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상 8(1)장

1. 이제 법궤를 완공된 성전의 지성소에 안치시킬 차례이다. 그 전에는 어디에 있었는가?

다윗 성(시온 성): 솔로몬 시대의 예루살렘은 두 언덕의 정상 부분이 연결된 성읍이었다. 다윗 왕의 시절에는 아래 쪽 언덕 정상에만 성이 있었는데 이 성을 다윗성이라고 불렀다. 솔로몬이 윗 부분의 언덕까지 성을 확장하였고 여기에 성전을 세웠다. 나중에는 이 부분까지 포함해서 시온성이라고 부른다.

2. 법궤를 메어 오려고 이스라엘의 장로들과 족장들이 모인 시기가 에다님월 곧 7월이란다. 건물이 완공된 것은 몇월이었더라?

불월 곧 팔월에(왕상 6:38): 거의 1년이 지난 시점이다. 건물을 완공하고 입당하기까지 다른 기구들을 만드는 기간이었을까? 기구는 동시에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7월에 있는 장막절에 맞추느라고 봉헌식을 1달 앞당겼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러면 6장의 8월은 봉헌식까지 포함한 일자일 수도 있다.

3. 솔로몬이 법궤를 옮기는 일에 실수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것은 다윗이 이것을 옮길 때 큰 실수를 했기 때문이다. 무슨 실수이었는지 3, 4절에 있는 표현을 사용해서 답해보자.

반드시 레위인(제사장)이 메고 옮겨야 할 법궤(민 4:5-15)를 수레에 싣고 옮긴 것(삼하 6:3)

4. 법궤를 옮긴 거리는 얼마되지 않았겠지만 시간은 무척 많이 걸렸을 것이다. 왜?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양과 소를 제사로 드렸으니...: 그렇게 많은 짐승을 잡아서 어떻게 했을까? 번제도 드렸겠지만 번제보다는 화목제의 성격이었다. 감사축제로 성대한 잔치를 베푼 셈이다. 하나님 앞에서 진정으로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이 하나님을 섬기는 방법이기도 하다(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대소교리문답 1번).

5. 채 끝이 성소에서 보인다는 말은 지성소가 채의 길이보다 짧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채를 빼서 세워두던지 하지 않고?

일단 채를 빼는 것은 안된다. 원래 법궤는 채를 끼워서 운반하는 형태이지만 빼지 말라고 하셨다(출 25:15). 아마도 명령만 떨어지면 언제든지 떠날 채비를 하고 있으라는 의미 아닐까? 채의 길이가 20규빗을 넘는가? 그러면 문을 못 닫는데? 채의 길이가 지성소보다 길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8절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6. 법궤는 하나님의 상징이었다. 금으로 된 그룹의 날개 아래 모셔진, 금으로 된 상자라서? 이 법궤가 하나님의 상징일 수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이라고 하는 것이 좋을까?

하나님의 말씀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금으로 된 상자보다 그 속에 들어있는 하나님의 말씀이 더 하나님을 상징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속에서 역사하는 사람이라야 하나님의 사람일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있어야 참된 교회일 것이다. 온통 금으로 치장된 상자 속에 돌판이라?

7. 원래 이 법궤에는 두 돌판 외에 두 가지가 더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가?

만나 항아리와 아론의 싹난 지팡이: 하나님께서 친히 이스라엘을 돌아보고 계신다는 증거물이기도 하다. 이 두 가지는 언제 사라졌는지 모른다. 체험(만나, 싹난 지팡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하나님의 말씀이란 뜻 아닐까? 만나 항아리(출 16:33-34 여호와 앞, 증거판 앞에)와 아론의 싹난 지팡이(민 17:10 증거궤 앞에)는 법궤 앞에 보관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아무래도 지팡이는 궤 속에 들어갈 수 없으니...(히 9:4 ↔ 출 25:16, 40:20, 신 10:5).

8. 하나님께서 아담과 하와를 창조하셨을 때는 함께 대화하며 교제를 나누었다. 이제는 나타나고 싶어도, 손을 잡고 싶어도, 나타날 수도 없고, 손을 내밀 수도 없다. 범죄한 이후 변해버린 인간의 모습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옆에 계시다는 티만 내신다. 어떻게?

구름으로 자신의 영광스런 모습을 가린 채(11): 인간을 위해서 하나님은 캄캄한 데 계신다. 흑암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아야 인간이 그나마 하나님의 존재하심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인간이 하나님께 접근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역으로 보면 인간이 얼마나 허약한 존재, 죽음이나 다를 바 없는 존재로 추락했는지 잘 알 수 있다. 하나님 곁에 가기만 해도 죽을 수밖에 없는..

9. 제사장이 서서 섬기지 못할 정도로 전을 가득 덮은 구름은 예전에도 있었다. 언제? 누구 때?

모세의 성막 봉헌 때(출 40:34-35): 성막 봉헌 때 여호와의 영광스런 임재를 보여주셨던 분이 솔로몬의 성전 봉헌 때 동일한 모습을 보이셨다. 성막과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 자신의 처소로 인정하셨다는 뜻이다.

10. 13절과 27절은 비교하면 모순 아닌가?

솔로몬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잘 알면서 그 분을 위한 처소를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자신의 공로가 아닌 하나님께서 인정하셔야 이 곳이 하나님의 처소가 될 수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아무리 화려한 전을 지었어도 그 곳이 하나님을 용납할 수 없는 곳이라는 곳도 알고, 아무리 누추한 곳이라도 하나님께서 원하시면 하나님의 처소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11. 성전을 완공하고 드리는 솔로몬의 백성들에게 축복하는 기도(15-21)의 요지는 무엇인가?

하나님께서 말씀대로 이루셨다(15, 20): 자신이 이룬 것이라는 생각은 없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을(20) 이루었다는 고백이다. 전을 건축하게 하신 이도 하나님, 예루살렘을 선택한 분도, 다윗을 선택한 분도 하나님이시다.

12. 다윗이 성전을 건축하는 것을 하나님께서 원하시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마음은 기쁘게 받으셨다(18). 다윗이 전을 건축하지 못하는 이유는 삼하 7:5-7, 대상 22:8에 있다. 왕상 5:3-4도 참고해서 그 이유를 생각해보자.

이스라엘이 정착하지 못한 상태이었기 때문이다. 성전 자체를 거부하신 것이 아님은 정작 성전의 양식까지 소상히 계시하셨기 때문이다(대상 28:11-19). 단순히 피의 문제가 아니라 전쟁을 통해서 나라를 안정시켜야 하는 것이 다윗의 역할이었다.

13. 껍질이 삼중으로 된 열매는 아주 귀한 것이다. 호두, 밤, 잣, ... 이런 개념으로 보면 성전에서 가장 귀중한 것은?

여호와의 언약: 성소의 문, 지성소의 문, 속죄소(법궤의 뚜껑)를 열어야 볼 수 있으니 삼중 껍질 속에 든 셈이다. 하나님의 말씀보다 더 귀하고 소중한 것은 없다.

14. 하나님께 ‘... 지키시옵소서, ... 확실하게 하옵소서’(25-26) 이래도 되나?

우리와 하나님과의 관계가 일방적인 처분만 기다리는 처지가 아니라 우리와 교제를 원하시는 하나님이시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가 자신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라는 점만 분명하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그 분의 말씀과 그 분의 뜻에 따라 교제를 나누는 것이 하나님을 가장 기쁘시게 하는 일이다. 먼저 그 분이 어떤 분이신지를 안다면(23-24) 이렇게 요청할 수 있다.

15. 하나님은 입으로 하신 말씀을 손으로 이루시는 분이시다(24). 이 말은 상천하지에 홀로 계시는 분께서 모든 일을 자신의 뜻대로 주관하신다는 말이다. 그러면 우리 인간은 할 일이 전혀 없다는 말인가?

온 마음으로 행하는 종(23), 자기 길을 삼가 다윗처럼 행하면(25): 다윗이 하나님의 이름을 위하여 전을 건축할 마음을 가진 것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신 것처럼 하나님의 절대주권은 인간의 작은 헌신과 조화를 이룬다. 인격적인 관계를 원하시기 때문이다. 인간을 사랑하셔서 인간을 통해서 역사하시려는 하나님의 뜻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동역자가 있을 수 있다(고전 3:9).

16. 솔로몬이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27-53)는 너무 길지만(?) 하나님은 무척 기뻐하셨을 것이다. 이 기도가 어떤 점에서 하나님을 기쁘게 했을까?

아무리 화려하고 아름다운 건물이라해도 하나님의 거하실 곳이 되지 못한다는 하나님에 대한 이해(27, 30)와, 그 분의 말씀에 근거한(29) 기도이기 때문이다: 기도의 내용도 훌륭하지만 그런 기도를 드리는 전제가 더 중요하다. 대단한 성전을 건축하고도 하나님이 여기에 거하실 분이 아니다? 조그만 일을 해놓고도 ‘잘 했죠?’ 하는 인간의 일반적인 심성과 다른 점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했다. 유대인들이 보기에 스데반이 죽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성전을 모독했기 때문이었다(행 7:47-50). 그러나 성전모독의 원조는 바로 솔로몬이다. 하나님의 크심을 아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화려한 성전도 초라한 오두막과 다를 바가 없다.

17. 하나님은 어디든지 계시는 분이시므로 굳이 특정한 곳에서만 기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솔로몬이 굳이 성전에서 기도하는 이유를 무엇이라고 하는가?

그곳에 하나님께서 이름을 두시겠다고 약속하셨기 때문이다(29). 이름을 두겠다는 것은 그 곳에 계시겠다는 말과 동일하다. 하나님이 계신 곳은 분명히 하늘임을 알고 있으면서도(30) 그 약속에 근거해서 그 분의 눈이 주야로 그 곳을 향해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성전이 성전인 것이 성전 때문이 아니라는 인식이 너무나 분명하다. 온 세상 어디라도 계시는 분이 한 곳을 지정하셔서 거기에서 인간을 만나주시겠다는 것은 하나님의 낮아지심이요, 말로 다 할 수 없는 은혜이다. 이 곳이 바로 교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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