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22 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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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잃은 짐승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거든'이란 뜻이다. 그러니까 여기서 형제란 친척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웃을 가리키는 말이다. 2. 차를 몰고 산길을 내려오는데 위급하게 보이는 사람이 도움을 요청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지나쳐버렸다. 나중에 도움을 청하던 사람이 죽었다면 도와주지 않고 무시한 사람에게는 죄가 있을까 없을까? 도의적인 책임은 있을지 몰라도 법적으로는 책임이 없다; 하나님의 백성이 이웃에게 가져야 할 태도와 비교해 보자는 뜻이다. 짐승이나 물건마저도 못본체하지 말고 도와 주어야 한다. 이러므로 사람이 선을 행할 줄 알고도 행치 아니하면 죄니라(약 4:17). 일반법은 도덕의 최저 수준이다. 따라서 만약 바다에서 파선하는 배를 보고 도와주지 않으면 형사책임이 있다. 3. 정말로 미운 이웃 사람의 소가 길을 잃고 돌아다닌다. 잡아오려면 힘이 좀 들겠다. 꼭 내가 잡아다가 돌려주어야 하는가? 그냥 두면 누군가가 그렇게 할 건데? 누군가가 하겠지만 요는 내가 해야 한다. 이것은 어떤 이웃도 미워하지 말라는 것이다. 반드시, 먼 경우에도, 알지 못하는 경우에도 그렇게 해야 한다; 형제간에 다투다가도 밥 먹을 때는 같은 상에 앉아야 했고, 같은 그릇의 밥을 나눠먹어야 했다. 싸움이 결코 오래 갈 수가 없었다. 비슷한 원리로 말씀대로 살면 이웃과 원수지고 살 수 없다. 4. 주인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길 잃은 짐승을 돌려주기 위해서 일단 자기 집으로 끌고 왔는데 뒤늦게 주인이 찾아와서 도둑으로 몰면 어떡하지? 주인이 나타나면 당연히 돌려주는 법이기 때문에 굳이 도둑으로 몰릴 이유도 없다. 사전에 길 잃은 짐승이 자신의 집에 있다고 공중 앞에서 소리 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요즘 식으로 하면 공고를 붙인 셈이다. 5. 여자가 남자의 의복(=남자가 사용하는 것)을 남자가 여자의 의복을 입지 말라니까 여자가 바지를 입는 것이나 남자가 치마를 입는 것은 안되겠네? 남자가 치마를 입는 스코틀란드에서는 어떡하지? 단순히 옷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남녀의 구별을 고의로 무시하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다; 남녀의 경계나 구별이 허물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무엇이 남자의 옷이고 역할이냐는 것은 문화적, 시대적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일괄적으로 답을 내리는 것은 위험하다. 종교적인 그릇된 관습도 배경에 깔려 있는 듯 하다. 남자가 여자의 옷을 입거나 여자로 분장하여 여신을 숭배하는 따위의 행위를 금지한다고 볼 수 있다. 6. 생태계 보존을 위해서 그물코의 크기를 규정하는 것이나 알을 낳기 위해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를 함부로 잡지 못하게 하는 일 따위는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신명기가 모세 시대에 기록되면서 생태계 보존을 염두에 두었다면 정말 경탄할 일 아닌가? 남획하지 말라는 말이 어디에 있는가? 어미새와 새끼를 함께 취하지 말라, 어미는 반드시 놓아주라(6-7); 우리나라에서는 환경 문제를 아직도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는 편이 아니다. 생물이 멸종되는 일에도 그리 심각하지 않다. 조금 이익이 된다싶으면 싹쓸이를 예사로 여기는 풍토와 비교하면 그 옛날에 주어진 하나님의 법이 얼마나 놀라운가! 자연계의 어미와 새끼를 존중할 정도면 사람에게는 말할 것도 없다. 7. 새 집을 건축할 때 반드시 난간을 만들라는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멍청한 이웃이 실수로 떨어져 죽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결국은 연약한 이웃에 대한 사랑이다. 이스라엘의 지붕은 평평할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누구나 올라갈 수 있었다. 8. 두 종자를 섞어 뿌리지 말라면 현재 우리가 입는 혼방이라는 천은 모직과 나일론이 섞인 것인데 이건 괜찮은가? 상관없다; 두 종자를 섞어 뿌리는 결과보다 구별된 삶을 요구하시는 교훈을 담고 있다. 특히 종자를 섞어 뿌리는 애굽의 풍습을 멀리하라는 배경도 있다. 혼방은 나일론 바탕에 모직을 심어서 서로 보완의 성격을 지닌다. 반면에 성격이 달라서 도저히 협력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섞어두는 것보다 떼어두는 것이 서로를 위해 낫다. 경계를 분명히 해야 하는 경우에는 분명히 하라는 말씀이다. 라이거, 키메라, 노새처럼 자연스럽지 못한 혼합도 마찬가지다. 사람의 경우에는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함께 메지 말라는 말씀과 동일하다(고후 6:14, 고전 7:15). 9. 여자가 남자의 옷을 입지 말라..., 어미새와 새끼를 아울러 취하지 말라..., 두 종자를 섞어 뿌리지 말라..., 소와 나귀를 겨리하지 말라..., 양털과 베실을 섞어 짜지 말라... 이런 규정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구별할 것은 구별하라. 차이를 인정하라는 뜻이다. 이것을 이스라엘 사람들이 자신에게 적용하면 거룩하라는 뜻이다.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한다. 이것이 거룩이다. 그리스도인들도 많은 점에서 다른 사람과 똑 같지만 명확하게 구별되는 점이 있어야 한다. 10. 겉옷 네 귀에 술을 달라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유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굳이 설명하지 않았다. 어디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까? 관주나 성구사전을 이용하여 찾아보자. 민 15:38-40; 이 술은 너희로 보고 여호와의 모든 계명을 기억하여 준행하고 너희로 방종케 하는 자기의 마음과 눈의 욕심을 좇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 술은 옷 끝에 귀하게 보이는 장식물이다. 이것도 다른 민족들과 구별되는 것이며 동시에 여호와의 모든 계명을 상징하는 것이다. 술과 여호와의 계명은 직접관계는 없는 것이지만 그렇게 상징화함으로 말씀을 소중하게 여기도록 가르치셨다. 계명은 사라지고 장식에만 치중하다가 예수께 책망을 듣기도 하였다. '저희 모든 행위를 사람에게 보이고자 하여 하나니 곧 그 차는 경문을 넓게 하며 옷술을 크게 하고'(마 23:5). 11. 동침한 후에 미워진 이유가 무엇일까? 삼하 13장에 비슷한 예가 있기는 있는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동침한 후에 '미워하여, 비방거리를 만들어, 누명을 씌운다'는 것은 남성의 이기적 행동의 발로이며 이에 대한 사전 경고이다.
남자들에게 그럴 가능성이 있는 것은 1) 성욕을 사랑으로 착각하는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남자들의 사랑은 다분히 육체적인 면이 강하다.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사랑인지
아니면 단순한 욕정인지를 스스로 분명하게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혼전의 성관계는 '진정한 사랑'을 '어쩔 수 없는 의무감'으로 격을 낮추어버리기도 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2. 결혼 첫날밤의 자리옷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처녀의 목숨과도 관련이 있다. 그런데 반드시 첫날밤에 그런 흔적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하던데? 여성의 활동이 다양하면서 격렬해진 오늘날에는 더 이상 유효한 방법이 아니다. 더구나 재생수술까지 한다는 세상이니 믿는 것 외에 더 좋은 방법은 없다; 그렇지만 고대 근동에서는 처녀이었음을 증명하는 자리옷을 일반적으로 자랑도 하고 공개하기도 하면서 소중한 기념물로 취급했단다. 특별한 경우를 위해서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상식적이고 당연한 것이었다. 따라서 이 본문은 여자가 처녀이어야 한다는 점에 강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아내를 무고하게 비방하지 못하게 하는 것에 강조점이 있다. 13. 자리옷에 대한 이런 규정은 여자에게만 일방적으로 불리한 것 아닌가?
표면상으로는 그런 셈이다; 혼전 성관계를 이렇게 지독한 범죄로 다룬 것이 문란한 사회에서는 여자에게 다소 불리하다.
가나안 족속들이 진멸당한 원인이 바로 성적으로 문란한 것이었음을 감안하면 이 문제를 그렇게 중요하게 다룬 것도 이해할만하다.
육체적인 순결을 무시하고 영적으로 순결하기 어려우며 부부간의 순결을 지키지 못하면서 하나님 앞에 순결하기란 불가능하다.
결국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신앙의 순결이다. 이 일을 위하여 다소간 여성이 불이익을 당한 점은 있다. 14. 만약에 처녀성을 잃어버린 처녀가 결혼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일단 시집가는 것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때에 따라서는 그 사실을 신랑이 알고 결혼하는 수도 있을 것이다.
대신에 누군가가 다른 피를 흘리면 된다. 피를 흘려야 하는 아내가 흘리지 못하는 피를 누군가가 대신 흘린다면 신랑의 할례의 피가 가장 적격이다.
할례가 혼인과 관계있는 듯한 표현이 그래서 있는 것 아닐까(출 4:26)? (참고 월간 고신 1993. 9월, 11월 호) 15. 처녀성에 대한 시비를 처녀의 부모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본인이 나서지 않고 부모가 나서야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본인은 부끄러워서? 근본적인 책임은 부모에게 있기 때문이다. 자녀를 정숙하게 키우는 것은 부모의 일이고 그 일에 대해서 자신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라고 본다. 딸이 정숙하다는 자신감이 없으면 아예 나서지도 못한다. 16. 평생에 버리지 못할 아내라는 말은 혹 떼려다가 혹을 붙인 경우라고 해야 할까? 왜? 이혼할 수 있는 남편의 당연한 권리를 박탈한 것이기 때문이다(24:1). 17. 아내의 처녀성을 비방하다가 물어야 하는 벌금과 처녀를 통간하다가 들켜서 내는 벌금을 비교해보자. 왜 이런 차이가 있을까? 전자의 경우가 배나 많다. 처녀와 아비를 동시에 욕을 보였기 때문이다. 후자의 경우는 아비만 욕보인 셈이다. 18. 강간은 무슨 죄와 동일하다고 하는가? 사람을 죽인 죄; 현대에도 그렇게까지는 엄격하게 다루지 않는 경향이 있다. 오히려 가해자보다는 피해자가 억울하게 취급당하는 수도 많다고 한다. 그 옛날에 여성을 이 정도로 보호하려고 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19. 강간이나 통간은 죽음에 이르는 무서운 일이다. 그런 짓을 저지르고도 그런 위험을 피하려면 방법이 있을까? 결혼한 사람에게는 방법이 없다.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결혼이나 약혼하지 않은 처녀를 대상으로 삼았을 때는 구제 방법이 있다. 위로금을 내고 결혼하면 된다. 소위 책임지는 건가? 이런 식의 결혼은 불행하다. 20. 왜 약혼한 처녀가 대상이 되는가(23, 25, 28)? 이스라엘의 약혼은 곧 결혼과 동일한 의미이기 때문이다. 21.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피해를 입은 사람도 수치로 알고 자결하곤 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피해를 입은 것은 죄도 아니요, 수치도 아니다. 들에서 강간을 당한 것과 성읍에서 당한 것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다른 사람에게 알릴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인정되면 죄가 없다. 그럼에도 가문의 수치로 알았던 우리 조상들의 태도와는 사뭇 다르다. 22. '아비의 하체를 드러내지 말라'는 것은 단순하게 성적인 문제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표현을 바꾼다면 무슨 의미일까? 아버지의 권위를 모독하지 말라는 뜻이다; 아버지의 권위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아버지이기 때문에 주어진 것이다. 아버지라는 이유만으로 자식에 의해서 무시될 수 없는 권위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