에 따라 어떤 경험을 가졌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대체로 다음과 같지 않을까? (무순)

1) 5절(신혼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는 부부); 신혼부부가 깨가 쏟아지는 것을 시기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반면에 가족들도 이런 식으로 신혼부부를 위해준다면 신혼이 얼마나 행복할까! 시집살이시킬 생각하지 말고 이렇게 행복하게 해주자. 신혼 부부는 새벽기도에 빠져도 용서해주고? 무엇보다 '한가하게' 해 주어야 한다. 군대에도 보내지 말고 일도 시키지 말고...(20:7)

2) 7절(인신매매에 걸려서 고생한 적이 있는 사람); 요즈음은 좀 잠잠해졌지만 한 때 인신매매가 극성을 부리던 시절이 있었다. 수많은 가정이 파괴되는 끔찍한 일이었다. 사람을 후리는 일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일이므로 하나님의 보시기에 끔찍한 범죄가 된다.

3) 11절(남의 도움을 받으면서 굴욕감을 가졌던 사람); 도움을 베풀면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도움을 받는 사람이 굴욕감이나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전당잡히는 사람이 오죽해서 잡히겠는가! 소중한 것을 빼앗아 가듯이 강압적인 자세로 전당물을 취하지 말라는 것이다. 만약에 옷을 전당잡으면 주는 것을 공손하게 받았다가 저녁에 다시 돌려주고 이튿날 아침에 다시 받으러 와야하나? 힘있는 자가 힘으로 약자를 누르지 말라는 것이다. 이자 내놓으라고 공갈치지 말라는 말이다. 공갈을 쳐도 주지 않을 때는? 공갈쳐도 주지 못할 형편이면 차라리 포기해야지!

4) 12-13절(가난으로 춥고 배고팠던 기억이 있는 사람);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옷은 이불이기도 하다. 밤낮의 기온 차가 심해서 옷없이 밤을 나기 어렵다. 돈을 빌려준 것보다 빌려간 사람이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일도록 가난한 자를 배려하는 것이 더 복된 일이다. 저당물을 강제로 가져가지 못한다. 그런데도 옷을 저당 잡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가난한 자가 스스로 내어준 것이다. 얼마나 딱했으면... 그런데 저당 잡은 자가 저녁에 도로 갖다 준다면 하나님께 복을 빌지 않을까?

5) 15절(임금체불이나 수금하러 갔다가 자주 퇴짜맞은 사람);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사람들에게 '내일 오라'는 것은 참으로 잔인한 말이다. 임금이나 물건값을 지불 할 수 있음에도 '다음에 오세요, 잔 돈이 없는데요'라는 식으로 사람을 애먹이지 말라(잠 3:28). 하나님께서 싫어하시는 일이다.

6) 16절(연대보증, 혹은 연좌제로 피해를 본 적이 있는 사람); 남의 죄나 실수를 대신 덮어 쓰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럽고, 억울한지 모른다. 형제간에 의를 상하고라도 연대보증은 서지 말라는 말까지 나오는 판이다. 이제는 연좌제라는 것이 거의 사라졌겠지만 가족 중에 빨갱이 전력이 있는 사람은 과거에 얼마나 불이익이 많았는지 모른다. 이런 아픔을 하나님은 알고 계신다. 고대에는 반역은 삼족을 멸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고 우리나라에서 연좌제를 폐지한 것이 겨우 1894년 갑오개혁 때이고, 최근까지도 친척 중에 빨갱이 전력이 있으면 공직 임용에 제한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모세를 통하여 주어진 이 법이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 알 수 있다. 렘 31:29, 겔 18:2-3, 20, 왕하 14:6, 대하 25:4에 실제적인 예가 보인다.

십계명의 '나를 미워하는 자의 죄를 갚되 아비로부터 아들에게로 삼 사대까지 이르게 하거니와'(5:10)라는 말씀과 어떻게 다른가? 연좌제를 의미한다기보다는 부모들의 죄가 지닌 영향력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부모의 약물 복용이나 알콜 중독, 잘못된 성생활로 인한 기형아의 탄생이나 그 외의 나쁜 영향력은 보통 3, 4대까지 영향을 준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죄는 3, 4대까지 갚고 은혜는 1,000대까지 베푼다는 말씀은 어쩔 수 없이 벌을 준다해도 벌하기보다는 은혜를 더 베풀기를 원하는 것이 하나님의 마음을 알 수 있다.

7) 17절(힘이 없어서 억울함을 당한 사람, 무전유죄, 유전무죄에 동의하고 싶은 사람); 돈있고 힘있는 사람들이 이런 가난한 사람들을 돌아보지 않으면 자본주의는 위험하다. 있는 사람이 가난한 사람들을 돌아보지 않으면 '지존파'가 생기고 '신창원'이가 의적처럼 활개를 치고 다니는 세상이 되는 것이다. '이 놈의 세상 확 뒤집어져 버려라'는 식의 말이 돌기 시작하면 가진 자가 위험한 세상이 된다.

8) 19-21절(비교적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던 사람); 있는 사람이 이렇게 여유를 가진다면 이 세상은 한결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다. (참고, 레 19:9-10)

9. 맷돌을 전당잡지 말라는 것과 옷을 전당잡더라도 해지기 전에 돌려주라는 것(12-13, 출 22:26)은 어떤 점에서 공통점이 있는가?

사람의 생존에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에 해당하는 것이다. 곧 생존과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맷돌은 음식을 만들기에 꼭 필요한 것이었던 모양이다. 우리말로 하면 가장 가까운 표현이 무엇일까? 거지 쪽박 아닐까? 동냥은 못줄망정 쪽박은 깨지말라는 그 쪽박 말이다. 운전기사에게 운전면허 취소는 자가용 운전자와 상황이 다르다. 이에 대한 고려없이 함부로 취소판정을 내리는 것은 맷돌을 전당잡는 것과 어떨까? 맷돌을 전당잡으면서 윗짝만 전당잡는 행위는 상당히 형편을 봐준 것인가?

10. 문둥병은 불치의 병이고 치명적이며 사람의 형체를 허물어뜨리는 질병이므로 주의해야 한다(8). 만약 발병하면 제사장이 가르치는 대로 다 행하여야 한다(레 13-14장). 그러면서 미리암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9, 참고 민 12장)?

여선지자였던 미리암조차도 그렇게 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민 12:14-15). 미리암의 발병이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지만 겸하여 문둥병이 발병하게 된 원인도 기억하게 될 것이다.

민수기 12장의 사건을 참고로 하면 그들에게 문둥병이 발하게 된 것은 단순히 모세를 무시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무시한 처사였기 때문이다. 다음 인용구의 밑줄친 부분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모세가 구스 여자를 취하였더니 그 구스 여자를 취하였으므로 미리암과 아론이 모세를 비방하니라 그들이 이르되 여호와께서 모세와만 말씀하셨느냐 우리와도 말씀하지 아니하셨느냐 하매 여호와께서 이 말을 들으셨더라'(민 12:1-2) '이르시되 내 말을 들으라 너희 중에 선지자가 있으면 나 여호와가 이상으로 나를 그에게 알리기도 하고 꿈으로 그와 말하기도 하거니와 내 종 모세와는 그렇지 아니하니 그는 나의 온 집에 충성됨이라 그와는 내가 대면하여 명백히 말하고 은밀한 말로 아니하며 그는 또 여호와의 형상을 보겠거늘 너희가 어찌하여 내 종 모세 비방하기를 두려워 아니하느냐'(민 12:6-8)

11. 가난한 사람을 돌아보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하나님 때문에; 천성일 수도 있고, 복을 받기 위해서 일 수도 있다. 그러나 본문은 그 이유를 항상 하나님과 관련지어 말한다(13c, 15c, 18, 19c, 22). 인지상정도 아니요, 복을 받기 위함도 아니어야 한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이기 때문이어야 한다. 그래야 오른 손이 하는 것을 왼손도 모르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만 아시면 되는 일이다. 네 구제함이 은밀하게 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너의 아버지가 갚으시리라(마 6:4). 하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하나님 때문에' 기꺼이 할 수 있는 사람은 복되다!

12. 구약의 하나님은 무서운 하나님이라고 하던가? 이 본문을 보면 어떤 하나님이라고 할까?

자상하시고, 인자하신 아버지; 가난한 자를 돌아볼 뿐만 아니라 마음 상태까지 살피고 계시는 분이시다.

전집(典執); 저당잡음
뭇; 더미, 오멜(에바의 1/10), 여기서는 곡식 단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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